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사님 출세하신다!-174화 (173/341)

새로운 판 (1)

“으하하하하핫!”

나와 고성탁 그리고 새로운 서울시장으로 등극한 성태현까지.

셋의 웃음소리가 쉬지 않고 실내에 울려 퍼졌다.

장장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해 온 선거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었으니, 오늘만큼은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셔야 한다는 생각에 연신 들이켠 덕분에 거나하게 취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상태.

한창 마시던 도중, 고성탁은 손뼉을 치며 가방에서 커다란 병을 하나 꺼냈다.

“가져온 걸 제가 깜빡하고 있었네요.”

“그건 뭡니까?”

“복숭아주입니다.”

“오, 복숭아로 담근 술은 처음 봅니다.”

“저희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건데, 복숭아가 들어가서 향이 아주…… 크으.”

그는 엄지를 치켜들며 말을 이었다.

“복숭아만 들어간 게 아니라, 송이버섯에 블루베리까지 담겨 있는데 이게 향이 어우러지면……. 어후, 장난 아닙니다. 게다가 남자한테까지 좋은 쏘팔메토잎까지 들어 있어서 이거 마시면 복분자는 저리 가라입니다!”

성태현은 눈을 번뜩이며 복숭아주를 받아들었다.

“이거, 이거, 그렇게 말씀하시면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죠!”

“맞습니다.”

고성탁은 복숭아주를 오픈해 우리에게 한 잔씩 부어 주었다.

소주잔의 반만 채워져 있지만, 내음이 그득하게 퍼져 절로 기분이 좋아질 정도.

“이야, 이거 향이 장난 아닌데요?”

“마시면 또 입안에서 난리가 날 겁니다.”

고성탁은 흐뭇하게 잔을 들어 올리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났는지, 눈썹을 들썩였다.

“이러고 보니 사람도 세 명이고 복숭아주까지 있으니 완전 도원결의 아닙니까?”

“오, 그러네요!”

성태현은 눈썹을 들썩이며 나를 바라봤다.

“이게 다 최 검사님 덕분에 이어진 인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다들 좋은 분이시니까 함께 손을 잡은 거죠.”

“그래도 최 검사님이 중심에 계시니 딱 유비를 하시고, 제가 장비를 하면 되겠네요.”

“에이, 유비는 우리 성 시장님께서 하셔야죠.”

성태현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잔을 들어 올렸다.

“나이로 따지면 그러네요. 그럼 유비는 제가 할 테니 거국적으로 건배 한 번 합시다.”

고성탁은 셋과 건배 후, 잔을 비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화장실 다녀오겠습니다.”

“예.”

고성탁이 떠난 뒤, 성태현은 슬쩍 입을 열었다.

“검사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은요, 무슨.”

“검사님 덕분에 당선된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는 코를 찡긋하고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나저나 고 프로 저 친구 말입니다.”

성태현은 목소리를 낮춘 채 말을 이었다.

“라인으로 데리고 가실 겁니까? 아직 라인의 존재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던데요.”

“아니요. 고성탁은 저와 성 시장님 셋이서 손을 잡을 뿐, 그 외의 사람까지 연결해 줄 생각은 없습니다.”

나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야 우리만을 믿고 따를 테니까요.”

이두형 부부장을 비롯한 검찰 후배들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다.

그에게 선택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엉뚱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니까.

게다가 고성탁은 최규현이 탐냈던 전적이 있는 만큼, 유능함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

많은 이들이 탐낼 게 분명하다.

또한, 실질적으로 내가 2번 라인 소속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고는 하나, 성태현의 뒤에서만 움직였을 뿐, 그쪽에 얼굴을 비춘 적은 없는 상황.

라인을 휘어잡기 위해서는 고성탁과 공을 나누는 게 아니라, 오로지 내가 공헌한 것처럼 보여야 내 능력이 더 부각될 테니까.

“라인에 대해서는 계속 함구하고 계십시오. 본인이 파악하면 몰라도, 저희가 먼저 나서서 이야기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딴생각을 하지 못하게 선택권을 줄이는 거군요.”

