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
군주회귀록 155화
총운영자 아라스가 형벌의 감옥에 사라지고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루어진지 한 달이 지났다.
새로운 총운영자 벨로는 천족이었다.
그는 홀로그램을 통해서 보여 지는 것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도대체가 바알 대군주는…….”
그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홀로그램 너머 바알 대군주가 이번 대군주 도전에 참여한 자의 목을 비틀어 내는 것이 보였다.
이번 도전군주는 용족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기대되는 자였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바알 대군주의 막강한 병력과 그의 전술전략을 담당하는 알도르, 뛰어난 마도병기와 유닛들에 단 30분 만에 영지전이 끝나버렸다.
꾸울꺽-
마른 침을 삼킨 벨로는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을 왕으로 군림할 거야.’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나, 대군주에 오른 군주는 ‘대군주의 권능’을 부여받게 된다.
이 대군주의 권능은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오로지 대군주들만이 부릴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강력한 힘.
그리고 이는 대군주를 방어해내는 해마다 새롭게 하나씩 추가로 얻을 수 있다.
벌써 바알 대군주의 권능은 세 개가 넘었다.
‘이러니 다른 대군주들이 바알의 비위를 맞추지…….’
모든 대군주들이 바알을 적으로 두지 않으려고 한다.
또한, 바알 대군주의 심기를 거스른 자는 바로 대군주에서 추락하고는 했다.
어쩌면 그의 견제가 미치는 파장이 그만큼 강력한 힘을 발한다 할 수 있다.
벨로 운영자는 홀로그램을 껐다.
“아이고, 머리야…….”
골머리가 지끈거렸다.
바로 한 달 전의 블러스디 땅에 대한 대규모 업데이트 때문이었다.
본래 강력한 다른 족들을 아스가르드 대륙에 채워 넣으려고 했지만 인류의 승리로 인해 ‘리스크’를 주겠다가 완전히 사라졌다.
때문에 곧바로 준비했던 모든 것을 엎어야만 했다.
아스가르드 대륙의 대규모 업데이트.
이때에 다른 족들이 함께 하게 되었다.
엘프, 오우거, 벨라니 족 기타 등등이 아스가르드 대륙에 생겨났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히 분리되어 있었으며 그 전에도 인간들은 다른 족들과의 어느 정도의 교류가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큰 변화는 없었다.
그리고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그만큼 방대하게 많은 퀘스트와 보물들이 더 풀리게 되었다.
이것들은 사실 애초에 풀릴 예정이었던 사실.
그리고.
‘천족, 마족, 용족들이 아예 참가를 못하는 건 아니지.’
사실상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는 그 세 족이 아스가르드 대륙을 집어 삼킨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인류는 그 리스크를 피해갔다.
대신에 아예 그들이 내려오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퀘스트를 받거나 물품을 사용하면 내려올 수 있지.’
기존에는 그것들을 사용해도 거의 불가능했던 사실이라는 거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는 점.
그래도 그들은 쉬이 인간들을 공격할 수 없을 것이다.
‘먼저 공격하면 총공격이 이어질 테니까.’
아마 내려온다고 하더라도 조용히 소리 소문 없이 내려왔다 사라질 확률이 아주 높다.
그러면서도 발로는 생각했다.
‘대군주들이 지금 퀘스트를 준비하고 있다던가? 또 그 보상은 바알 군주 몰아주기로 했다지. 이거 참 빨아주는 것도 정도껏이지.’
그는 그나마 전의 총운영자 아라스보다는 나은 자였다.
적어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니까.
“쯧!”
그는 작은 혀 차는 소리를 냈다.
***
총연맹장 네 사람이 모였다.
카일 군주는 쓴웃음을 지었다.
다른 세 명의 총연맹장들의 표정도 아리송했다.
“아주 큰 신세를 그 꼬마한테 져버렸군.”
그들은 전에 서른다섯 명의 군주들한테 1%씩의 능력치를 앗아갔던 것을 떠올려봤다.
