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회귀록-189화 (189/210)

# 189

군주회귀록 189화

“보상을 포기한다.”

[보상을 포기하셨습니다.]

[마신의 영역으로 가실 수 있습니다.]

마신의 영역.

마신의 군단장들이 다스리고 있는 위험천만한 지역이었다.

아서는 저 검은 색 문의 틈으로 들어가면 그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바로는 안 되었다.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없어.’

마신의 영역에 대한 정보는 아서도 어느정도 들은 사실이 있었다.

하지만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설령 자신이라고 할지라도 무사히 나오지 못할지도 몰랐다.

“마앙, 그레모리는 어디갔어요. 군주님?”

그때 아서는 성 외곽으로 후다닥 달려오는 올리아를 볼 수 있었다.

아서는 올리아를 힘껏 안아들었다.

“마앙, 바보모리가 사라졌어.”

아서는 말없이 올리아의 머리만을 쓰다듬어 주었다.

“망, 제가 너무 간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니면 어제 저를 너무 걱정해서 성을 나갔나 봐요.”

아서는 말이 없었다.

그게 아니다.

애초에 그레모리는 대리인의 역할을 하는 자가 아니었다.

어떤 이유로 이곳에 그녀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또 다른 한 가지 사실이 존재한다.

마신의 품으로 돌아간 그레모리.

그녀는 기억을 각성했을 지도 모른다.

또한, 기억을 각성한 그녀는 본래 마신의 군단장으로써 가지고 있던 힘을 찾았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드래곤 대리인 따위가 문제가 아니다.

그레모리를 되찾으면 그녀는 더욱더 강한 대리인으로 발돋음 할 것이다.

물론 그러한 이유 때문에만 드래곤 대리인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제, 발카스 영지에서 그레모리라는 대리인은 없어서는 안 될 아주 귀중한 여인이 되어 있었다.

아서는 올리아를 품에 끌어안은 채 성으로 들어갔다.

* * *

늦은 시각.

다급하게 총운영자 벨로가 잠든 곳의 문을 두들기는 이가 있었다.

바로 상급 운영자이자 오우거인 발렌이었다.

쿵쿵쿵!

발렌은 벨로가 나오지않자 더욱더 문을 두들겼다.

얼마 후,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벨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인가, 발렌.”

벨로는 무척이나 심기가 불편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문을 두들기는 소리를 들었지만 깊은 단잠에 의해서 깨지 못하고 있었다.

헌데, 발렌이 계속 두들겨대는 바람에 결국 잠에서 깨고야 말았다.

그 때문에 만약 발렌이 하려는 말이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그에게 따끔히 혼을 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벨로는 발렌의 말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마신의 퀘스트가 발발했습니다!”

“……뭐라고?”

마신의 퀘스트!

그 말에 벨로의 눈이 크게 떠질 수밖에 없었다.

마신의 퀘스트.

즉, 신 퀘스트다.

헌데, 그러한 퀘스트가 발발했다.

“현재 퀘스트를 받은 자도 자신이 받은 퀘스트에 대해 알고 있나? 아니, 그 퀘스트를 받은 이는 누구지?”

“바로 아서 군주입니다.”

“…….”

그 말에 벨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발렌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표정이었다.

무슨 운영자들과 전생에 원한이라도 지고 살았단 말인가!

발렌이 이어 설명을 덧붙였다.

“아직 자신이 받은 퀘스트가 신퀘스트라는 사실은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마신의 영역에 들어서면 알게 되겠지요.”

그 말에 벨로는 고개를 주억였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운영자들을 소집하라.”

늦은 시각이었지만 신 퀘스트가 발발할 예정이라는 말에 모든 운영자들은 부리나케 뛰어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주범이 바로 아서라는 사실에 그들은 또 한 번 어처구니없다는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또 그놈이야……!”

“크르, 아서 빌어먹을 자식!”

벨로는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신 퀘스트는 사실 아직은 나오지 말아야할 시기가 분명한데.”

