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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205화 (20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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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 205화

발린 영지.

그곳의 군주 발르든은 아직도 그 전율을 잊지 못했다.

“크, 아서 대군주님. 진짜 아서 대군주님의 연맹에 들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군.”

그 말에 옆에 있던 누에고치 대리인 끼루가 말했다.

“누에! 최고의 군주! 아서 군주님의 수하가 된다면 누에! 아주 대단하겠지요!”

그 말에 발르든은 고개를 끄덕였다.

발르든은 이제 겨우 B급의 군주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런 그였지만 언젠가는 A급, 또 언젠간 그 이상을 넘어 도전군주가 되어서 아서 군주님의 곁을 보필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때였다.

쿠그그그그그!

땅이 진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진동은 주변 일대를 크게 흔들어놓는 듯싶었다.

의아한 표정을 지은 그는 서둘러 기사단을 소집하여 성 외곽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으, 으아아아…….”

그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고 말았다.

펄러억!

날개뼈 죽지에 와이번의 날개와 흡사한 날개를 펼친 이족보행의 존재 200여 마리가 창과 검, 활을 들고 일제히 영지를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

‘저, 저게 도대체 뭐야……!’

뼈로 이루어진 드래곤의 머리 형상을 한 성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영지는 그 누구도 감히 쉬이 뚫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고 높게 성벽이 솟아 있었다.

콰아아아앙!

곧이어 허공으로 날아오른 용족 중 하나가 창을 힘껏 던졌다.

그 순간, 창이 단숨에 성벽을 파괴해 버렸다.

‘미친……!’

성벽의 방어력이 저 공격 한 번을 방어하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발린 군주의 영지는 B급이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곧이어 용족들을 향해 누에기사단이 출격했다.

푸지익!

풔지익!

퐈앗!

하지만 너무나도 싱겁게.

허무하게도 누에기사단이 단칼에 휩쓸려 나갔다.

단 10분.

그 10분 만에 용족들이 누에기사단을 휩쓸고 영지 안으로 진입했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용족 마법사들이 쏘아낸 불길이 영지 전체를 휩쓸기 시작했다.

어떠한 용족은 입을 벌렸다.

그 입에서 뿜어지는 거대한 브레스가 건물을 무너뜨렸다.

콰르르르르릉!

“구, 군주님…… 어서 피신하셔야……!”

퍼지익!

그 순간, 누에 대리인의 가슴을 창 하나가 꿰뚫고 지나갔다.

“도, 도망치십시오…….”

누에 대리인의 말에 발르든은 눈을 크게 떴다.

곧이어 뒤쪽에서 누에 대리인의 가슴을 관통시킨 창의 주인.

용족이 창을 뽑아내며 물었다.

“아서 군주의 영지는 어디에 있느냐.”

* * *

그레모리는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한(?) 루시아를 보며 이빨을 빠드득 갈았다.

‘빌어먹을! 군주님 옆에서 떠나질 않잖아!’

루시아는 아서 군주의 현실 약혼 관계라는 것을 빌미 삼아 아서의 옆을 떠나지 않았다.

물론 아서는 크게 관심도 없는 것 같았지만.

“그레모리, 왜 이렇게 부들부들 몸을 떠는 거냐?”

“아닙니다.”

그레모리는 어색하게 웃음 지었다.

그러던 중이었다.

끼에에에에에에!

거대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울음소리에 아서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성 외벽으로 나왔다.

그리고 거대한 와이번 한 마리가 성 외벽에 내려앉았다.

그 등 뒤에 타고 있는 자는 다름 아닌 브록 군주였다.

“무슨 일이지?”

“아서 대군주님. 역시 아직 모르시는군요.”

대군주가 된 순간, 모든 자가 아서에게 존대를 해야 했다.

그것은 브록이나 혹은 다른 도전군주들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지금 현재 대륙 한복판에 용족의 영지가 나타났습니다.”

“……!”

그 말을 들은 아서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완전한 통합 전인지라, 용족은 인간들이 있는 곳을 완전히 침범할 수 없는 때였다.

그런데, 그들이 내려왔다?

그리고 이어진 브록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약 오십 개의 영지가 무너졌습니다.”

“…….”

아서는 그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

‘막무가내로 나오는군.’

