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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58화 (158/210)

# 158

군주회귀록 158화

“저는 병영 안에서 잡일을 담당했었습니다. 잭은 듀라한의 취약점을 알고 있었지요. 그 때문에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한 겁니다.”

유닛을 군주가 훈련시킨다는 이상하지 않은 이야기다.

그것도 듀라한은 지능이 없는 몹이 아니라는 거다.

“그때에 들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렇군.”

바르밀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내가 너무 과민한가. 또 끽해야 인간 애송이 새끼일 뿐인데.’

고작 이런 놈이 자신들을 위협할 린 없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시선은 족쇄에 향했다.

피식-

“그럼 일단 시험해보도록 하지.”

***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 듀라한을 끌어왔다.

끌려 들어온 듀라한의 머리를 집중공격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머리를 회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듀라한의 몸 곳곳에서 빈틈이 부각되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머리를 필사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스텝이 꼬였으며 머리를 들고 있는 왼팔을 제한 오른팔은 방어만을 취했다.

쉽게 듀라한을 제거한 그들은 눈을 맞췄다.

‘확실하다, 분명히 약점을 꿰고 있어.’

아서가 했던 잭의 영지의 영지민이라는 말이 거의 기정사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네가 생각하는 놈들을 사냥할 유용할 정보가 있느냐?”

바르밀은 질문을 하면서도 ‘수렴’하자고만 생각했다.

약점을 알아내고 전술을 자신들이 짠다.

“불을 쓰는 겁니다.”

“불?”

“놈들은 예민한 후각을 가졌습니다. 불을 사용하면 일단 그들의 후각은 무용지물이 되는 겁니다. 이 역시도 잭이 화술을 대비하려는 훈련을 시키는 걸 보았습니다.”

“호!”

알라드가 감탄했다.

그거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다.

다른 둘도 동감한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때마침 용족 벌록이 꺼낸 물품 중에는 거대한 불을 일으키는 ‘살라만더의 포효’라는 물품이 있었다.

그걸 이용하면 빠르게 불을 붙일 수 있다.

“불을 이용해 후각을 마비시킨다. 또 불 자체는 그들을 분산시키기 충분하지.”

뿔뿔이 흩어졌을 때, 데스나이트들부터 제거한다.

그들은 서로 눈을 맞췄다.

가장 효율적인 포지션을 취한 뒤에 움직인다.

“네 가족은 책임지고 우리가 구제해주지.”

‘예예, 그러세요.’

아서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웃었다.

***

화르르르륵!

화르르륵!

살라만더의 포효가 발동되었다.

조용했던 언데드 영지에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불은 언데드에게 매우 취약하다.

특히나, 후각에 의존하는 그들이 눈을 이용해 돌파구를 찾는 것은 더 어려워진다는 거다.

“그워어어어!”

“그어어어!”

언데드 영지민들이 뛰쳐나왔다.

그들은 갈 곳을 잃고 우왕좌왕 했다.

시각의 퇴화, 거기에 후각도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니 그중에는 스스로 불길로 들어가 비명을 지른 놈들도 부지기수였다.

“갑자기 왠 불이……!”

“불을 꺼라!”

“이런 머저리 같은 놈들, 불나방도 아니고……!”

데스나이트는 총 여덟 기.

생각보다 만만한 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그나마 다른 놈들보다 시력이 좋았고 청각도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맹점은 지금 영지 자체가 시꺼먼 연기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끼디디딕-

불을 끄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는 데스 나이트들.

곧이어 데스나이트 볼챈은 연기 사이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자 하나를 볼 수 있었다.

“멍청한 놈, 그곳은 불길이다……!”

“안다.”

퐈지익!

연기 속에 숨어있던 바르밀이 쏜 화살 한 발이 데스나이트의 머리통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알라드는 연기 안에 숨어 버프 능력을 발했고 벌록과 바르밀은 빠르게 데스 나이트부터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모두 제거했을 때, 듀라한들도 제거했다.

훨씬 쉬운 일이었다.

그 다음엔 남아있는 영지민들을 쳐냈다.

이는 더 쉬운 일이었다.

놈들은 스스로 불나방처럼 그 안으로 뛰어들고 있었으니까.

불이 꺼지고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소영지를 보며 세 군주는 웃었다.

“얻은 게 많군. 데스나이트의 장갑과 듀라한의 눈동자.”

세 군주가 아서를 돌아보았다.

“제법이다. 그 보상으로.”

바르밀은 짙게 웃었다.

