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화 Catastrophisme eclaire (2)
인간과 늑대인간의 혼은 저승의 틈을 건너기에는 너무 약했으므로 땅으로 올라온 후에는 모든 것을 잊고 말았다. 세 아카틀과 나나우아친은 그들을 이끌고 윰 시밀에게로 갔다.
그때 윰 시밀은 무너진 도시들을 다시 세우고 길을 놓을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세 아카틀이 저승에서 가져온 것들을 보았고, 말했다.
"이것들은 무엇이냐?"
"저승 사람으로서 땅을 밟기를 원해 여기에 왔습니다."
"키가 크니 일꾼으로 쓰기에 좋겠구나."
"지고하신 분께 맹세한 바가 있습니다."
"무슨 맹세를 하였느냐?"
"이들을 너그러운 자비로 돌보라 하였습니다."
"그분께서는 세상을 굽어 살피지 않으므로 사사로운 약속에 연연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네 사람이 고통에 굶주리고 있으니 이들이 우리를 위해 일하도록 두어라."
그리하여 두 종족은 제국의 일꾼이 되었고, 힘써 도시를 쌓아 올렸다. 그들은 수명이 짧았지만 강인하고 충성스러웠다. 윰 시밀은 이에 만족했다.
그러나 나우파나의 요정들은 수정 심장이 망가진 것을 깨닫고 크게 분노했다. 그들은 은밀히 윰 시밀을 찾아가 말했다.
"수정 심장을 취하는 이는 되살아나지도 못한 채 여기에 갇히게 된다고 들었소. 당신에게 책임이 있으니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오."
그때 요정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솔로틀이 청지기의 일을 완전히 배우기 전에는 혼이 기억을 남긴 채 땅으로 돌아와 들어갈 몸을 스스로 골랐기 때문이다. 요정들에게 죽음이란 젊은 몸을 얻는 과정에 불과했다.
따라서 수정 심장을 얻는 것은 한 사람에게 아득한 시간을 짊어지우는 일이 되었다. 나우파나의 사람 중 누구도 그 직분을 원치 않았다. 윰 시밀은 그들의 말을 모두 듣고 물었다.
"어떤 대가를 원하여 여기에 왔느냐?"
"당신의 지파에서 가장 존귀한 이의 삶을 요구하오. 그가 수정 심장을 얻어 우리의 신이 되게 하시오. 그러지 않으면 이곳에서 다시 심장이 깨질 것이오."
윰 시밀이 나우파나의 요구를 승낙하여 세 아카틀을 불렀다. 그들은 서로 논의하여 목숨을 모면할 꾀를 생각했다.
세 아카틀은 나나우아친에게 자신의 의복을 입히고 가면을 씌워 희생 장소에 내보냈다. 그곳에서 나나우아친은 수정 심장에 갇혔고, 이로서 나우파나의 신이 되었다.
그들이 떠난 후 세 아카틀은 은거처에서 나왔다. 그는 아버지의 허락 아래 황위에 올랐고, 다섯 도시와 세 종족을 다스리게 되었다.
* * *
바닥도, 천장도 없는 어둠 속에서도 테네브로즈의 모습은 이상하리만치 선명했다. 평소와는 달리 어딘가 서글퍼 보이는 분위기였다. 강현은 직전의 일들을 재조립해서 논리적인 시간 순서를 구성하려 애썼다. 일단 요정 놈이 할복을 시도했고, 티아가 그걸 막아야 한다고 외쳤고… 그리고?
테네브로즈가 무슨 일이 일어나건 욕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게 이것 때문이었구나 싶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이나 차원 생쥐들에게 좋은 일은 아닌 듯했다. 그러면, 그러면 이건 누굴 위한 일이지? 이시 타브?
최악의 가능성이 뇌리를 달려 지나갔다. 설마 아즈리온의 화신과 심장 두 개를 한꺼번에 바칠 속셈이었단 말인가? 하지만 아직은 가능성일 뿐이었다. 강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서는 요정에게로 다가가 질문을 던졌다.
"대체 뭘 한 거냐."
테네브로즈는 강현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말없이, 자신의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펼친 손바닥은 실이 얽힌 사각판을 담고 있었다. 울쿠스에게 주었던 그 장난감이었다.
"이게 뭔지 말이라도 해 봐라. 욕 안 할게."
