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0
군주회귀록 210화
에필로그
용족 대군주 카샤스가 죽었다.
마족 대군주 바알이 죽었다.
또한, 천족 대군주 역시도 죽었다.
군주게임에서 이제 이 세상 전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인간 대군주 아서 뿐이었다.
대항하는 자들?
물론 있었다.
남은 용족과 마족의 잔당들이 손을 잡고 인간들을 습격하려 했다.
하지만 그 압도적인 무력에 무릎 꿇었다.
그와 함께 대군주에 새로운 존재가 올라왔다.
바로 루시아와 랄프였다.
이제 대군주는 인간 삼인의 체제였다.
어떻게 보면 아서가 그들이 올라오길 바래 도와줬다 할 수 있다.
“아서 개자식! 나한테 일을 다 짬시키고!!!”
랄프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아서는 랄프에게 모든 족이 더 이상 싸우지 않게 만들라고 명했다.
대군주의 명령의 힘은 생각보다 컸고 대군주 랄프의 말은 발언력이 상당했다.
그 와중에도 평화를 거부하는 자들을 랄프는 처단해야했다.
그리고 그레모리와 올리아.
“마아앙.”
그레모리는 올리아의 눈에 안대를 착용시키고 녀석을 품에 안고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오늘은 올리아의 생일이었다.
그의 생일은 그가 이곳 발카스 영지로 온 날로 하기로 결정했다.
“못난이 개야, 생일 맞이하니까 좋으냐?”
“마앙? 마치 그레모리가 아서 군주님 품에 안긴 것처럼 좋다!”
“…….”
그레모리의 볼이 상상만으로도 붉어졌다.
“흠흠, 그래서 올리아. 군주님과 나 이어주기는?”
“망? 선물을 보고 할지말지 결정하지!”
그레모리가 아서 군주를 꼬시기 위해 생각해 낸 최고의 방법!
바로 올리아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레모리는 곧 이어 올리아의 안대를 벗겨줬다.
“마아앙!”
올리아는 자신의 앞에 놓인 자신의 모양으로 만든 커다란 크기의 케이크를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그 앞엔 군주 아서가 있었다.
“그레모리가 새벽부터 일어나 만들었다. 올리아.”
아서의 부드러운 웃음에 올리아는 그레모리의 품에서 뛰어나가 케이크를 향해 달려갔다.
“자, 촛불부터 끄…….”
그레모리가 그렇게 말한 순간, 올리아가 그 앙증맞은 발을 ‘푹’ 하고 케이크에 넣었다.
“…….”
그레모리는 자신이 새벽부터 일어나 만들기 시작한 케이크가 한순간에 모양이 무너지자 얼굴이 굳어졌다.
그리고 올리아는.
“우적우적 우적우적.”
케이크에 머리까지 파묻고 먹기 시작했다.
“오, 올리아…… 케이크를 맛으로만 먹니……? 보, 보는 것으로도 먹는 즐거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적우적 우적.”
하지만 그레모리의 말에도 불구하고 올리아는 머리를 케이크에 파묻고 꼬리를 흔들어대며 케이크를 먹었다.
결국 그레모리가 터졌다.
“올리아아아아아!”
“마아아아앙!”
케이크 크림을 얼굴에 가득 묻힌 올리아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레모리는 그런 올리아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망! 내 케이크니 어떻게 해도 내 마음대로라고!”
“하하하.”
아서는 그 틈에서 웃음 지었다.
이제 군주게임에선 아서에게 대적할 수 있는 자들이 없다.
그리고 아서는 랄프를 통해 반란군들을 진압하게 시켰다.
군주게임은 평화를 찾아가고 있었다.
더 이상 싸움은 없다.
그것이 대군주 아서가 모든 군주에게 내린 명령이기도 했다.
아서는 천천히 성 외곽으로 걸음을옮겼다.
그는 난간에 팔을 걸치고 영지 전체를 둘러봤다.
발카스 영지가 평화로웠다.
