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계약직 신으로 살아가는 법-251화 (252/258)

251화 보라색 밤 (2)

쪽문은 별불꽃 장원 외곽의 작은 헛간과 연결되어 있었다. 문 두 개를 통과해 나오자마자 이상한 온도가 얼굴에 훅 끼쳤다. 신경 감각이 둔해진 부위에 얼음을 올려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혹은 이글거리는 숯덩어리거나. 강현은 지금껏 들른 도시 중에서 이곳이 가장 낯설어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주위를 훑었다. 그림자가 사라진 도시의 모습은 어설프게 합성된 이미지 파일 같았고 사방을 덮은 보라색 빛은 네온 가스등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줬다.

"여기가 당신 가문 땅이었다 이거죠. 평소라면 꽤 멋졌겠는걸요. 지금도 훌륭하지만요, 역시 묘하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바로 근처에 쪽문이 있었다니 놀랍네요. 우리네 마법을 배운 사람이라면 바로 알아봤을 텐데. 당신 형님이 이 멀리까지는 살피지 않았던 걸까요?"

"아마 그럴 겁니다. 가문의 주인이 헛간에 들를 일은 없고, 여기는 특히 외지기까지 하니까……."

강현은 목소리가 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흠칫 놀랐다. 청년 모습의 헤이딘이 마타치치의 바로 옆에 서서 말하고 있었다. 배경을 희미하게 투과시키면서 연한 보라색으로 빛나는 몸은 그야말로 유령 같았다. 반지를 끼지 않아도 보이게 된 모양이지.

갑작스럽게도 도시간의 차이가 궁금해졌다. 이면 세계를 뒤집어쓴 건 똑같다지만 나우파나와 타마기스에서는 헤이딘이 보이지 않았고 나르시소와 여기에서는 보였다. 기준이 도대체 뭘까. 꿈의 한귀퉁이가 바뀌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만 그렇게 되는 걸까. 아니면 화신의 몸을 빌린 탓에 이런 변화에도 더욱 큰 영향을 받는 걸까. 마지막 가설을 떠올리자마자 클렘퍼러가 툭 내뱉었다.

"나이가 또 변했어."

꼬마는 헤이딘을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도 볼 수 있는 모양이었다. 마타치치가 놀란 듯 말을 받았다.

"어머, 보이니? 너는?"

"네, 보이네요. 원래 나이에 비해서는 한 50년은 젊어지신 것 같긴 하지만요. 그 친척분도 할아버지일 텐데 만나면 아주 놀라겠어요."

장난기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마타치치는 기대감 어린 눈으로 헤이딘을 바라보았다.

"기회가 됐으니 손이라도 잡아 볼까요?"

쭉 뻗은 손바닥이 춤을 청하듯 헤이딘에게로 향했다. 유령 요정은 손을 마주 얹으려다가 손가락이 살갗을 쑥 통과하는 것을 깨닫고 미간을 좁혔다.

"이런, 안 되는군. 남들에게 보이는 게 고작인 모양입니다. 당신도 기억하겠지만 오염 지대에서는 행동이 여러모로 자유로웠죠. 지하실에 보관된 자료들도 중요하지만, 이런 차이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잘 생각해 보는 일은―"

마타치치가 검지로 다물린 입을 톡톡 두드리고서야 헤이딘의 말이 겨우 멎었다. 왜 손을 잡으려 해, 하고 클렘이 묻는 소리와 벨레다의 웃음소리가 이어 들렸다. 강현은 이런 곳에서 저런 대화를 하고 있어도 괜찮을까 생각하다가 벤트레스의 시선을 알아차렸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 몸으로 되돌아왔음을 깨달은 건 그 다음이었다. 와이셔츠에 슬랙스를 입은 서른다섯 살의 한국인. 꿈의 한귀퉁이가 무너지다 보면 이런 일도 일어나는 것인가. 강현은 그러려니 했고 벤트레스도 크게 당황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아우님에게서 듣긴 들었지만 직접 본모습을 보게 되다니 놀랍군요. 하긴 나야 볼 건 다 봤으니까 놀랄 것도 없지만."

"그러냐."

