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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99화 (199/210)

# 199

군주회귀록 199화

리미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감히, 리미스 군주님께!”

그의 뒤쪽에 있던 천족들은 길길이 날뛰었다.

그와 함께 아서의 뒤에 있던 인간 병력들이 다 함께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

“……!”

“……!”

천족들은 길길이 날뛸 수밖에 없었다.

발렌은 그 모습을 보며 재밌다는 듯이 진행했다.

“크르, 초반 기선전은 인간 군주 아서가 가져가는군요.”

“우우우우우우우!”

“쯧쯧, 수준하고는!”

관중석에서 다시 야유가 튀어나왔지만 아서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그레모리는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딱 군주님 답구나.”

“망! 군주님 멋져!”

많은 야유 속에서도 기죽지 않는 아서의 모습은 그레모리와 올리아가 보기에는 정말 멋져 보였다.

그리고 이어 스크린이 떠올랐다.

거대한 스크린에 순서가 떴다.

그 순서는 바로 세 가지 종목 중에 어떠한 것을 먼저 진행할지를 알리는 것이었다.

[1. PVP]

첫 번째 종목.

바로 PVP였다.

그에 리미스는 생각했다.

초반부터 놈을 확 기선제압하고 갈 수 있겠구나!

놈의 저 기고만장함을 한 번에 꺾을 기회 중의 기회였다.

리미스의 입가가 짙게 찢어졌다.

“크르, 도전군주와 대군주는 셋의 유닛씩을 뽑아주시기 바랍니다.”

리미스와 아서는 빠르게 셋을 뽑았다.

사실상 그들은 이미 거의 정해놓은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3:3 PVP 베이커스VS디아블로.]

첫 선발주자들은 서로가 같은 생각을 했다.

가장 강력한 전력을 세운다는 거였다.

그리고 리미스는 예상했다.

베이커스가 디아블로를 꺾고 그 이상의 놈들까지 가볍게 찍어 누르리라는 것을.

그리고 인간 소년 군주, 아서는 디아블로의 귀에 대고 뭐라뭐라 속삭이고 있었다.

곧이어 베이커스가 앞으로 나섰다.

그와 마찬가지로 디아블로도 앞으로 나섰다.

“크르, 초반부터 아주 강력한 유닛들끼리 붙는군요!”

“와아아아아!”

“재밌겠다!”

디아블로의 악명은 마계에서도 아주 유명하다.

그리고 방금 전 한 엘프가 했던 베이커스의 말.

마신의 악마라 불리는 베이커스의 존재다.

그 존재가 결코 호락호락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이어, 네 개의 손에 네 가지 병장기를 쥔 베이커스.

그는 디아블로를 가만히 응시했다.

공허한 눈이, 공포를 자아냈다.

그에 디아블로가 말했다.

“뭘 쳐다보나? 눈이 참 더럽군.”

“…….”

디아블로도 아서의 곁에서 생활하면서 그의 상대방을 약올리는 기술 1001가지 정도를 익힌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어 발렌이 외쳤다.

“크르, 첫 번째 대결을 시작합니다.”

수와아아아아악

발렌이 타고 있던 드래곤의 입에서 브레스가 뿜어져 나갔다.

그 브레스가 PVP의 시작을 알렸다.

* * *

총운영자 벨로는 당연하게도 VVIP석에 앉아 다른 상급 운영자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VVIP석에 앉은 이들 중엔 마족 대군주 바알과 용족 대군주도 있었다.

“믿을 수가 없군, 베이커스라니.”

바알은 눈살을 찌푸렸다.

베이커스의 정보에 대해서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베이커스를 얻기 위해선 살아 있는 A급 암컷과 수컷의 피 5천씩이 필요하다.

그 살아 있는 자들을 제물로 바친다면 베이커스라는 끔찍한 악마를 얻을 수 있다.

“PVP는 볼 것도 없겠군요.”

용족 대군주의 말에 바알은 고개를 저었다.

“저 인간 소년. 얕봐선 안 된다.”

바알은 그로 인해 심장 포식자라는 대군주의 권능이 모조리 파괴되어 버렸다.

그 때문에 아서라는 소년이 생각보다도 더 악랄하고 치밀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강하다는 것도.

“하지만 바알 대군주.”

총운영자 벨로가 말문을 열었다.

“아무리 디아블로라지만 감히 마신의 악마 베이커스를 이길 수 있으리라고.”

총운영자 벨로는 베이커스의 정보를 알고 있었다.

