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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76화 (176/210)

# 176

군주회귀록 176회

현재 저 몬스터들은 아서의 그렘린이 수차례를 도발하면서 몰이를 반복하였다.

그로 인해 도발의 어그로 충족요건이 달성되었다.

지금 저 몬스터들은 그렘린의 세뇌에 걸렸다는 말이 된다.

곧이어 맹렬히 달려오던 몬스터들이 그렘린의 지휘에 그론 군주 쪽 몬스터를 향해 달려들었다.

쿠우우우웅!

콰지이익!

사자 머리를 가진 몬스터 하나가 오우거 한 마리에게 뛰어올라 그 거대한 입으로 머리를 단숨에 뜯었다.

우적우적!

초록 핏물이 흘러내렸다.

투명벽 너머 외부에 있었던 몬스터들의 경우 애초에 몬스터 영지전의 녀석들보다 훨씬 더 높은 성의 놈투성이였다.

콰지익!

“크라아아!”

“끼에에엑!”

몬스터들이 처참하게 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점수의 변동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0점이 되어있던 아서의 점수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어, 어째서?”

그론 군주의 얼굴이 딱딱하게 일그러졌다.

이건 아서 군주가 아니라, 몬스터들의 공격이었다.

자신들이 운영자들의 경고를 벗어나서 투명 벽 너머로 왔기에 몬스터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고 그는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저 몬스터들은 현재 그렘린의 세뇌에 걸렸다.

그렘린의 세뇌에 걸렸다는 말은 기여도가 분명히 녀석에게 있다는 의미가 된다.

점수가 순식간에 440점까지 치솟아 올랐다.

어느덧 순식간에 남아있던 대부분의 몬스터들이 휩쓸려 나갔다.

그론 군주의 막강한 오우거들도 견뎌내지 못하고 죽어 나갔다.

“벽 안으로 도망쳐!”

“이러다간 꼼짝없이 전멸이라고!”

모든 몬스터가 사망할 시에 군주들은 참가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그에 군주들은 몬스터들에게 뒤로 빠질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이를 예상했던 아서는 몬스터들을 뒤쪽으로 배치하게 하여 막아냈다.

그리고 사냥하는 도중, 그렘린은 계속해서 몬스터들에게서 떨어지는 골드를 빠른 속도로 줍고 있었다.

1만 골드, 2만 골드, 3만 골드, 4만 골드.

그 와중에 그렘린을 지켜보는 아서는 골드가 모이는 족족 그렘린 강화를 시작했다.

사실상 아서조차도 그렘린의 강화가 계속 이루어지면 어떤 식으로까지 변화하는지는 몰랐다.

그렇게 약 10만 골드 정도를 썼을 때.

[그렘린이 강화됩니다.]

[시크릿 유닛. 그렘린의 특성이 추가됩니다.]

(도둑 그렘린.)

몬스터 영지전 병력.

HP: 5,000 MP:500

등급: 시크릿 유닛

특수능력:

•돌을 던져 맞출 시 몬스터가 보유한 골드 약탈 가능.

•1.7배 빨라진 발.

•도발의 어그로.

•동기화

•그렘린 모든 스텟+100

두 가지가 추가되었다.

동기화라는 것과 그렘린의 모든 스텟이 +100 추가 되는 것.

아서는 동기화를 확인해 봤다.

‘동기화를 하면 군주와 연결된다?’

군주와 연결된다.

즉, 아서가 그렘린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거기에 현재 그렘린의 스텟은 +100이 추가되었다.

+100의 수준이라면 아무리 나약한 그렘린이라고 할지라도 어지간한 몬스터는 단숨에 때려눕힐 수 있다는 거다.

아서는 동기화를 사용했다.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뜬 아서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그렘린의 손이었다.

그리고 뒤쪽을 뚫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몬스터 무리가 보였다.

아서는 땅을 박차고 달렸다.

그리고 이어서.

후우우웅!

콰지익!

도망치려는 오우거의 등에 발차기를 꽂아 넣었다.

우지익!

그러자 오우거의 척추가 꺾이며 놈이 바닥에 무너졌다.

“허억……!”

“저, 저게 그렘린이야!?”

군주들이 놀란 괴성을 터뜨렸다.

그렘린과 동기화된 아서는 빠른 속도로 몬스터 무리를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점수가 상승한다.

그론 군주는 현재 610점이었다.

그리고 아서는 578점.

“아, 안 돼!”