그는 고개를 주억거리고 답했다.

“알겠습니다.”

순간, 성태현의 눈빛에서 야릇한 기운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묘한 느낌.

내가 너무 취해서 이러는 건가.

“그나저나 검사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자, 성태현은 여느 때와 같이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는 그렇다고 쳐도 검사님은 괜찮으시겠습니까? 서울중앙지검 수장인 한동민 검사장이 최규현의 사람이라…….”

이 사건을 준비하면서 제일 걱정했던 게 바로 그 부분이다.

내 승진에 대한 키를 잡고 있는 게 바로 한동민 검사장이니까.

그러나 한동민 검사장은 단순히 최규현의 사람이 아니다.

그와 나 사이의 연결 고리에는 김석원 장관까지 끼어 있기 때문.

그렇기에 암만 최규현이 압박을 넣더라도 쉽게 나를 향해 마수를 뻗지 못하겠지.

무엇보다도 그의 성향으로 보면 절대 나를 적으로 돌리진 않을 것이다.

그의 인생 모토는 크게 한 방을 터뜨리는 게 아닌, 얇고 길게 가는 것이니까.

아마 조만간 나와의 만남을 주선하려고 할 터.

그때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제 승진 길에 문제는 전혀 없을 겁니다.”

***

-그래서 못 하겠다고?

수화기 너머로 윽박지르는 소리에 한동민 검사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답했다.

“아닙니다, 의원님. 그런 뜻이 아니고…….”

-어떻게든 그 새끼 엿 먹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나 다시는 자네 안 봐. 라인에 얼굴 비출 생각도 하지 마.

최규현 의원은 살벌한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이건 권유하는 게 아니라, 명령하는 거야. 알아들어?

“예, 이해했습니다. 의원님.”

-잘 선택하게.

그 말에 답변을 하기도 전에 최규현 의원은 전화를 끊어 버렸다.

“어휴.”

한동민 검사장이 짙은 한숨을 쉬며 얼굴을 감싸자, 바로 앞에 앉아 있던 조덕호 차장검사가 조심스레 물었다.

“검사장님 괜찮으십니까?”

“최규현 이 늙은이가 아주 단단히 화가 났나 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휴대폰을 던지듯 내려 뒀다.

“최서준한테 무조건 보복하라고 하는데, 내가 그 자식을 어떻게 건드려?”

“맞습니다. 이번에 보니까 서울시장을 만든 게 최서준인 게 확실하던데……. 자칫하다가는 검사장님 승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조덕호 차장검사는 한동민 검사장의 라인을 타고 있는 인물.

한동민 검사장의 승진 길이 막히는 건 조덕호의 입장에서도 사형선고나 다름없었기에 무조건 그의 활로를 터야만 했다.

“최규현만 생각하다가는 일을 그르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최 의원 파워가 막강하다고 한들, 서울시장을 적으로 돌리는 건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끔찍해.”

“맞습니다. 게다가 성태현 시장과 최서준 부장의 의리가 이어져 온 건 아주 옛날부터라 분명 불이익을 주는 순간, 저희에게도 불똥이 떨어질 겁니다.”

그의 말에 한동민 검사장은 연신 한숨을 내뱉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게다가 최서준 그 자식이 지금까지 날린 서울중앙지검 검사장만 무려 둘이야, 둘. 고검장까지 합치면 셋이고.”

그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세 인물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몸서리를 쳤다.

“부장검사 주제에 거물들을 내쳤다고. 그런 괴물과 척지자니 겁나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최규현이 지랄할 게 뻔하고. 이거 아주 골치야.”

조덕호 차장검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최서준만 처리하면 되는 게 아니라, 최서준 사단까지 건재한 상태잖습니까?”

최서준 사단.

이두형 부부장을 비롯한 검사들을 가리키는 말로,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최서준 라인을 탄 검사들을 뜻하는 단어.

“독사 강중식 부장 나가리 될 때 보셨잖습니까? 그 구석에 몰린 상황에서 결국 최서준 부장을 구해 내고 복수했던 걸 보면…… 어후.”