사실상 마신 이그니스 조차도 부리기 어려운 존재가 바로 저녀석이었다.

그리고 그때, 베이커스가 맹렬한 기세로 디아블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콰아아아아앙!

베이커스가 쥔 검이 움직였다.

직격하는 순간, 디아블로가 뒤로 퉁겨 날아갔다.

“압도적인 힘이군요!”

용족 대군주가 감탄했다.

그와 함께 눈에 보이지도 않을 빠른 속도로 베이커스가 움직여 날아가는 디아블로의 속도를 따라잡았다.

태애애앵!

디아블로의 이도류가 날아가면서도 베이커스의 공격을 막아냈다.

“반응속도가 대단하군.”

바알은 감탄했다.

디아블로.

저 유닛도 참으로 탐이 나는 유닛이다.

사실상 바알이 가진 많은 유닛 중에서도 지금의 디아블로와 견줄 녀석은 없을 터.

그 이유는 디아블로가 자신의 형제를 흡수하여 강해졌기 때문!

하지만 베이커스 또한 강했다.

베이커스의 네 개의 병장기가 차례대로 휘둘러진다.

태태태태태탱!

“큽!”

디아블로가 물러서며 힘겹게 막아선다.

그 순간, 베이커스의 네 개의 병장기에서 검은 마기가 폭사되며 디아블로를 향해 거칠게 날아갔다.

수우우우우웅!

수우우우웅!

수우우우우웅!

날아오는 마기들을 보면서 디아블로도 마기를 폭사시켰다.

푸화아아앗!

검은 기운이 경기장을 뒤엎을 듯 검게 타오르고 있었다.

디아블로가 지면을 박차고 달려가 네 개의 검은 마기를 상쇄시켰다.

그 순간.

어느덧 거리를 좁힌 베이커스의 창이 디아블로의 가슴을 공격했다.

“끝났군.”

바알이 중얼거렸다.

그가 보았을 때 저 창은 절대로 피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디아블로가 발끝을 비틀었다.

그리고 그의 몸이 저절로 옆으로 비틀어졌다.

수우웅!

가까스로 피해낸 디아블로,

그의 이도류가 베이커스의 가슴을 베어냈다.

푸쉬이이익!

푸쉬이이이익!

베이커스의 가슴에서 솟아오르는 붉은 피.

하지만 곧이어.

꾸물꾸물 꾸물-

엄청난 속도로 가슴의 상처가 재생되고 있었다.

“그걸 피한 디아블로도 대단하지만 저걸 단 몇 초 만에 회복시키다니.”

바알은 감탄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이 싸움은 디아블로가 필히 진다.

저 정도의 말도 안 되는 재생력을 가진 생명체를 이길 존재가 있을 리 없었다.

방법이 있다면 머리를 잘라내야 한다.

문제는 베이커스의 머리는 한 개가 아니다.

어쩌면 베이커스의 머리 한 개를 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베이커스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단숨에 적의 목도 치리라.

하지만 그 순간.

디아블로는 매서운 기세로 그를 노려보다가 이도류를 늘어트렸다.

그리고 피식 웃었다.

“……?”

바알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이어서 디아블로.

그의 입술이 둥글게 말렸다.

“휘이이이이!”

그 말린 입술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다름 아닌 휘파람 소리였다.

* * *

“휘이이이이!”

디아블로는 휘파람을 불었다.

이 휘파람은 아서가 경기 시작 전에 불라고 알려줬다.

“베이커스의 약점은 휘파람이다. 휘파람을 부는 순간, 녀석은 온몸의 힘이 빠지게 되지. 마치 쇠를 긁는 소리를 듣는데, 신경이 마비되는 것만 같지.”

도대체 군주님은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계신 걸까?

아니, 그것은 사실 중요치 않았다.

아서 군주님은 언제나 항상 앞서 나가시는 분이셨지 않은가.

그 때문에 디아블로는 그의 말을 믿었다.

그러면서 말했다.

“질 것을 알지만 잠시 싸워봐도 되겠습니까?”

그 말에 아서는 알았다.

디아블로는 자신을 계속 갈고닦으려고 한다.

자신보다 강한 자가 있으면 싸워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아서의 말대로라면 말 그대로 베이커스는 가볍게 잡을 수 있는 사냥감일 뿐이었다.

그에 아서는 흔쾌히 수긍했다.

그리고 디아블로는 베이커스와 싸워본 후 자신의 한계를 알았다.