그론 군주가 비명을 질렀다.

아서가 막 또 다른 몬스터를 때려눕히는 순간이었다.

퍼지익!

591점!

그론 군주는 눈앞이 새하얘졌다.

아서의 점수가 610점을 넘어가면?

뻔하다.

자신은 씨앗을 빼앗기게 된다.

사실상 그론 군주가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그 씨앗 때문이다.

엄청난 대부호 특성.

그런 그가 돈도 잃고 씨앗도 잃게 된다면?

“머, 멈춰!”

그가 소리쳤다.

하지만 아서는 또 다른 몬스터를 때려눕히는 순간이었다.

613점.

그론 군주의 점수가 추월당했다.

아서가 굳건히 1위로 올라섰다.

어느덧 대부분의 몬스터가 정리가 끝났다.

하나둘 군주들이 참가자격을 박탈당하고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론 군주도 절망하며 빛에 휩싸였다.

그는 끝났다.

소연맹?

개뿔.

씨앗을 빼앗기게 될 그는 오늘 함께 참전한 군주 중 잔금을 치르기로 했던 군주에게 골드를 주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그러면?

아마 그가 매수했던 무리가, 오히려 그의 영지를 쓸어버릴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업자득일 것이다.

아서는 다시 투명 벽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에는 굉장히 순조로웠다.

아서는 당당하게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도전군주와 겨룰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되었다.

***

도전자들의 만찬회.

도전군주 경쟁을 하게 될 군주들은 예선에서 승리하면 실제 도전군주에 올라 있는 자들과 만찬회를 가지게 된다.

이번 만찬회에는 총 두 명의 군주만이 참석하게 되었다.

바로 아서와 루미라는 군주였다.

본래 넷 정도의 도전군주가 있어야 하지만 다른 둘은 기권했다.

사실상 이번 해의 도전군주 예선자들의 경우 실제 그 자리에 도전한 게 아니라, 도전함으로써 자신들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려던 자들이 꽤 있었다.

그러한 3~4위의 도전군주는 애초에 선발되었지만, 그 자격을 포기한 것이다.

아서와 루미 군주가 식당 안으로 들어오자 기다란 탁자에 앉아있던 도전군주들이 그를 맞이해주었다.

평소의 아서였다면 아마 이런 불편한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가 있었다.

‘만찬회에서 어떤 식으로 싸우게 될지 알 수 있지.’

만찬회를 참석하면 도전군주들은 이번의 도전 과정이 어떤 방식인지 알려준다.

“일단은 두 사람 모두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루미 군주는 101명의 군주로서 사실상 후보로 거론된 군주다.

총연맹장들이 보기에도 흠잡을 데가 없는 군주였다.

곧이어 식사가 시작되었다.

식사시간 동안은 간단한 이야기만이 오갔고 아서는 짤막하게만 답했다.

총연맹장들은 아서에게 꽤 호의적이었다.

그가 라이프를 이용해 그들을 살린 건 사실이니까.

그리고 식사를 끝냈을 때, 차와 과일이 나왔다.

카일 군주가 입가를 닦으며 본론을 시작했다.

“이번 도전군주 경쟁은 운영자 측에서 꽤 신선한 방식으로 제안을 했어.”

카일 군주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인간 도전군주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족의 도전군주들과 함께 진행하지.”

“……그래?”

아서는 찻잔을 입에 가져가다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굉장히 껄끄러운 이야기이지. 대신에 제한을 걸겠다고 하더군. 서로의 목숨을 빼앗을 수는 없다는 것과 같은 식으로.”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족과 함께 경쟁한다는 건 무척 위험한 리스크다.

한쪽이 집중공격 당해 도전군주들이 몰살당할지도 모른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아마도 그런 조건이 있는 듯싶었다.

“우리도 정확하겐 듣지 못했지만 예정된 것에 따르면 모든 족이 다 참가하는 건 아니라고 하더군. 선별하여서 참가하고. 참가하지 못하는 족들은 일반 영지전 식으로 도전군주를 뽑는다고. 그리고 군주들은 오로지 열 명의 병사들만 대동한 채 참가할 수 있어.”

아서의 얼굴이 와락 찌푸려졌다.

“왜 그러나? 문제 있나?”

“……아니, 아니야. 그런데 너희들은 모두 흔쾌히 승인한 건가?”