어떤 방식으로 그들이 이곳까지 내려와 행패를 부리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그들은 군주들만을 살려두었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질문을 했답니다.”

“어떤 질문?”

“아서 군주는 어디에 있나.”

“…….”

아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하지만 아직 침착해야 할 때였다.

‘예정보다 전쟁이 빨리 다가온다.’

아서는 느꼈다.

최후의 전쟁.

그것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 어쩌면 차라리 잘 되었다.

군주게임을 통합하는 것.

나머지 두 군주를 치고 유일한 대군주에 자리에 서는 것.

그것이 어쩌면 아서에게는 차라리 나은 일일지도 모른다.

더욱더 빠른 평화를.

더욱더 빠른 안정을 위해서.

아서도 이젠 이중생활을 그만하고 싶었다.

현실에서도, 이곳 군주게임에서도.

매일 같은 전투는 그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그는 영웅이 아니다.

단지, 복수하기 위해 아득바득 올라왔을 뿐이다.

그 결전의 날이 밝아가고 있는 것이고.

“현재는?”

“여전히 많은 영지가 쓸리고 있습니다. 이동 인원은 300씩입니다. 문제는 총 3,000이 넘는 인원이 열 개의 팀을 꾸려서 쉬지 않고 영지를 무너뜨리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현재 도전군주 셋은 서둘러 연맹원을 소집. 군대를 꾸리는 중입니다.”

“알았다.”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 영지의 세세한 위치를 아는 자들은 손에 꼽힌다.

그들은 지금 아서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다 죽기 전에, 나와라. 아서.’

“오라면 가야지.”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검의 대제 랄프.

그는 거대한 거미 위에 올라탄 상태였다.

또한, 그 뒤의 병력들 역시도 랄프가 탄 거미보다는 다소 작은 크기의 거미에 올라 있었다.

자신의 검을 뽑아 든 랄프는 앞에서 함락당하고 있는 이케린 영지를 볼 수 있었다.

“용족들을 몰아내라!”

랄프가 힘껏 검을 치켜들고 외쳤다.

그와 함께 빠르게 거미들과 그 위에 탄 거미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랄프 또한, 거대거미의 위에 올라 빠르게 이동했다.

랄프가 탄 거대거미의 이름은 베이즈.

3대 재앙급의 몬스터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힘을 발휘하는 시크릿 유닛이었다.

놈이 빠른 속도로 벽을 타올랐다.

그 순간, 랄프는 번쩍 뛰어올랐다.

허공을 배회하다가 영지민 하나를 낚아채 날아오르는 용족을 향해 그가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탓!

그리고 힘껏 용족을 베어냈다.

푸지이익!

랄프는 떨어지는 순간, 영지민을 받아 챈 후에 땅에 착지했다.

그다음 땅에 내려놓은 상태로 다시 달려나갔다.

“키헤에에에!”

베이즈가 용족들과 싸움을 벌였다.

열다섯의 용족들이 거대한 거미 베이즈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랄프의 검에 빛이 서렸다.

촤아아앗!

날아간 검기가 단숨에 둘의 용족을 절단 냈다.

곧이어 용족들이 랄프를 집중공격하기 시작했다.

탱!

탱탱탱!

‘X발! 무슨 일반 기사단 새끼들이……!’

분명히 이들은 특별한 유닛들이 아니었다.

그저 용족 대군주의 영지에서 거느리고 있는 기사단 중 일부일 것이다.

한데, 고작 그런 놈들이 힘이 어찌나 강한지 랄프조차도 숨이 턱 막힐 정도였다.

수화아아악!

횡으로 또 한 마리의 용족을 베어낸 랄프는 곧이어 들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끼에에에엑!”

“캬하아아아악!”

그의 고개가 허공으로 돌아갔다.

“헉……!?”

랄프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느덧 허공 위를 가득 채운 존재들.

바로 용족들이었다.

용족 일천 마리가 하늘을 배회하고 있었다.

‘함정이다……!’

랄프는 그 순간 알 수 있었다.

현재 랄프는 자신의 영지의 병력을 상당수 남겨두었다.

혹시 모를 습격을 대비해서다.

그리고 최소한의 병력으로 세 개의 팀으로 쪼개어 각 영지로 보냈다.

지금 현재 랄프가 이끄는 병력은 약 800.

300의 용족이라면 상대가 가능하다.

