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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85화 (185/210)

# 185

군주회귀록 185화

아서는 여유롭게 걸어오더니 루펜달의 바로 옆에 섰다.

그리고는.

“고맙다.”

“무슨 개 같은……!”

그 말을 할 때, 아서는 다시 한번 생명력 주입기를 세계수에 꽂았다.

그리고 쭈욱쭈욱 생명력을 집어넣었다.

주입력이 18%가 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생명력 포식자가 발동됩니다.]

[마족 종족의 생명력이 빼앗겨져 인간이 주입한 생명력으로 변환됩니다.]

다시 마족들의 것을 빼앗아왔다.

아서는 싱긋 웃었다.

“정말 수고가 많아.”

“이…… 이……!”

루펜달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1회성 소모 아티팩트가 아니었다는 말인가?

아서의 주입기에 추가로 붙어 있는 검은색 바늘.

루펜달은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혹시……!’

영구성?

그래 보였다.

그리고 자신들의 것을 빼앗기 위해선 조건이 필요해 보였다.

‘생각해 보자, 이대로 가다가는 계속 빼앗기기만 해.’

마족들은 빠르게 모아온 것들을 아서에게 상납하는 셈이 되어가고 있었다.

거기뿐만이면 말을 안 한다.

“크륵!”

또다시 세계수 사냥꾼이 짙은 포효를 한다.

루펜달은 서둘러 눈짓했다.

또다시 여덟의 마족이 먹잇감으로 던져진다.

그리고 세계수 사냥꾼은 마족들의 생명력을 꿀럭꿀럭 빨아먹었다.

‘혹시……!’

아서는 두 번째에도 똑같이 행동했다.

자신이 먼저 생명력을 주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나 자신의 것을 꽂았고 그다음에 자신들의 생명력을 빼앗아갔다.

그 의미는.

‘우리가 먼저 생명력을 주입하고 이놈이 주입하면 우리 것을 빼앗긴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가능성이 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도 열심히 잘 모아주길 바란다.”

아서는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루펜달은 그를 보면서 치아를 뿌드득 갈았다.

‘이젠 네 뜻대로 되지 않는다. 빌어먹을 자식아.’

* * *

손을 휘휘 저으며 사라진 아서는 피식 웃었다.

‘잘못 짚으셨네요.’

루펜달은 바보가 아니다.

아서가 두 번의 반복 행위를 보였다.

그것은 일부러이기도 하였다.

이 두 번의 반복 행위로 인해 루펜달은 자신 다음으로 아서가 넣으면 생명력을 빼앗긴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아서는 자신의 앞에 정렬해 있는 죽음의 그림 수하들을 볼 수 있었다.

“너희는 저기 쌍둥이 바위 쪽으로, 너희는 저쪽의 강가의 던전으로.”

아서는 죽음의 그림 수하들과 발카스 영지의 병력들을 분산시켜서 아서가 필요로 하는 보상이 있는 던전으로 보냈다.

아서의 수하들만이 던전을 깨도 생명력은 차오른다.

인간 군주들의 경우도 차근차근 생명력을 모아주고 있었다.

아서는 첫판을 제외하고선 사실 그들과 동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또 그러지 말아야 자신이 세계수 사냥꾼을 사냥할 수 있으리라.

아서는 피식 웃었다.

* * *

루펜달은 숨을 죽였다.

주변에 있는 다른 마족 군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시선엔 한쪽에 숨어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아서가 있었다.

‘빌어먹을 놈, 내가 네놈이 또 이럴 줄 알았지.’

루펜달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저놈은 던전을 돌지 않는 것일까?

일부러 최대한 빠르게 던전들을 격파하여 나왔다.

고작 20분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세계수 인근에 도달했을 땐?

아서가 숨어 있는지 찾았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커다란 쌍둥이 바위 뒤에 숨은 아서는 자신들이 생명력을 주입하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눈치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내가 먼저 생명력을 주입하면 빼앗긴다.’

그런 생각을 하는 루펜달 군주는 생명력 주입기를 세계수 쪽에 가져갔다.

그러자 숨어 있는 아서가 움찔하는 게 보였다.