그는 사각판을 내던지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어둠이 짙은 안개처럼 지혜의 고리를 삼키더니 흰 덩어리를 뱉어냈다. 덩어리는 일렁이면서 날렵한 개의 형상이 되었고, 다시 요정으로 변했다.
또 다른 테네브로즈가 강현을 보더니 활짝 웃었다.
"나으리, 청지기님도 곧바로 오실 겁니다. 깊은 대화를 나눠 보자는데요. 참고로 꿈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으니 허튼 수작은 말라고 전하시랍니다."
"뭐?"
"설마 아무것도 모르십니까? 어쩐지 이방인들과 한패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만 제 느낌이 맞았군요."
강현은 잠시 생각했고, 말했다.
"뭐?"
"그나저나 예상보다는 키가 작으신데요. 험상궂지도 않고요."
그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더듬어 보았고, 자신이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왔음을 깨달았다. 서른네 살, 179㎝, 73㎏, 한국인 이강현. 혹시 여긴 파울리스와 대면할 때와 같은 공간인가? 그러면 이놈은 대체 정체가 뭐야? 애초에 왜 두 명이야?
그 질문이 마음에 떠오르는 동시에 두 개의 목소리가 잇달아 들려왔다.
"나으리라 함은… 설마 당신이오?"
로안을 안고 있는 볼로디아와,
"오랜만이야… 이렇게 될 것 같더라니."
파울리스였다.
* * *
강현은 감이 좋은 편이었다.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에 대해서라면 적중률이 거의 칠 할을 넘나들었다. 하지만 그는 최대한 합리적으로 행동하려 애쓰는 사람이었고, 직감과 확률이 충돌할 때에는 언제나 확률을 따랐다. 그런 선택이 최악의 결말로 이어질지라도, 항상.
그는 두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은 채 지금껏 요정 놈에게 했던 말들을 복기했다.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언젠가는 그것 때문에 제대로 뒤통수를 얻어맞으리라고. 직관이 원망스러웠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더라면 속 편하게 화라도 냈을 텐데.
"나으리."
테네브로즈가 눈치도 없이 해맑게 불렀다. 과연 제정신이 아닌 새끼였다.
"말 걸지 마라."
짧게 으르렁거린 강현은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을 되짚어 보았다.
이 세계가 늑대의 꿈이라는 것. 차원 생쥐들은 늑대에게서 가장 큰 꿈 조각을 빌린 다음 아직도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 개 두개골을 머리로 삼은 남자의 이름은 솔로틀인데, 저승을 관리하는 청지기라는 것. 솔로틀은 조각을 돌려받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것. 테네브로즈가 사실은 저승의 하수인이었다는 것. 기타 등등.
기타 등등…은 테네브로즈가 사실은 영혼이 결손된 임상적 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을 포함했다(그리고 분리된 영혼은 저승에 남아 있었다). 평소였더라면 이것만으로도 삼박 사일은 불면증에 시달렸겠지만 지금은 그냥 무덤덤했다. 척추가 부러지면 다리가 송곳에 관통당해도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가히… 충격적이군. 이걸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지 잘 모르겠소. 그러니까, 내 말은, 저승에 대한 것은 아주 오래된 신화에 흔적이 남아 있소만, 인간들의 신에 대한 것은… 그리고 꿈 조각은……."
강현은 목소리의 주인을 돌아보았다.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거울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의 얼굴도 별로 다르지 않을 듯했다. 로안이 여전히 기절해 있는 게 다행일 따름이었다.
"당신은 어디까지 알고 있었소?"
시선이 마주치자 볼로디아가 대뜸 물었다. 추궁하는 투가 약간은 섞여 있었다.
"하나도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여기에 안 왔겠죠. 아 드지즈가 셀리멘이라는 것도 나우파나 폐허에서 처음 들었는데, 이런 걸 이야기해 줬을 리가 있겠습니까."
"의심한 것처럼 느껴졌다면 미안하오. 헌데 당신은 나보다는 덜 놀란 듯해서……."
볼로디아와는 달리, 강현은 늑대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큰 혼란을 겪지 않고 있었다. 인도 신화에 따르면 브라흐마의 꿈이 바로 세계라고들 하니까, 뭐, 비슷한 이치로 머리 아홉 개 달린 늑대가 세상을 꿈꾼대도 이상할 건 없다. 솔로틀이 저승의 청지기인 것도, 첩자를 붙여 놓았다가 직접 따지러 온 것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생쥐 여러분, 그러면 전 뭐가 됩니까? 취직 사기를 당한 이세계 계약직 노동자요? 우리쪽 사장은 거래처한테 불려가서 조인트를 까이는 중이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한 해, 아니면 두 해만이라도."
