21화. 고인물은 하이 랭커도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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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깟 녀석들이 나와?”
도발에 응하긴 했는데 그 반응을 보면 이게 진심인지 감을 못 잡는 눈치다.
“왜? 5:1은 싫어? 명색이 하이 랭커신데 설마 아카데미 학생과 1:1로 대결하길 원하는 건 아니겠지. 에라이, 그럼 넌 진짜 양심 없는 개새끼다.”
“주둥아릴 함부로 놀리지 마라. 주제도 모르는...”
“자, 잠깐!”
흉악한 분위기를 감지한 교장 할배가 다급히 내 앞을 막아섰다.
“자네 정말 제정신인가?!”
매서운 눈초리로 응시한다.
할배의 처치에서 보면 기가 막힐 것이다.
기껏 자신의 체면을 봐달라고 중재해 놨더니 괜히 사달을 일으키는 꼴이니까.
“네. 아주 멀쩡한 정신입니다.”
“아니. 내가 보기엔 그리 멀쩡해 보이지는 않네만. 지금 자네가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진 알고 있나?”
“물론이죠. 랭킹 4,981위에 빛나는 하이 랭커 장일우 님에게 목숨을 건 결투를 신청하는 중입니다.”
“허! 아무래도 자네와 대화할 게 아닌 것 같군.”
표정을 보니 이미 미친놈으로 취급한 것 같다.
“자네가 이해하게. 아직 세상 경험이 없는 애송이의 치기 어린 행동일 뿐이야.”
“아뇨. 치기 어린 행동이 아닙니다.”
교장 할배가 자꾸 막아서는 이유는 잘 안다.
하지만 나를 위한다는 그 행동도 그리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이야말로 잘못된 방향을 가고 계십니다. 명색이 아카데미를 대표하시는 분께서 학생의 암살 시도를 보고서도 모른 척하시다뇨. 그렇게 5대 길드의, 선 라이즈의 위세가 무섭습니까?”
“그 무슨 말인가! 내가 그들의 눈치라도 보고 있다는 말이냐?”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일까.
교장 할배의 눈이 성난 호랑이와 같이 변했다.
그렇게 하면 누가 쫄 줄 아십니까.
“네. 어딜 봐도 그렇게 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를 공격했던 저들을 질책하시는 게 순서 아닌가요? 왜 자꾸 저를 이상한 놈으로 취급하시는 거죠?”
“그건 자네가 말도 안 되는 대결을 요청하고 있으니...”
“네. 말도 안 되긴 하죠. 그만큼 전 저들의 부당한 행위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교내에서 제 목숨을 위협하려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저를 말릴 게 아니라 제 편이 되어 저들과 맞서야 하는 거 아닙니까?”
“허어...”
할 말이 없는지 입을 꾹 다문다.
그래. 과거부터 이 나라는 이렇게 썩어 있었다.
교장 할배가 초인 세계, 특히 대한민국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5대 길드의 위상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 열심히 숨기려고 하나 드러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적어도 대한민국 내에서 5대 길드의 위상은 법이자 질서였다.
대격변 이후 전 세계는 힘이 곧 법이 되었다.
초인이 등장하기 시작한 대격변 초기부터 재능 있는 초인들을 휘하에 둔 5대 길드의 위세는 이미 정부를 넘어선 상태.
화랑이 대한민국 제일의 아카데미여도 영향력 면에서 그들과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뭐, 상대가 되지 않기에 눈치를 보는 건 나도 이해하는 바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부정을 방관만 한다는 태도도 문제는 있다고 본다.
물론 가장 나쁜 건 랭커들을 독점해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는 거대 길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나쁜 건 맞서기를 포기한, 그저 흘러가는 대로 순응하는 사회의 분위기였다.
그건 학생의 암살 시도에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는 교장 할배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당신들.”
교장 할배를 침묵시킨 나는 현장에 있는 기자들을 차례로 응시했다.
“명색이 언론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강력한 단체에 기생한 채로 그들의 입맛에만 맞는 기사를 작성한다? 정말 창피한 줄 아십시오.”