"생각해 보십시오, 난 별채에서부터 이 꼴을 보고 있었단 말입니다. 혼자 알긴 아쉬우니 남들한테도 알려 줬죠. 제대로 듣는 놈은 한 명뿐이었지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날이 오면 날 미치광이라며 비웃던 놈들을 붙잡고 기분이 어떻냐고 놀리려 했는데 그놈들은 이제 몸도 찾을 수 없게 됐으니. 영혼이야 물론 저승으로 간다 쳐도―"

놈은 거기까지 이야기하고서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테네브로즈에게 말을 건넸다.

"아니지, 하나가 남아 있군. 아우님 생각은 어때? 청지기께서는 이것까지도 알고 계셨나? 내 말이 모두 옳았지?"

"아주 잘나셨습니다. 고향이 이 꼴이 된 판에, 예언 따위가 맞았다고 신난 꼴을 보니 구역질이 올라오려 하는데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참으로 잘 하는군 그래. 고향이 뒤집어지든 하늘로 날아 오르든 간에 아우님한테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일 텐데, 내가 좀 신이 난다고 해서 무슨 대수란 말이야?"

테네브로즈는 대꾸하는 대신 강현을 올려다보았다. 더 이상의 대화는 낭비라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곧 러스터가 올 겁니다. 딤 나겔은 애를 보는 중이고요."

"보자, 일단 본가까지 가서 그쪽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거지. 어차피 서두를 것도 없고, 헤이딘 입장에서도 오랜만에 친척을 만나는 거니까……."

강현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계획을 정리해 보았다. 헤이딘과 연관이 있는 쪽은 별불꽃 장원에 남아 나트람의 연구물을 옮기게 될 것이다. 회당에 가야 하는 사람들은 저승과 직접적으로 얽힌 몇몇뿐이다. 자신과 테네브로즈, 엘드리그. 원한다면 다른 이들도 참관할 수 있겠지만… 그는 문득 벤트레스에게 마땅한 역할이 없음을 깨달았다.

때마침 놈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듯했다.

"가능하다면 이쯤에서 빠지고 싶은데요. 난 마지막으로 고향 구경을 하러 온 거지 잠든 분이 어떤 모습이신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단 말입니다. 회당은 가고 싶지 않다는 거죠. 산책이나 할 생각이에요."

"돌아오는 건 어쩌게."

"그거야 그때 생각할 일이죠. 난 갑니다."

벤트레스는 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휘적휘적 걸음을 옮겼다. 태도가 너무 당당한 탓에 붙잡을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강현은 놈을 따라가는 대신 헤이딘과 마타치치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본모습을 소개했다. 다들 놀라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꿈의 작용으로 이렇게 된 판에, 어차피 잠시 뒤면 헤어질 판에 뭘 어떻게 따질 텐가. 꿈이란 원래 앞뒤가 안 맞고 이상한 일투성이인데.

그러고서도 시간이 남았다. 테네브로즈는 솔로틀의 말을 전해 주었다. 평소에는 땅에 나타날 때에는 환영을 쓰거나 정원사들의 몸을 빌리지만 여기에서는 직접, 본신으로 올라올 수 있으리라고 했다. 야스와다가 견고한 꿈과 비정형의 꿈 사이에서 부유하는 동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 강현은 혹시나 싶은 마음에 주머니를 뒤적였다. 지금까지 줄곧 쓰던 목함이 손에 잡혔지만 이상하게도 그 안에 든 것은 시가가 아니라 궐련이었다. 이것까지도 현실은 아니군. 어쨌든 담배가 있고 불을 붙일 수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강현은 담배를 입에 물었고 익숙한 맛을 느꼈다. 연기가 뭉글거리며 솟아 나오는 모습은 꼭 형체를 갖추지 못한 유령들이 제멋대로 흐르는 형상 같았다. 어쩌면 정말로 그런지도 모르지.

