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
군주회귀록 186화
아서는 두둑하게 쌓여가는 기여도와 생명력을 확인했다.
‘기여도 22%…….’
기여도는 모든 군주의 것을 포함해서 100%다.
그 100%에서 22%라는 것은 아서 혼자서 엄청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한다.
또한, 아직 모든 군주의 기여도를 합해봐야 끽해야 50%가 될까 말까일 것이다.
그러한 것을 감안한다면 아서는 거의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50%가 된다면…….’
혼자서 기여도 50%.
이는 사실상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수치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아서는 가능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아서의 병력은 분산되어서 여러 개의 던전을 털었다.
아서는 다시 언급하지만, 이 도전군주 선발전을 통해 도전군주 자리에 올랐다.
운영자들이 오픈한, 더욱더 특별한 버프 아이템이 있는 던전, 히든피스가 있는 곳, 미션이 있는 곳 등을 알았다.
아서는 그것들을 차근차근해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이것이다.
‘대부분의 제약이 풀렸어.’
정말 대부분의 제약이 풀렸다.
아티팩트 제한, 스킬 제한, 그 외 기타 등등.
거기에 더해 추가로 얻은 ‘유닛 족쇄 제한 해제.’
이는 더 높은 등급임에도 족쇄로 제한 해지한 이의 족쇄를 해지시켜도 제한받지 않는 것이다.
아서는 당연히 디아블로의 족쇄를 해제했다.
아서와 디아블로는 둘이서 던전을 빠르게 돌 예정이었다.
‘생명력을 빠르게 더 주입해서 기여도를 50%까지 채운다.’
아서는 그 목표를 위해 달리고 있었다.
“들어가자.”
-예.
* * *
던전 안으로 들어가는 아서와 디아블로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용족 군주 우르스가 보고 있었다.
“저 던전…….”
“크흡, 자식들. 이번엔 잘못 들어갔군.”
우르스는 작게 웃음 지었다.
물론 웃음을 짓긴 하지만 속은 쓰리다.
‘도대체 어떻게 생명력이…….’
인간은 1위에서 전혀 내려오지 않고 있었다.
기여도는 확인할 수가 없는 사항이지만 정말이지 말도 안 된다.
거기에 마족 군주들은 오히려 꼴찌였다.
‘그나마 이번 던전에 시간 좀 오래 소요되겠군.’
우르스가 아서가 들어간 던전을 보고 웃은 이유는 딱 하나다.
저 던전은 약 1시간 전에 우르스와 다른 용족들이 함께 들어갔다가 초입부에서 곧바로 나왔다.
이유는 하나다.
‘입구에 7성 몬스터가 드글거리는 죽음의 던전과 맞먹는 곳.’
현재 자신들은 끽해야 A급.
이곳 던전들은 다양한 변칙이 존재한다.
다행히도 저 던전은 클리어하지 않아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저런 던전은 클리어하려면 족히 2~3시간 정도 걸리지.’
물론 그 시간 동안 같은 족의 다른 이들이 생명력을 채우긴 하겠지만 저 들은 고작 둘이서 들어갔다.
고작 둘.
그에 반해 자신들은 80의 병력으로도 차라리 이 시간에 다른 데를 가자고 한 것이다.
“얼마나 걸릴 것 같나?”
“그래도 한 몇 시간은 걸리지 않겠습니까? 안에서 죽어버리면 좋고요.”
군주들은 이곳에서 죽어도 실제 죽는 게 아니다.
죽으면 4시간 뒤에 다시 살아난다.
그만큼 뒤처진다고 할 수 있었다.
휴식을 취하며 그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쿠그그그그!
갑자기 그들의 앞에 있던 던전이 요란한 진동 소리를 내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어?”
“이, 이건…… 클리어하면 나오는 현상 아닌가?”
“들어간 지 얼마나 됐지?”
“5, 5분 정도 됐습니다.”
“…….”
우르스는 눈을 끔뻑거렸다.
곧이어 아서와 디아블로가 빛에 휩싸여 나타났다.
“이번 건 좀 쉬운 곳이었다.”
-역시 그렇군요. 확실히 그런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 가는 곳은 한 단계 더 어려운 곳이다. 10분 만에 클리어하고 빠르게 돌자.”
-예.
아서와 디아블로는 태연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아서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우르스와 용족 군주들이 눈을 끔뻑이고 있었다.
