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
군주회귀록 190화
디아블로와 자신. 고작 둘이서 그레모리를 데려올 수 있을지도 몰랐다.
성 외곽에 서 있는 아서와 디아블로.
먼저 아서가 입구를 비집고 들어갔다.
그를 이어 디아블로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끼이잉, 무사히 그레모리와 함께 돌아와요. 군주님…….”
올리아가 슬픈 표정으로 문을 바라봤다.
***
화아아아악!
아서는 검은 문을 비집고 들어오자마자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뒤를 이어서 디아블로가 들어왔다.
아서에게 알림이 울렸다.
-마신의 영역. 불의 영역에 발을 들이셨습니다.
-불의 영역은 던전의 형태입니다.
던전 형태.
끝에 보스몹이 있고 보스를 잡아야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보스는 그레모리를 탈환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던전이라고 보기에 모호한 것이 딱 한 가지가 존재했다.
바로 엄청나게 넓다는 사실이었다.
아서는 디아블로와 함께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리고 그순간.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띠링-
(마신 이그니스에 대항하는 자)
등급: 신
지급 캐시: 30,000
보상: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 마신의 권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시: 그레모리를 잃음
설명: 가장 흉폭하며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는 마신 이그니스. 당신은 그 마신 이그니스가 아끼는 그레모리를 다시 데려가려고 한다. 마신의 영역. 불의 영역을 공략하라! 그러면 그의 권능을 얻을 수 있으리라.
“……신의 권능?”
아서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군주의 권능조차도 놀랄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가졌다.
그런데 신의 권능이라니?
***
마신 이그니스.
그는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하……!”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군주게임을 진행하는 무수히 많은 종족!
그리고 그 종족 중에서 가장 최하위라고 할 수 있는 인간!
그 인간이 마신 그레모리를 탈환하겠다고 도전하고 있었다.
우스운 일이었다.
당장 군주게임의 최강의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대군주 바알조차도 자신에게는 고개를 조아리고 발에 입을 맞춘다는 거다.
마신 이그니스는 곧이어 수정구를 띄웠다.
수정구를 통해서 보이는 존재들.
한 존재는 바로 어린 소년 군주였다.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그레모리가 모셨던 군주가 고작 저딴 애송이였던 것인가?”
그는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이어 마신 이그니스는 그의 옆에 있는 자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신…… 디아블로……?”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어떻게 전신 디아블로가 옆에 있다는 것인가.
놀라운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신 디아블로가 그 애송이 군주에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 있었다.
“……?”
마신 이그니스는 도무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전신 디아블로는 마족 중에서도 최고의 전사라고 불리는 녀석이었다.
혼자서 수백 마리의 마족 이상을 살해한 그 전설은 마계에서도 뇌리 깊은 전설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불의 영역.
그곳에 있는 또 다른 존재.
그중에서 마신 디아블로와 대적할만한 존재가 딱 하나 존재하고 있었다.
그는 바로 전신 디아블로와 한 알에서 함께 태어난 형제.
불사의 군단장의 수호자인 베이크였다.
둘은 마신 이그니스에 의해서 떨어지게 되었다.
마신 이그니스는 처음 알에서 깨어난 두 쌍둥이 형제를 보고 직감했다.
이 두 형제가 함께 있다면 마신 군단장들의 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른다.
또한, 둘은 모두 흉폭함을 타고난 싸움꾼들이었다.
하지만 죽이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실력을 타고난 것이 바로 그 둘이었다.
결국 이그니스는 그 둘을 떼어놓게 했다.
디아블로는 고아처럼 마계 한복판에 버려졌고 마물을 씹어먹으며 살아남아 전신이란 이름이 붙어졌다.
그리고 베이크.
그는 마신의 군단장 중 하나이자 자신에게 가장 충성심이 깊은 자.
바로 그레모리의 호위기사로 붙여놨다.
