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0
군주회귀록 180화
도전군주 선발전.
이곳에는 딱 열 명의 유닛들만 데려갈 수 있다.
이 열 명의 유닛에는 다양한 제한이 붙게 된다.
시크릿 유닛 불가능, S급이거나 혹은 그 이상 불가능 등등.
하지만 만약 S급이나 그 이상의 경우 족쇄를 채워 A급으로 제한하면 참가 가능하다.
아서의 경우 족쇄를 채워 데려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 인원은 디아블로나 창술의 신 라스, 그 외에 랜이나 피의 학살대의 대장 알레오 기타 등등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특수능력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번 경쟁 자체가 특수능력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서는 과거에 해봤기에 누구보다 잘 안다.
순수한 전략 전술로 붙는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예외도 존재하긴 하였지만.
[도전군주 선발전. 전장의 광장에 입장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서는 황금빛을 흩뿌리는 전장의 광장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전장의 광장을 향해 걸어갔고 그 뒤를 아서의 병력이 뒤따르고 있었다.
곧이어 모든 병력과 아서까지 포함하여 그들의 시야를 밝은 빛이 휘감았다.
빛이 서서히 걷어지는 게 느껴지고 눈을 떴을 때 아서에게 보인 것은 과거에도 보았던 루미트리 시작지였다.
주변을 둘러보자 다른 도전군주들과 루미 군주, 그리고 그들이 이끌고 온 병력이 보였다.
도전군주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굉장히 껄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상당히 느낌이 좋지 않은 곳이군.”
“카일 군주. 이름 좋다고 좋아하더니 이게 뭐냐.”
랄프 군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카일 군주를 돌아보았다.
카일도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주변을 흩어보고 있었다.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에 동물의 사체가 널려 있었다.
동물들의 사체는 다양했다.
사자나 사슴, 혹은 멧돼지와 같은 다양한 놈들이 있었는데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했다.
바로 장기와 뇌수만이 파 먹혔다는 사실이었다.
카일 군주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장기와 뇌를 파먹는 몬스터…….’
그를 추려본다.
그러던 와중에 각 군주들의 군주 육성기에서 안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도전군주 선발전에 참가하신 군주님들께 알립니다. 언급했듯 이곳에선 모든 군주님의 능력치가 평등화되어 A급 정도로 맞춰집니다.]
이미 숙지한 사실이었기에 그들은 크게 놀라지 않고 끄덕였다.
[또한 아티팩트의 특수능력이나 스킬 등이 모두 통제됩니다. 군주님들께서는 순수한 본인들의 실력으로 병력을 이끌고 화살표로 안내하는 지점을 향해 나아가야만 합니다.]
그 설명이 끝나자마자 군주들의 눈앞으로 한 곳으로 가리키는 화살표가 나타났다.
[24시간 안에 화살표가 가리키는 지점에 도달하셔야만 합니다. 또한, 기여도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기여도.
매우 익숙한 시스템이고 가장 알기 쉽기도 하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번거롭게 다시 설명한다.
[기여도는 아시겠지만 사냥 숫자 혹은 얼마나 더 잘 빠져나갔는지,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등 다양한 것을 합산하게 됩니다.]
도전군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상 시작지에서 24시간 동안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여러분의 실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착할 시에 더욱더 많은 기여도를 획득한 족의 경우 타 도전군주들과의 경쟁에서 더 유리하게 시작하실 수 있게 됩니다.]
사실상 이번 도전군주 선발전은 영지전이 아니라 여러 족이 겨룬다는 의미로 보는 게 편했다.
그리고 그 여러 종족이 겨루면서도 각 족에서 높은 기여도를 내는 넷만이 도전군주를 지키거나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실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하였지만 사실상 도전군주들 수준으로는 아주 무난한 정도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럼 목적지에 도착할 시 다시 안내 드리겠습니다.]
목소리가 끊어졌다.
그와 함께 카일 군주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가 말했다.
“사다르들인가?”
“사다르?”
랄프 군주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카와르는 그가 말한 사다르를 알고 있는 것인지 질문했다.
“만년의 유적에 갇혀 있는 몬스터들 아닌가요?”
카일이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다르가 뭔데 그러지?”
카일 군주와 카와르 군주는 상당히 심각한 표정이었기에 랄프 군주가 물었다.