아서는 조금도 관심을 주지 않고 세계수로 이동해 주입했다.
그리고 생명력을 넣었다.
빠르게 차는 인간들의 생명력을 보며 한 용족 군주가 말했다.
“……이거 진짜입니까?”
* * *
아서는 힌트만 찾는다면 처음 클리어한 던전처럼 쉽게 깰 수 있는 던전등 만을 돌면서 빠르게 기여도를 올렸다.
인간의 생명력은 이미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어느덧.
아서에게만 보이는 그의 기여도가 50%를 달성했을 때였다.
띠링!
[침범 불가의 영역.]
[도전군주 선발전. 역대급 신기록자가 탄생했습니다.]
[역대급 신기록자에게 보상이 지급됩니다.]
아서는 자신의 앞으로 보랏빛 액체가 출렁이는 투명한 유리병이 나타난 걸 볼 수 있었다.
‘엘릭서.’
이 엘릭서는 굉장히 특이한 엘릭서다.
살육자의 단맛껌과 비슷하지만, 그와 매우 다르다.
살육자의 단맛 껌의 경우 100마리를 죽일 때부터 1%가 적용된다.
그와 비슷하지만, 이는 던전 하나의 보스를 잡을 때마다 3%의 능력치가 상승한다.
이름은 능력치 상승의 엘릭서.
이것을 먹지 않고서 사실상 재앙을 잡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퐁!
경쾌한 소리와 함께 마개가 따졌다.
그리고 이어서.
꿀꺽꿀꺽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엘릭서를 들이켰다.
시원한 엘릭서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능력치 상승의 엘릭서를 마셨습니다.]
[던전 보스 하나를 잡을 때마다 3%의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아서는 고개를 주억였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맹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던전 보스를 잡을 때마다라는 것은 미리 다른 이들이 뚫어놔도 상관없다는 거겠지.’
다른 이들이 뚫어놓고 아서가 보스만 잡는다.
그걸 노릴 생각이었다.
아서는 죽음의 그림 수하들을 모두 불러들여서 명령을 내렸다.
그 수하 중에는 바로 오늘 아서가 새롭게 받아들인 놈들도 몇 있었다.
이곳은 특별한 곳인 만큼 특별한 몬스터들도 많았고 강한 놈들도 많았다.
아서의 전력이 한층 더 보충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서의 명령을 받은 수하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아서가 편하게 들어갈 수 있게 던전을 뚫기 시작했다.
곧이어 아서는 던전의 안쪽에서 나오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아서는 그 안으로 들어가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콰지익!
작은 드래곤 형태의 몬스터 하나를 가뿐히 때려눕히고 곧바로 워프되어 밖으로 나왔다.
“……아서 군주. 뭘 하려 길래, 저러지?”
카일 군주가 중얼거렸다.
그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아서가 소환한 죽음의 그림 수하들, 그 숫자가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거기에 아서는 창조의 그림을 이용해 군대를 그려 그 안으로 밀어 넣기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들어가서 보스만 때려잡고 나와 버리니, 그 모습을 보는 군주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 * *
도전군주 선발전이 종료되기까지 30분이 채 남지 않았다.
세계수는 어느덧 웅장한 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푸른 잎이 나뭇가지를 가득 채웠고, 생기를 찾았다.
바람이 불자.
솨아아아아-
흔들리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여전히 주변을 둘러보는 세계수 사냥꾼.
그리고 그 세계수 사냥꾼을 보며 희열을 일으키는 자들이 있었다.
다름 아닌, 마족 군주 루펜달이었다.
병력의 반절을 잃고 나서야 아서는 더는 자신의 생명력을 빼앗지 않았다.
아니, 이제 더 이상은 빼앗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그리고 루펜달은 그나마 남아 있는 시간 동안 빠르게 던전을 돌았다.
병력의 반밖에 남지 않고 출발도 사실 늦었다 할 수 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순위를 중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과연 마족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다.
그런 루펜달과 그 동료들이 희열을 느끼는 이유는 하나였다.
‘세계수 사냥꾼에 대한 의뢰.’
정말 특수한 양피지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 양피지를 얻게 된 루펜달이었다.
루펜달은 이 양피지를 얻은 후에 뛸 듯이 좋아했다.
이 양피지의 특수능력은 이러했기 때문이다.
