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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54화 (154/210)

# 154

군주회귀록 154화

아라스가 사라지고 바넬 군주는 아서를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머, 멋지다…….’

그는 남들이 해내지 못하는 걸 해내는 것만 같았다.

그때.

아서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이제 카메라 꺼.”

“예?”

“끄라고.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아, 예.”

바넬 군주가 카메라를 종료했다.

이어서 아서는 발 빠르게 주변의 시체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그 시체들을 향해 죽음의 그림을 사용했다.

죽음의 그림 레벨 업에 따라서 이제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훨씬 더 많아졌다.

아서는 마족 중에서 약 일곱 마리를 죽음의 그림 수하로 만드는 것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실제 한 마리의 유닛 등급은 A급이었다.

현재는 탈환전으로 인해 버프를 받았기 때문에 그토록 강했던 것.

아서는 쭉 돌면서 죽음의 그림을 사용해본 후에 라자베의 앞에 멈추어 섰다.

“죽음의 그림.”

라자베의 형상이 그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이내.

퐈하아아악

[죽음의 그림이 실패합니다.]

아서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계속 아쉬워하진 않았다.

‘괜찮다. 필요한 정보는 얻었어.’

아서는 라자베 군주에게 걸어가기 전에 ‘생각 투시’ 능력을 사용했다.

그를 통해서 1주일 동안의 그의 기억을 읽어낼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안에는 아서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있었다.

‘전쟁은 이제 시작된 거야.’

이제 진짜 시작일 뿐.

그리고 이어 아서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

“봤어? 그 운영자 표정?”

“크하하하, 내 속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군주들이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낄낄 웃었다.

그러던 때에, 한 군주가 말했다.

“지금 좋아할 때야?”

다른 군주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저 군주가 싹 쓸었고 속 시원하게 운영자들한테도 한 방 먹여줬잖아. 뭐가 문제인 건가. 론드 군주.”

“……머저리들아. 이제 곧 다른 족들이 내려올 텐데, 지금 도전군주가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다른 총연맹에 소속된 군주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체계가 잡히지 않을 거라고.”

“아…….”

“음…….”

순간의 즐거움에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야 말았다.

세 명의 총연맹장이 죽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란 말인가?

***

[예술의 기억이 점수를 측정합니다.]

[당신에게 고마워하는 군주들의 마음이 작품 등급에 이바지합니다.]

[예술점수 94%]

[대작이 탄생했습니다.]

[대작의 이름을 정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작…… 이라…….”

아서의 입가에 웃음이 맴돌았다.

왠지 모르게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하지만 최고라 할 수 있는 대작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서가 그려낸 것은 블러스디 땅에서 자신의 서브 영지가 나타나고 병력들이 마족들을 빙 둘러싸고 포위하고 있던 장면이었다.

아서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름을 정했다.

‘압도.’

띠링!

[첫 번째 대작이 탄생하였습니다.]

[첫 번째 대작을 탄생시킨 보상으로 앞으로 예술점수+10효과를 얻습니다.]

[대작. 압도를 본 자들이 영구적 모든 스텟+25를 얻습니다.]

[대작의 탄생 효과로 인해 특수 보상으로 블러스디 땅을 소유하실 수 있습니다.]

[블러스디 땅에 전시장을 만들어 전시하실 시 입장료를 측정하실 수 있습니다.]

‘호…….’

아서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블러스디 땅이 내 땅이 된다라…….’

이건 그냥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

‘이곳에서 시스템 설정이 나에 따라서 가능해진다는 거다.’

땅이라는 것을 소유한다.

이런 경우는 아주 희귀한 케이스에 속한다.

말 그대로 군주가 재력만 받쳐준다면 이곳에 던전을 만들 수 있다.

즉, 이 블러스디 땅에서는 던전 마스터의 권한을 가지게 된다는 거다.

‘재밌는 생각이 드는데…….’

피식

아서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이걸 이용하면 대규모 업데이트 후에 아주 큰 빅엿을 선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은 숨긴다.’

누구에게도 블러스디 땅이 자신의 소유인 것을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영역제한은 걸어놓고 출입은 통제한다.

그 다음 판을 짤 생각이다.

‘뜻하지 않게 좋은 기회를 얻었군.’

아서가 작은 웃음을 지을 때였다.

“빌어먹을 자식!”

아리스의 치료를 받고 정신을 차린 카일 군주는 바넬 군주에게 이제까지 있었던 일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혼자서 모든 자를 처치했다는 것은 무척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총연맹장 세 명이 죽었다. 세 명이 죽었다고! 더 빨리 구할 수도 있었잖아!”

그 말에 아서는 무표정했다.

그 말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필요했다.’

바들리의 눈물은 앞으로를 생각하면 꼭 필요한 물건이었으니까.

그리고.

아서가 말했다.

“헛소리 그만하고 들어가서 쉬어라.”

“헛소리!? 헛소리이!? 너 혼자라면 다 막을 수 있을 것 같더냐!? 균형이라는 게 존재하는 법이다. 네가 총연맹장을 잃은 모든 군주를 수용할 수 있기라도 해!?”

아서는 굳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한 달 후에. 총연맹장 세 사람한테 안부나 전해줘.”

카일은 아서가 미쳤나 싶었다.

다 죽어버린 그들에게, 이 자리에 있던 군주들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곧 도전군주에 아서가 도전할 것이라고.”

“……!”

아서가 빛이 되어 사라졌다.

쿠그그그그-

서브 영지가 다시 땅 속으로 사라졌다.

***

아낙크레스 영지.

랄프 군주를 보좌했던 대리인 아라크네는 그가 앉아 있던 왕좌를 보며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다.

‘랄프 군주님…….’

그는 랄프 군주와의 대화를 회상했다.

