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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207화 (207/210)

# 207

군주회귀록 207화

그리고 아서는 자신의 입으로 호언장담했었다.

오늘 내로 모든 용족들을 자신의 발밑에 무릎 꿇리겠다고 말이다.

곧 카샤스가 무릎을 꿇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용족들이 웅성거리다가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랄프는 생각했다.

‘아서, 저놈 또 뭔가 꾸미는 게 분명해보이는데…….’

* * *

정답.

아서는 랄프의 생각을 읽었다면 딱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아서는 용족들의 습격을 빌미로 또 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많은 희생이 없는 게 오히려 낫겠지.’

인간들은 더 이상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카샤스가 말했다.

“원하는게 뭐냐.”

“내 동맹이 될 것.”

“……!”

그 말에 카샤스는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대군주 카샤스.

그는 진심으로 놀라고 있었다.

인간 대군주 아서의 편이 된다.

그는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 않은가.

‘지금 내가 자존심 챙길 때가 아니지!’

하지만 자존심을 챙기기에는 지금 자신의 사랑하는 여인 베닉에 의해 그래선 안 된다는 생각을 카샤스는 했다.

자존심보단 걱정이 먼저 들었다.

‘내가 아서 군주 편에 붙는다면…….’

바알 대군주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당장이라도 그를 죽이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난 너를 동맹으로 받아들이고 곧바로 바알 대군주를 칠 것이다. 먼저는 카샤스 네가 먼저 바알 군주를 쳐라, 그 후에 내가 곧바로 병력을 이끌고 놈을 치마.”

“…….”

그말을 듣고 카샤스는 처음 갈등이라는 걸 하기 시작했다.

아서라는 군주가 강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자신이 먼저 방심한 바알 군주를 공격한다.

그 후에, 아서가 뒤를 이어 공격해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싸움이었다.

또한, 자신의 사랑하는 여인 베닉도 지킬 수 있을 것이었다.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카샤스가 바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군주들의 의견도 필요했다.

실질적으로 대군주라고 할지라도 그 밑으로 무수히 많은 군주가 존재하고 그 존재들의 승낙하에 병력은 움직이기 때문이다.

“딱 하루를 주도록 하지.”

* * *

카샤스. 그의 말에 그 밑에 있는 용족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인간 아서 대군주의 편에 서잔 말입니까?”

이게 무슨 어처구니없는 말이란 말인가.

또한, 카샤스는 이 모든 일이 자신의 여인 베닉에 의해 벌어졌다는 사실 또한 그들 모르게 했다.

만약 그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순순히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아서 대군주가 혼자서 300의 병력을 몰살시켰다는 말 모두 들었겠지?”

그 말에 군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만나 본 아서 군주는 바알 대군주보다 훨씬 더 무섭고 강한 자다. 그의 영지 또한 만만치 않은 힘을 발휘하겠지.”

“…….”

용족 군주들은 잠시 입을 닫고 들어보기로 했다.

“이제까지 한번도 대군주 바알은 그 이름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거의 독재적인 정치를 이어가고 있지.”

그 말도 사실이었다.

셋의 대군주?

개소리였다.

사실상 대군주는 바알이었고 자신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말이 맞았다.

그정도로 바알은 독재정치였다.

자신들은 그가 기라면 기었고 핥으라면 핥는 자들뿐이었다.

“한데, 이번에 바알 대군주를 나와 인간 아서 군주가 함께 동맹을 맺고 기습을 가할 거야.”

“……기습이요?”

“그래, 내가 먼저 방심한 바알 대군주의 병력을 칠 것이야, 그 후에 아서 대군주가 병력을 이끌고 올 것이네, 아무리 바알 대군주라고 할지라도 방심했을 때, 특히나 둘의 대군주가 총공격할 때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흐음…….”

그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들어봤다.

그들도 사실 바알 대군주에게 얹힌 게 많았다.