"너희 이방인들이 내건 조건은 전쟁이 시작되어 끝날 때까지였다. 천 년이 아니야! 이미 너희는 분에 넘치는 시간을 누렸어!"
파울리스와 솔로틀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모두 걷어치우고 싶은 마음이 점차로 강해졌다. 이 사기꾼들이 어떻게 되든 간에 신경을 끊고, 세카두로 돌아가서 목욕이나 뜨끈하게 하고 자는 것이다… 잠깐만.
강현은 자연스레 세카두를 떠올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제는 17만 원짜리 고시원보다도 교단 저택이 더 익숙해진 셈이었다. 관두고 도망갈 수도 없겠지만, 그게 가능하더라도 이런 상태로 돌아가 봤자 후회만 깊어질 것 같았다.
고시원 침대에 누워서 세카두 저택과, 받지 못한 보수와, 남겨진 사람들을 떠올리는 나날이 계속되겠지.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할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면서. 괴로움 때문에 자살을 택할 거였더라면 진작 죽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다잡아 보아도 자신이 뭘 잘못해서 이 지랄판에 끼게 되었는지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씨발, 난 그냥 서른네 살 한국인인데. 돈 벌려고 온 건데. 그런데 계약서에 도장을 잘못 찍은 죄로 신들과 삼자대면을 하고 있었다.
그는 잠시 테네브로즈를 죽였어야 했나 자문해 보았지만 그건 제대로 된 대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왕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면 요정 녀석보다는 파울리스의 머리통을 부수고 싶다고도.
그러면 두 번째 질문. 놈에게 수정 구슬을 넘겨준 건 옳은 선택이었나? 그렇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모두가 마력 폭풍 속에서 전멸했을 터였다. 그런 식으로 끝장나는 것보다는 지금이 낫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니까.
그는 울분과 오기가 서로를 휘감는 것을 느끼며 눈길을 옮겼다. 열 발짝쯤 떨어진 곳에서 솔로틀이 파울리스와 티아를 마주하고 있었다. 저승의 청지기. 남자의 몸 위에 개의 해골이 얹힌 형상이고, 텅 빈 눈구멍 속에는 녹색 불꽃이 이글거린다. 등 뒤편에는 희미한 형체가 도깨비불처럼 무리 지어 다니는데, 영혼에서 씻어낸 기억이 모인 것이라고 한다.
"제국은 오래전에 무너졌지만… 야스와다가 남았어. 야스와다가 남아 있다고. 이제는 그 요정들이 이시 타브를 깨웠어. 이대로라면 많은 게 망가질 거야."
"하지만 지금까지 보랏빛 별은 잠들어 있었지! 그래, 말해 보거라. 똑바로 말해 봐. 그동안 네놈들이 꿈 조각을 어디에 썼는지. 야스와다의 요정들이 날뛴 적은 단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화신은 세 번 내려왔지 않으냐! 인간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합한다면 그 수는 더 많겠지!"
파울리스는 오래도록 머뭇거렸고 볼로디아는 형언하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강현은 내심 솔로틀을 응원했다. 이시 타브고 뭐고 간에, 일단은 생쥐들이 쩔쩔매는 꼬라지를 보니 기뻤다.
"우리는 무능해. 인간들의 믿음이 없다면 별조차 다룰 수 없지. 아즈리온처럼 직접 땅에 내려가 적들을 무찌르고 다닐 수도 없는데다가 사제들에게 계시를 내리는 데에도 많은 힘이 들어가… 하지만 우리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었어. 천사들이 감시할 수 없고 정보사의 인력이 닿지 않을 만큼 사소한 곳에서도 규칙이 스스로 작동하는 세상이야. 어떤 식이냐면……."
그리고 망설임 가득한 침묵이 있었다. 파울리스는 볼로디아를 힐끗 바라보았고,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말루카는 쉬웠어. 늑대인간을 피투성이 심장과 함께 산맥 너머에 몰아넣었고, 군부가 쏟아지는 괴수를 막아내게끔 했지. 그 다음에는 요정들이 언제든 심장을 훔쳐갈 수 있다는 공포감을 더했어. 군부가 지시를 내리면 흰둥이들이 복종하도록. 서로를 감시하는 일이 당연해지도록."
