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화 케이크의 배합 비율 (2)
에스웍스 쉬브는 기분이 좋지 못했다. 며칠 전, 난데없이 붉은 별이 떠오르면서 캄파놀로 금융투자회사의 선물 계좌는 기록적인 손실을 보고 말았던 것이다.
십 년간, 그와 미라지는 요정들과 꽤나 좋은 거래 관계를 유지했다. 요정들은 고액 투자자들의 재물운을 점쳐 주었다. 미라지가 적절한 포지션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그 대가는 로야페타의 내부 정보와 우르게슈 시민증이었다. 도시 연합에서는 좋지 못한 취급을 받는, 변방 도시의 시민증, 여덟 개.
어차피 요정들은 대륙 남단에 갇힌 판국이다. 정보를 좀 흘리고 시민증을 만들어 준다 해서 도시에 큰 위협이 되진 않을 터였다. 이게 그토록 심각한 반역 행위였더라면 이미 교단에 끌려갔겠지. 아홉 신은 모든 걸 내려다본다고 하니까.
쉬브는 신들이 자신의 일탈을 눈감아 주고 있다고 믿었다… 지금까지는.
사태가 이렇게 되고 보니 신학적인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질문은 두 개였다. 첫 번째. 그 잘난 별들이, 피웅덩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말해 주지 않았단 말인가? 두 번째. 이건 혹시 아즈리온이 인류의 배신자들에게 내리는 신벌인가?
쉬브는 며칠 전, 미라지와 나누었던 대화를 상기했다. 요정 둘이, 예고 없이 투자회사 건물에 찾아왔다고 했다.
― 요정들 말이지, 평소에는 인간 노예한테 별점술 결과지를 전달하게 시켰잖아. 이번에는 명문가 요정이 직접 찾아왔어. 당국에만 따로 알려진 정보가 있냐고 물어보던데. 그쪽도 비상인가봐.
― 젠장, 질문하는 사람이 반대가 됐군. 야스와다에서는 뭘 알고 있냐고 물어봤어야지.
― 그랬어. 대답해 줄 수 없다던데. 계산도 모두 어그러졌고, 별점술사들도 바빠져서 당분간은 결과지가 안 나온다는 거야… 전쟁이라도 다시 터질 모양이야.
― 평화랑은 이제 안녕이군. 우리 인생의 평화인지, 인류의 평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뭐든 좋아. 크게 벌 기회가 한 번은 올 것 같은데. 이건 전조일 뿐이야. 생각해 보자고, 이 정보에 제대로 된 값어치를 쳐줄 사람이 누구인지.
― 고객을 찾기 전에 가문 총회에 끌려갈 확률이 더 높겠는데. 쥐새끼들이 매일 기웃거려. 내가 뭔가 흘리면 바로 물어서 주인님에게 가져다 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아미라 주인님 말이야. 너도 알겠지만, 조심해야 해…….
어쨌든 호시절은 끝났다. 미라지는 상당한 돈을 날려 먹었고 쉬브는 고객 정보를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사장, 아미라가 풀어놓은 사설탐정을 모두 합하면 서부 거래소의 임직원 수보다도 많을 것이다.
들키는 건 시간 문제였거니와 그게 아니더라도 상황이 좋아질 가망은 없었다. 이 시기만 잘 넘긴다면 크게 벌 기회가 한 번은 오겠지만…….
"사장님의 호출입니다. 논의할 일이 있다는군요."
익숙한 목소리가 생각의 흐름을 끊었다. 아미라의 비서였다. 쉬브는 그의 뒤에 선 경비 둘을 보고는 사태를 직감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몰라도 꼬리가 잡힌 게 틀림없었다. 며칠 전에 방문한 요정들 때문일까?
그래도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다. 요정들에게 시민증을 만들어 주었을 때, 자신도 차명 신분을 하나 마련했으니까. 카스바로 가자. 비자금은 충분하다.
"잠시만 기다리게. 이 상태로 갔다가는 예의가 아닐 것 같거든. 빗질을 좀 하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응수했다.
"급한 일입니다. 즉시 가셔야 합니다."
비서가 대꾸했다. 쉬브는 말없이, 탁자를 돌아 나와 부사장실 한편에 마련된 개인 화장실로 향하는 척 걸음을 옮겼다. 그 중간쯤에서 방향을 틀고, 보폭을 넓히고, 달려서, 건물 중앙층의 차원문까지.
