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8
군주회귀록 168화
아서는 숨을 최대한 참고 눈을 크게 뜬 채 물 안에서 그것을 찾았다.
바로 고대의 무기다.
이 고대의 무기는 고고학자 클래스를 가진 아드라는 군주가 찾아냈다.
아드는 고대의 무기를 탐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군주였는데, 그는 이 안에서 그 무기를 찾게 된다.
이 무기는 딱 1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고대의 무기를 찾는 방법은 너무나 쉬웠다.
이 아르트 강 안에 숨어 있는 마개를 찾으면 된다.
그 마개를 뽑아내는 순간 물이 모두 빨려 들어가게 되며 그때부터 자유자재로 아르트 강을 조종할 수 있다.
곧이어 아서의 눈으로 이끼가 잔뜩 낀 돌이 보였다.
밑으로 더 내려간 아서는 그 돌을 힘을 주어 걷어냈다.
그러자 모습을 드러낸 건 아주 큼지막한 철로 되어있는 마개였다.
아서는 양손으로 마개를 여는 손잡이를 잡고 발을 땅에 딛은 채 힘껏 당겼다.
“흡!”
뿌르르르-
공기 방울이 올라왔지만, 쉬이 뽑히질 않았다.
물 안에서도 바깥의 진동이 느껴진다.
락깔 나무 나뭇가지를 통해 어느 정도 걸음을 지체했음에도 이젠 거의 다 근접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곧이어.
푸화아아아!
마개가 뽑혀나가며 그 속 안으로 엄청난 속도로 물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속도로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흡입력이었다.
“됐다.”
* * *
후퇴하는 병력을 뒤쫓던 레스와 론드의 얼굴이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아르트 강의 강물이 무릎까지 내려왔다.
본래는 수심이 5m는 될 정도로 꽤 깊은 강이었다.
그리고 무릎까지 강물이 내려온 틈을 타서 후퇴하던 적의 병력이 어느덧 반대편으로 넘어가 있었다.
“추격한다!”
“바로 코앞이다!”
어떠한 편법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강물이 사라지게 하는데 시간이 조금 소요된 것으로 보였다.
이제 막 후퇴하던 병력의 끝의 행렬이 건너편에 오른 것을 보면.
푹!
화살 한 발이 론드와 레스 앞에 날아와 꽂혔다.
그 건너편에서 소년 군주가 이죽 웃고 있었다.
“너희들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
“……?”
“매일 같이 어머니 나무라고 자칭한 그 나무에게 ‘어머니, 저희 기도를 들어주시옵소서.’ 하면서 꼴 같지도 않은 기도를 드린다지.”
“……뭐, 뭐라?”
뿌드득.
엘프들은 어머니 나무를 섬긴다.
어머니 나무는 엘프의 숲에 있는 아주 거대한 크기의 나무다.
그들은 어머니 나무가 자신들을 수호해준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백날, 어머니 나무 똥꼬나 빨아봐라, 과연 그분이 나타날까. 그는 없어.”
레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리고 아서는 피식 웃으며 론드를 돌아봤다.
“오크 넌…….”
그는 에휴 하는 한숨을 쉬었다.
“그냥 얼굴이 x같이 생겼네.”
“……죽여!”
어차피 추격을 가하려던 그들이었다.
론드가 헬하운드 킹의 옆구리를 박찼다.
투다다다다!
선두로 오크 군주 론드가 강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어 레스와 그 병력이 움직였다.
곧이어 아서는 병력들을 뒤돌아봤다.
화살이 강물로 뛰어든 적군들을 향해 쏘아졌다.
그리고 벨레카 연합군들도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 화살을 쐈다.
첨버엉!
그리고 곧 아서가 번쩍 강물로 뛰어들고 다른 정예 병력도 강가에 뛰어들었다.
적군이 보기에는 후퇴병력이 무사히 빠져나가게 하려는 수로 보일 법했고 그에 맞춰 뒤에 선 병력은 후퇴를 시작했다.
이어서.
푸화악!
아서가 가장 앞에 선 이의 목에 락깔 나무 나뭇가지를 박아 넣었다.
[죽인 적을…….]
아서는 계속해서 건너편으로 넘어가려는 이들의 목에 락깔 나무 나뭇가지를 박아 넣었다.
그때마다 아군이 되어 적군들을 공격했다.