대공분실을 만든 것도, 흰둥이들이 평생토록 농장에서 일하다가 죽는 사회를 완성시킨 것도, 더 나아가 스카르파와 타라곤의 삶을 망친 것도 모두 생쥐들이라는 이야기였다. 볼로디아의 표정이 날카로워졌고 강현은 생각했다… 이거 제정신이 아니군.
파울리스는 둘의 태도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계속 강변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거지.
"하지만 인간의 성격은 훨씬 자유로운데다가 욕망 역시 강해. 로야페타의 반요정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두 부류에게는 자유와 욕망을 둘 다 충족시킬 수 있는 규칙이 필요했어. 돈이, 승리자에게 자연스레 모여드는 숫자가, 하지만 사회 바깥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는 숫자가 그 규칙이 됐지. 인간은 그 숫자를 위해 자신을 사회에 가두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애써. 그게 스스로를 위한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강현은 파울리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한 것을 깨닫고 흠칫 놀랐다. 아니, 설마 편을 들어 달라는 거야?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는 잠시 스타트업 테키(*Techie)의 자아와 빨갱이 친구를 둔 신용불량자의 자아 사이에서 갈등했고, 그만 외면해버렸다.
"이 체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른 승리의 가능성을 없애야만 했어. 사악한 마법사들이 마력 지맥을 점거하고 왕을 참칭하는 게 아니라, 선물 거래소에 모여들어서 수신호를 보내고 가격표를 분석하게 만들어야만 했지. 상상력을 꺾어야 했던 거야."
강현은 계속 어둠 너머를 바라보았다. 여기에 끼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아즈리온을 내려 보냈어. 야망 넘치는 마법사를 죽이고 군벌을 다스리도록. 그게 우스꽝스러운 역사가 되도록. 그네가 마음껏 날뛰도록 내버려 두었더라면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다시 고개를 돌려 파울리스를 볼 수밖에 없었다. 무슨 표정으로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소년의 얼굴에는 견고한 확신만이 어려 있었다. 강현은 한숨과 함께 조소까지도 삼켰다.
하기야 인간들을 내버려 두었더라면 세상이 지금 같지는 않겠죠. 대평야를 차지한 건 대규모 농작지가 아니라 괴수를 길들인 기마병일 테고요, 공장 단지도 파생상품 거래소도 영원히 세워지지 못했을 겁니다. 정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이제 아무도 그런 걸 꿈꾸지 않아. 변경의 참주는 로야페타 상인보다도 힘이 없고, 장군들의 무용담은 모두 동화 속에나 나오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 요정들만 아니라면 세상은 평화로워. 모든 게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강현은 비아냥을 멈췄다. 인간들을 위해서 한 일, 이라는 대의가 완벽한 면죄부일 수는 없었지만 공과의 총합은, 그리고 그 경중은 따져볼 문제였다.
방법론에 끔찍한 면이 있고 머리 아홉 개 달린 늑대가 악몽을 꾸게 되었을지라도, 그 과정에서 꽤 많은 존재가 사기극에 휘말렸을지라도, 어쨌든 파울리스를 비롯한 차원 생쥐들은 인류를 지켜 왔다. 흰둥이를 포함한 몇몇 인간 군상을 사회의 제물로 내던져서 나머지 모두를 평화 속에 남긴 것이다.
별조차 제대로 다룰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게 최선이었을 터였다. 거기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려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이것마저도 판타지 세상은 이래서 안 된다, 하고 쉽게 넘겨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걸 이스트리아의 일로만 제쳐둘 수 있다면.
"평화―세상이 평화롭다고! 인간들의 평화를 말하는 것이겠지!"
"그래, 인류 전체를 위해서. 단지 그것뿐이야."
"땅의 사람들이 무얼 중하게 여기는지는 내 알 바가 아니야―나는 옳고 그름을 논하러 온 것이 아니다! 너희를 벌하러 온 것도 아니야!"
언성이 점차 높아졌다… 솔로틀은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분께서는 악몽에 신음하고 계신다! 깨어나지조차 못해! 가장 큰 조각을 가져가서 무슨 일을 저질렀단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