‘1회 세계수 사냥꾼에게 죽일 상대방을 20초 동안 의뢰할 수 있다. 단, 이는 같은 종족의 이들이 모두 승인해야 하고 잔존 유닛도 모두 걸어야 한다. 또한 1회 세계수 사냥꾼이 죽인 자가 이제까지 주입한 생명력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가져올 수 있다.’
잔존 유닛을 모두 걸어야 한다.
세계수 사냥꾼이 의뢰를 받고 움직이는 것은 고작 20초다.
그 20초 동안 만약 세계수 사냥꾼이 실패하면 전 병력을 잃는다.
그 때문에 같은 족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죽여야 할 이를 죽일 수 있다는 것.
‘빌어먹을 인간 소년 새끼!’
루펜달은 드디어 복수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 했다.
그와 더불어 1위를 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단번에 역전할 수 있다.
‘놈은 곧 나타날 거다.’
녀석은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세계수에 생명력을 주입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바로 그때.
드디어 그 빌어먹을 소년이 등장했다.
소년은 기세등등했다.
세계수를 향해 걸어 올라오는 녀석을 보면서 루펜달은 생각했다.
‘놈이 생명력을 주입하려고 할 때, 바로 의뢰를 시작한다.’
단 20초.
그 시간 안에 아서를 잡아야 한다.
루펜달이 본 아서는 지금 많은 제약을 풀어냈다.
아니, 풀어낸 정도가 아니었다.
밖에서의 힘만큼을 부릴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빠른 한 수를 노려야 했다.
단숨에 놈이 아서의 뒤통수를 꿰뚫어버리는 것.
‘또한, 3대 재앙은 아무리 강해도 이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
6대 괴물 모두와 싸워도 이긴다고 소문난 게 바로 3대 재앙이다.
그리고 어느덧 아서가 터벅터벅 걸어서 올라왔다.
걸어 올라온 아서는 생명력 주입기를 나무에 꽂았다.
푹!
그리고 생명력 주입을 시작했다.
어느덧 인간 도전군주들도 세계수 근처로 몰려들었다.
‘이제 끝이군.’
이제 시간은 약 10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어차피 조금 쉬어도 자신들은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 될 것이다.
‘아직, 조금 더 방심할 때.’
루펜달은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어.
랄프 군주가 아서에게 말을 걸었다.
“넌 도대체 뭘 하고 다녔길래, 생명력이 저 정도냐.”
아서는 피식 웃었다.
“해야 할 일이 있어서.”
“해야 할 일?”
“긴 건 묻지 마라.”
“그래? 하여튼 비밀은 엄청나게 많다니까, 알려주면 덧나는…….”
랄프 군주가 말한다.
루펜달은 바로 이때라고 생각했다.
그가 몸을 돌려 아서가 보이지 않게 의뢰서를 찢었다.
모든 마족 군주들이 빠르게 승인했다.
잔존 병력 40이 모두 배팅 된다.
그리고 이어서.
“크랏!”
세계수 사냥꾼의 소름 끼치는 눈이 아서에게 향했다.
“좀 닥쳐라, 랄프.”
아서는 아는지 모르는지, 랄프 군주에게 고개를 돌려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리고 세계수 사냥꾼의 몸에서 줄기 하나가 뻗어 나와 창처럼 뾰족하게 변했다.
그리고 이어서 몸이 세계수 나무에서 분리되었다.
쩌저적-
빠르게 아서의 앞으로 내려선 세계수 사냥꾼.
그가 아서를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였다.
그리고 촉수는 정확히 아서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고개를 돌린 아서가 웃었다.
“역시 끝까지 걸려주는구나.”
아서는 의미 모를 말을 중얼거리며 뻗어오는 줄기를 한 손으로 잡아챘다.
그리고.
쭈우욱!
힘껏 잡아당겼다.
그다음에 주먹으로 놈의 안면을 강하게 후려쳤다.
콰아아아아앙!
단순히 후려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아서가 땅 쪽으로 내려치자 땅에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깊게 파이면서 자욱한 먼지가 피어올랐다.
아서는 정확히 남은 시간 동안 122마리의 보스를 잡은 것이다.
자욱한 먼지가 걷히고 보인 것은 단 한 방에 죽어있는 세계수 사냥꾼이었다.
그리고 아서가 루펜달에게 말했다.
“그 의뢰서. 내가 숨겨놓은 거다.”
의미심장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