푸푸푸푸푹!
계속해서 쏟아지는 화살비 틈에서도 레스와 론드는 곧 있으면 건너편으로 넘어가 놈들을 모두 죽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곧 론드가 강가로 내려섰다.
첨벙!
론드는 약 2m 10㎝ 크기로 아주 거대한 거구였다.
그가 콧김을 뿜어내며 아서를 향해 다가갔다.
레스도 지금이 군주를 잡기에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듯싶었다.
막 론드가 자신의 육중한 바스타드 소드를 휘두를 때.
수우우웅!
아서는 지체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그와 동시에 강가에 있던 전 병력이 몸을 돌렸다.
타타타탓!
그리고 재빠르게 강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어 아서가 락깔 나무 나뭇가지로 복종시켜놓은 병력들이 레스와 론드 군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푸수욱!
그들의 눈에 보였다.
후퇴했던 병력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되돌아오고 있었다.
미간을 구기는 그들.
곧이어서.
건너편에 완전히 올라간 아서가 팔을 힘차게 휘둘렀다.
“저 미친놈이……!”
론드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쿠그그그그그그!
거대한 진동에 강가로 뛰어들었던 병력이 당혹하기 시작했다.
“어?”
“음?”
강가로 뛰어들었던 병력은 약 1,600 정도였다.
곧이어.
그들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바로 위쪽에서 엄청난 강물이 땜이 터진 것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푸화아아아악!
그리고 병력을 집어삼켰다.
아니, 쓸어갔다.
“으아아아!”
“으으으으으!”
쓸려나가는 병력을 향해 되돌아왔던 병력이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취이이익, 취이이익!”
몇몇 풀뿌리 같은 것을 잡고 기어 올라오려는 자들은 창으로 찔러 죽였다.
푹푹-
“취이익, 취이익!”
“끄흐윽!”
그리고 아서는 다시 한번 팔을 크게 휘저었다.
이 고대 무기는 말 그대로 아르트 강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다.
아서는 일부러 이 아르트 강의 물이 무릎까지 빠졌을 때 더 이상 빠지지 말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 생각처럼 아르트 강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고대 무기를 얻는 것은 마개를 빼내는 것.
사실 이곳에 무엇이 있다.
확신하지 않는 이상은 그 안에 들어가 마개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싶다.
푸화아아악!
아서는 또 한 번 아르트 강을 움직였다.
아르트 강이 아직 강가에 발을 들이지 않은 건너편 병력들을 향해 해일처럼 덮쳤다.
푸화아아악!
“끄흐으읍!”
“으르르릅!”
곧이어 물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쓸려간 병력들과 아예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익사한 시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커허억, 컥!”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그들 중 대다수가 아직 멀쩡한 눈으로 아서를 노려보고 있었다.
“네, 네놈…… 헉!”
론드는 아서가 팔을 들어 올리는 걸 볼 수 있었다.
곧이어서.
푸화아아아악!
또 한 번 물이 쏟아져 내리며 그들을 쓸어갔다.
아서는 수차례를 반복했다.
그들 모두가 진이 빠질 때까지.
“제, 제발 그마안!”
하지만 아서는 멈추지 않았다.
그들의 청을 들어줄 아서가 아니었다.
어느덧 다섯 번 정도를 반복했을 때, 시체가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살아있는 자들의 경우 병력이 강가로 내려가 죽이기 시작했다.
이어서 남아있는 건너편 병력을 향해서도 병력들이 달려들었다.
그들도 해일처럼 쏟아지는 물줄기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푸화아아악!
푸화아악!
빠르게 근접한 병력이 그들을 모두 쳐냈다.
“취이익, 취이익.”
“허억허억.”
레스 군주와 론드 군주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빌어먹을…….’
레스 군주가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고 있을 때였다.
푸지이익!
풀썩
바로 옆에 있던 론드 군주의 목이 떨어졌다.
레스가 헉하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아서가 창을 뒤로 빼고 있었다.
“하, 항…….”
푸지익!
하지만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그의 목을 꿰뚫었다.
망설이지 않고 뽑아낸 아서는 주변을 둘러봤다.
“이겼군.”
지휘관을 잃은 병력은 사실상 무용지물과 같았다.
거기에 지금 같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아서는 계속 락깔 나무를 휘두르며 병력의 목을 꿰뚫었고 피해를 최소화시키며 놈들을 죽여냈다.
