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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84화 (184/210)

# 184

군주회귀록 184화

“응?”

곧이어 아서가 디아블로에게 턱짓했다.

디아블로가 앞으로 빠르게 나섰다.

수욱!

퍼지익!

디아블로의 주먹질 한 번에 본드래곤 한 마리가 너무나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아서는 어깨를 으쓱했다.

디아블로 하나가 혼자서 여덟 마리의 본 드래곤을 가뿐히 무너뜨렸다.

디아블로는 A급까지 하향되었다.

하지만 본드래곤들은 그보다 훨씬 더 하향되었다는 거다.

그 모습을 보며 군주들은 눈을 끔뻑였다.

“흐음…….”

군주들의 반응에 아서는 설명했다.

“이곳은 꽤 긴 던전인 걸로 안다. 일반적인 난이도였다면 아마 깨는 데만 12시간은 걸렸을 거다. 그럼 우리는 생명력을 얻기 전이니까, 그 전에 최하위를 기록했겠지.”

모두가 수긍했다.

만약 정말 죽음의 던전이었다면 12시간은 족히 소요되었을 터.

“하지만 1/10만큼 약해졌다는 건 시간도 그만큼 단축할 수 있다는 거지. 우리는 한 시간 안에 이곳을 돌파한다.”

아서의 말에 군주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병력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제 달리는 일만 남았다.

이곳 던전의 끝엔 보스 몬스터와 아주 후한 보상이 있으니까.

* * *

마족 군주 루펜달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고작 20분 만에 분대가 하나씩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시 던전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를 반복했다.

쉬운 던전에 들어가 클리어하자 그들은 이런 알림도 들을 수 있었다.

[던전을 클리어하셨습니다.]

[군주의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이는 오로지 군주에게만 해당하지만, 현재 하향된 능력치를 어느 정도 보충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더 높은 급의 던전에 도전할 수 있으리라.

현재 루펜달 군주에게 표기되어 있는 점수는 이러했다.

시간당 종족 생명수 주입량: 4%

총기여도: 2%

그에 반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용족들은 현재 시간당 종족 생명수 주입량이 약 2% 정도였다.

압도적으로 마족들의 종족 생명수 주입량이 1위를 기록하여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루펜달은 막 또 한 번의 생명력을 주입기에 담아 가져온 때였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생명력 주입기를 말라 비틀어진 세계수에 꽂았다.

퍼직!

그리고 힘껏 뒷부분을 밀어 넣었다.

쭈우우우욱-

생명력이 빨려 들어가자 세계수가 조금의 생기를 찾았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시각은 시작 후 44분 경과.

인류들의 점수를 보자 아직도 저 맨 끝에 있었다.

종족 생명수 주입량:0%.

여전히 변동 없는 수치였다.

“네놈들이 그러면 그렇지.”

루펜달은 큭큭 거리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 건방진 놈들이 잘만 하면 이번 기록에 꼴찌를 달성하겠구나 싶었던 거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루펜달의 눈으로 세계수를 향해 걸어오는 자들이 보였다.

바로 인간들이었다.

그들의 가장 앞에는 아서가 있었고 그 옆으로 다른 도전군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 안에는 클리어를 하나 했다는 건가?’

루펜달은 피식하고 웃음 지었다.

이어서 아서는 로열 주입기를 세계수에 힘껏 꽂았다.

푸드윽!

박히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생명력이 세계수에 주입되었다.

곧이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변화가 생겨났다.

파앗!

나뭇잎 하나가 살며시 자라난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루펜달은 볼 수 있었다.

인간들의 종족 생명수 주입량이 순식간에 9%까지 치솟아 올라갔다.

‘마, 말도 안 돼……!’

그의 눈이 경악에 크게 떠졌다.

순식간에 9%까지 치솟아 오른 생명수 주입량.

하지만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생명력 포식자가 발동됩니다.]

[마족 종족의 생명력이 빼앗겨져 인간이 주입한 생명력으로 변환됩니다.]

촤르르르!

루펜달 군주와 다른 마족 군주들은 볼 수 있었다.

1위에 올라있던 자신들이 맨바닥까지 점수가 하락했다.

