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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48화 (148/210)

# 148

군주회귀록 148화

“아, 암살자 시리어스?”

“그, 극강삼인!”

홀내에 있는 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총연맹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사실상 네크로맨서 잭을 제외하고 그녀와 안면을 튼 이는 이 자리에 없었다.

자베스의 입이 비틀어졌다.

“무슨…….”

콰지지직!

“개소리야.”

시리어스의 등 뒤에서 얼음창이 뽑혀 나왔다.

그리고 자베스가 ‘오호라.’하는 표정을 짓는 순간.

그녀의 목 끝에 서슬 퍼런 단검이 향해 있었다.

“증명은 끝났나.”

그 말을 끝으로 시리어스는 단검을 거두었다.

자베스는 자신의 목 주위를 주물렀다.

‘빠르다…….’

어찌 보면 이것은 증명을 위한 과정일지도 몰랐다.

그녀가 기척도 없이 뒤에서 나타났다고는 하지만 특수한 스킬 탓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방금 그녀는 똑똑히 증명하였다.

자신이 극강삼인이라는 것을.

“네년……!”

자베스가 입술을 깨물었다.

시리어스는 무표정하게 고개만 기울였다.

한 번 붙어보겠냐는 듯.

이를 카일 군주가 제지했다.

“그만.”

자베스가 입술을 깨물었다. 곧 머리를 쓸어 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그녀와 자신이 마찰을 일으킬 필욘 없다.

또 사실상 선공은 자신이 먼저 하였고.

‘어째서?’

카일 군주는 그녀가 와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의문이었다.

그녀는 욕심이 없었다.

이번 마계 입구 파괴를 해낸다면 분명히 막대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한 것에 크게 관심이 없다 알려져 있다.

오로지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그게 삶의 이유인 것처럼.

심경의 변화라고 해야 할까?

그때 또 한 번 문이 열렸다.

“분위기가 왜 이래요?”

카일 군주의 얼굴에 픽하는 웃음이 감돌았다.

여왕벌 루시아.

그녀도 왔다.

* * *

‘기회는 한 번.’

아서는 사실상 대규모 업데이트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장본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 어떠한 끔찍한 참상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다.

‘마족 군주 라파엘이 나타났지.’

마족 군주 라파엘은 마족 도전군주 중 하나였다.

그리고 바알 군주 다음으로의 대군주 후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그게 아니다.

‘마계 입구를 공격하는 순간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는 것.’

카운트다운.

그 시작과 동시에 마족 군주 라파엘이 강림한다.

강력한 병력 100을 데리고서.

애초에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 때 운영자들은 인류의 희생을 기대했다.

또한, 그만큼 막기 힘든 싸움이라는 것.

실제로도 참가했던 모든 군주가 죽었고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마계 입구를 막는 것에 실패하는 것으로 인류는 거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아스가르드 대륙을 다른 족들에게 내줘야 했다.

‘그때부터 밀리기 시작한 거지.’

땅의 주인들은 갈수록 후퇴했고 군주게임에서 인간의 입지는 좁아져만 갔다.

‘하지만 지금 나와 내 소환수들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수우웅-

그러한 생각을 하던 때.

시리어스가 돌아왔다.

“참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수고했다.”

시리어스.

그녀는 이번 블러스디 땅 공략에 필요하다.

일단은 그녀와 루시아의 합세가 시간을 벌어줄 것이다.

아서가 굳이 바로 공략대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마계 입구를 공격하면 다른 곳에서도 입구가 잠깐 열린다.’

디아블로의 능력으로는 아직 마계 입구로 넘나들 수는 없었다.

‘마계에서 난 바들리의 눈물을 얻고 돌아와야 한다.’

바들리의 눈물.

사용자가 원하는 작은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는 다신 없을 특수한 아티팩트.

이는 본래 앞으로 2년 후에 풀린다.

아서는 이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게 많았다.

지금 문이 열리는 잠깐의 틈이 바들리의 눈물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더 나아가 인류에게 크게 도움이 될 아티팩트다.

바로 공략대와 함께 하지 못하는 건 아쉽다.

하지만 아서는 피식 웃었다.

‘탈환은 이미 끝났으니까.’

알 수 없는 생각을 하며 아서는 몸을 돌렸다.