그리고 이어.
단 하나의 병력도 남지 않고 모든 병력이 죽었을 때였다.
[새로운 형식의 전쟁모드에서 승리하셨습니다.]
[배팅된 900만 골드를 얻었습니다.]
[벨레카 연합의 적장들이 가지고 있던 아티팩트가 모두 오픈됩니다.]
이번 전쟁모드 보상의 경우 운영자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 때문에 군주를 죽였다고 해서 그들이 가졌던 보상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아서는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수십여 개의 아티팩트를 볼 수 있었다.
하나 같이 낮으면 유니크에서 높으면 에픽 아티팩트까지 존재했다.
아서는 심사숙고하여 아티팩트를 쭉 둘러보았다.
그는 총 두 개의 아티팩트를 선별할 수 있었다.
‘정령 강화자.’
이는 예상외의 아티팩트였다.
에픽 등급의 이 아티팩트는 실제로 D급이지만 B급까지 밖에 올라가지 못하는 유닛을 A급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사용 가능 하다.
사실 아서는 이렇다 할 정령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물론 이프리트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급을 올릴 수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오르콘에게 시켜 새로운 아티팩트를 만든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오르콘은 분명히 뛰어난 드워프다.
그라면 ‘정령’이 ‘모든 유닛.’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몬스터 등급을 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왕의 무덤에 등급을 올린 몬스터를 넣으면…… 재밌겠군.’
피식 웃음이 난다.
그다음 선택한 아티팩트.
이는 야스 군주의 아티팩트로서 반지형이다.
이 아티팩트가 좋은 점은 바로 이것이다.
‘중복 착용이 가능하다는 것.’
이 반지를 착용하는 순간, 반지는 손가락에 안에 녹듯 사라진다.
하지만 그 반지의 능력은 잔존 한다.
반지의 능력은 군주의 전병력 방어력+1%다.
1%면 가히 무시할 수 없는 수치.
이도 에픽 아티팩트에 해당했다.
“와아아아아!”
“이겼다아!”
“아서! 아서! 아서!”
아서는 어느덧 시끄럽게 떠드는 유닛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처음 군주님께서 날 이곳에 보내실 때 우려가 많으셨는데, 대단한 광경을 보았다고 말씀드려야겠어.”
“멋지십니다. 군주님.”
희생된 유닛의 숫자 약 600.
6천을 전멸시켰다는 것을 보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그리고 현재 아서의 만족도는 132%까지 치솟았다.
100%를 넘어선 기록 달성과 같다.
띠링!
그와 함께.
퀘스트 보상 알림이 들렸다.
[긴급 퀘스트. 최소한의 피해로 최대한의 승리를 완료.]
[벨레카 연합 몰아내기 퀘스트 완료.]
[알라카 평원의 레벨 업 던전 입장권을 얻었습니다.]
[최소한의 피해로 최대한의 승리를 완료 퀘스트의 보상에 영향을 줍니다.]
[레벨업 던전의 경험치 획득률이 2배로 늘어납니다.]
[레벨업 던전의 몬스터가 X2로 늘어납니다.]
“호.”
아서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몬스터와 경험치 획득률이 2배로 늘어났다.
아직 레벨 업 던전이 얼만큼의 효과를 가진지는 몰랐지만, 저 정도라면 아서가 데리고 있는 많은 유닛의 장벽을 깰 수 있을 것이다.
아서는 이번 전투를 통해서 총 1,100만 골드와 레벨 업 던전의 강화를, 거기에 더해 벨레카 연합을 쓸어내면서 인간이 우위에 선 것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룬의 눈물도 정제할 수 있겠고.’
그뿐만이 아니다.
벨레카 연합은 총 900만 골드를 빼앗겼다.
이 900만 골드가 과연 그들 주머니에서 나온 걸까?
아니, 자신들의 연맹에 소속된 군주들의 주머니를 털었을 거다.
이 정도 거금이면 아마 대부분이 당분간 골드를 확보하기 위해 영지 운영에만 힘을 박찰 터다.
아마 그들이 다시 서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거다.
피이이이이!
전쟁모드가 끝나자마자 아서는 질주의 매를 띄웠다.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질주의 매는 빠른 속도로 군주들에게 승전 소식을 알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