‘빌어먹을 놈.’

또다시 한 시간이 채워져 간다.

마족들은 여전히 빠르고 강했다.

하지만 총 병력 80. 군주 8이란 숫자가 아서라는 저놈 때문에 어느덧 총 병력 64에, 군주8로 줄어들어 버린 것이다.

어느덧 5분이 남았다.

‘이 빌어먹을 놈아, 빨리 주입해라. 빨리…… 주입 안 하면 생명력이 리셋되는 건 모르는 거냐?’

한 시간 타임.

그 타임에 그 안에 모은 걸 주입하지 않으면 그 생명력은 리셋되어 버린다.

어느덧 3분이 남았다.

마족들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러다간 꼼짝없이 자신들이 모아온 생명력도 리셋될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모으면 뭐하나.’

이제까지 다 빼앗겼는데.

하지만 이번만큼은 절대 빼앗기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루, 루펜달 군주님. 1분 남았습니다…….”

“……젠장할.”

루펜달은 미간을 구겼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서 쪽도 자신 쪽도 말짱 꽝이 될 수도 있다.

어느덧 다시 50초.

45초.

그때.

결국 숨어 있던 아서가 빠르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징한 놈들!”

그 말을 하며 아서는 서둘러 생명력 주입기를 세계수에 콱 소리 나게 박았다.

그다음에 주입했다.

꿀럭꿀럭-

이번에도 아서는 엄청난 양을 주입했다.

도대체 이놈은 뭘 하고 다니나 싶을 정도로.

아서가 생명력 주입기를 빼냈다.

그러자 루펜달이 이죽 웃었다.

“멍청한 놈.”

그러고는 재빠르게 생명력 주입기를 꽂았다.

그리고 빠르게 주입했다.

주입이 끝나고 5%를 주입했다는 알림을 들었다.

“휴우.”

“이번엔 안 뺏겼군.”

“다행입니다.”

그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때.

“징한 놈들, 또 나에게 준다고 하니. 이거 고마워서 눈물이 앞을 가리네.”

그런 말을 하며.

푹!

단 4초가 남은 순간에 아서가 재빠르게 생명력 주입기를 다시 꽂았다.

그리고 이어서.

[생명력 포식자가 발동됩니다.]

[마족 종족의 생명력이 빼앗겨져 인간이 주입한 생명력으로 변환됩니다.]

“…….”

루펜달 군주는 입을 어버버 거릴 수밖에 없었다.

아서는 싱긋 웃고는 몸을 돌렸다.

“날 위해 그렇게 열심히 모아주면 감동이다.”

아서가 이번에 변화의 생명력 주입기에 지시한 내용은 이것이었다.

‘본인 다음으로 주입한 족의 것을 빼앗는다.’

즉, 본래 하던 것과 정반대로 행한 것이다.

아서는 일부러 자신을 노출시켰다.

마치 자신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그에 루펜달은 눈치를 봤고 아서는 하는 수 없이 주입하는 척했다.

아서는 철저한 계획을 짰고 그 계획대로 움직였다.

“크륵!”

또다시 세계수 사냥꾼이 웃었다.

루펜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멍한 표정으로 사라지는 아서의 뒷모습을 보았다.

다른 군주들은 재빠르게 마족을 선정하였다.

푹푹푹푹푹!

세계수 사냥꾼의 줄기가 마족들의 뒤통수를 꿰뚫는다.

“X발놈…….”

육성으로 욕이 터진 루펜달 군주다.

* * *

총운영자 벨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저런 히든피스가 있었나?”

“예, 뭐…… 저희도 알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스템 설계자 카론은 그것을 저희한테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음…….”

총운영자 벨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서라는 군주는 참으로 신비로운 군주다.

그리고 영악하면서도 영리하다.

“아서 군주는 저 아티팩트를 무척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엘프 운영자가 입을 열었다.

운영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마족은 사실상 생명 주입력이 가장 높을 후보였습니다. 어쩌면 후보라기보다 1등을 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자들이지요.”

모두가 부정할 수 없는 말이었다.