신 퀘스트의 보상에 있는 것.

그리고 퀘스트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마신의 군단장 중 한 명인 불사의 그레모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는 마신을 끔찍하게도 따르던 여인.

하지만 그녀는 어느 날, 마신에게로부터 죄를 짓는다.

하지만 그 죄는 실제 그녀가 지은 죄가 아니다.

누군가 누명을 씌운 것이다.

그녀는 마신에게 벌을 받아 기억을 잃고 지상으로 떨어졌다는 내용이다.

“이 퀘스트를 완료하면 아서는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를 얻게 될 거야…….”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신 퀘스트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바로 그 보상으로 ‘신 아티팩트’가 지급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다.

“실패하기만을 바래야지.”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

더군다나, 아서는 이제 겨우 도전군주에 오른 군주일 뿐.

그가 실패하기를 벨로 운영자는 간절히 바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 * *

마신의 군단장!

그리고 그중 불사의 군단장이라고 불리는 그레모리!

그녀의 밑에서 부려지는 마족만 자그마치 5천 가까기에 이른다.

그런 그녀는 자신이 다스리는 마신의 영역.

불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

화아아아악!

화아아아악!

화아아아악!

불의 영역은 모든 것이 불로 이루어진 영역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활활 불에 타오르고 있는 성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신의 군단장, 불사의 그레모리님의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마신의 군단장, 불사의 그레모리님의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마족들이 그녀를 경배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눈에는 어떠한 초점도 없었다.

그저 공허한 눈빛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성을 향해 이끌리듯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는 계속해서 이런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오라, 오라. 내게 돌아오라.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여!

그레모리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끼이이익-

쿵!

거대한 성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으로 걸음을 옮기자 한 마족이 서둘러 그의 옆에 따라붙었다.

그는 온 몸이 화상에 녹은 듯 끔찍한 모습을 한 마족이었다.

“군단장이시여!”

하지만 그레모리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이어 계속 걸음 하는 그녀.

곧 왕좌의 방 앞에 도착했다.

끼이이익!

쿵!

문이 열렸다.

그레모리는 레드카펫을 밟고 걸었다.

그리고 이어 왕좌에 앉았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나타난 검은 마기가 그레모리를 집어삼켰다.

-네게 누명을 씌운 자를 처단하였도다.

-충직한 신하, 그레모리여. 너를 믿어주지 않은 나를 용서하거라.

-이제 그만 눈을 뜨거라.

초점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마신의 군단장 그레모리.

그녀가 주변을 둘러봤다.

이어 그녀는 익숙한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캔.”

“구, 군단장이시여! 저를, 기, 기억하시는 겁니까?”

“그렇다.”

그레모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캔은 그레모리의 대리인이었다.

캔은 그녀에게 절을 했다.

“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그에 그레모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천천히 무언가를 생각하려 한다.

하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다 이상한 추억 하나가 스쳐지나간다.

‘마앙, 바보모리!’

“……?”

그녀에겐 이제 그 기억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다시 마신의 군단장으로써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

“누군가 나를 바보모리라고 불렀었다.”

“……!”

그에 캔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감히 누가 마신의 군단장이신 그레모리 님께 바보모리라는 호칭을 사용했단 말인가!

본래의 그녀였다면 단숨에 목을 쳤을 것이다.

마신의 군단장 그레모리는 냉정하고 참혹하며 잔인한 이였다.

그리고 오로지 마신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충직한 하인이었다.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다가 문득 몸에 묻은 정체모를 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개털?”

웬 개털이 자신의 몸에 묻어 있는 것인가!

그녀가 그 개털을 두 손가락으로 집었다.

그 순간.

화르르르륵!

불에 화해 개털이 사라졌다.

마치 기억이 사라진 그레모리가 올리아와의 기억 모든 것이 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듯.

“백성들이 군단장님의 귀환을 환영하고 있사옵니다.”

