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회귀록-149화 (149/210)

# 149

군주회귀록 149화

51장 일촉즉발

3주 전.

드워프의 땅의 재앙을 해결했던 아서.

“어디 가십니까?”

볼틴의 질문에 그는 대충 얼버무렸다.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볼틴은 고개를 끄덕였다.

몸을 돌린 아서가 디아블로를 통해 입구를 열었다.

“2주 후에 드래곤 시리즈를 찾으러 오지.”

그 말을 끝으로 아서가 사라졌다.

빛에 휩싸여 나타난 아서.

그는 망설이지 않고 차근차근 2주간의 설계를 진행했다.

먼저 필요한 게 있다.

바로 ‘두 개 영지 운영권.’

군주들은 본래 하나의 영지만 가질 수 있으나 특별한 것, 혹은 미션, 신기록 등, 다양한 것에 따라 영지를 추가 운영할 수 있다.

그걸 구한 후에 또다시 여러 가지 특별한 것들을 구매했다.

그중에는 군주들에게 오픈되어 있는 경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

사실상 이제까지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수백만 골드 이상이 모두 이곳에 지출되었다.

하지만 그는 아끼지 않았다.

‘첫 발판.’

인류가 한 걸음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으니까.

그다음 아서는 블러스디 땅으로 향했다.

블러스디 땅은 접근 불가의 영역.

애초에 군주가 특별한 방법으로도 접근이 대부분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절대’에 해당하지 않았다.

대부분일 뿐.

추후에 블러스디 땅에 입장 가능했던 방법이 오픈된다.

아서는 그 방법을 이용해 입장에 성공했다.

그다음.

아직 마계 입구가 오픈되기 전.

즉, 마물들이 나타나기 전에 아서는 구매한 것들을 이용했다.

‘두 개 영지 운영권, 영지 벙커모드, 운영자 권한차단 양피지, 영지마력 차단의 서.’

기타 등등.

정말이지 많은 것들이 들어갔다.

이것들을 위해서 아서는 가지고 있는 많은 정보를 이용했을 정도다.

그것을 이용해 가장 먼저 한 것은 이거다.

“운영자 권한차단 양피지 사용.”

아서의 중얼거림과 함께 투명화되어 있던 그의 주위로 작은 빛이 일렁였다.

사실상 이때는 아직 마물들이 나타나기 전이었고 마계 입구도 나타나지 않았기에 운영자들이 모니터할 확률은 낮았다.

하지만 혹시 몰라 사용했다.

그다음.

아서는 블러스디 땅의 마계 입구가 나타났던 바로 인근에 이걸 사용했다.

“두 개 영지 운영권을 사용한다.”

쿠그그그그그!

땅이 진동하며 작은 영지 하나가 튀어나왔다.

사실상 영지라는 느낌보다는 작은 수호 요새와 흡사하다.

확실한 건 군주가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유일한 서브 영지라는 것.

그 서브 영지를 건설한 후에는 곧바로 영지 벙커모드를 사용했다.

“영지 벙커모드.”

영지 벙커모드는 말 그대로 땅속으로 영지를 숨길 수 있는 기능.

그 대신에 그 영지는 잠금 상태에 걸리게 된다는 거다.

그다음으로 아서는 영지마력 차단의 서를 사용했다.

우우우우웅!

땅속으로 사라진 영지.

그 위에 뿌려진 영지마력 차단의 힘.

영지에는 작은 마력이 흘러나올 수 있다.

이를 완전히 감추기 위한 것.

모든 것이 끝난 후에 먼발치에서 블러스디 땅을 바라봤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판은 짜졌다.

이 모든 것은 아서가 앞으로 벌어질 모든 것을 알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의 맹점이 무엇이던가.

바로 ‘블러스디 땅.’ 탈환이라는 거다.

하지만 이미 아서는 그 땅에 영지를 뿌리박아 놨다.

즉, 이미 그 땅은.

‘내 땅이라는 의미지.’

피식 웃은 아서는 몸을 돌렸다.

‘이제 드래곤 시리즈를 만날 수 있을 때군.’

곧이어 아서의 옆으로 디아블로가 소환되었다.

소환된 디아블로는 ‘입구’를 열었다.

* * *

현재.

“군주의 문양이라니……!”

아라스가 말도 안 된다는 듯 소리쳤다.

중급 운영자들은 그에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 그들은 그 사실을 믿어야만 했다.

운영자 중 한 명이 서둘러서 홀로그램을 오픈했다.

마계 입구와 멀지 않은 곳.

작은 바위 밑에 숨어 있던 군주문양이 확연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문양은…….’

문양은 군주가 그릴 수 있는 문양도 있었지만, 자신의 보유 유닛을 그대로 나타내는 문양도 있었다.

‘로드 드래곤……? 그리고 이 뱀은 우로보로스일지언데…….’

총운영자인 만큼 아라스는 더욱더 많은 정보를 수용하고 있었다.

이 두 존재를 품고 있는 군주가 세상에 존재한단 말인가!?

“있었다는 거일 거다.”