* * *

웅성웅성

아스가르드 대륙의 군주들이 고르딘 총연맹의 연맹장인 랄프가 추가로 보유한 영지인 버칼로에 모여들었다.

이렇듯 군주들은 운이 좋으면 추가 영지를 얻을 수도 있었다.

랄프 군주는 공략 전에 이 버칼로 영지를 오픈하였다.

이처럼 꽤 많은 군주가 오늘 영지를 오픈하였다.

그리고 이곳에선 특파원 군주의 유닛들이 발 빠르게 그들이 보내주는 영상을 틀 예정이었다.

총연맹장들은 이번 공략을 모든 군주가 보는 게 옳은 것이라 판단한 거다.

영지의 중앙 분수대.

그곳에 군주들이 모여들었다.

웅웅웅-

특파원 유닛들이 재빠르게 홀로그램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쿠그그그그그-

하늘이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군주들은 붉어진 하늘에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아직 켜지지 않은 홀로그램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해내야 할 텐데…….’

‘나도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

마지막 공략대.

이번이 실패하면 세 번 받았던 기회가 모두 사라진다.

또한, 총연맹장 네 사람.

거기에 아스가르드 대륙의 무수히 많은 강자가 참가했다.

‘아마도 두 번 다시 이럴 때는 없을 거야.’

‘저 자리에 있다는 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일까.’

총연맹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싸운다는 것.

자신들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군주들은 저 자리에 갔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부디 해내야 할 텐데…….’

두려워했다.

만약 이 공략이 실패하게 되면…

어떤 참사가 벌어질지 모르니까.

그 순간.

지지지직-

홀로그램이 켜졌다.

* * *

특파원 군주 중 가장 위에 선 군주.

여성 군주 바넬이 특수스킬 드론을 소환했다.

드론 수십 대가 허공을 향해 날아올랐다.

웅웅웅웅-

이제 막 블러스디 땅에 도달한 군주들은 일제히 알림을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공략 실패 시 블러스디 땅을 마족들이 장악하게 됩니다.]

물론 이 세부공지에 따르면 성공한다 해도 마족들이 아예 내려오지 않는 건 아니라 하였다.

하지만 최소한.

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거다.

가장 선두에 선 총연맹장 카일.

그가 지시를 내렸다.

250명씩 각 총연맹장들이 선두에 서 지휘한다.

그리고 각 병력은 총연맹장들을 중심으로 엄호하여 나아간다.

또한, 두 차례 탐색전을 통해 얻어냈던 원숭이들의 약점을 이용해 최소한의 피해로 안으로 진격해 들어간다.

그리고 마계 입구에 도달해 파괴하는 것.

“아직 브리드 군주를 죽인 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걸 모두 명심해야 한다.”

특파원과 브리드 군주가 어떤 식으로 어떤 존재에게 죽었는지 알지 못한다.

때문에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들어간다.”

“예!”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가장 많은 인류가 살아남아 마계 입구로 도달한다.

“진격!”

카일 군주가 외쳤다.

그와 함께 병사들이 진열을 가다듬으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검은 원숭이들이 나타났다.

* * *

그 시각.

아서 또한 특파원들이 전해주는 홀로그램을 통해서 그 모습을 또 다른 마계 입구가 나타날 지점 앞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선두에서 나아가는 카일 군주를 비롯한 무수히 많은 강자.

그리고 시리어스와 오인의 암살자들.

퐈앗!

거대 원숭이를 향해 오인의 암살자들이 발 빠르게 날아올랐다.

푸수유유육!

과연 S급 유닛답게도 그들은 톡톡히 그 힘을 발현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수백 마리의 벌들이 나타나 거인 원숭이들을 교란하기 시작했다.

‘숙주를 죽인 후의 루시아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성장 속도를 보였어.’

그녀는 정말 빠르게 변했다.

단 몇 개월 사이에 어지간한 A급 군주들을 능가하게 되었다.

거기에 숙주가 가지지 못했던 특수스킬과 유닛들도 개방했다.

저 안에선 사실상 1천의 병력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소환수는 아니라는 거다.

-시, 시리어스 군주…… 엄청난데?

-거인 원숭이를 단 한 번에…….

-꾸물거릴 틈이 없다. 나아간다!

카일 군주의 외침과 함께 다시 군주들은 나아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지점.