랄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1천의 용족을 랄프가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곧이어 용족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흑빛의 갑옷을 착용하고 조금 더 커다란 자가 랄프의 앞에 내려앉았다.

그는 씨익 하고 짙게 웃었다.

곧이어 용족들이 랄프가 데려온 아라크네스 영지의 병력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크하아아악!”

“커헉!”

그 비명소리를 들으며 랄프는 피식 웃었다.

“해보자 이거지?”

그 말에 용족 전사 데이든은 피식 웃었다.

용족 전사인 그는 용족 대군주가 아끼는 5인의 전사 중 하나였다.

그는 비록 유닛이었지만 랄프 군주를 스스로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일단은 랄프 군주를 인질로 삼아 아서군주를 끌어들여야겠…….’

그가 그 생각한 순간.

타앗!

빠르게 지면을 박찬 랄프가 그를 지나쳐갔다.

가뿐히 몸을 비틀어 데이든이 피해냈다.

하지만 그 순간.

핏-

그는 미간을 좁혔다.

‘뭐지?’

그는 볼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손으로 한 번 만져 봤다.

붉은 피가 묻어났다.

‘인간은 아서 대군주를 제외하고는 별 볼 일 없는 종족. 심지어 그 도전군주들마저도 최하위의 종족 아니던가?’

그런 생각을 하던 순간, 또 한 번 랄프가 공격해 왔다.

태애에에에엥!

랄프와 그의 무기가 충돌한 순간이었다.

핏핏핏핏핏!

데이든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분명히 방어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온몸을 휘감는 타격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몸 곳곳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아서 새끼가 놀 때, 나도 미친 듯이 수련했거든?”

랄프의 입가가 찢어졌다.

“이런…….”

그 순간.

랄프의 검이 강렬한 빛을 머금었다.

수우우우웅!

콰아아아아아앙!

데이든의 검과 충돌을 일으킨 순간이었다.

팟팟팟팟팟팟!

분명히 닿지 않았음에도 데이든의 몸 곳곳에서 피가 솟구쳐 올랐다.

쿠우우웅!

그의 양쪽 무릎이 절로 꿇려졌다.

랄프는 있는 힘을 다해 데이든의 목을 힘껏 내리쳤다.

퍼지이익!

그리고 그의 머리를 발로 차버렸다.

“어딜 용족 새끼가 나대!?”

피식 웃은 랄프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주변을 가득 채운, 용족들을 볼 수 있었다.

800이 넘는 용족들이 오로지 자신만을 사냥하기 위해 병장기를 겨누고 있었다.

“몸 좀 풀겠군.”

우둑하고 뼈를 푼 랄프는 씨익 웃었다.

어느덧 자신의 모든 병력이 당했다.

빌어먹을 일이다.

‘아서 대군주…….’

어쩌면 재앙의 원인은 그였다.

그를 찾기 위해 이들이 길길이 날뛰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랄프 기준에서 쪽팔린 말이다.

‘암, 남자라면 최고가 되어야지, 멋지다 아서!’

자신과 한때 동등하게 싸웠던 남자.

그리고 지금.

누구보다 높은 정상을 보고 있는 군주.

아서 더 프레스.

랄프는 그를 응원했다.

랄프가 검을 꽉 쥐었다.

그리고 뛰어들었다.

푸화아아앗!

그가 이번에 새로 얻은 능력.

바로 무형의 검.

휘두를 때마다 반경 1m 내를 찢어발긴다.

병장기에 부딪혀도 마찬가지다.

수화아아악!

수화아아아악!

수화아아악!

수백마리의 용족들 틈에서도 밀리지 않고 싸우는 랄프는 과연 대단했다.

혈혈단신 그는 100이 넘는 용족의 목을 쳐냈다.

그리고.

퍼지잇!

어깨를 관통당하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곧이어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랄프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정상이었다.

그는 자존심이 강했고 누구보다 지길 싫어했다.

그런데, 자신이 미끼가 된다?

그는 검을 반대로 쥐었다.

그 상태에서 자신의 복부를 찌르려 했다.

바로 그때였다.

퍽!

“염병한다.”

“컵!”

누군가 뒤통수를 힘껏 후려쳤다.

랄프가 옆을 돌아봤다.

아서가 창을 들고 그 옆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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