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3
군주회귀록 163화
55장 벨레카 연합 VS 발카스 영지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서면 SSS급 퀘스트는 다시 받을 수 없을지도 몰랐다.
“알았다. 하루만 기다려라.”
“호오, 고작 하루라?”
그레모리는 감탄하는 표정이었다.
애초에 바알의 영지에는 룬의 눈물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하루가 지났을 때, 바알이 다시 돌아왔다.
“여기 룬의 눈물과 200만 골드다.”
그것을 건네받은 그레모리는 빙긋 웃었다.
“가장 높게 솟은 탑이 있는 곳으로 가라.”
“가장 높게 솟은 탑이라면…….”
마계에선 딱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바로 마물의 탑이다.
이 마물의 탑은 총 20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층을 아무리 빠르게 클리어해도 이틀이 지나야지만 그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사실상 마물의 탑은 바알 대군주도 아직 도전은 해보지 못한 탑이라는 거다.
“그곳의 정상에서 마신의 반지를 가져와.”
“……알겠다.”
바알은 그 말을 듣고 지체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사라지는 바알 대군주와 그 근위대를 보며 그레모리는 이죽하고 웃었다.
그녀의 팔목에는 동빛으로 빛나는 팔찌가 착용되어 있다.
‘지정위치의 팔찌.’
처음 아서는 그레모리를 바들리의 눈물의 세 가지 작은 소원 중 하나를 사용하여 이곳에 보냈으며 지정위치의 팔찌는 미리 준비하여 그녀에게 줬다.
본래 유닛은 아티팩트의 특수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대리인의 경우는 딱 한 가지 아티팩트의 능력은 사용가능하다.
지정위치 팔찌를 통해 그녀는 이곳과 항시 연결되었고 언제든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빛이 되어 사라졌다.
***
블러스디 땅.
아서는 알론 역시 바들리의 눈물을 사용해 소환했다.
돌아온 그레모리는 200만 골드와 룬의 눈물을 아서에게 건네줬다.
“바알은 아마도 마물의 탑에서 한 달은 넘게 고생할 거다. 그리고 그곳은 생각보다도 결코 무시할 수 없지.”
아서가 마신의 반지에 대해서 아는 이유는 앞으로 미래에 바알 대군주가 얻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아서는 이런 식으로 그가 얻을 것을 빼돌릴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이 룬의 눈물을 환전하면 되겠어.”
룬의 눈물은 사실상 현재로서 정제가 불가능하다.
앞으로 미래에 바알은 이 룬의 눈물을 이용해 뛰어난 아티팩트를 제작했지만 일단 그마저도 제지했다.
아서도 당장 쓸 수 없는 걸 가지고 있기보다는 돈으로 환전하는 게 나았다.
“그레모리. 카일 군주의 영지로 가서 ‘환전기’사용을 청해라.”
“순순히 응해줄까요?”
아무리 우호적인 관계라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것은 카일 군주도 마찬가지일 터.
“전시장을 카일 군주의 영지에 설치할 것을 말해라, 그리고 그중 약 2%의 골드를 떼 주겠다고.”
던전에 소요할 돈은 아주 어마어마할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는 하루에 2만 골드씩 매일 배출한다.
이도 매우 중하지만 지금 당장 최고의 던전을 만드는데 수천만 골드에 가까운 골드 이상이 소요될지도 모른다.
때문에 아서는 그동안 기다려왔던 전시장도 오픈할 예정이었다.
이제부터는 다소 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필요할 때 도움을 받고, 그들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
또한, 카일 군주의 영지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영지 자체가 군주들이 거닐기에 좋은 길목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일 군주는 장사치가 지녀야 할 안목도 뛰어나 2%의 수익도 무시 못 한다는 것을 알고 순순히 응할 터다.
“나 블러스디 땅의 주인 아서 더 프레스는 이 땅에 제작한 던전 ‘왕의 무덤.’을 던전 마스터 알론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바이다.”
[왕의 무덤의 던전 마스터로 임명됩니다.]