언론의 통제는 권력을 잡은 이들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5대 길드는 각자 자신만의 언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있는 모든 기자 및 취재진은 선 라이즈 길드의 손짓 하나에 움직이는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이것 또한 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과거 종말의 사태가 다가오고 있을 무렵, 5대 길드의 언론 통제로 인해 많은 시민이 위기 상황도 모른 채 목숨을 잃어야만 했으니.
“아마 조금 전 공격으로 내가 죽었더라도 그 부정함에 대한 기사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겠죠. 어차피 당신들의 펜대는 진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자의 이익에 맞춰 사용될 테니 말이죠.”
이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교장 할배와 현장에 자리한 언론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자 한다.
물론 이런 노력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울분을 토하고 싶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큰 변화를 일으키길 바라는, 아주 작은 희망에서 비롯된 발악에 불과하겠지만.
“그리고 너.”
내 시선은 가만히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장일우에게 향했다.
“언제까지 그렇게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을래? 붙을 거야, 말 거야. 붙을 거면 오고, 말 거면 빨리 꺼져.”
“미친 새끼.”
내 도발에 드디어 무거운 발걸음을 떼신다.
“네가 선택한 길이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으니 후회나 하지 마라.”
그 모든 건 내가 의도한 대로였다.
하이 랭커나 되는 양반이 학생과의 5:1이 무서워 도망가는 일은 없을 터. 특히 서홍인이 당한 시점부터 내게 이를 갈고 있는 장일우라면 이거야말로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밖에 없다.
“공증인은 교장 선생님으로 하고 싶은데. 도와주실 거죠?”
갑작스러운 내 발언에 생각이 많은 눈치였던 교장 할배.
“물론일세.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이번 대결이 공평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네.”
이제는 만류하지 않는다.
교장 할배의 눈빛이 변했다.
내가 건드린 역린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쪽으로 작용한 듯하다.
“불만 없겠지?”
“굳이 공증인이 필요하겠냐만, 그렇게 원한다면 마음대로 해라.”
보아하니, 저 녀석은 나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
새끼. 영화나 소설에서 보면 저렇게 자신만만한 녀석이 꼭 나중에 가서 질질 짜고 그러던데.
과연 승패가 정해졌을 때도 저렇게 당당하게 나올 수 있는지 두고 보마.
조금 전 서홍인이 쓰러졌던 연무장. 그곳에 나와 장일우가 마주 본 채 섰다.
“이번 대결은 이연우와 그의 동료 넷, 그리고 장일우와의 5:1 결투로 진행된다. 결투가 시작되고 나면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으며, 설사 목숨을 잃는다 해도 어떠한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것을 맹세할 수 있나?”
교장 할배는 결투의 공증인이자 심판이었다.
대격변 초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초인들의 결투를 지켜봐 왔고 그 당사자가 되기도 했던 할배는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결투를 진행할 만한 역량을 자랑했다.
“맹세합니다.”
“맹세합니다.”
나와 장일우가 결투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모든 불상사를 감수하겠다고 맹세했고.
“좋다. 이들의 결투는 나 이율학에 의해 공정하게 진행될 것임을 맹세하겠다.”
교장 할배 또한 공정한 결투를 맹세하면서 모든 요소가 갖춰졌다.
하지만 아직 나는 만전이 아니다.
결투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게 남아 있었다.
[‘도살자의 피’를 사용하시겠습니까?]
[Yes / No]
인벤토리 안에 있던 강력한 물약 하나를 사용했다.
[도살자의 피를 복용했습니다.]
[지금부터 5분 동안 모든 인간형 적에 대한 공격력이 100% 상승합니다. 당신의 적의가 향한 대상(인간에 한함)은 알 수 없는 공포로 모든 능력치가 25% 감소합니다.]
[중독도가 90%에 달했습니다. 주의하십시오. 중독도가 100%에 이르면 각종 위험한 상태 이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번 검왕과의 일전은 어디까지나 숙련도 노가다를 위한 것이었기에 내 방어에 우선순위를 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장일우. 저 개새끼를 반 죽여놓아야 할 상황. 그렇기에 망설이지 않고 도살자의 피를 복용했다.
프스스스-
내 주변으로 핏빛 안개가 생성되었다. 그러나 이건 물약을 복용한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확인할 수 없는 것.
크흐흐. 장일우 녀석은 모를 거다.