“아서 군주는 그런 마족 군주들의 것을 집중적으로 빼앗으면서 올라가고 있습니다. 세상에 시작한 지 3시간 만에 기여도 22%에 생명 주입력이 43%가 말이나 되는 이야깁니까.”

“…….”

운영자들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2위는 용족들이었다.

용족들의 경우 현재 생명 주입력이 10% 언저리에서 맴돈다는 것이다.

“권능은 아서 군주가 가져가겠군.”

총운영자 벨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군주는 정말이지 혼자서 다 해 먹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기여도나 생명력이 저 정도로 치솟고 일정 수치를 넘어가면 말입니다.”

엘프 군주는 눈을 좁혔다.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길 것 같지 않습니까?”

운영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에 담긴 의미는 간단한 해석이 가능하다.

‘기록 달성에 따른 시스템 설계자가 숨겨놓은 보상이 있을 것 같다.’

그 의미였다.

* * *

루펜달 군주와 마족 군주들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기괴하게 일그러진 그들의 얼굴은 툭 건드리면 당장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엔 제한이 있다.

군주들은 서로 공격할 수 없다.

그 의미는 병력 간의 공격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아서는 계속해서 그가 어떠한 포지션을 취할지 생각해 봤다.

자신이 주입하고 그 후에 루펜달이 주입한 다음 그가 취한 포지션은 다른 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다.

즉, 마족 군주들이 주입하고서 바로 다른 족이 생명력 주입기를 꽂고 주입했다.

그리고 이어서.

역시 아서는 예상하고 그들의 생명력을 갉아먹었다.

아서가 그다음 설정한 내용은 생명력 주입 전의 종족의 것을 빼앗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번 것은 운이 좋았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라고 마족 군주들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리고 벌써 다섯 타임 째.

즉, 그들은 8씩 죽어 나가면서 병력 손실만 자그마치 40이 발생했다.

80이었던 병력이 40이 남았고 자연스럽게 속도는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진짜…….”

루펜달은 주변을 둘러봤다.

있는 것이라고는 아서 군주의 병력 하나뿐이었다.

시간 초를 잘 샌다.

정말 잘 새야 한다.

그리고 막 10초가 남았을 때였다.

그가 재빠르게 주입했다.

꿀럭꿀럭-

점수가 타고 넘어간다.

그리고 3초가 남았을 때, 모든 생명력이 주입됐다.

“와아아!”

“드디어 해냈습니다!”

“저희 죽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마족들이 환호성을 터뜨린다.

천마대전에서 승리했을 때보다 더 기뻐하는 기색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그때.

[생명력 포식자가 발동됩니다.]

[마족 종족의 생명력이 빼앗겨져 인간이 주입한 생명력으로 변환됩니다.]

“……빌어먹을!”

그 알림을 들은 루펜달은 욕지거리를 내뱉었고 다른 마족 군주들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도대체 이번엔 뭔데!

마지막에 했다.

그리고 자신들보다 앞에 여럿의 족이 주입했다.

이걸 예측했다고?

이건 불가능한 말이었다.

바로 그때.

우우우웅-

그 앞으로 아서가 워프했다.

아서는 던전을 돌면서 특수 양피지 중 하나인 지정 이동 양피지를 얻어낸 것이다.

좌절하는 마족들을 보며 아서는 웃었다.

또다시 여덟의 병력이 죽었다.

이젠 그들에게 남은 것은 정말 군주 여덟과 병력 서른둘이 다였다.

“도대체 왜 하필 우리인가!”

“처음에 지껄였던 말 생각 안 나나?”

루펜달은 그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앞장서서 미개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 그건 내가 사과…….”

“그건 필요 없고.”

아서는 웃었다.

그는 다시 몸을 돌렸다.

기여도와 생명력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 이번 거는 어떤 조건이었지?”

그 말에 아서는 피식 웃었다.

“가장 마지막에 주입한 놈들.”

작은 비웃음.

그 말을 끝으로 아서는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듯 유유자적 또다시 사라졌다.

“…….”

마족의 기여도는 현재 0이었다.

생명 주입력?

그것 역시도 최하위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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