"붙잡아!"
거친 목소리가 등을 쳤다. 달리는 속도만으로 경비들을 따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다행히도 쉬브는 원소학 주문에 꽤나 능숙했다. 요정의 피 덕분이었다.
그는 얼음덫을 시전하기 위해 멈췄고, 잊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거래소들은 투자에 실패한 마법사들이 자폭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건물 전체에 마법 무효화 각인을 걸어놓았던 것이다.
* * *
쉬브는 사장실에 끌려갔고, 비밀 통로를 따라 옮겨진 다음, 손발이 묶인 상태로 수레 뒷좌석에 던져졌다. 운전석 등받이 너머로 아미라의 뒷모습이 보였다.
물증을 구하지는 못했으리라는 계산이 섰다. 미라지가 배신한 것도 아니다. 그랬더라면 정식으로 고발이 들어왔을 테고, 자신은 아미라의 자가용이 아니라 호송차에 앉아 있었을 테니까.
그는 가설을 세워 보았다. 아미라는 조급해졌고, 그래서 무모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의심스러운 부사장을 어디론가 끌고 가서 자백을 받아내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발악할 여지가 조금은 있다.
"젠장, 아미라. 납치는 범죄야. 내가 널 고발할 수도 있다고. 카스바산 자백제라도 구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얻어 낸 증거에 효력이 있을 거라고 믿는 건 아니겠지……."
아미라는 시동을 넣고는 도로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야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캄파놀로 건물이 터졌어. 요정의 소행이지. 미라지는 혼수상태야. 그쪽에는 교통 통제가 걸려 있고, 도시 출입은 봉쇄됐어."
"작가를 한 명 고용하지 그래. 그럴듯한 거짓말을 치려면 그 정도 투자는 해야지. 지금은 영 아니야."
"현실에는 원래 개연성이 없다더군."
"누가 그래?"
"네 옆에 계시는 분이."
쉬브는 그제야 처음으로 옆을 돌아보았다. 건장한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시가 끄트머리를 질겅거리고 있었다. 불은 붙이지 않은 상태다. 해결사 직함을 달고 다니는 건달 중 하나인 모양이었다.
"이봐, 돈 몇 푼에 넘어가서 이러는 모양인데… 생각을 잘 해 봐. 애꿎은 사람을 납치하는 게 어디 떳떳한 일일 것 같아?"
남자는 가늘게 뜬 눈으로 쉬브를 노려보다가 한 문장을 툭 던졌다. 입 한쪽에 시가를 문 탓에 발음이 뭉개져 들렸다.
"그런 거 생각 안 합니다."
어떤 부류인지 감이 잡혔다. 덩치와 직감을 믿고 움직이는 놈이다. 아미라가 고용할 남자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무튼 간에…….
"일이 꼬여도 사장은 빠져나갈 수 있겠지. 너는 아니야. 서부 거래소 부사장을 납치하는 중이지. 협박에 감금까지 이어질 테고. 이걸 가문 총회에 가져간다면 네가 모두 덤터기를 쓸 거야."
"협박도 안 해요."
"사람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신사적인 대화를 기대하는 건 아니겠지."
남자는 입에서 시가를 떼고서는 쉬브를 빤히 보았다. 이윽고 짜증 섞인 장광설이 터져 나왔다.
"세상에는 때와 장소라는 게 있어. 일단 차내에서 시가를 태우면 안 되고, 일이 아무리 꼬이더라도 사장님들 앞에서는 정중한 척 굴어야 해. 최소한 입에 걸레를 물고 욕을 할 수는 없지. 그 상대가 십 년간 요정과 연락한 개새끼고, 이제는 나한테 개수작을 부리고 있다 쳐도 말이야. 이거 죄송합니다, 생각이 그대로 입으로 튀어나와서. 어쨌든 나는 신사적인 대화를 하려고 애쓰는 중이야. 난 성격이 좆같고 넌 쓰레기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그러면 너도 거기에 걸맞은 태도를 보여줘야 하는 거야."
쉬브의 얼굴이 시뻘겋게 물들었다. 누구인지도 모를 잡놈에게 이런 취급을 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미라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몰라도,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젠장, 내가 잡화점 주인장으로 보이는 모양이지. 나는 서부 거래소 부사장이야. 램페이지 분파에서도 낮은 자리는 아니지. 증거도 없이 이러는 게 가당키나 할 것 같아? 두고 봐, 네 영혼을 우르게슈에 팔아 줄 테니."