이 핏빛 안개로 인해 자신의 근원적인 힘, 능력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모두 준비됐나?”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나와 장일우, 그리고 가디언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럼 지금부터 결투를 시작한다!”
팟!
결투의 시작과 동시에 장일우의 신형이 그곳에서 사라졌다.
녀석의 장기이기도 한 초속기. 분명 그 움직임은 내 육안으로는 쫓을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움직일 필요는 없다.
콰앙!
전력이 실린 청홍검을 막은 건 뼈로 이루어진 방패였다.
“내가 주군의 검이자 방패니라!”
오른쪽 사각지대를 막아선 건 아만이었다.
비록 녀석들의 레벨은 나와 같은 레벨 1에 불과하지만, 명색이 전설급의 가디언이었다.
재능 평가에서도 나왔듯 그들의 현재 역량은 나를 훨씬 압도한다. 내가 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 녀석들에게는 보일 터였다.
휘오오!
조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선명한 녹색 부정의 오라가 영역을 넓혔다.
“크흡!”
당당하기 그지없던 장일우가 당황한 신음을 토했다.
낄낄. 깜짝 놀랐을 거다.
그걸 단순한 기세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아만의 고유 권능이기도 한 부정의 오라는 반경 내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게 상태 이상을 일으킨다.
공격력 감소, 속도 저하, 심지어 잠재된 공포를 활성화해 아예 행동 자체를 무력화시키기도 하는 사기적인 권능.
“개새끼, 뒈졌어!”
아만이 잠시간 장일우를 묶는 사이 바포르가 난입했다.
고오오!
녀석의 육신이 백화白火에 휩싸였다.
항상 나를 업신여기는 듯하지만, 녀석은 마스터인 나를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요시한다.
그런 날 공격했던 녀석이다. 그 분노는 염제의 강력한 권능을 이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파파파파팟!
아름다운 불꽃이 피어났다.
손과 발의 잔상이 만들어낸 불꽃이 환상과도 같이 장일우의 육신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카카캉!
하지만 장일우 또한 만만치 않은 상대.
청색과 홍색 궤적이 허공에 피어난 불꽃을 하나하나 꺼뜨린다.
“흐아압!”
그러나 바포르는 물러서지 않았다.
녀석의 특성은 분노하면 할수록, 상대에 대한 호승심을 느끼면 느낄수록 공격력과 속도가 더욱더 빨라진다.
파파파파팟!
조금 전보다 더욱더 많은 잔상이, 아름다운 불길의 꽃이 장일우를 위협했다.
화르르!
공격만이 위협적인 게 아니다.
완전치는 않으나 불의 신, 염제의 불꽃이다. 그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녹아내릴 것만 같은 열기는
“칫!”
맞서면 맞설수록 불붙는 바포르와의 근접전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부정의 오라로 인한 상태 이상이 목을 조여온다.
제대로 맞설 수 없다고 판단한 장일우는 재빨리 초속기를 사용, 몸을 빼려 했다.
쩌저적!
그러나 젤루는 녀석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헛!”
순식간에 얼어붙은 지면이 장일우의 발을 속박했다.
“어리석은 것. 얼어붙어라!”
좀처럼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젤루도 상당히 열이 받은 모양이다.
쩌적, 쩌저적!
순식간에 장일우의 주변이 얼어붙었다.
공기마저도 얼려버리는 강력한 빙결 효과. 그로 인해 장일우는 얼음 덩어리 신세를 면치 못했다.
“으랴랴랴럅!”
“죽음으로 사죄해라!”
그 찰나의 틈을 이용해 아만과 바포르가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으아아!”
콰챠챵!
하지만 하이 랭커란 게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가디언들이 권능이 사기적인 건 사실이지만, 레벨의 제한으로 인해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속박하고 있던 얼음을 부숴버린 장일우의 신형이 팟하고 꺼졌다.
나왔다! 녀석의 히든카드 중 하나인 ‘점멸’ 특성이다.
이동이 아니라 공간을 넘는다. 이 사기적인 능력은 숱하게 찾아온 위기에서 그의 목숨을 지켜주었을 것이다.
“이놈들!”
초속기는 비단 이동에만 사용되는 게 아니다.