그리고 카샤스는 결정적인 말을 했다.

“그리고 인간 대군주 아서와 완전히 동맹을 이룬 척하며 그 자리에서 아서도 죽이고 그 안의 모두를 죽이는 거다. 어때?”

아서는 카샤스가 바알 군주를 치기로 한 날 베릭과 함께 온다고 하였다.

베릭을 되찾고 그곳에서 아서 또한 뒤통수 친다.

그리고 유일한 대군주로 오른다.

“우리 용족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횔세!”

모든 생명체는 간사하다.

그리고 용족은 다소 단순한 편이었다.

그런 카샤스의 말에 용족들은 가슴 속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거 나쁘지 않은 것 같군요.”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

카샤스는 승낙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바알 군주도 잡고, 아서 군주도 잡는다.

일석이조의 계획이다.

* * *

바알 대군주는 인간계로 영지를 이전했다.

또한, 그를 따라 무수히도 많은 군주들이 병력을 이끌고 내려왔다.

모인 마족의 숫자만 자그마치 13만이었다.

바알 대군주는 카샤스로부터 아직도 여전히 아서 군주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

생각보다 저항이 거세다고 하였다.

때문에 바알에게 말하기를, 그가 내려오는 날, 한꺼번에 총연맹을 쓸어버린다면 반응할 것이라 했다.

바알도 그에 고개를 끄덕였다.

15만의 병력의 앞에 선 바알은 곧이어 멀찌감치에서 오기 시작한 용족들을 볼 수 있었다.

바알은 그들을 둘러보다 고개를 갸웃했다.

‘좀 더 많은 것 같은데?’

본래 카샤스가 데리고 내려갔다는 병력은 8만 정도라고 들었다.

한데, 지금은 거의 그 두 배 정도 되는 듯 보였다.

곧이어 카샤스가 바알의 앞에 도착했다.

“오셨습니까, 바알 대군주님.”

“그래.”

카샤스는 그의 끄덕임에 속으로 치아를 뿌드득 갈았다.

빌어먹을 새끼.

너의 그 건방짐도 이제 끝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카샤스는 속으로 짙게 웃었다.

“출발하시죠. 전 혹시모를 공격에 대비해 뒤쪽에 지키며 가겠습니다.”

바알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함께 말 위에 올라 이동을 시작했다.

용족들은 자연스레 마족들과 함께 움직였다.

그러던 중, 바알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용족들이 갑자기 둘러싸며 이동하기 시작한 것.

바알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퍼지익!

용족들이 마족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죽어랏!”

“죽여!”

“와아아아!”

“끄아악!”

“크하악!”

바알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는 주변을 흩어봤다.

자신들을 포위한 용족들이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마족이 강하다고 해도 용족들도 그에 절대 뒤지지 않는 족들이었다.

하지만 바알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푸화아아악!

그의 마기가 폭사되는 순간, 주변에 있는 무수히 많은 용족들이 목을 부여잡고 죽어 나갔다.

그리고 바알은 피식 웃었다.

“카샤스. 배신했구나.”

바알은 비릿하게 미소 지었다.

황당한 일이었다.

어떤 일 때문인지는 몰라도 인간 군주에게 포섭당한 것 같았다.

그리고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이틀.

이틀 밤 동안 마족들과 용족들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카샤스 또한 자신이 소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병력만을 데리고 왔다.

그리고 마족 바알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숫자는 용족이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마족 군주 바알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다시 반나절이 지났다.

마족의 숫자도 이제 2만밖에는 남지 않았다.

한데, 이제 용족의 숫자는 1만만 남았다.

“카샤스 대군주님, 아서 군주는 언제 옵니까!?”

동맹을 맺기로 했던 아서 군주.

그가 오지 않고 있었다.

“모르겠군…….”

전세가 역전되었다.

하지만 아서 군주가 보낸 인간 병력이 도착한다면 또 한 번 판은 뒤집힐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3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서는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카샤스!”