“두 존재 중 한 존재가 죽으면…….”
이그니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한 존재는 그 다른 존재를 흡수하게 될 것이다.
이는 알에서 태어난 둘을 보자마자 이그니스가 알아챈 사실이었다.
둘은 서로를 먹고 강해질 수 있다.
한데, 둘이 영원히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건만!
하지만 만약 디아블로를 베이크가 죽인다면 베이크는 한층 더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의 불의 영지는 더욱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되리라.
***
푸쉬이이이!
땅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아서와 디아블로가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앞쪽에 마족 병사들이 나타났다.
아서는 흘끗 옆쪽의 디아블로를 바라봤다.
그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리고 앞쪽에서 침입자를 발견한 마족 수비대장 베커는 비웃을 수밖에 없었다.
“인간? 고작 인간이 마신의 영역에 발을 들이다니?”
“크흐흐흐, 이거 오랜만에 재미난 사냥감을 가지고 놀다 죽일 수 있겠군.”
그들의 입이 찢어졌다.
나약한 족을 죽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다.
마족 수비대의 인원은 총 열하나.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
그 순간, 베커는 볼 수 있었다.
수우우웅-
댕강!
“……응?”
베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현재 함께 있는 수하들은 수비대의 일원들이었지만 모두 상급 마족들이었다.
비록 불사의 군단장의 정예군단은 아니긴 하였지만, 절대 약하지 않은 이들!
하지만 그러한 이중 마족 한 명의 머리가 잘려나가며 피가 솟구쳐 올랐다.
“헉……!?”
베커가 경악 어린 신음을 토해냈다.
그 순간.
푸슈유유육!
푸슈유유유육!
푸슈유유유육!
마족들의 머리가 잘려나가며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낄낄거리며 웃던 베커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느덧 자신의 앞에 선 존재를 올려다봤다.
자신보다도 키가 조금 더 큰 존재.
그를 확인하고는 놀란 목소리를 토해냈다.
“저, 전신 디아블로……?”
푸슈유유육!
베커의 머리가 떨어지며 피가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가뿐히 마족들을 쳐낸 디아블로.
그는 아서를 호위하듯 그 옆을 지켰다.
안쪽으로 들어가는 아서는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불사의 군단장들만 당장 모두 출정해도 승산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무력은 강했다.
둘러싸이면 승산이 없다.
그리고 또다시 마족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디아블로가 길을 쳐내며 나아갔다.
그리고 여전히 아서는 묵묵히 놈들을 바라보며 나아가고 있었다.
***
“호오.”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
그녀는 조금 전에 침입자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수정구를 통해서 침입자를 확인한 그녀는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고작 인간이? 겁이 없구나.”
자신을 데리러 왔다는 사실을 알 리 없는 그레모리는 그저 재밌다는 듯 웃을 뿐이었다.
이어서 그레모리는 자신의 옆을 바라봤다.
그곳에 서서 양 팔짱을 끼고 있는 존재 바로 베이크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레모리의 그림자에 숨어있듯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베이크는 수정구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저와…… 똑같은 생김새를 가진…… 마족입니다…….”
“……그렇구나.”
베이크는 꽤 강한 무력을 보이는 마족이 무척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신 디아블로. 그게 저 녀석의 이름이다. 어찌 인간 따위가 전신 디아블로의 소유자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레모리는 피식 웃었다.
곧 베이크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한번 싸워보고 싶군요.”
“아직, 아직은 아니다. 먼저 불사의 정예군단을 출정시켜라.”
“알겠습니다.”
베이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그는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옮긴 그는 곧이어 각을 잡고 서 있는 백 명의 병력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이들이 불사의 군단장의 정예병력이었다.
그들은 흑색 갑주를 입고 있었고 마계의 명마라고 불리는 흑마 위에 타 있었다.
“침입자를 척살해라.”
“히히히히히히힝!”
흑마들이 거친 울음을 토해냈다.