‘군주게임은 사라지지 않겠지.’
아서가 신들을 죽이지 않는 이상 군주게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더욱더 힘을 길러야할 것이다.
신들조차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생각해 보면 군주게임이 사라지면 올리아, 그레모리, 또한 발카스 영지의 모든 이들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 때문에 아서는 그 생각을 잠시 뒤로 접었다.
힘에 의한 평화였지만 이 평화를 오랜시간 지속시킬 자신이 그에겐 있었으니까.
한참을 발카스 영지를 바라본다.
“내 검을 받아랏, 바알! 난 대군주 아서닷!”
“끄아아악, 아서…… 너무 강하구나!”
어린아이들이 막대기를 들고 자신과 바알의 전투를 흉내 내며 웃고 떠들고 있었다.
그와 바알의 전투는 이젠 전설이 되었다.
그리고 눈치 없는 영지군 하나가 그 옆에서 함께 보다가 물었다.
“감히 대군주님의 이름을 함부로 올리다니, 저놈들을 끌고 와 감옥에 가둘까요?”
그 말을 들은 아서는 그를 돌아봐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가 갇힐래?”
흠칫!
“제, 제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잘못이라면 눈치가 없는 것일 거다.
피식 웃은 아서는 그의 어깨를 두들겨줫다.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봐.”
아서의 말에 그 병사는 몇날 며칠을 그 생각에 빠졌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이러한 것조차도 평화롭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일 것이었다.
그리고 성 외곽에서 다시 성으로 들어온 아서는 곧이어 현실로 돌아갔다.
* * *
현실.
아서가 돌아오자 이제는 현실에서 그의 부인이 된 라일레가 반겨주었다.
“오셨어요?”
“응.”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일레는 아서를 보고는 뭔가 말하고 싶은 듯 입을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했다.
“왜?”
“선물이 있어요.”
“선물?”
아서는 고개를 갸웃했다.
라일레는 어서 빨리 그의 반응이 보고 싶다는 듯 팔목을 잡고 그를 이끌었다.
“빨리 이리 와 봐요.”
라일레는 그를 이끌고 어딘가로 다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후, 한 문 앞에 도착했다.
라일레는 그 문을 천천히 밀었다.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름 아닌, 아서의 어머니 헬렌과 하인 한스였다.
“어머니!”
“아서!”
은빛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아름다운 여인, 헬렌.
그녀가 서둘러 아서를 꽉 껴안았다.
헬렌은 아서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륙 전체가 전쟁통에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러한 때에 헬렌이 제국의 수도까지 오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라일레는 그게 못내 계속 마음이 걸려 직접 기사단까지 파견하여 헬렌과 그 하인들까지 모두 데려오라고 하였다.
라일레는 수도의 커다란 대저택에 그 하인들과 헬렌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고맙다, 라일레.”
아서는 헬렌을 꽉 껴안고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늠름한 하인 한스가 함께 있었다.
“잘 계셨습니까, 도련님?”
“그래.”
“겁쟁이 도련님께서 이젠 늠름해지셨네요.”
한스와 헬렌도 들었다.
대륙 곳곳에서 아서를 통한 승전 소식이 울려 퍼졌다.
잔학무도한 던전 마스터들이 단 한 소년에 의해 격파되었고 불가능할 것 같던 전투를 항상 승리로 이끈 전장의 귀신.
그게 바로 아서라고 말이다.
먼 곳에서 듣고 있었지만, 헬렌과 한스는 놀라움과 뿌듯함이 함께 몰려오곤 했다.
아서는 오랜만에 만난 헬렌과 한스, 그리고 다른 하인들과 오랜만에 즐거운 식사를 했다.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이른 아침. 라일레는 은빛 갑옷을 착용하고 롱소드를 허리춤에 착용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아서.
아서도 이필립스 제국 문양이 각인된 금빛으로 번쩍거리는 플레이트 아머를 착용했다.
아서는 바로 오늘 모든 던전 마스터 처단을 위한 대장정의 길에 오른다.