[던전의 등급은 F입니다.]
“군주님.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F급의 던전 마스터이고 이 던전도 마찬가지인데, 제가 그자들을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상 던전 마스터도 그 급이 존재한다.
자신보다 높은 급의 던전을 운영할 순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불가능하면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이 존재한다.
“이 안에는 F급의 몬스터들이 채워져 있다. 그리고 공략이 되지 않아도 탈출할 수 있는 출구가 존재하지. 나 또한 몬스터 유닛을 구매하여 네 던전을 계속 침범할 거다.”
“아…….”
“넌 내 영지의 유닛들과 싸울 때마다 군주 등급이 오르게 될 거다. 엄연히 난 군주이니까.”
던전 마스터들의 경우 적장을 친다가 아닌, 많은 숫자를 죽인다는 것에 따라 계속해서 등급을 상승시킬 수 있다.
아서는 유닛 중에서 가장 지능이 낮으면서도 통증이나 죽음에 무감각한 몬스터들을 구매하여 계속해서 이 던전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공격할 것이다.
그럼 빠른 속도로 던전의 급은 오를 것이다.
그랬기에 막대한 골드가 필요한 거다.
아서와 알론의 유닛은 계속해서 죽을 테니까.
“들어가지.”
“예.”
아서와 알론이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은 그를 던전 끝에 보스방에 데려다주었다.
그다음에 F급 유닛들을 소환하였다.
“끄레레에에!”
“브레에에!”
디그닥이라고 불리는 유닛.
땅속의 두더지와 같은 이 유닛들은 F급치고는 강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지만, 방어력은 F급보다도 더 최하위다.
성인 남성이 주먹으로 치면 즉사할 정도로.
이들은 땅속을 통해 움직이며 오로지 ‘포식’만을 생각한다.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오로지 ‘먹는다’에 집중하는 느낌.
“가자.”
아서의 첫 번째 던전 습격이 시작되었다.
***
늦은 밤.
알론은 매우 지쳐서 던전을 빠져나왔다.
하루 만에 순식간에 F급에서 D급으로 올라온 그였다.
그리고 아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다소 감탄하고 있었다.
‘공격이 반복될 때마다 말도 안 되게 빠른 속도로 전술 전략을 짜고 대응을 시작했다.’
마치 물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그 변화가 빠른 편이었다.
과연 총 던전 마스터 알론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발카스 영지로 돌아오자 때마침 그레모리도 함께 갔던 병사들을 데리고 복귀 중이었다.
“이야기는 잘 되었나?”
“예,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시장을 만드시면 군주님께서 직접 가셔야지 않습니까?”
“그렇지.”
“카일 군주께서 중요하게 논할 이야기가 있으시다고 합니다.”
“논할 이야기라…….”
가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카일 군주의 팔라딘 영지.
이 팔라딘 영지는 아스가르드 대륙에서 매우 아름다운 영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그가 보유한 유닛들이 대다수 엘프들인 것처럼 그 영지 자체는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또한, 이 팔라딘 영지는 이중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곽 쪽에 거대한 성벽이 쌓아져 있고, 그 안쪽에 또다시 안으로 들어가기 전의 성벽이 쌓아져 있다.
이 두 겹으로 되어있는 성벽 중 외벽에 통하는 곳을 카일 군주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
카일 군주는 미리 언질을 받았던 것처럼 곧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아서 군주와 그 병력들을 볼 수 있었다.
“그때의 일은…….”
카일은 그때 자신이 그의 멱살을 틀어잡았던 때를 떠올렸다.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단 그를 통해 많은 자가 목숨을 부지했다는 것은 변함없는 기정사실이니까.
아서는 고개만 대충 끄덕였다.
“그보다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일단은 들어가지.”
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장은 카일 군주가 직접 건축했다.
단 며칠 사이에 이 정도 규모의 전시장을 건축했다는 것은 꽤 대단한 일.
하지만 아서는 감흥 없는 표정으로 그와 마주 앉았다.
엘프 대리인 루마니아가 차를 내왔다.