“조금 덜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아서는 대답하지 않고 울상을 지었다.

***

영지 제거 후에 일행은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

“허억허억.”

“커허억, 허억.”

던전 막바지에 다다른 그들은 굉장히 지쳐보였다.

숨을 헐떡이는 그들을 보며 아서는 생각했다.

‘이곳의 보스는 친절하지 않아.’

보통 영지 방의 문을 열어야 보스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모든 몬스터를 소탕했을 시에 모든 군주들이 곧 바로 보스방으로 자동으로 소환된다.

바로 이렇게.

후우우웅-

후우우웅-

그들은 크게 지쳐 있는 상태에서도 자신들의 몸을 붉은 빛이 휘감자 서둘러 전투준비를 갖췄다.

그들도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이미 들었기에 모든 몹을 잡으면 워프되는 걸 알았다.

문제는 모든 몹의 숫자를 몰랐을 뿐이다.

아서 역시도 긴장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도 생각했다.

‘내겐 고마운 일이지.’

이들이 휴식을 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들이 워프되어 온 곳은 거대한 신전 같았다.

마치 신을 섬기는 듯한.

그들의 가장 앞에는 거대한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그 십자가에는 양쪽 발과 양쪽 손이 꿰뚫린 언데드로 추정되는 놈이 있었다.

인간과 흡사했지만 이마에 두 개의 뿔이 달려 있었다.

“이놈의 몸 곳곳을 뚫어 피를 받은 후에 십자가에 박힌 저놈에게 뿌리면 히든피스가 발동된다고 하였다.”

바르밀의 말에 두 군주는 주변을 샅샅이 흩었다.

그러면서도 세 군주가 눈을 맞췄다.

알라드가 아서의 발목에 채워진 족쇄를 풀었다.

그 다음 곧 바로 버프 능력 중 최상위권이라 불리는 능력 배리어를 사용했다.

[배리어가 온 몸을 감쌉니다.]

[배리어 상태에서는 공격이 불가능하며 대신 대부분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배리어의 시전시간은 5분입니다.]

“하아하아.”

알라드는 마력 소모가 큰 것인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만큼 배리어는 쉬운 능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서를 보호할 때에 있어서는 최고의 능력이었다.

그리고 족쇄를 푼 이유는, 그게 걸어진 상태에서는 배리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

즉.

‘너희는 모든 힘을 빼고 내게 죽겠지.’

그러한 생각을 하던 때.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낙뢰가 내리쳤다.

낙뢰가 내리친 자리에서 수십 마리의 언데드들이 몸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듀라한과 데스나이트 다섯 기.

그리고 십자가 앞으로 모습을 드러낸 리치.

“이곳은…… 그분을…… 섬기는…… 신성한…… 곳이다.”

콰아아앙!

리치는 잘 알려져 있듯이 과거 대마법사였던 자다.

그가 휘두른 스태프에서 거대한 번뇌가 또 한 번 내리쳐 바르밀을 향해 뻗어나갔다.

푸화아악!

태엥!

그들은 오로지 리치를 사냥하기 위한 물품들을 바리바리 가지고 온 상태였다.

그 번뇌가 바르밀이 사용한 특수 양피지에 의해 퉁겨 나갔다.

펄러억!

벌록이 번쩍 날아올랐다.

“쿠화아아아!”

그의 입에서 거대한 바람이 뿜어져 나갔다.

곧 바람은 엄청난 빠르기와 전력을 가진 칼날이 되어 언데드들을 무너뜨렸다.

이는 벌록 군주의 대규모 살상 능력이었다.

확실히 도전군주들이었기에 그들 개개인의 무력은 대단한 편.

푸슈유융!

푸슈융!

다가오는 언데드들을 향해 활을 쏘던 바르밀이 화살이 떨어졌음을 알았다.

“크라아아아아!”

[용족의 포효가 발동됩니다.]

[용족의 포효로 인해 반경 10m내의 몬스터들이 집중됩니다.]

벌록은 또 한 번 시선을 끌었고.

화살을 인벤토리 안에 넣은 바르밀이 검을 쥐고 달려 나갔다.

푸화아아악!

그는 마지막 힘을 아껴두고 있었다.

그 힘을 여기에서 모두 사용한다.

팡팡팡팡팡!

검은 검에서 튀어나간 다섯 개의 둥근 구가 빠르게 언데드들을 꿰뚫었다.

태에엥!

달려 나가던 바르밀과 데스나이트의 검이 충돌했다.