“만년의 유적에 갇혀 있는 유적의 몬스터. 놈들은 장기와 뇌수를 파먹는 놈들이다. 가장 끔찍한 것은…….”
“크아아아아아!”
카일 군주가 말을 채 끝맺기 전이었다.
몬스터의 포효가 시작되었다.
“하나하나가 S급이라는 거야.”
“뭐?”
랄프 군주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랬다.
루미트리 시작지.
이곳은 유적의 몬스터라고 불리는 사다르들의 소굴이었다.
사다르.
거인형 괴수들이다.
하지만 그 크기는 제각각 달랐으며 크기에 따라 속도가 무척이나 빠르거나 아니면 힘이 무지막지하게 세거나 등 다양하게 나눠진다.
어떠한 놈들은 마법까지도 부릴 수 있었는데,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모든 놈이 살아 있는 생명체의 장기를 파먹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S급? 분명히 방금 운영자들은 알림에서 다소 오기 쉬울 거라고 하지 않았나? 아직 본격적인 선발전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그런 놈들이 나온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말이 안 되는 게 어딨나.”
그 말을 듣고 있던 아서가 입을 열었다.
아서의 말에 모든 군주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언제부터 그런 걸 믿었다고. 우리는 뽑기를 했다. 뽑기의 의미가 뭐지?”
“그야, 뽑기를 해서 랜덤으로 더 나은 시작지에서…….”
“반대로 말하자면 안 좋은 시작지를 뽑을 수도 있다는 거다. 루미트리 시작지. 이곳은 최악의 시작지다.”
아서가 외부에서 그들에게 그 말을 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든 안 짜든 상황은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다.
어차피 그들은 아서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될 테니까.
그렇지 않을 시에 모두가 이곳에서 전멸한다.
그것은 누구라고 할지라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최악이라…….”
랄프 군주는 미간을 구겼다.
“아무리 S급이라고 해도 이 정도 병력이면 충분하지 않나?”
A급으로 보통 통일되었어도 그들은 실력부터가 다른 자들이다.
실전경험도 없는 S급과 실전 경험이 있는 알짜배기 A급.
후자가 보통 낫기 마련이다.
“곧 알게 될 거다.”
아서가 그 말을 끝맺는 순간이었다.
“쿠아아아아!”
“크아아아아!”
또다시 들려온 포효소리.
군주들이 그 거친 포효에 미간을 구겼다.
그리고 이어서.
쿠우우웅-
쿠우우웅-
쿠우웅-
아서의 말을 랄프 군주는 이해할 수 있었다.
“무슨 놈의 숫자가…….”
웅장한 발걸음 소리.
땅에 발을 디딜 때마다 울리는 진동은 분명히 여러 개가 아니었다.
족히 수백 개.
그 정도는 된다는 의미다.
그 의미는 즉, 수백 마리의 사다르가 온다는 것이다.
그들을 보며 카일이 설명했다.
“사다르 족은 사실상 만년의 유적 몬스터이기 때문에 나도 책으로 본 것이 전부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놈들은 오로지 식욕만을 생각한다.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방어, 두려움, 그 무엇도 없다.”
“빌어먹을 상황이군.”
랄프 군주가 중얼거렸다.
고통, 혹은 두려움을 아는 것들과 모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일당백의 힘을 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어서.
사다르 족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쿠우우웅!
가장 먼저는 랄프 군주의 눈에 먼저 들어왔다.
시들어버린 나뭇잎이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놈은 자그마치 그 키가 7m에 육박할 것처럼 커다랬다.
놈은 홀 벗은 상태였지만 생식기와 항문이 없었다.
곧이어 그놈은.
쿵쿵쿵쿵쿵쿵!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군주들은 하나같이 볼 수 있었다.
그를 시작으로 나무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족히 이백 마리는 되는 사다르 족.
하나하나가 S급이다.
군주들은 상황을 직시했다.
“미친……!”
“이거 여기서 그냥 다 죽으라는 거잖아!”
군주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목적지를 알리는 화살표의 경우 사다르 족들 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의미는 간단했다.
저들을 뚫고 나가야지만 목적지에 다다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루미트리 땅에는 사다르 족들만이 산다. 이놈들을 사냥해도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엄청나게 많아진다는 거야.”
아서는 황급히 전투대열을 갖추는 군주들 틈에서 말했다.