그 능력치가 아마도 이번 일을 위해서이리라.
그를 증명하듯 그때 당시에 그 자리에 있었던 군주들은 블러스디 땅 공략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죽었던 이중 그들 모두가 되살아나게 되었다는 점.
한 달 전에 바넬 군주가 발행한 신문을 읽는 카와르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전부 이거 봤어요!?”
그가 쫙 펼쳐 보였다.
그 일면에는 머리숱이 별로 없는 아라스 총연맹장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조롱하는 아서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박혀 있었다.
제목은.
[친절한 아서 군주. 총운영자의 머리숱까지 걱정해 주다. 바넬 특파원.]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그들 모두는 카와르를 무시했다.
“우씨, 왜 매일 내가 말하면 쌩깝니까!”
다시 무시.
혼자 투덜거리던 카와르가 말했다.
“……그 군주는 지금 뭐할까요?”
그 말에 카일 군주가 픽 웃었다.
“아마도 무슨 꿍꿍이를 또 준비하고 있겠지.”
***
정답.
만약 아서가 카일의 말을 들었다면 딱 이 말을 해줬을 것이다.
아서는 현재 블러스디 땅에 와 있었다.
블러스디 땅은 아서가 일부러 그 주변을 들여다볼 수 없게 통제했다.
아서는 군주들에게 라이프 구슬을 팔아 약 450만 골드를 착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서는 그 골드 중 상당수를 블러스디 땅에 투자하기로 결정을 끝마쳤다.
그 이유는 하나다.
‘던전 마스터를 육성한다.’
사실상 블러스디 땅을 아서가 독점하게 된 것은 예상외의 성과였다.
그리고 아서는 또 다른 큰 판을 그리고 있었다.
자신의 아군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에 관련해 또 다른 판을 계획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그 대상도 정해둔 바가 있었다.
‘던전 마스터 사령관 알론.’
사실상 아스간 대륙에서 인류를 가장 크게 위협했던 인물.
또한, 그는 특별하고도 놀라운 전술 전략, 방대한 포부로 적군으로써는 정말 끔찍한 일을 벌였다.
‘고작 500의 몬스터 부대로 1만의 아스가르드 대륙의 인간 병력을 학살해냈다.’
더 놀라운 이야기는 그 몬스터들이 엄청나게 강했던 놈들이 아니라는 거다.
아서는 그를 이곳에 데려올 생각이었다.
던전 마스터 중 상당수는 사실상 아주 참혹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이들이 많았다.
매일 귀족에게 이용당했던 노예들 혹은 거리의 창녀들, 또는 살인마들.
그 외의 많은 자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중 총 던전 마스터 알론은 이러한 말을 했다.
“너희도 한때는 우리를 이렇게 짓밟지 않았나.”
세상에 처음부터 나쁘게 태어난 인간은 없다.
‘어쩌면 지금은 그를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던전 마스터 훈련을 받기 전이니까.’
바꿀 수 없다면?
강제로 굴복시켜 데리고 오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아서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부린다면 죽도 밥도 못 된다.’
아서가 보았던 알론은 한 번 폭주하면 컨트롤이 힘든 자다.
그런 자를 만약 복종심 없이 강제로 굴복시켜 버린다면 아서에게는 해가 클 것이다.
그때는…….
‘망설이지 않고 죽인다.’
아스간 대륙에서 인류를 죽인 주범이니까.
그러한 생각을 하던 중 그레모리가 다가왔다.
“군주님, 던전 제작이 거의 끝나갑니다.”
“수고했다.”
아서의 말에 그레모리는 웃으며 완성되어가는 던전을 보았다.
던전은 엄청나게 거대한 대규모 던전이었다.
SS급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던전.
“정말 기발한 생각입니다.”
그레모리의 감탄사.
그녀는 곧 차갑게 웃었다.
“던전을 이용해…… 적을 끌어들여 제거한다.”
아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참, 말했듯이 다녀올 곳이 있다.”