스스슥!
쌍검이 현란하게 움직였고, 공간 가득히 청홍의 궤적이 그려졌다.
콰콰쾅!
자유자재로 뼈를 생성하는 아만의 능력이 빛을 발한다.
그러나 그것도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독심을 품은 장일우의 검은 변화무쌍했고, 또한 강력했다.
부딪칠 때마다 폭음이 일어나며 뼈의 방패가 형편없이 부서졌다.
하지만 괜찮다. 녀석들의 역할은 장일우는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시간을 버는 것이었으니까.
[관일에 깃든 힘이 한계까지 쌓였습니다.]
웅웅웅!
마치 의지를 가진 것처럼 손에 쥔 신창이 울음을 토했다.
태생 사성 스킬인 관일은 준비 동작을 통해 힘을 축적할 수 있는 게이지 형태의 스킬이었다.
가디언들이 신나게 싸우는 동안 내가 구경만 했을까.
관일을 통해 계속 힘을 모았고, 마침내 그게 한계까지 도달했다.
탓!
지면을 박차 치열한 격전의 현장을 향해 달려간다.
“파트로나!”
나와 마찬가지로 지금껏 신성한 언어를 중얼거리고 있던 파트로나를 불렀다.
“태양의 신 아모스의 기적이 마스터에게 깃들길!”
번쩍!
마치 초신성이 일어난 것처럼 찬란한 광채가 장내를 물들였다. 하지만 그건 찰나에 불과한 순간이었다.
[태양신 아모스가 당신에게 강력한 권능을 부여합니다.]
[성녀의 기적이 당신에게 머무릅니다. 공격력 및 공격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조금 전에도 언급했던 기적급의 권능. 파트로나가 펼친 강력한 신성 마법은 온전히 나의 힘이 되었다.
키잉, 키잉!
[초급 고도의 집중이 발현...]
[초급 예지가 발현...]
귓가에 파고드는 알림은 신경 쓰지 않는다.
시선은 정면. 마치 초점이 나간 것처럼 주변의 모든 사물은 흐릿해지고 장일우의 모습만이 내 시선 가득히 잡혔다.
꽈악!
창대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폭발할 듯한 힘이 빨리 분출해달라고 소리친다.
도살자의 피, 한계치까지 모인 관일의 힘, 파트로나의 권능.
지금 이 순간 나는 조금 전의 나를 아득히 초월했다.
단 한 번, 이 일격을 위해 말이다.
“어딜!”
접근을 눈치챈 장일우가 밀어내듯 아만과 바포르를 떨어내곤 나에게 검을 돌렸다.
스스스슥!
현란한 궤적이 피어난다.
우습다. 변화에 집중한 그의 검은 내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한다.
피잉!
내 모든 공간을 지배해버린 청홍의 궤적 사이에서 피어난 일직선의 궤적. 나는 그것이 매우 아름답다고 느꼈다.
파캉!
그 궤적을 막아선 청홍검은 산산이 부서졌다.
“어?”
놀란 장일우의 신음이 터져 나오고.
핏!
청홍검마저 넘은 궤적이 녀석의 미간을 관통했다.
자신감과 확신으로 가득 차 있던 눈동자는 생명을 잃어 회색으로 물든다.
털썩.
그리고 녀석은 허물어졌다.
[자신을 아득히 넘은 초월의 일격을 완성했습니다. 최상급 창법 Lv 3이 최상급 창법 Lv 5로 격상합니다.]
[‘칭호 : 초월자’가 각인됩니다.]
[관일(★★★★☆)의 숙련도가 깨달음을 통해 ‘관일(★★★★★)’로 격상됩니다.]
[1레벨에 높은 격을 지닌 존재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경이로운 업적을 이뤄냈습니다.]
[관리자가 당신의 업적을 치하하며 특별한 선물을 부여합니다. 인벤토리에 있는 선물을 확인해 보십시오.]
[유저로 인식되는 적입니다. 경험치를 획득할 수 없습니다.]
“...”
귓가에 파고드는 알림을 제외하면 들리는 게 없다.
일격. 고작 한 번의 공격으로 하이 랭커를 쓰러뜨린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장내를 지배하는 건 정적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