재생력도 그렇지만 실력면에서도 모두 뒤떨어진다.

‘아직 내 위엔 더 강한 자들이 많군.’

때문에 더 성장하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휘파람을 불었다.

그 순간.

“크아아악!”

“크라아아악!”

베이커스가 온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바닥으로 털썩 쓰러졌다.

“……?”

“……?”

“……?”

관중석은 잠시 침묵에 휩싸였다.

디아블로는 휘파람만을 불며 이도류를 늘어뜨린 채 터벅터벅 걸어갔다.

“크아아아!”

“크라아아아!”

네 개의 손이 발버둥 치는 것처럼 미칠 듯이 움직여댄다.

또한, 베이커스는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는 게 보였지만 그게 안 되는 듯 일어서질 못했다.

그리고 가장 당혹한 것은 바로 그의 주인 리미스였다.

“이게 어떻게……?”

지금 바닥을 구르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토하고 있는 존재.

저 존재가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베이커스가 맞단 말인가?

어떠한 적도 말살시킬 것만 같았던 베이커스!

또한, 마신의 악마라고 불리는 존재!

그리고 디아블로는 그런 그를 무심히 내려봤다.

그리고.

푸지익!

그의 이도류가 움직여 단숨에 베이커스의 목을 갈라냈다.

붉은 피가 솟구쳐 올랐다.

잘린 피가 재생되는가 싶더니, 휘파람은 그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 재생되지 못했다.

디아블로는 무심하게 남은 머리 하나를 베어냈다.

그리고 이도류에 묻어 있는 피를 훌훌 리미스 쪽으로 털어내고는 걸음을 돌려 걸어갔다.

그리고 아서에게 작게 묵례를 취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디아블로의 인사에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리미스는 너무 놀라 말문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이런 염병……!’

그리고 그 뜻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자신이 가장 믿고 있던 강력한 병력이 쓰러졌다.

그럼 앞으로는?

“크르, 두 번째 PVP가 시작됩니다!”

이번에도 아서 쪽에서는 디아블로가 나왔다.

그리고 리미스는 SS급 병력으로 빛의 골렘을 출전시켰다.

빛의 골렘!

리미스가 피식 웃었다.

비록 가장 강력한 베이커스를 잃었다고 하지만 그는 자신 있었다.

“빛의 골렘은 신의 축복을 받아 엄청난 방어력을 소유하고 있지, 절대 베어낼 수 없다. 절대로!”

그는 호언장담했다.

녀석의 높은 방어력은 모든 것을 압도할 듯 강하다.

이제껏 녀석이 베어지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최강, 최고의 방패!

그게 바로 빛의 골렘이었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 PVP가 시작되었다.

디아블로를 향해 빛의 골렘이 강력한 빛을 흩뿌리며 다가왔다.

끼익쿵, 끼익쿵!

매서운 기세로 달려오는 빛의 골렘.

디아블로의 검이 잔상을 남기며 녀석의 옆구리를 베어냈다.

그 다음 디아블로가 허리춤에 다시 이도류를 착용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터벅터벅 걸어가 다시 아서의 옆에 섰다.

리미스는 황당하단 표정이었다.

“감히, 검질 한 번으로 빛의 골렘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하지만 그가 그 말을 끝낸 순간.

후두두두두둑!

엄청난 방어력을 자랑하는 빛의 골렘의 몸이 반으로 갈리며 허무하게 쓰러져 버렸다.

아서가 고개를 갸웃했다.

“절대 방어력이라며? 베어낼 수 없다며? 이거 완전 양피지 방어력이구만?”

그리고 디아블로가 말했다.

“너무 허접해서 하품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군주님.”

“알아, 너 지금 찔끔 눈물 났다.”

둘의 완벽한 케미였다.

“…….”

“…….”

그리고 관중석은 잠시 침묵으로 물들었다.

리미스가 가진 유닛인 빛의 골렘!

이는 매우 유명한 존재였다.

어떤 종족도 뚫지 못한 방어력은 기정 사실로 알려져 있다.

헌데, 단 한 수에 베어졌다.

그리고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디아블로는 사실상 자신의 형제를 흡수하고 이젠 거의 SSS급 이상의 경지를 보고 있다.

아니, 사실상 그의 등급은 추정하기 힘들다.

베이커스도 분명 괴물이었지만 그는 약점이 존재하는 괴물이었다.

하지만 디아블로는 약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의 완벽한 괴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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