‘아라크네. 오늘은 축제다!’

‘군주님. 얼마 전에도 축제를 여시지 않았습니까. 재정을 생각하셔야지요.’

‘재정? 재정도 중요하지만 난 너희들의 즐거움도 중요하다. 나도 그래야 즐겁고.’

그렇게 말하면서 앞뒤 안 가리는 사람이긴 했다.

하지만 그만큼 강했고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한 랄프 군주가 죽었다.

‘이제 곧 소인도 따라가겠나이다…….’

군주가 죽고 만약 다른 군주의 밑으로 그 병력이 들어가거나 하지 않는다면 1주일 후 자동으로 영지는 사라진다.

아스가르드 대륙 최고의 영지라 불렸던 영지 중 하나인 아낙크레스 영지.

그 영지는 이제 곧 땅 속에 파묻히게 될 것이다.

정확이 일주일이 되기까지 고작해야 30분도 채 남지 않았으니까.

“흐흐흐흐흑!”

“랄프 군주니이임!”

“군주니이이임!”

랄프의 화끈하고 속 시원한 성격 덕에 그를 좋아했던 영지민들도 참으로 많았다.

영지에는 쉬지 않고 그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착잡한 표정으로 성 외벽으로 나온 아라크네는 공허한 표정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알림을 들었다.

삐비비비

영지가 사라지게 될 시간을 미리 재놓았다.

그는 슬퍼하는 영지민들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

“군주님께서 어둡고 추운 곳에서 쓸쓸히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영지민들은 울면서도 그를 회상했다.

“이제 곧 우리도 그분을 따라 사라지게 될 것이다. 잊지 말자, 랄프 군주님을!”

아라크네가 주먹을 꽉 쥐어 가슴 위에 올렸다.

“잊지 않겠습니다!”

“총연맹장의 군주. 우리의 랄프 군주님을 소인은 항상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영지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아라크네는 그에 작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이런 분이셨습니다.’

그녀는 시간이 되었음을 알았다.

천천히 조심스레 눈을 감았다.

솨아아아

작은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머릿결을 흔들었다.

죽음.

두렵겠지만 그를 만날 생각을 하니 기쁘기 그지 없다.

‘군주님…….’

작은 웃음마저 지으며 죽을 준비를 끝낸 그녀.

하지만…….

“……응?”

그녀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라지지 않았다.

영지가 사라지지 않았다.

다시 눈을 감고 감정을 잡아본다.

‘군주니이임…….’

또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돈다.

하지만 다시.

“응?”

사라지지 않았다.

마음을 굳게 다잡고 있던 영지민들도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왜 안 사라지지?”

“도대체 이게…….”

영지민들도 아라크네 대리인도 의아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시간을 잘못 계산한 걸까?’

그럴 리는 없다.

자신들도 홀로그램을 통해서 전파되었던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 설마……!’

아라크네 대리인의 눈이 화전등만하게 번뜩하고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군주님이…… 죽지 않으셨다?”

그런 생각을 하던 때였다.

피이이이이이!

아라크네의 고개가 홱 위로 올라갔다.

그곳에 한 마리의 붉은 매가 허공 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아라크네는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서 오른 쪽 팔을 쭉 뻗었다.

붉은 매가 그녀의 팔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곧 이어 붉은 매가 입을 벌렸다.

그 입에서 아주 작은 몽롱함을 머금은 빛을 뿌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건…….”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매의 다리에 걸려 있는 작은 양피지에 손을 뻗었다.

양피지를 펼친 아라크네는 헉! 하는 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랄프 군주의 라이프 구슬: 앞으로 3주 후 이 라이프 구슬을 보관하고 있을 시 랄프 군주가 다시 살아나게 된다. 단, 이를 보낸 신원 불상의 군주는 랄프 군주의 목숨값으로 40만 골드를 요구하는 바이다. 신원불상자의 추신- 세상에 공짜는 없다.]

“…….”

그녀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곧이어 그녀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아라크네는 ‘확대’라는 특별한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것은 마치 현미경처럼 몇십, 몇백 배를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녀의 눈이 화전등만 하게 커졌다.

“헉……!”

라이프 구슬 안에 아주 작은 생명체가 구슬로부터 영양분을 빨아들이며 태어나기 전의 아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태어나기 전임에도 저 떳떳함……!’

아라크네는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구슬 안에 있는 작은 랄프는 어깨를 쫙 피고 있었던 거다!

“대리인 아라크네. 구, 군주님을 뵙사옵니다!”

그녀가 한 쪽 무릎을 꿇었다.

곧 이어 그녀가 라이프 구슬에 손을 뻗어봤다.

[접근할 수 없습니다.]

[40만 골드로 구매하셔야지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깟 40만 골드 따위……!’

그녀가 빠르게 움직였다.

곧 이어 40만 골드 전표를 가지고 왔다.

붉은 매가 앞발을 착 내밀었다.

그녀가 그 앞발에 전표를 돌돌 말아주었다.

곧이어 아라크네가 다시 한번 손을 뻗었다.

라이프 구슬이 그녀의 손에 잡혔다.

피이이이이이!

다시 한 번 붉은 매가 허공 높이 도약해 올랐다.

“군주님, 크흐흐흐흐흑!”

아라크네 대리인이 라이프 구슬을 꽉 끌어안고 오열했다.

다른 영지민들도 그녀의 반응에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 얼핏 눈치를 챈 것인지 모두가 고개를 땅에 쳐 박고 그를 경배했다.

“랄프 군주님!”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군주님!”

아스가르드 대륙으로 붉은 매.

즉, 질주의 매는 쉬지 않고 날아다니며 라이프 구슬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추신에는 항상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말 딱 부러지는 신원 불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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