“그래 봤자 친구 팔고 살아남은 거잖아.”

“신용호 그 자식 석방된 거 못 보셨습니까?”

“아…… 그랬지.”

최서준 자체도 괴물이긴 했지만, 그를 받쳐 주는 최서준 사단은 유능한 걸 넘어 이미 중앙지검의 주요 요직들까지 차지하고 있는 상태.

최서준이 직접 찔러 넣어 준 것이긴 하나, 주요 부서의 부부장검사까지 차지하고 있는 마당이었기에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에 반해 한동민 검사장은 지방에 있다가 대검을 거쳐 이곳으로 넘어왔기에 중앙지검에 믿을 만한 지지 세력이라고는 눈앞에 있는 조덕호 차장검사 정도가 전부.

최서준과 부딪쳤다가는 분명 자신이 피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차마 남들에게는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최서준의 뒤에는 김석원 법무부장관까지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

만약 그를 건드렸다가는 김석원 장관에게 불려가 불호령을 들을 게 뻔할 터.

그러면 다시 대검에 들어갈 일은 평생 없을 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한동민 검사장의 마음은 갈수록 착잡해졌다.

“검사장님.”

그때, 조덕호 차장검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제 생각엔 최서준을 적으로 돌리는 게 더 위험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최규현 의원의 말을 무시하자고?”

“그것 또한 위험하잖습니까?”

한동민 검사장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건데?”

“중간에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거죠.”

조덕호 차장검사는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둘 다 잡는 겁니다. 다만, 최서준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서 보험을 들어 두자는 거죠.”

그 말에 한동민 검사장의 머릿속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최서준 부장과 어느 정도 친분을 쌓아 둔 데다가 김석원 장관까지 중간에 있기에 할 수 있는 선택.

“그래, 최서준이라면 내가 최규현 눈치를 보는 것도 이해해 주겠지.”

“맞습니다.”

한동민 검사장은 팔걸이를 두들기며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면 최서준이랑 자리 한번 만들어 봐. 내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야겠어.”

“알겠습니다.”

***

“오, 최 검사 왔는가?”

한동민 검사장은 아주 반갑게 손을 들고 나를 맞이했다.

“안녕하십니까, 검사장님.”

예상했던 대로 그가 먼저 접근해 왔다.

표정을 보아하니, 최규현의 말이나 전하자고 자리를 만든 건 아닌 것 같고.

“어서 앉게. 한잔하지.”

“예.”

그는 내 잔을 채워 주며 슬쩍 물었다.

“2번 라인은 어떤가? 다들 친절히 반겨 주든가?”

“아직 라인 모임에 참가한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조만간 한번 가려고 합니다.”

나는 코를 찡긋하며 한마디를 보탰다.

“성 시장과 함께요.”

“아, 성태현 시장!”

한동민 검사장은 능청스레 손뼉을 치며 말했다.

“당선 축하한다고 전해 주게.”

그는 어설프게 웃음을 지었다.

“내가 위에 눈치가 보여서 연락을 못 해. 우리 라인 사람들 성격 알잖나?”

“어유, 그럼요. 아주 잘 알죠.”

“그래그래.”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나저나 이번에 옮기는 건 미리 계획해 둔 건가?”

“당연하죠. 제가 확신도 없이 움직일 사람은 아니잖습니까?”

“그럼, 그럼. 우리 최 부장은 절대 그렇지 않지!”

한동민 검사장은 껄껄껄 웃음을 터뜨리며 본론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수박 겉핥기식 안부만을 물어 댔다.

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밑밥 까는 걸 보니, 아무래도 나를 적으로 돌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은데.

내게 우호적이라는 걸 알았기에 먼저 나설 필요는 없을 터.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찾는 법이니까.

나는 느긋하게 그의 물음에만 답하며 천천히 술잔을 비웠다.

그렇게 서너 잔 정도 마셨을까.

결국 조급해진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내가 최규현 의원님한테 압박을 워낙 많이 받고 있어서 말인데…….”

한동민 검사장은 혹시나 내가 오해할까 봐 싶어 양손을 들며 말했다.