이필립스 제국, 더 나아가 여러 제국에서도 이제는 더 이상 던전 마스터의 횡포를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수십만 병사가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그 총지휘관은 다름 아닌, 아서로 임명되었다.
세간에 말들이 많았다.
아무리 그래도 어린 소년일 뿐이다.
그런 소년에게 대륙의 역사를 맡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아서는 무력으로 가서 증명하고 총사령관직을 따왔다.
그리고 라일레.
그녀는 총전술관으로서 전쟁에 참여한다.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
라일레의 말에 아서가 몸을 떨었다.
“……갈수록 멘트가 닭살스러워지는군.”
“아잉, 왜 그래요. 전 이제 군주님, 아니, 아서 당신의 아내라고요!”
“흠…….”
엉겨 붙은 라일레를 보다가 아서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말 위에 올라 기사단과 함께 말을 타고 수도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그를 기다리고 있던 수십만 대군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와아아아아아!”
“아서! 아서! 아서!”
대륙 전체가 궁금해 하고 있었다.
이 어린 소년이 정말 모든 던전 마스터들을 물리칠 수 있을까?
대륙에 다시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을까?
모른다. 그저 기적을 바랄 뿐이다.
아서는 그들을 이끌고 몇 날 며칠을 움직였다.
그리고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밤낮으로 전투가 계속되었다.
밀고 당기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진다.
대륙의 제국들이 힘을 합치자 세계 곳곳에 숨어 있던 던전 마스터들도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40만 대군 앞으로 100만이 넘는 숫자의 몬스터가 있었다.
“크워어어어어!”
“키에에에엑!”
“캬아아아아아아!”
와이번 수만 마리가 허공에서 울음을 토해냈다.
병사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몇몇 이들은 주저앉고야 말았다.
하지만 아서는 그 틈에서 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라일레. 확률은 얼마나 될 것 같아?”
그 물음에 잠시 생각하던 라일레가 말했다.
“100%요.”
“……우리가 질 확률?”
아서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에 라일레가 말했다.
“이길 확률이요. 당신이 전장에 참여해서 패배하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그 말에 아서는 피식 웃음 지었다.
쿵쿵쿵쿵쿵쿵-
몬스터들이 거리를 좁히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자식들이 뭐 그리 급하다고.”
아서가 창을 뽑았다.
그리고 창대를 힘껏 들어 올렸다.
“와아아아아!”
그와 함께 아서가 타고 있던 백마가 천천히 뜀박질을 시작했다.
그 뒤로 40만 대군이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이젠 현실, 이곳에서도 평화를 찾아야 할 때였다.
아서는 하늘 높이 떠오른 태양을 바라봤다.
날씨가 더럽게 좋은 날이었다.
‘끝나고 흑맥주나 한잔해야겠군.’
아서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피식 웃었다.
‘아, 나 미성년자인데?’
그런 웃음기 어린 생각과 함께, 곧이어 몬스터 군단과 그들이 충돌을 일으켰다.
몇날 며칠의 싸움이 이어졌다.
그리고 대륙의 많은 사람이 조마조마 그 소식을 기다렸다.
그리고 황궁에서 소식을 기다리는 헬렌.
그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때, 한 병사가 빠르게 뛰어 들어왔다.
“스, 승전소식입니다.”
“……아아아!”
헬렌이 쾌재를 질렀다.
아서는 마지막까지 승리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이날.
아서는 대륙의 전설로 영원히 각인되었으며 추후엔 최고의 군주라는 이름으로 칭송받게 되었다.
그리고 현실에서도 군주에 오른 아서는 이런 말을 했다.
“아, 나도 좀 쉬자!”
그런 말을 하면서도 아서는 그 어떤 때 보다 밝게 웃었다.
그는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있다면 언제든 발 벗고 싸울 것이다.
그는 대군주였으니까.
* * *
5년 후.
아서는 부드러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가 웃는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라일레가 품에 안고 있는 아기 때문이었다.