곧이어 밖으로 출정하는 문이 열리며 100의 정예군단이 출정했다.
다그닥- 다그닥-
달리는 말 위에 탄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로드는 그레모리의 귀환을 아주 환영하는 이였다.
그리고 로드는 그레모리가 마신의 군단장으로부터 죗값을 받아 어떻게 되었었는지 또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온 자들이 그레모리를 데려가려 한다는 사실도.
‘감히 인간 따위가 그레모리 님을 수하로 부리려고 하다니!’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는 막강한 인물이다.
한데, 인간 따위가 그레모리에게 하대를 하고 함부로 대했을 것을 생각하자 로드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한참을 달리던 중이었다.
로드는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갑자기 달리던 말의 균형이 앞쪽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헉!?”
깜짝 놀란 로드는 그와 함께 흑마와 함께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이어서 옆쪽에 있던 말들도 땅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린 로드가 서둘러 말의 상태를 살피자 앞발이 깨끗하게 썰려 있었다.
그 순간.
퍼지잇!
강력한 이도류가 휘둘러졌다.
반사적으로 막아낸 로드!
그는 정예군단의 단장이었다.
이도류를 막아낸 그를 보며 거대한 존재가 차갑게 웃었다.
“제법.”
그 말이 끝난 순간이었다.
“드래곤 스피어.”
디아블로의 뒤에 서 있던 한 존재가 팔을 쭉 뻗어서 정예군단을 겨냥했다.
그의 팔에서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춤을 췄다.
그리고 이어서.
로드는 직감했다.
강력한 힘이 곧이어 자신들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방어진을 펼쳐라!”
정예군단이 방패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방패를 땅에 꽂는 순간, 거대한 투명한 방패가 정예군단 정체를 둥글게 감쌌다.
곧이어.
콰아아아아앙!
천지를 뒤흔드는 강렬한 소리!
그와 함께 던전 자체가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이어서 로드는 투명한 벽 안에서 방어하면서 볼 수 있었다.
파직-
퐈지지지직!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는 투명한 벽!
‘이, 이럴 수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신들의 방어막은 이제껏 뚫린 적이 없었다.
한데, 거미줄 같은 균열은 조금 더 커지더니, 이어 방어막을 깨부쉈다.
“로드님!”
서둘러 마족들이 달려와 로드의 몸을 겹겹으로 막아냈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충격에 휩싸인 정예군단.
곧 로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어 나간 시체 사이에서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인간 군주를 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고, 공격하라!”
로드는 재빠르게 이성을 차렸다.
공격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그들이 빠르게 그 둘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푸쉬이이익!
디아블로는 당연하게도 말도 안 될 정도의 강함을 보이며 적들을 쳐냈다.
한데, 더 놀라운 것…….
‘저 인간이 더 강해……?’
로드는 믿을 수 없었다.
어찌 인간이 저토록 강하단 말인가.
푸화아앗!
푸화아아악!
혼자서만 자그마치 열이 넘는 정예군단을 베어낸 아서.
그리고 그의 주위를 지키며 정예군단과 싸우는 디아블로도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푸슈육!
푸쉬이익!
“큽!”
“윽!”
하지만 거대한 마족과 인간, 아서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공간이 찢어지며 열렸다.
푸화아아아악!
그 안에서 말 두 마리가 튀어나왔다.
바로 지옥마였다.
“히히히히힝!”
“히히힝!”
지옥마의 등장과 함께 흑마들이 두려움에 떨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로드는 믿을 수 없었다.
지옥마라니!
“도, 도대체 네놈 정체가 뭐냐, 고작 인간이 맞긴 한 거냐!”
“…….”
아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베고 베다가, 이어 기회를 봤다.
그리고 디아블로와 눈을 맞추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쫓아라!”
아무리 강해도, 로드는 자신들이 놈들을 압박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도망치는 그들을 로드와 무리가 추격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