“아, 자네를 겁주려고 하는 건 아니고.”

나는 코웃음을 쳤다.

“제가 그런 걸로 겁을 먹겠습니까?”

“그렇지, 그렇지!”

그는 멋쩍게 웃음을 짓고는 슬쩍 내 앞 접시에 참치 회 대뱃살 한 점을 올려 주며 몸을 낮췄다.

“그냥 까놓고 말함세.”

“예,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나는 1번 라인에 남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자네와 등지고 싶지는 않아. 최 부장이 워낙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 일도 잘하는 데다가…….”

몇 가지 칭찬을 덧붙이는 그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어유,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바로 목소리를 차갑게 깔았다.

“그렇다고 승진을 미루시는 건 원치 않습니다만.”

“아, 그럼 당연하지!”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혹시 자네가 괜찮다면, 내가 자네에 대한 평가 점수를 낮추려고 하는데…… 아, 물론 차장검사 승진은 문제없이 진행하고 말이야.”

한마디로 최규현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밀어줄 수는 없으니, 딱 턱걸이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승진 점수를 주겠다는 소리.

겉으로만 내 승진 길에 태클을 거는 연기를 해서 최규현의 화를 누그러뜨리겠다는 뜻이라고 보면 될 터.

딱 한동민 검사장다운 선택이다.

그는 조심스럽게 내 눈치를 보며 물었다.

“괜찮겠나?”

나는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그를 애태울 생각으로 고민하는 척만 하는 것이지.

사실 속으로는 이미 오케이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다시 검사장급이나 되는 인물과 척지는 건 나도 원치 않는 일이고, 무엇보다 한동민 검사장은 김석원 장관의 사람이다.

이러다가 뒤통수 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

게다가 이번 일로 인해 내가 2번 라인으로 넘어가면 1번 라인 검사들과 사이가 서먹해질 텐데, 그 중심에서 한동민 검사장이 내 편을 들어 주면 중앙지검의 실권을 차지하는 게 더 쉬워질 테고.

또한 승진하는 데 문제만 없다면, 점수라는 건 내게 큰 의미가 없다.

최연소 부장검사 타이틀을 넘어서 최연소 차장검사 타이틀까지 다는 마당에 그깟 점수가 낮다고 검사장을 못 다는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러나 나는 고심하는 척 턱을 매만지며 물었다.

“결국 차장검사를 달면 최규현 의원한테는 어떻게 설명하시려고 합니까?”

“이번에 선거 전까지 밀어준 게 너무 크기도 하고, 다른 부장들 점수가 낮았다고 적당히 얼버무리면 되지. 내년까지 반년이나 남았는데 그때 되면 지금보다는 덜 예민하지 않겠나?”

맞는 말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뒤통수를 맞은 지금과 달리, 이성을 잃은 채 분노에 이끌려 행동하지는 않을 테니까.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내 말에 한동민 검사장은 활짝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우리 최 부장은 말이 통해서 좋다니까!”

그는 자신의 이마를 탁 치며 말을 이었다.

“아, 이제 최 차장이라고 해야 되나?”

“승진까지 아직 6개월 남았습니다. 아직은 최 부장이 편합니다.”

“내 마음에선 이미 차장이라서 그렇지!”

한동민 검사장은 흡족하게 잔을 들어 올렸다.

“최규현 의원 그 노인네만 아니었으면 자네와 짝짜꿍하며 아주 판을 휩쓸었을 텐데…… 아쉽네, 아쉬워.”

나는 싱긋 웃으며 잔을 들어 그가 들고 있는 잔에 살짝 부딪쳤다.

“그러면 차장검사 승진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고 있겠습니다.”

“그래, 최 부장. 나만 믿게. 김석원 장관님을 걸고 맹세하지.”

호언장담하는 그의 태도에 나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이켰다.

모든 게 수월하다.

성태현의 서울시장 당선부터 차장검사 승진까지. 내가 세워 둔 계획에 어긋남 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상태.

이제는 앞만 보고 나아가면 된다.

딱 한 걸음.

검사장까지는 이제 단 한 걸음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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