아서의 아이였다.
이름은 아크라는 이름으로 지었다.
“귀여운 녀석.”
아서가 손가락을 가져가 볼을 쿡 누르려고 하자 라일레가 손바닥으로 찰싹! 하고 그의 손을 때렸다.
“당신! 손은 씻고 온 거예요?”
“씨, 씻고 왔어…….”
“진짜요?”
아서의 눈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라일레에게 들킨 아서가 서둘러 걸음을 옮겨 손을 씻었다.
“휴, 너희 아버지 왜 그런다니, 아크.”
고작 5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많은 게 변해 있었다.
아서는 머쓱한 표정이 되었다.
이제 아서가 군주님이 아닌, ‘당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라일레는 매일 같이 바가지를 긁었고 아서는 매일 같이 혼났다.
‘내가 어쩌다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다. 그는 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 * *
군주게임에 접속한 아서는 땀을 닦아냈다.
‘휴, 여기서 좀 쉬어야지.’
한땐 군주게임이 지긋지긋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었다.
군주게임은 이제 아서에게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었다.
1년 전, 신들과의 싸움에서 아서는 승리했다.
때문에 아서는 군주게임 내에서 반인반신이 될 수 있었다.
그가 가진 특권은 놀라웠다.
군주게임 내에서라면 전지전능한 많은 걸 할 수 있었다.
그는 먼저 군주게임 내에서 ‘무기’전부를 완전히 소멸시켜버렸다.
그리고 법을 만들었다.
그것은 싸움을 금하는 법이었다.
“여, 아서. 안색이 아주 새파랗구만.”
“랄프.”
아서가 고개를 돌리자 랄프를 비롯한 자베스, 카인, 카와르 등이 있었다.
도전군주들.
오늘 그들과 식사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도전군주들도 이젠 이게임에 휴식차 놀러온다.
아서는 이제 그들과 한번씩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과의 식사를 한 후, 아서는 방안에 들어왔다.
“여기선 편히 잘 수 있겠지.”
라일레, 즉 루시아에겐 할 일이 있어 간다고 했지만 쉬러 온 것!
일반적인 가장들과 비슷했다.
그러던 때였다.
그레모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군주님 못봤니, 올리아?”
“마앙, 몰라?”
“…….”
아서는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아서는 문을 열고 밖으로 후다닥 도망쳤다.
“사인해야 할 서류가 몇 개인데…….”
그리고 그때, 그레모리가 매의 눈으로 아서의 뒷모습을 찾아냈다.
“앗! 군주님, 어딜 도망가요!”
“나도 좀 쉬자, 그레모리!”
도망치는 아서.
그리고 그레모리가 쫓아가려 했다, 그때 올리아가 그레모리의 앞을 막아섰다.
“마앙, 군주님 어서 도망가요!”
“고맙다, 올리아!”
일하기 싫어 도망치는 아서!
평화.
그것은 평화였다.
그가 있다면 영원히 깨지지 않을 평화, 군주게임에서도 현실에서도 말이다.
도망치는 아서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이제 그는 자신이 원했던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완결-
작가 후기.
안녕하세요. 박민규 작가입니다. 1년 가까이 집필했던 군주회귀록이 드디어 완결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함도 많았고 아쉬움도 많았던 작품이었습니다. 부족한 작품이나마 이렇게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정말이지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저는 신작으로 찾아…… 뵙고 싶은데, 신작이 연재 중이네요……^^;;
그리고 끝으로 올리아가 말합니다.
올리아: 망! 군주 회귀록 사랑해주셔서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망망!
그레모리: 올리아! 그건 내가 하려던 말이라고! 그것보다 어서 빨리 아서 군주님을 침대 위로 넘어트릴 방법을 연구하자꾸나.
성녀 아리스: 배, 배고파……
아서:그러고보니 올리아, 작가에게 군만두를 먹이는 걸 깜빡했다.
올리아:마아앙……? 그런 큰실수를!!!
모두 감사했습니다.^_^ 박민규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