바알 대군주의 목소리.

카샤스는 계속해서 남은 병력과 함께 후퇴를 거듭하며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죽어 나간 용족과 마족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인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와이번 한 마리가 도착했다.

그 와이번에는 다름 아닌 카샤스의 여인 베닉이 타 있었다.

베닉은 와이번 위에서 밧줄에 꽁꽁 묶여 있었다.

“베닉!”

카샤스의 얼굴에 희열이 감돌았다.

이제 곧 허공을 와이번 수만 마리가 뒤덮을 것이다.

그리고 승리했다고 믿는 바알 대군주와 그 병력을 집어삼킬 것이다.

베닉의 밧줄을 다급히 풀어주던 카샤스는 곧이어 하나의 쪽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게?”

카샤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쪽지를 서둘러 펴봤다.

그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가려고 했는데, 배탈 나서 못 간다. 고생해라. 파이팅!]

꾸우욱-

카샤스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제야 알 수 있었다.

‘내가 자기의 뒤통수를 칠 걸 알고 있었어…… 아니……!’

그는 입을 벌렸다.

‘우리끼리 싸우게 만들어서 서로가 병력을 소모하게 만든 게 분명해!’

카샤스는 바알과 자신이 함정에 빠졌음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면 자신들은 지금 대부분의 병력을 잃었다.

물론 마계, 혹은 용족들의 땅으로 돌아간다면 병력은 충분히 다시 모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없다는 거였다.

“바알 대군주, 우린 지금 함정에……!”

“닥쳐라!”

쑤화아악!

그리고 어느덧, 바알 대군주가 카샤스의 지척에 다다랐다.

바알은 카샤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누구라고 할지라도 카샤스의 말을 듣지 않을 거다.

카샤스는 바알에게 배신자일 뿐이었다.

곧이어.

푸화아아악!

카샤스의 목이 잘리며 바닥을 뒹굴었다.

“구, 군주님.”

베닉이 비명을 지르며 그를 꽉 끌어안았다.

그 순간, 바알은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베닉 또한 베어냈다.

주변을 둘러보자 피가 낭자했다.

바알은 숨을 뱉었다가 삼켰다.

이런 피비린내. 그는 아주 좋아했다.

그리고 어느덧, 마족 6천이 남고 용족이 전멸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수우웅-

툭-

누군가 던진 돌이 바알의 뒤통수를 때렸다.

현재 카샤스는 도망쳐서 협곡까지 온 상태였다.

바알의 시선이 위로 올라갔다.

협곡의 끝에 한 사내가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얄밉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네놈……!”

바알의 치아가 뿌드득 갈렸다.

그도 바보는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카샤스가 자신을 뒤통수 쳤다.

그리고 카샤스는 갑자기 다급하게 함정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 함정은 아서가 판 것이 분명했다.

위에서 손을 흔들며 밝게 웃고 있던 아서.

그리고 그 주위로.

수십만의 병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

병사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그리고 아서가 어깨를 으쓱였다.

“웁쓰!? 자기들끼리 싸우다 전부 죽어버렸네?”

“…….”

바알의 치아가 빠드득 갈렸다.

그가 피에 절은 검을 들어 올려 그를 가리켰다.

“내려와라.”

“싫은데?”

그와 함께였다.

쾅쾅쾅쾅쾅쾅쾅쾅!

미리 준비해 놓고 있던 수많은 마법이 터져나갔다.

5클래스 마법부터 시작해 8클래스 마법까지.

불의 토네이도가 마족들을 집어삼켰다.

강력한 번개의 창이 도망치는 마족들을 꿰뚫었다.

바람의 칼날들이 그들을 찢어발겼다.

거대한 불덩어리가 찢어진 공간에서 튀어나와 적들을 삼켜버렸다.

6천이란 숫자가 순식간에 죽어 나가는 건 순식간이리라.

바알은 치아를 꽉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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