그는 잠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멈춰 있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무엇이든 떠올릴 수 있겠지만 작별을 앞둔 시점에서는 머리를 비울 필요가 있었다. 문장에 미처 꿰이지 못한 낱말들만이 날벌레처럼 돌아다녔다. 빚, 세카두 저택에 있는 사람들, 민혁, 수십억대의 보수, 자신이 아는 이스트리아, 야스와다, 새로 생길 이스트리아, 그리고 그런 것들. 중요한가 싶다가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한없이 중요해지는 것들.

생각이 무너지면서 감각도 조금 흐릿해졌다. 강현은 저 멀리에서부터 다가오는 검은 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것은 점차로 가까워지다가 백 걸음쯤 앞에서 멈췄다. 요정 양식의 마공학 수레였다. 운전석에서 내린 노인은 방문객을 마주보았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이윽고 투명한 윤곽 같은 형체가 그에게로 다가가는 모습이 연기 너머로 언뜻 보였다.

강현은 궐련을 쥔 손을 허리께로 내렸다. 연기가 모두 거두어질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러스터의 팔이 헤이딘을 붙잡으려는 듯 쭉 뻗었지만 손가락은 허공을 파고들 뿐이었다. 그는 잉크가 바래 더는 읽을 수 없게 된 메모지를 앞뒤로 넘겨 보는 사람처럼 자신의 손바닥을 응시했고, 옛 주인을 올려다보다가, 이내 조용한 울음을 터뜨렸다. 그제야 처음으로 러스터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련님."

"도련님이라니,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그런 말을 듣자니 묘하군. 자네도 많이 늙었고 말이야.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 잠깐만, 울지 말게. 이 몸으로는 손수건을 건네줄 수가 없거든……."

*   *   *

딤 나겔을 비롯한 요정들은 응접실에 있었다. 피송곳니의 주인은 방문객을 합당한 예로 맞아들였고, 러스터는 네르갈의 뒤편에 가서 섰다. 그리고 엘드리그는 테네브로즈와 검은 머리의 남자를 이끌고는 복도로 향했다.

"우리는 잠시 자리를 피할 테니 해후를 즐기시지요. 서로간에 나누실 말씀이 많을 것으로 압니다."

딤 나겔은 새로 들어온 사람들을 다시 살폈다. 주황색 머리를 한 갈래로 땋아 묶은 요정과 그 핏줄인 것처럼 보이는 소녀가 있었다. 나트람이 종종 이야기하던 인간도.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헤이딘이 있었다. 수십 해 전의 기억을 어렴풋하게나마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형, 정말로 오랜만이오. 우리가 평소에 이런 식으로 말했던가? 아니면 조금 더 격식을 차렸던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으니 그 점은 양해를 구해야겠소. 어쨌거나 형도 러스터만큼이나 늙었군. 나만 혼자 이런 모습으로 말을 걸자니 멋쩍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도 구태여 볼썽사나운 꼴을 보일 필요는 없겠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네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단은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겠지. 미안하다는 말부터―"

"사정은 모두 알고 있으니 그럴 필요는 없소. 나는 죄를 사하는 쪽이 될 마음도 없고 형을 원망하지도 않아. 별채에서 보낸 시간이 좋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건 지난 일이오. 그리고 잃은 게 많기는 피차일반이잖소."

"네 앞에서 내가 잃은 것들을 들먹이고 싶진 않아."

"그럴지라도 형이 죄책감을 간직할 필요는 없소. 이만 내려놓으시오. 나는 모두 잊어버렸으니."

"나는 그러기가 어렵다. 죄책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그건 내 삶은 아니야……."

노인은 말끝을 흐릴 뿐이었지 신음이나 한숨을 내뱉지는 않았다. 그 태도에는 믿음이, 그 자신이 택하고 행해 온 것들에 대한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헤이딘은 딤 나겔의 눈을 한동안 들여다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물러났다.

"그래, 형이 마냥 나처럼 할 수 없으리라는 건 이해하오. 사람에게는 각자의 방식이 있고, 내 방식은… 내게는 여전히 문제가 많소. 하지만 망가진 마음과 머리로도 살아갈 길이 있는 법이야. 나는 이제 충분한 행복을 얻었고, 그 사실이 형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오."