희생은 아직 미미하다.

약 50명.

과연 내로라하는 자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마계 입구 쪽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놈이 기다리고 있다.’

아주 강력한 녀석.

아서는 순간,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곧 고개를 저었다.

‘내가 지금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죽어가는 자들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 때문에 지금 나서서는 안 되었다.

당장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바들리의 눈물이 먼저다.

‘지금쯤 그들은 알아차렸을지도 모르겠군.’

아서는 피식 웃었다.

* * *

그 시각.

운영자 회의실.

상급 운영자 발렌.

그뿐만이 아니라, 운영자들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크르, 이상한 일이군.’

발렌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어째서 그 꼬맹이가 없는 거지?’

소년 군주가 없었다.

천 명의 군주 제한.

이는 그들 중 몇몇이 죽었다고 추가로 누군가 들어갈 수가 없다.

거기에 더해져.

‘어떠한 물품, 아티팩트도 그걸 해제할 수 없어.’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는 철저한 준비 끝에 치러진다.

때문에 소년 군주는 말 그대로 입장 불가가 확실하다는 거다.

‘중요할 때 꼬리를 빼는군. 확 이 안에서 죽어버렸으면 했는데.’

그러한 생각을 하던 때였다.

총운영자.

이들을 이끄는 주축.

그는 늙은 드래곤이었다.

군주게임에는 드래곤이 모두 사라졌지만 그건 군주들의 세상에서다.

이곳의 총운영자는 다름 아닌 성체급의 로드 드래곤이었던 자.

폴리모프로 인간의 모습을 한 그가 입을 열었다.

“몇 프로라고 보지?”

그 질문에 운영자들은 비슷한 생각을 했다.

“한 5% 정도라고 봅니다.”

한 운영자가 말했다.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서 인류는 후방으로 빠지게 될 것이다.

사실상 대군주에 도전할 자들은 그러한 자격이 있다 싶은 종족들.

용족, 천족, 마족들 정도라 판단된다.

그 자리에 인간이 낄 틈은 없다.

“생각보다 높게 잡았군. 저들이 마계 입구를 부순다? 아니, 탈환? 모두 죽는 건 시간문제 같군.”

총운영자 아라스의 말에 다른 운영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이 설계해낸 대규모 업데이트는 인류를 후방으로 빼버린다는 데에 의미를 두었다.

그 이유는 다른 종족들이 더 넓은 땅에서 겨루게 하기 위함이다.

그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다급했다.

아라스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감히 지금…….”

중대한 회의에 누가 감히 문을 두드린단 말인가?

그것도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하지만.

똑똑

그 무례함은 끝나지 않았다.

“크르, 제가 핀잔을 주겠습니다.”

발렌이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아라스가 손을 저었다.

그러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그 안에서 수십의 중급 운영자들이 다급한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영자들은 그 무례함부터 꾸짖었다.

“총운영자님이 계신 자리다!”

“어찌 감히 문을 두들기는 것이냐.”

“그, 그게…… 급하게 알려야 할 사항이…….”

“급한 일? 지금 이 일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는 말이냐!”

운영자들의 호통에 그들은 흠칫흠칫 몸을 떨었다.

하지만 가장 앞에 선 중급 운영자는 사색이 되어서도 말했다.

“그래도 꼭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라스는 미간을 구겼다.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도 말해야 할 것?

아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봐라.”

만약 시답지 않은 것이라면 이 중급 운영자들은 바로 이 자리에서 목이 달아나리라.

“구, 군주들의 영지가 과거에 있던 자리. 혹은 군주들의 영지가 현존하는 자리에 꼭 존재하는 게 있지 않습니까?”

“꼭 존재하는 거?”

아라스는 그 말에 간단하게 답을 유추할 수 있었다.

“군주의 문양 말이더냐?”

“예, 그 문양 말입니다.”

각 영지는 군주경합이 끝난 후에 문양을 지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문양을 지정한 후에는 군주들이 죽어서도 그들이 있던 땅에 그들의 문양이 남는다.

혹은 운영자의 말처럼 현존해도 말이다.

“브, 블러스디 땅에…….”

그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찔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힘겹게 입을 뗐다.

“헤츨링을 둘러싼 뱀의 문양이 발견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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