말 그대로 0의 생명 주입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자신들이 얻었던 4%의 생명 주입력이 인간들의 것으로 변환되었다.

그래서 현재 그들의 생명 주입력은 13%가 된 것이다.

루펜달은 너무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마침 시각은 59분이었다.

“비, 빌어먹을…….”

마족 군주 루펜달이 욕지거리를 뱉었다.

지금 당장 던전으로 달려가도 어찌할 수 없다는 거다.

바로 그때.

“크륵!”

작은 웃음소리.

마족들이 딱딱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3대 재앙 중 하나인 세계수 사냥꾼이 앉아 자신들을 내려다보며 짙은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빠, 빨리 선정해라. 가장 약한 병력으로!”

그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재빠르게 하나씩의 마족을 선별했다.

“저, 저를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루펜달 군주니이이임!”

“제발,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곧이어 세계수 사냥꾼의 몸에서 줄기 여러 개가 뻗어 나갔다.

그리고.

퍼지익!

그들의 뒤통수에 날카로운 줄기가 박혔다.

꿀럭꿀럭-

마족들의 핏물이 세계수 사냥꾼의 줄기를 타고 흘러갔다.

울룩불룩 하는 줄기를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족의 몸은 빠른 속도로 말라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수분 하나 없는 마른 나뭇가지처럼.

미이라처럼 되어버린 마족이 털썩 바닥에 쓰러졌다.

뜬 눈으로 죽은 그의 눈은 생기를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도대체…….”

루펜달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서를 보았다.

* * *

20분 전.

본드래곤이 나오는 이 죽음의 던전은 본래 ‘용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던전이다.

주 몬스터는 본드래곤이 나온다.

아서 일행은 빠르게 내달렸다.

그리고 고작 35분 만에 거의 300마리 정도 될 법한 본드래곤을 쓸어버리는 놀라운 쾌거를 이륙한 것이다.

그리고 이 던전은 매우 특별했다.

죽음의 던전이라는 꼬리표만큼이나 난이도 대비해서 생명력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곳.

그것은 쉬운 길을 찾아내서 가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지막 보스방.

그곳에서 아서와 일행은 드래곤 전사를 만날 수 있었다.

드래곤 전사는 오우거와 비슷한 크기를 가졌다.

그리고 6클래스까지의 마법을 부리는 놈이었지만 1/10의 힘을 부리는 녀석이 아서와 일행을 상대할 수 있을 리는 무방했다.

놈이 쓰러지고서 약 여섯 개의 보물상자가 바닥에서 튀어나왔다.

입장한 군주 숫자에 맞춰서 보상이 나온 것이다.

군주들은 보물상자를 하나씩 열었다.

그 안에선 꽤 효율적인 버프 아이템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중 다소 특이하게 생긴 버프 아이템도 있었다.

그것은 마치 드라큘라의 틀니를 빼다 놓은 것만 같았다.

뾰족하게 솟아있는 송곳니.

카일 군주가 뽑은 것이었다.

이 버프 아이템의 이름은 포식자였다.

“몬스터 혹은 그 외의 것을 포식할 시 그에 따른 버프 아이템을 준다…… 음…….”

카일 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아서가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모두 버프 아티팩트를 내려놔라. 그럼 더 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그 말에 군주들이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도 수긍했다.

아서는 카일 군주에게 포식자를 건네주길 요청했다.

곧이어 아서는 포식자를 건네받고 그 녀석을 사용했다.

다름 아닌, 다른 군주들이 받은 버프 아이템에.

치아와 잇몸만 있는 포식자는 양피지 형태의 그것을 으적으적 씹어 먹었다.

그리고는 꿀떡하고 삼켰다.

어디로 삼켰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버프 아이템은 사라졌다.

“포식자는 왜 사라지지 않지?”

카일 군주가 본 포식자는 1회용이었다.

그렇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당연했다.

이는 히든피스로 가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보물 포식자의 히든피스.

군주들이 받게 되는 보물상자 중 무조건 하나는 포식자가 나온다.

그리고 이 포식자를 이용해 함께 나온 버프 아이템을 모조리 포식한다.

이는 생각보다 쉬워 보이지만 어렵지 않다.