곧이어 카일은 본론을 꺼냈다.
“혹시 알라카 평원에 대해서 알고 있나?”
“알라카 평원? 알고말고.”
“……지금 그곳에 굉장히 난처한 문제가 생겼다.”
“난처한 문제?”
알라카 평원.
그곳은 군주들의 물자보급로, 혹은 무역 등을 위해 이용되는 중심지다.
사실상 알라카 평원은 아스가르드 대륙의 어디에서도 연결되는 요충지였다.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에 많은 것이 바뀐 건 알 거야.”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족이나 마족, 용족과 같은 자들은 어느 정도 리스크가 생겨서 대규모 내려올 순 없지만 다른 족들은 아스가르드 대륙에 뿌리를 내렸지, 물론 그만큼 대륙 자체도 확장되었지만.”
대륙의 확장.
이는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엘프족과 오크족, 블러족이 이번에 손을 잡아 연합 하나를 만들었다.”
‘연합이라…….’
그 말에 아서는 짐작할 수 있었다.
“바로 벨레카 연합.”
‘역시…….’
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들었다.
“바로 이 벨레카 연합이 지금 알라카 평지를 점령하고 인간들한테 통행료를 요구하고 있다.”
“……통행료라.”
그것참 우스운 말이다.
한편으로는.
‘미래가 바뀌었다…….’
사실상 대규모 업데이트가 원래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당연할 수밖에.
‘호랑이 없는 굴의 여우 격인가.’
벨레카 연합은 종족들의 균형을 유지한다.
와 같이 요구하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세 종족은 말 그대로 동맹을 맺은 것이다.
서로 도우며 때론 악행도 일삼는다.
“근데 그게 뭐?”
아서는 어깨를 으쓱했다.
“도와줄 순 없나?”
아서는 답하지 않았다.
엄연히 벨레카 연합의 비매너적인 행위.
그에 군주들을 모아 공격작전을 펼친다면 그리 어려운 이야기는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카일이 원하는 건 바로 이것이었다.
“압도가 필요하다.”
“압도라.”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족들과의 군주게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때 우리를 무시하는 족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때 벨레카 연합을 압도적으로 물린다면 앞으로 주도권을 쥐는 것도 쉬워지겠지.”
아서의 힘을 그들은 보았다.
때문에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들을 압도하여 무릎 꿇릴 자를.
사실상 네크로맨서 잭이 직접 참전하지 않는 이상 압도적인 싸움은 힘들 것이다.
힘겹게 물러나게 하겠지.
아서는 이에 대한 답을 거절하자고 생각했다.
‘난 해야 할 일이 많아.’
이 정도는 그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막 그 답을 주려던 그때.
띠링!
갑자기 중요정보열람이 오픈했다.
아서는 미간을 구기며 중요정보열람을 오픈했다.
(벨레카 연합이 노리는 것.)
벨레카 연합의 셋의 도전군주들은 이번에 퀘스트를 하나 받게 되었다. 그 퀘스트는 알라카 평지를 점령하고 인간들로부터 10일간 지켜내는 특수한 퀘스트이다.
+퀘스트: 벨레카 연합 몰아내기.
‘흠…… 퀘스트라.’
퀘스트를 받았다?
그 보상을 아서는 알지 못하겠지만 확실히 의아하긴 했었다.
통행료, 그리고 미개하다는 인간?
사실상 아스가르드 대륙의 주도권은 그들이 쥐고 있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비매너 행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가 퀘스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다음 아서는 퀘스트 내용인 ‘벨레카 연합 몰아내기’내용을 확인했다.
‘허어. 보상이…….’
퀘스트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그들이 받게 될 보상을 역으로 아서가 가져올 수 있다고 하였다.
그 보상을 확인한 아서가 말했다.
“그럼 참가하지.”
“그, 그게 정말인가?”
카일 군주도 사실은 기대하지 않고 말했던 것이다.
그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그리고 아서가 말했다.
“딱 200만 골드만 받고.”
카일 군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런 X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