그리고 먼저 알론을 데리러 가기 전에 추가로 해야 할 일이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그것을 얻어야 한다.
현재 대군주에 올라 있는 바알 군주의 핵심적인 자금줄이 되어 주었던 물품.
사실상 그 물품은 아티팩트의 범주는 아니었지만 이를 달성해 그는 상당한 대부호가 되었다.
가뜩이나 자금력이 상당한 바알 대군주에게 거대한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대규모 업데이트가 끝난 현재.
아서는 앞으로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기존에는 총연맹장들 중 상당수가 죽었고 바로 다른 자들이 채워졌다.
그리고 현재가 아닌, 미래의 강자들.
그들도 모두 키워내야 한다.
그렇기에 자금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번 일은.
‘또 한 번 바알의 뒤통수를 치는 일이 되겠지.’
아서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
마족 전술가 알도르는 마족 중 가장 뛰어난 전략전술가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가 바알 대군주에게 꾸벅 고개를 숙여 보였다.
“오늘 저녁 퀘스트를 위해 셋으로 추린 천족, 마족, 용족 셋이 던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대군주 바알은 고개를 끄덕였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 퀘스트를 위해 꽤 오랜 시간 준비해왔다.
SS급의 퀘스트.
다른 대군주들과 함께 준비한 일이지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드디어 알도르는 완벽한 공략법을 찾아낸 것이다.
이번 공략이 끝나면 대군주들은 그것을 바알 대군주에게 뇌물로써 그것을 바칠 거다.
“빌어먹을. 생각만 해도 화가 끓는구나.”
그가 빠드득 치아를 깨물었다.
본래 라파엘 군주가 그 공략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셋의 군주들은 모두 도전군주들이다.
아스가르드 대륙도 마찬가지이지만 병력들이 대규모로 토벌하는 던전도 존재하지만, 군주들 개인이 가는 던전도 존재한다.
이번 던전은 그 후자에 속했다.
“나가봐라.”
“예.”
고개를 꾸벅 숙인 알도르가 나서기 전 무언가 생각나 고개를 돌려 말했다.
“참, 말씀을 안 드렸군요. 이번 던전에서는 언급했듯이 7성 몬스터를 깨우기 위해 제물이 필요합니다. 그 제물을 인간 소년으로 준비해 놨습니다.”
알도르는 이제껏 많은 제물을 그 던전에 이용해봤다.
자신의 특성을 이용해서.
그의 특성은 던전을 가상 공략할 수 있는 것인데, 수백 번 시도 끝에 인간 제물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 거다.
“그것참 좋은 이야기군. 최대한 처참하게 죽였으면 하는군.”
“사지를 찢어 그 피를 단상 위에 뿌리라 이미 지시했습니다.”
알도르는 빙그레 웃으며 척 경례를 취하고는 나섰다.
‘그 꼬마…….’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린다.
그러면서도 생각했다.
‘그놈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
바르밀 마족 군주.
허리춤에 검을 찬 그는 서둘러 걸음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마족 경매 도우미가 있었다.
마족 경매 도우미는 마족들 간의 경매를 담당하는 자였다.
“이번 인간이 아주 마음에 들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한데, 인간을 구매해서 어디에 쓰시려는 건지요?”
그 말에 바르밀 군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닥쳐라.”
“아…… 예.”
누가 마족 아니랄까 봐.
그 생각을 도우미는 했다.
물론 자신도 마족이었고 최하위급의 속하는 자였다.
하지만 가면서도 그는 입을 나불대었다.
“이번 인간은 꽤 특별한 인간으로 보입니다.”
“특별하다?”
“예,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평범한 소년이긴 한데, 외모가 아주 출중한 소년이더군요.”
“출중해 봤자지.”
바르밀은 피식 비웃었다.
그리고 곧이어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고 그의 눈에 보인 것은 발목에 족쇄가 채워지고 은빛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는, 온몸이 밧줄로 꽁꽁 속박된 소년이었다.
“호오!”
바르밀 군주는 예상외라는 듯 작은 감탄사를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