‘누가 순순히 자기 버프 아이템을 먹게 놔두겠어.’

아서의 경우 특이 케이스였기에 여기 있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었다.

포식자는 계속해서 다른 보물들을 먹어치웠다.

그리고 이어서 다섯 개의 모든 버프 아이템을 먹어치웠을 때였다.

콰지익!

[숨겨져 있는 히든피스. 보물 포식자를 찾아내셨습니다.]

[보상으로 변화의 생명력 보충기를 얻습니다.]

[먹어치웠던 버프 아이템들이 한층 더 강화되어 나타납니다.]

아서가 가진 생명력 주입기.

오로지 그의 것의 앞쪽 부분에 새로운 것이 생겨났다.

새롭게 생겨난 그것은 검은색으로 되어있는 또 다른 바늘이었다.

아서는 곧바로 생명력 주입기에 부착된 바늘을 확인했다.

(변화의 생명력 보충기.)

수량: 무한.

효과:

•수천 가지의 방법으로 다른 이가 얻어낸 생명력을 본인의 종족 것으로 전환할 수 있다.

효과에 적혀 있는 내용.

이 내용은 얼핏 보면 어렵지만, 세부설명을 보면 쉽다.

이는 먼저 사용자가 정해야 하며 무조건 정한 것에 따라 먹는다.

자신이 생명력 주입하기 전의 상대방의 것을 빼앗을지, 혹은 1시간 내에서 몇 번째로 생명력을 주입한 이들의 것을 빼앗을지, 또는 가장 많은 생명력을 가진 자의 것을 빼앗을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변화의 생명력 보충기는 그 종족의 것을 빼앗아간다.

변화의 생명력 보충기를 얻은 아서는 작게 웃었다.

“오, 버프 아이템이 아까보다 더 좋아졌어.”

“호오라…….”

주변에서 다른 군주들이 감탄하지만, 그의 귀엔 들려오지 않았다.

‘난 이걸 이용해 마족들을 밟는다.’

* * *

언급했듯 사용자가 먼저 어떠한 자들의 것을 빼앗을지 변화의 생명력 보충기에 입력해야 한다.

아서는 사실 루펜달 군주가 세계수로 걸어갈 때, 진작에 꽤 거리를 두고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서는 그 전에 이러한 것을 변화의 생명력 보충기에 입력했다.

‘내가 주입하기 전에 주입한 족의 것을 빼앗는다.’

그다음 루펜달 다음으로 바로 주입을 했고 루펜달이 주입한 양을 빼앗아온 거다.

“빌어먹을 새끼!”

아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마족군주들은 여덟이 참가했다.

즉, 여덟의 군주들의 유닛 하나씩이 죽었으니 유닛 여덟이 죽은 거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병력은 엄선된 자들.’

아서처럼 족쇄를 채워서 데려온 이들이 허다하다는 거다.

그 때문에 이렇게 적은 숫자를 갉아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 병력이라고 생각하면 또 다르다.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몸을 돌렸다.

* * *

루펜달은 다시금 생명력을 빠르게 모아왔다.

그는 이번 던전에서는 한 가지 아티팩트 제한 해지를 얻어올 수 있었다.

그로 인해 그는 자신의 마갑을 개방했다.

마갑은 착용하면 주변 병력 공격력 20%를 상승시켜주는 놀라운 녀석이다.

‘비록 첫판엔 뒤처졌지만…….’

루펜달의 생각은 그랬다.

처음엔 아서가 우연히 어떠한 버프 아이템을 이용해 자신의 것을 빼앗은 게 분명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1회용이 분명하다.

이번에도 마족들은 빠르게 생명력을 모아왔다.

‘단숨에 좁힐 수 있어.’

자신들의 속도라면 첫판에 좁히지 못한 걸 금방 좁히리라.

그는 생명력을 주입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많은 5%의 생명력을 주입할 수 있었다.

그러자 벌써 다시 순위가 10위까지 치솟아 올랐다.

그만큼 마족들은 빠르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휘유. 아주 열심히구나.”

아서가 나타났다.

휘파람을 불면서 여유로운 표정으로.

‘……X발, 괜히 불길해.’

루펜달의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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