"영혼은 이미 팔았어. 삼백 장짜리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거든.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예상치 못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쉬브는 즉시 판단을 수정했다. 이 남자는 평범한 건달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수하인 것이다. 아미라보다도 더 높은 사람이겠지. 그렇다면 건방진 태도도 설명이 된다.
"다른 뒷배가 있는 모양이지. 누구야? 램페이지 의장쯤은 되시나?"
"좆같은 것들이지. 시도 때도 없이 생각을 들여다보고 머릿속에 직접 말을 밀어 넣거든. 해야 하는 일은 산더미처럼 많지만 받는 도움은 딱히 없어. 남을 감시하고, 마력 흔적을 조사하고, 과거와 미래를 훑어보는 게 고작이야……."
남자의 팔꿈치가 천천히 구부러지다가 직각을 이루며 멈췄다. 펼친 손바닥이 얼굴의 반절을 가리고 있었다. 쉬브는 손가락 사이로 드러나는 눈동자에 시선을 맞추다가, 손등에서 이글거리는 불꽃을 깨닫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아즈리온의 성흔이었다.
정보사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다. 교단 최상부의 비밀 기관이라고. 성흔을 받은 사제들이 거기에 모여 있다. 화신이 내려왔을 때에는 그를 보위하고, 평소에는 요정과 내통하는 배반자들을 찾아내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대외적으로 그 존재는 비밀에 감춰져 있고, 직접 부를 방법조차 마땅치 않지만, 문제는 없다. 그들은 모든 곳에 먼저 나타나니까. 아홉 신의 계시와 함께.
"신성모독을 저지르고서도 성흔이 그대로라니 놀랍군."
"이런 거로 해고하기에는 유능하니까."
남자는 시큰둥하게 대꾸하고는 다시 시가를 입에 물었다.
* * *
정신의 감옥을 써야 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지만 생각보다는 일이 수월했다. 정보사에서 왔다는 티를 내자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우호적인 태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협조적이긴 했다.
그러자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하나씩이 생겼다.
좋은 소식. 제물용 영혼을 아꼈다. 나중에, 요정을 붙잡는다면 그 놈한테 쓸 수 있을 것이다.
나쁜 소식. 쉬브는 아는 게 많지 않다. 유용한 정보라고는 사흘 전, 로야페타에 요정 둘이 찾아와서 미라지와 대화를 나눴다는 것뿐이다. 캄파놀로 건물을 터뜨릴 이유는 더더욱 모른다.
"그 둘, 어떻게 생겼는지는 들었어?"
"본모습은 못 봤다더군. 특징만 이야기해 주자면, 여자 하나에 남자 하나라고 했어. 이야기는 모두 여자만 했고, 남자는 뒤에서 팔찌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던데."
"팔찌를?"
"자세한 건 모르겠어. 미라지가 모르면 나도 모르는 거야.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는 이야기만 들었어. 여자를 엄청 무서워하는 것처럼 보였다더군. 아, 이건 확실한 건 아닌데, 둘이 남매야. 남자 쪽이 동생. 남자는 발을 절룩거렸고."
란드와르는 아미라와 쉬브의 대화를 귀에 담으면서, 따로 생각을 이어갔다. 천계에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쉬브의 설명대로 사흘 전에, 요정 둘이 캄파놀로 건물에 방문했다는 것까지는 파악했다. 거기에서부터 둘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다. 그는 아미라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테네브로즈를 끌고 다른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미라는 아직 녀석의 정체를 몰랐던 것이다.
"걔네들 누구인지 알지."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란드와르는 뜻밖의 반문에 미간을 좁혔다. 팔찌를 만지작거리고, 제정신이 아니고, 누님을 무서워하는 남자 요정. 심지어 발까지 절룩거린다. 이렇게 특징적인 놈을 3교구 부제사장이 몰라서야 안 될 일이다.
"너 발 넓잖아. 온갖 곳에 끼어 다녔고. 몰라?"
"아는데요. 건물이 왜 터졌는지도 짐작이 갑니다."
"알면 씨발, 처음부터 대답을 해야지. 걔네들 뭐 하는 놈들이냐. 왜 그런 거야."
"잘은 모릅니다. 하지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실수로 건물을 박살내는 게 가능하냐?"