헤이딘은 마타치치를 바라보았고 마타치치도 헤이딘을 보았다. 서로간에 희미한 미소가 오간 뒤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숙여 반려의 친족에게 인사했다. 벨레다가 빠르게 따라했고, 마지막으로는 클렘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크게 허리를 수그렸다. 그리고 다시 헤이딘이 앞으로 나섰다.

"형도 이미 들었겠지만, 정식으로 소개드리겠소. 나는 이제 이 분과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려 하오. 나만큼 현명하고 나보다 더 담대한 사람이지. 그리고 아이들―피가 섞이진 않았지만 어쨌건 이 둘은 우리 아이들이야……."

*   *   *

문이 닫혔고 은발의 요정 둘이 그늘 없는 복도를 배경으로 서 있었다. 청지기는 정원사들을 저승으로 돌려보낸 다음 직접 움직일 예정이었다. 그러니 지금의 만남은 가족끼리의 해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강현은 그 사실을 되새기며 몇 발짝 물러났다. 짧은 침묵이 지나고는 테네브로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누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우리가 태어나 자란 집이 폐가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그걸 완전히 허물기 전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게 다행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됐지.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원한다면 그 주위를 거닐 수도 있을 거야."

"예, 원한다면요. 그런데 저는 별로 슬프지가 않습니다."

테네브로즈의 목소리에는 높낮이가 거의 없었다. 태연함을 가장하려다가 어색한 모습만 보여주게 되는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그는 입을 꾹 다물고는 엘드리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만둬야겠습니다. 더 이야기했다가는 제 나머지가 몸을 차지할 것만 같거든요.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입니다."

"나도 그래. 하지만 우리가, 아무것도 아닌 요정들이 이 모든 일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겠니?"

엘드리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비극마저도 감쌀 수 있을 듯한 자애가 깃들어 있었다. 그 사려깊음의 다른 이름은 무감각이었다. 참사를 맞닥뜨릴 때마다 한 발짝 뒤로 물러나 관찰자가 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사람의 참사, 도시의 참사, 세계의 참사. 달라지는 것은 규모뿐만이 아니었다. 재앙을 받아들이고, 다루고, 그걸 발판으로 삼아 다른 시간으로 넘어가는 방법은 하나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가끔 관조거나 망각이었다. 그녀는 허리를 약간 수그려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동생의 머리를 쓸어넘겨 주었다.

"깊은 이야기는 저 멀리에서 나누자꾸나.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으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누님. 함께 가시지요. 마지막으로 나으리께 인사만 올리겠습니다."

엘드리그는 고개를 끄덕여 허락을 표했다. 테네브로즈의 몸이 강현을 향해 약간 돌아섰다.

"우리가 함께 다닌 지도 땅의 시간으로 한 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됐지."

"저한테 욕도 많이 하셨고 이상한 명령도 많이 내리셨지요. 저는 청지기님과 나으리 사이에 끼어서 골치 아픈 잔소리를 잔뜩 듣고 지냈고요."

"내가 미안해."

"그래도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재미가 아니라, 재미가 아니라… 다른 말을 해야지. 여기에서 재미를 찾으면 안 되지."

"나으리께서 힘들어하신 건 알고 있습니다."

"오냐."

"이것도 삶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 씨발, 됐다. 나도 좋았다. 잘 가라."

도대체 마지막 대화가 이런 식이라니. 이런 상황에서까지. 가볍게만 들리는 인삿말을 내뱉으며 강현은 아무것도 아닌 덩어리가 가슴팍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거기에 분류표를 붙이는 일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알았다. 구역질인지, 감격인지, 아니면 그냥 이름 없는 감각으로만 남겨 둘지. 그는 마지막을 택했고 엘드리그는 테네브로즈의 어깨에 손을 올려 놓았다. 그녀의 등줄기에서부터 번져 나온 녹색 불꽃은 길게 기른 은발과 어깨를 집어삼켜 없애고는 동생의 몸에 옮겨 붙었다. 그렇게 불길에 씻겨 나온 요정이 몸을 돌려 강현을 바라보았을 때, 그 몸 위에는 청년의 머리가 아니라 개의 해골이 얹혀 있었다.

"다시 만나는군. 자네도 그간 고생이 많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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