그에 그레모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이 끊어져있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는 잊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성 외곽으로 걸어 나갔다.

그와 함께.

“끼에에에에에!”

허공을 나는 화룡 발타라스!

“캬하아아아!”

또한, 그 뒤에서 함께 나는 본 드래곤 제이크까지.

그들이 성을 배회하며 군단장 그레모리의 귀환을 축하했다.

“군단장이시여!”

“오오오오, 그레모리 님!”

그레모리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이들을 흩어봤다.

그러던 중, 또 다시 정체모를 소리가 귓가에 스쳐 지나갔다.

‘오오, 아서 군주님. 너무 멋지십니다!’

“……?”

그녀는 머리를 흔들었다.

이 빌어먹을 목소리, 애정이 담긴 목소리는 분명히 자신의 것이다.

하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서둘러 떨쳐내기 위해 애쓴다.

이질적이고 더러운 기억이다.

머리를 흔들던 그녀가 곧 기억을 찾았다.

그다음 있는 힘을 다해 하늘을 향해 오른팔을 쭉 펼쳤다.

“와아아아아아!”

“군단장이시여!”

환호 소리가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의 영지를 뒤흔들었다.

* * *

아서는 전신 디아블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서는 과거에 디아블로를 통해서 그레모리가 3군단장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가 보유한 병력만 자그마치 5천이 넘고 마물들의 숫자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에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전에 받았던 불사의 군단장 그레모리 퀘스트를 열람해 봤다.

(불사의 군단장의 정예군단.)

등급: SS

지급캐시: 25,000

보상: 불사의 군단장의 정예군단 100명<바로 지급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시: 그레모리를 잃음

설명: 불사의 군단장. 그들의 군대는 현재 잠들어 있다. 또한, 잠들어 있는 그들과 그녀가 다스렸던 영토는 현재 던전 형태로 변화하였다. 당신이 원할 때 언제든 그 던전으로 넘어갈 수 있다.

예전에 그레모리에 대해 알았을 때에 뜬 퀘스트 내용이다.

이 사실을 통해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

현재 그레모리의 영지는 던전 형식처럼 되어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구출하면 정예군단 100명도 함께 데리고 올 수 있을 거다.

“정예군단에 대해서 알고 있나?”

-물론입니다. 그들은 마족 중에서도 최상급 마족에 속하는 강자들입니다. 상당한 실력자들이지요.

“그렇군.”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 혼자서 몇이나 상대 가능하지?”

-열의 마족 정도입니다.

“음…….”

전신 디아블로가 고작 열의 마족 밖에 상대하지 못한다.

얼마만큼 그들이 강한지 보여주는 것과 같았다.

그 말을 들은 아서는 고개를 주억였다.

“우리 둘이서 승산은?”

-…….

전신 디아블로는 대답하지 못했다.

확답하지 못하는 것이다.

바로 그때 올리아가 들어왔다.

“마앙, 군주님 저도 함께 가겠어요!”

올리아는 용맹한 하운드족처럼 말했다.

하지만 아서는 고개를 저었다.

“안 된다. 올리아.”

“마앙? 어째서 안 된다는 건가요. 저도 그레모리가 걱정됩니다.”

“너무 위험해.”

아서는 고개를 저었다.

올리아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그는 짐이 될 확률이 크다.

올리아도 그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된 건지 무력한 자신이 미워 눈물을 뚝뚝 흘렸다.

“끼이잉, 끼잉…….”

“걱정마라, 금방 데리고 오마.”

단 둘이서 간다.

디아블로는 불사의 군단장의 영지를 가본 적이 있다고 했다.

괜히 많은 숫자를 데려가면 피해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아서는 걸음을 옮겨 디아블로와 함께 성 외곽.

검은 문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섰다.

무모해 보이지만 아서는 자신이 가진 힘을 믿었다.

또한, 그도 마신의 영역에 대해서 과거에 아예 들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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