그러면서도 아라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설령 이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해도 이미 대규모 업데이트 관련한 마지막 공략대는 전진하고 있었다.

이 이상 운영자들은 간섭할시 즉형의 규율에 처한다.

뜬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

그때.

-끼헤끼헤!

-크르으으으!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뚫어라, 이제 금방이다!

드디어 공격대가 마계 입구의 인근에 도달하고 있었다.

현재 생존한 자들은 총 750명.

생각보다 희생된 숫자는 적었다.

* * *

푸화아아악!

시리어스가 앞을 막아서는 거대 원숭이의 목을 꿰뚫었다.

타앗-

사뿐히 내려선 그녀는 어느덧 마계 입구에 도달한 공략대를 볼 수 있었다.

총연맹장들이 재빠르게 앞으로 나섰다.

“허억허억.”

그들은 이미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두 번째 공략대보다는 훨씬 더 수월한 모습이었다.

고작 250명의 피해로 이곳 마계 입구까지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었으니까.

“들어간다.”

“예.”

카일 군주의 말에 모든 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먼저 발 빠르게 안으로 진입했다.

그 뒤를 따라 병력이 들어섰다.

랄프 군주의 눈에 보였다.

마계로 들어가는 입구!

‘이놈만 부수면…….’

이 싸움에서 승리한다.

랄프가 검을 굳세게 움켜쥐었다.

그의 검에서 하얀빛이 일렁였다.

랄프 군주가 번쩍 뛰어올랐다.

그 순간.

하얀빛이 5m 이상의 길이로 길어졌다.

그 검이 내리쳐지려는 순간.

랄프는 스산한 느낌을 받았다.

퍼직!

“컥!”

스산하다고 느꼈을 때, 랄프 군주의 등을 후려치는 무언가가 있었다.

자베스 군주가 던진 얼음 덩어리였다.

그 얼음 덩어리 덕분에 랄프 군주는 자신의 머리가 있던 부위를 스쳐 지나간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촉수?’

그것은 촉수가 분명해 보였다.

그렇게 느낀 순간.

뿌드드드득-

갑자기 주변이 진동했다.

“주변 경계를 늦추지 마라!”

거대한 땅의 울림.

그 울림에 랄프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브리드 군주와 특파원이 이곳에서 정체 모를 힘에 죽었다.

그리고 방금 그 힘은 그 당사자가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이어.

협곡의 벽 사이에서 촉수 여러 가닥이 튀어나왔다.

수우우웅!

수우우웅!

촉수는 눈으로 좇기도 힘들 정도로 빨랐다.

‘아서 군주님 말처럼…….’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곧이어 그녀의 옆.

투욱.

투욱.

투욱.

여러 개의 병력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촉수가 지나가는 찰나 목을 베어버린 것이다.

‘만만치 않아.’

루시아는 그때 그 사건 이후로 많이 변했다.

말 그대로 냉정하게 사리 분별을 할 수 있었고 또 그때보다 강한 능력을 얻었다.

또 한 번.

수우우우웅!

벽 사이가 뚫리며 그 안에서 촉수가 튀어나와 유닛들의 몸을 갈라냈다.

푸슈유유육-

푸지이익.

“으, 으아아악!”

목을 스치는 것을 피한 군주는 팔이 잘려나가 바닥을 굴렀다.

“빨리 치료를……!”

루시아가 외쳤다.

그리고 그녀는 품속에 있는 아티팩트 하나를 만지작거렸다.

바로 아서가 건네준 물건.

여왕벌의 살인침.

그녀는 아서의 목소리와 그때의 그 표정을 떠올렸다.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실상 NPC로 구분되는 시리어스는 사용할 수 없다.

다섯 번 여왕벌의 살인침이 말하는 급소를 찌르면 어떤 적이든 죽일 수 있다.

“벽을 공격해라!”

“벽 안에 숨어 있다!”

카일 군주의 말과 함께.

수와아아앙!

랄프 군주의 검이 빛을 머금고 벽을 향해 휘둘러졌다.

자베스 군주가 스태프를 휘둘렀다.

거대한 얼음 창들이 벽을 부드러운 푸딩을 파고들 듯 관통해 들어갔다.

“키헤에에엑!”

벽 안에서 비명이 퍼져 나왔다.

그리고 곧이어.

콰아아앙!

시리어스가 단검 하나를 투척했다.

단검은 놀랍게도 벽에 부드럽게 박혔다.

이어 붉은 빛을 머금더니.

콰아아앙!

폭발했다.

“헉……!”

“억!”

순간 모든 군주가 얼어붙어 버렸다.

폭발된 벽 너머로.

거대한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눈동자가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들을 둘러보는 것이다.

“…….”

모든 자가 얼어붙었다.

엄청난 크기의 눈동자.

곧이어.

“키헤에에에에에!”

거친 포효가 주변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 포효와 동시에.

공간이 찢어지며 그 안에서 사람만 한 크기의 거미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키헤에에에!”

“키헤에에!”

거미들은 입에서 독을 뿜어냈다.