“아서. 방법이 있나?”
카일 군주.
그는 군주게임에서 전술의 신이라 불린다.
하지만 그조차도 사다르들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다.
때문에 그 딴에는 가장 최선이라고 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아서는 침착한 눈으로 사다르 족들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
* * *
아스가르드 대륙의 마히반 영지.
군주들은 그곳에서 영상을 함께 관전하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울컥하고 튀어나왔다.
“뭐야 이게! 왜 우리 인류만 이렇게 X 같은 방식으로 시작하는 건데!”
군주들은 다른 족들의 시작지점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다른 족들은 무난하게 시작했다.
그와 전혀 다르게 인간 도전군주들의 시작지인 루미트리는 정말 최악이었다.
수백 마리의 거인들이 맹렬한 기세로 고작해야 60의 병력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저 숫자를 어떻게 이기냐고!”
군주들의 웅성거림.
“쉿. 잠깐만 아서 군주가 말합니다.”
군주들은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아서의 말을 들은 그들이 이채를 띄었다.
“그, 그런 방법이 있었군.”
“오호, 저 작고 머리카락 난 놈들을 이용하면 되는 거였어.”
군주들은 역시 아서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믿어본다.”
카일 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후퇴를 선택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66의 병력이 일제히 앞을 향해 진격한다.
S급. 정확하게는 약 7성급에 해당하는 사마르 종족들이 득실거리는 그곳으로.
아서는 가장 먼저 앞쪽으로 나섰다.
철퇴를 들고 있는 아서가 말했다.
“증명은 내가 먼저 하겠다. 뒤쪽에서 바짝 붙어 쫓아와라.”
그 말을 마친 아서는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는 이백 마리의 거인들을 향해 마주 달려나갔다.
그 뒤를 군주들이 빠르게 뒤따르기 시작했다.
곧 아서의 옆으로 디아블로, 알레오, 랜.
정예라 할 수 있는 자들이 붙었다.
“이야기 못 들은 병사 있나?”
“없습니다!”
-없습니다!
“오로지 놈들의 정수리만을 노린다.”
-예!
그것은 거대한 해일과 아주 작은 해일이 맞부딪치기 직전 같았다.
곧 놈들과 충돌 직전에 빠른 속도로 달리는 아서는 부드럽게 미끄러져 사마르들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서를 잡아채기 위해 사마르들이 손을 움직였다.
간발의 차로 미끄러져 피해낸 아서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한 사마르 종족의 발목을 잡아챘다.
빙글 한 바퀴 돌며 멈춰선 아서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지면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쿠웅!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이 언급했던, 생식기가 있고 오로지 머리카락이 자라있는 변이종 사마르의 정수리를 노리고 철퇴를 있는 힘껏 내리찍었다.
퍼지이익!
“크아아아아!”
철퇴에 머리를 두들겨 맞은 사마르가 거친 비명을 터뜨렸다.
놈이 쓰러질 때 함께 내려선 아서는 자신을 포위한 사마르들이 서둘러 자신을 잡아채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아서는 무시하고 빠르게 달려 여전히 머리가 완전히 깨지지 않은 방금 그 사마라의 머리를 수차례 찍었다.
푸지익
콰지익!
퍼지익!
아서에게 손들이 뻗어왔다.
그 순간, 어느새 나타난 디아블로의 검이 빠르게 움직였다.
푸화아악!
푸화아악!
사마르들의 손목이 깔끔하게 썰리며 바닥으로 툭툭 떨어졌다.
이어서.
콰지익!
두개골이 처참하게 박살 나며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름 아닌 뇌수였다.
곧 뇌수를 발견한 사마르들.
그들은 자신들의 손목이 잘렸든 말든 개의치 않아 했다.
갑자기 눈깔이 뒤집힌 것처럼 뇌수에 팔을 뻗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콰이이익!
아주아주 거대한 사마르 하나가 녀석의 복부를 밟았다.
놈과 다른 사마르의 크기 차이는 자그마치 5배에 이르렀다.
무게도 그쯤 될 것이다.
사마라의 복부가 터져나가며 이어 장기가 흘러나왔다.
푸화악!
그러자 그 장기들을 향해 사마라들이 손을 뻗기 시작한다.
동족의 뇌수와 장기를 본 놈들.
놈들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손을 뻗어 그것을 집어 입에 구겨 넣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