"가능한데요."
욕을 할 뻔 했는데 얼굴을 보자 진지한 투였다. 곧이어 예상치 못한 진실이 란드와르를 습격했다.
일단 둘은 나트람의 아들딸이다. 그중에서도 동생인 메기도가 사건의 핵심을 맡고 있다. 메기도는 야스와다 바깥으로는 내보내지 않도록 이야기가 되어 있다. 무의식이 불러일으키는 마력 폭풍 때문이다. 평소에는 마력 구속구를 차고 다니지만 감정이 격해질 때에는 그것조차 깨지기도 한다.
"정리해 보자. 건물 한복판에서 불안 발작이 와서 마력 폭풍이 터졌다. 의도한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다."
"그렇지요."
"그런 새끼를 왜 내보낸 거야. 말이 안 되잖아."
"제가 내보낸 거 아닌데요."
화도 나지 않는 걸 보면 당혹이 훨씬 큰 모양이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그렇게 중요한 변수를 빼먹은 시뮬레이터? 걸어 다니는 폭탄을 인간 도시 한복판에 떨어트린 야스와다 신관들? 그 미친놈?
"야스와다에서는 그 새끼 진작 안 죽이고 뭐 했냐."
"아버지 말은 잘 듣거든요. 나트람 말입니다. 사실 늙은이만 아니었으면 그 꼴이 나지도 않았겠지만, 어쨌건 그렇습니다."
"왜. 헤이딘처럼 손발 잘려서 갇힌 것도 아니잖아."
"그 영감은 끝끝내 마음이 꺾이지 않았으니까요. 메기도는 이미 마음이 꺾여 있으니까 손발을 자를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메기도의 내력과 처우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란드와르는 나트람의 인성에 내심 감탄했다. 이 새끼만 아니었더라면 야스와다도 조금은 살기 좋은 곳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트람이 애를 좆같이 키웠구나."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걔 인간 나이로는 몇 살이야?"
"저보다 스무 살쯤이 어립니다. 인간 나이로 치면 이십대 중후반쯤이지요."
"몇 십 년은 살았다 이거네. 그동안 집에만 박혀 있었던 거냐."
"나우파나 폐허에 다녀오기 전까지는 늙은이가 궂은일을 가끔 시켰지요. 저한테 시키기도 애매한 걸 말입니다. 그럴 때를 제외하면 줄곧 본가에만 있었습니다."
"나트람이 애를 진짜 좆같이 키웠구나……."
인간 나이로는 이십대 청년. 울쿠스보다 마음이 여리고, 자기 의지라는 게 없고, 울 때마다 주위의 물건이 박살나는… 걸어 다니는 마력 폭풍.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동정을 베풀기에는 너무 위험했고 악당으로 취급하기엔 묘했다.
하지만 분명한 게 하나는 있었다. 놈을 어떻게든 찾아서 처리해야 했다.
"죽일 수는 있는 거냐."
"마력 폭풍이 강렬하긴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보호장에는 쉽게 막히는데다가 난리를 쳐 놓은 다음에는 한동안 잠잠해지죠."
"그러면 가까이 가도 되는 거야?"
"가만히 멈춰서 아무것도 하질 않습니다. 나으리가 아니라 어린아이가 칼을 들어도 목숨을 끊을 정도지요."
분명히 로야페타에 올 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추리극을 예상했는데 이제는 또 장르가 변해 있었다. 이걸 뭐라고 이름붙이는 게 좋을까? 재난 스릴러? 재난도 있고 스릴러도 있으니까 틀린 설명은 아니겠다.
란드와르는 자신의 역할을 곱씹었다. 아즈리온의 화신. 중급 용병. 지하 투기장의 노예 검투사. 극단 잡부. 말루카의 임시 섭정. 정보사 요원. 그리고…….
생각이 거기까지 뻗어가는 동시에 티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는 폭탄 해체반이 되시겠군요. 메기도의 위치를 찾았어요. 3층에서 폭발을 일으킨 뒤 그대로 뛰어내렸습니다. 염동술을 써서 착지했고, 사람들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서 도주했죠. 지금은 다른 건물 뒤편에 멍하니 앉아 있습니다.>
얌전해졌다니 잘 됐군요. 발작은 확실히 끝난 거죠?
<잘 됐다기에는… 변수가 하나 있어요. 벨레다가 메기도에게 접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