독에 한 유닛이 직격당했다.

푸쉬이이익!

“으, 으아아악! 사, 살려줘어어!”

마치 용암에 직격당한 것처럼 얼굴이 녹아내리기 시작한 유닛은 바닥을 굴렀다.

추가로 나타난 거미의 숫자만 약 200마리.

생각보다 놈들의 갑각도 뚫기 쉽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엄청난 양의 독은 생각보다 상상을 초월했다.

“염병할…….”

카일 군주가 욕지거리를 뱉어냈다.

힘겹게 몬스터들을 뚫고 이곳에 도착하였더니 안에 있는 정체 모를 놈이 거미들을 추가로 불렀다.

그때,

시리어스가 명령했다.

“거미들을 빠르게 처리해라!”

“예!”

그와 함께 오인의 암살자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인의 암살자는 가히 대단했다.

A급 병력 둘이 붙어 겨우겨우 하나를 처리하는 거미들을 단숨에 찍어 죽이기 시작했으니까.

그리고 드디어.

쿠쿠쿠쿠-

벽이 무너져 내리며 그 안에서 거대한 눈동자를 가진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말 그대로 거대거미.

놀랍게도 머리는 인간 여자의 것이었으며 머리카락은 뱀으로 되어 있었다.

거미의 크기는 약 5m 정도.

거기에 몸 곳곳에는 수백 개의 촉수가 몸 곳곳에 틀어박혀 언제든 튀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6대 괴물. 제니스 퀸이 등장합니다.]

[제니스 퀸을 사냥할 시 참가자들에게 보상이 주어집니다.]

[제니스 퀸을 사냥해야지만 마계 입구를 공격하실 수 있습니다.]

“……!”

그 의미를 군주들은 알 수 있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몬스터를 잡아야지만 마계 입구를 공격할 수 있다.

‘역시 순순히 나갈 순 없겠군.’

‘빌어먹을 운영자 놈들.’

그들은 생각을 빨리했다.

이곳에서 전력을 다한다.

콰아아아아앙!

자베스가 스태프를 휘둘렀다.

7클래스의 광범위 얼음계열 마법.

블리자드가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솨아아아아아!

거미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원래 단숨에 얼려버리는 마법.

그럼에도 둔하게 만드는 것이 한계였다.

그 틈을 타 시리어스와 오인의 암살자, 병력은 더욱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생각보다 군주들은 이성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몬스터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추화아아악-

위험을 느낀 것인지 제니스 퀸의 몸에서 수백 개의 촉수가 뽑혀 나왔다.

그 촉수는 허공에 넘실거리더니 병력을 향해 빠르게 뻗어 나갔다.

푸지이익!

푸지이익!

푸솨아아악!

푸솨아아아악!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군주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의 병력이 양단되어 바닥을 굴렀다.

“끄아아악!”

“으, 으아아악!”

“겁쟁이는 여기에 있어.”

랄프 군주가 옆의 카일 군주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 말을 끝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곧이어 시리어스도 달려나갔다.

자베스.

그녀는 카일 군주의 앞에 멈추어 섰다.

‘마력 소모가 심해.’

더 이상 사용할 마력이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수백 마리의 루시아 군주의 벌들도 거미들과의 싸움에 가담했다.

그리고 그 주인.

루시아를 돌아본 자베스가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

“재밌는 갑옷을 입고 있네.”

“야.”

루시아가 그녀를 돌아봤다.

“언제 봤다고 반말질이야?”

“…….”

자베스가 입을 다물었다.

황당해서다.

그녀는 총연맹장.

반대로 루시아는 떠오르는 신흥 군주.

그런 그녀의 등 뒤로는 벌의 투명한 날개가 솟아나 있었다.

그리고 피부는 금빛으로 번들거렸다.

‘여왕벌 기사화.’

그녀가 이번에 새롭게 얻은 능력.

촤핫!

그녀가 땅을 박찼다.

시전 시간은 고작 20분.

퍼지잇!

제니스 퀸과 사투를 벌이던 랄프 군주가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가던 루시아가 벌 한 마리에게 명령을 내렸다.

벌 한 마리가 일부러 랄프 군주와 부딪쳐 충격을 감소시켰다.

풀썩.

랄프가 정신을 잃고 완전히 쓰러졌다.

그의 몸은 촉수에 난자되어 당장 숨이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제니스 퀸은 알려진 바에 따르면 SS급이다.

성으로 따지면 자그마치 7성.

‘내게 놈을 죽일 기회를 줘서 믿어줘서 고마워요, 아서 군주님.’

그녀가 매서운 속도로 촉수를 움직이며 순식간에 150의 병력을 삼킨 제니스 퀸을 향해 날아갔다.

그녀의 눈에 다섯 개의 급소가 보인다.

그녀는 먼저 가장 잘 보이는 급소인 인간 여자 머리의 정수리에 힘껏 여왕벌의 살인침을 박아 넣었다.

푸지이익!

“끼에에에에!”

놈이 처음으로 거친 괴성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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