부드럽게 흘려낸 그가 놈의 머리에 힘껏 주먹을 꽂았다.

퐈지익!

그다음 망설이지 않고 팔을 쭉 잡아당긴 후에, 검을 쥔 팔로 힘껏 내리쳤다.

퍼지익!

팔 하나가 부러진 데스나이트를 내팽개친 후에 모든 시선이 벌록에게 집중된 몬스터들을 지나 리치를 향해 달려나갔다.

콰아아앙!

리치의 손에서 뿜어지는 수십 여개의 불덩이들이 바르밀 군주에게 뿜어져 나왔다.

“……역시 바르밀 군주.”

아서의 옆에 있는 알라드가 중얼거렸다.

수화아아악!

검을 한 번 휘두르자 불덩이들이 순식간에 상쇄되어 사라졌다.

리치가 팔을 앞으로 내뻗었다.

퐈지지지직!

리치의 손에서 머리만 남은 해골들이 바르밀을 향해 뻗어 나갔다.

퐈지익

쾅!

해골 하나를 벤 순간.

거대한 폭발이 바르밀을 휘감았다.

자욱한 흙먼지 속에서 바르밀은 계속 검을 휘둘렀다.

과연 마족이라는 이름은 아깝지 않다.

그리고 이어.

퐈앗!

흙먼지를 뚫고 불쑥 튀어나온 바르밀이 리치의 몸을 난자했다.

푸화아아악!

리치가 천천히 기울어졌다.

타다닷!

하지만 바르밀은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놈의 라이프.

라이프가 있는 한 리치는 계속 살아난다.

그게 이 던전의 핵심이다.

만약 라이프 위치를 몰랐다면 바르밀은 또 다시 살아난 리치를 상대해야했을 거다.

하지만 그는 위치를 알고 있었다.

천장을 향해 힘껏 바르밀의 검이 쏘아져 날아갔다.

푹!

천장에 박혔는데, 그 검은 탱이 아닌 뭔가 박히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뚜욱 뚝뚝-

“키헤에에에에!”

거친 비명이 들려왔다.

천장에서 붉은 피가 콸콸 쏟아졌고 던전 내에 리치의 비명 소리가 가득 찼다.

곧이어.

푸득-

퍼직-

갈라진 라이프의 파편이 바닥에 떨어졌다.

리치가 완전히 죽음을 맞이하고 바르밀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그는 빠르게 벌록과 합세하여 모든 언데드를 사냥했다.

“허억허억…….”

“끄으으윽……!”

모든 사냥이 끝나고 그 둘은 상처가 가득했다.

알라드는 배리어에 의해 모든 마력을 소모해 그들을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어서려고 해도 일어나질 못했다.

알라드가 아서의 등을 툭 밀었다.

“움직여라, 끔찍하게 죽고 싶지 않다면.”

아서는 잔뜩 겁 먹은 표정으로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 걸음 한 걸음 십자가를 향해 움직였다.

“내가 할 테니, 너희들은 좀 쉬어라.”

그 말에 바르밀과 벌록은 고개를 끄덕여 바닥에 널브러졌다.

거친 숨만이 토해지고 아서가 부들부들 떠는 게 그들 눈에 들어왔다.

곧 알라드는 십자가 앞에 선 아서를 보며 단검을 꺼냈다.

“신의 보살핌.”

퐈앗!

[신의 보살핌 버프에 따라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알라드.

천족은 본래 순수한 족이다.

물론 타락하기는 하였으나 그는 그래도 셋 중엔 그나마 낫다.

“이로 인해 고통은 없을 거다. 눈만 감으면 편안한 숙면에 빠지게 될 거야.”

꾸울꺽-

아서는 마른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서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냐?”

이는 알라드가 아서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그는 순순히 협조해주었고 그 덕분에 영지도 하나 털 수 있었으니까.

“신들아, 고다…… 니…… 덕…… 편하게…… 왔.”

“뭐?”

작은 중얼거림.

그 말을 제대로 듣기 위해 알라드가 고개를 앞으로 쭉 빼어 그의 입에 귀를 가져다 대었다

“X신들아, 고맙다. 니들 덕분에 편하게 왔어.”

그 말이 끝난 순간.

아서는 알라드의 한쪽 눈에 엄지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뿌으으윽-

뽑아내듯 힘을 주었다.

푸화아아악!

눈이 뽑혀 나오자 붉은 피가 뿌려졌다.

“끄아아악!”

비명.

“……!”

싸늘해진 표정의 아서가 다른 군주들을 향해 고개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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