“사실 운영자들이 만든 룰을 우리가 거부하기도 힘든 거지, 물론 우리도 차라리 일반 영지전으로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건의했지만, 보상도 생각보다 크더군.”

“혹시 그 보상이…….”

아서는 짐작 가는 것이 있었다.

“대군주의 권능인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

아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이건…….’

미래의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식은 아서가 과거에 도전군주의 자리에 도전했을 때 했던 것과 똑같았다.

“대군주의 권능은 딱 한 명의 군주에게만 부여되겠지?”

“물론이다. 도전군주들의 싸움에서 대군주의 권능을 내건다. 이는 어떤 군주라고 할지라도 탐이 날 수밖에 없는 조건이지.”

그건 동감이었다.

대군주의 권능은 본디 대군주가 되었을 때 하나를 하사받는다.

하지만 도전군주일 때 대군주의 권능을 하사받는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리고 보상은 그것만 있는 게 아니야. 가장 나은 성적을 기록한 종족에게 특별 보상이 주어진다고 하더군. 에픽 아티팩트부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똑같다.

과거 자신이 해봤던 그 방식과.

“그리고 아티팩트는 모두 제한한다고 하더군. 아무래도 템빨 때문에 번잡해지려는 걸 막으려는 것 같다.”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상 지금의 아서가 간다면?

‘나 혼자서 다 이길 수 있겠지.’

운영자들도 그걸 모르는 게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서를 겨냥한 룰은 아니다.

애초에 도전군주라는 자리는 어쩌면 지도권자들이다.

그들이 순수한 힘으로도 뛰어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거다.

“알기론 스킬들도 제한받을 것 같아. 스텟도 그렇다는 것 같고. 대부분 균등하게 맞춘다는 것 같더라고.”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것에 주목해. 둘다.”

중요한 맥락이라는 듯 카일 군주가 말했다.

‘역시 똑같군…….’

곧이어 그가 띄운 홀로그램.

그 홀로그램에는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이 지도에서 랜덤으로 우리가 시작한다고 하더군.”

그걸 보며 아서는 생각했다.

‘루미트리 시작지만 아니었으면 좋겠군.’

거기는 정말 최악이다.

그들은 게임의 진행방식을 아직 확실하게 알지 못하지만 아서는 알고 있다.

이 방식은 시작지점이 매우 중요하다.

아서가 진행했을 당시 루미트리 시작지에서 마족이 시작했다.

하지만 마족들마저도 루미트리 시작지에서는 어떻게 되었느냐.

‘모두 하루 만에 게임오버 되었지.’

추후 운영자들은 마족들이 항의하자 이런 말을 했다.

시작지는 모두가 랜덤으로 뽑기를 하도록 선택권을 주었다.

그리고 마족들은 가장 악수의 곳을 선택한 것이다.

모두에게 공평한 조건을 주었고 너희가 잘못 골랐으니, 우리는 잘못 없다.

그리고 루미트리는 사실상 재미를 위해 넣은 아주 악수의 곳이 맞다고.

그것을 마족들이 뽑은 거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뽑기를 진행했고 마족들은 그걸 뽑았다.

때문에 그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더해져 단 한 명의 군주도 나아가지 못한 마족 군주들의 경우는 자신들끼리 결국 다시 영지전을 해서 도전군주를 뽑았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 게임 안에서는 만약 도전군주 넷, 지원자 넷이 참가한다고 가정하면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그 종족 중에서 높은 기여도를 얻은 군주 넷이 도전군주가 되고 아닌 넷이 강등되거나 도전군주 도전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랜덤 시작지는 우리 중에서 한 명이 오늘 뽑을 거야.”

그렇게 말한 카일이 허공에 중얼거렸다.

“뽑기를 진행한다.”

그러자 그의 손 위로 작은 통이 생겨났고 통 안에는 시작지가 감춰진 막대들이 들어있었다.

“다행히도 우리가 1순위로 뽑을 영광을 가지게 되었다.”

1순위는 매우 좋다.

뽑기가 많다는 건 루미트리를 빗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길 아니겠는가?

“내가 뽑아도 상관없겠지?”

모든 군주들이 수긍했다.

‘루미트리만 뽑지 마라.’

그렇게 아서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어서.

카일 군주가 하나를 뽑은 후에 손으로 시작지역을 감춘 후 쓰윽 주변을 한 번 흩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루미트리. 이름 좋군.”

“…….”

아서는 처음으로 쾌활하게 웃는 카일 군주의 명치를 세게 때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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