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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41화 (141/210)

# 141

군주회귀록 141화

리자드맨을 향해 달려나가는 아홉의 드워프들.

각기 자신들의 몸에 맞게 길이를 조절한 무기를 들고 있다.

볼틴은 두꺼운 도끼를 휘둘렀다.

퍼지익!

리자드맨의 허리에 도끼가 적중했다.

“키레에에!”

성난 리자드맨이 자신의 롱소드를 휘둘렀다.

볼틴은 몸을 비틀어 피해내고는 녀석의 팔꿈치를 위로 쳐올렸다.

그다음 힘껏 주먹을 복부에 꽂았다.

퍼엇!

복부를 맞은 리자드맨이 고개를 숙인 그 틈.

그 틈에 드워프 하나가 녀석의 머리통을 힘껏 쪼갰다.

콰지익!

‘꽤 싸우는군.’

아서가 내린 종합평가.

사실상 볼틴은 알지 모르겠으나 이곳에선 인간으로 태어난 게 유리할지도 모르겠다.

아서가 본 드워프들은 기술보다는 힘으로 승부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힘이 약한 걸 보완하기 위해, 강자를 약자가 제압하기 위해 인간들은 예전부터 ‘기술’이라는 것을 배워오지 않았던가.

볼틴은 훌륭하나 딱 거기까지.

하지만 볼틴은 마지막 남은 리자드맨을 처리한 후에.

“후우.”

보란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떻습니까.”

“모든 스텟이 하락한 상태로 리자드맨 네 마리를 사냥했다라…… 나쁘지 않아.”

확실히 그들이 드워프들 중 최고의 전사인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나쁘지…… 않다고요.”

그에 드워프 볼틴은 속으로 웃었다.

이 인간 놈이 무슨 소릴 지껄이는지 모르겠다는 듯 것처럼.

그가 보기에 이 인간은 오만하다.

자신이 가진 스텟이란 모든 것이 봉인된 상태에서도 이런 여유라니.

거기에 자신은 드워프 최고의 전사!

고작 그 평가가 나쁘지 않다라?

“그럴 수 있지요.”

하지만 드워프 볼틴은 그러려니 했다.

곧이어 그가 도움을 청하는 때가 올 것이라 생각한 거다.

그때 어쩌면 질질 짜면서 ‘제발, 나 좀 구해줘!’할지도 모르는 노릇 아니겠는가?

***

안으로 드워프들과 함께 들어가면서 아서는 긴급 전투모드가 가르쳐준 것을 떠올렸다.

‘혼자서 트롤 사냥.’

정말 미친 짓이다.

‘지금 이 육체로 트롤을 사냥하라는 건가?’

아마 그럴 확률이 농후하다.

문제는.

‘왜 혼자서 트롤 사냥이지?’

다 함께 트롤을 사냥하면 하는 거지.

도대체 왜 혼자서 트롤을 사냥하라는 건가.

의문.

하지만 이는 그를 따르는 게 맞다.

긴급 전투모드는 결코 거짓을 가르쳐주진 않으니까.

그러던 중.

리자드맨 다섯 마리, 리자드킹이 함께 나타났다.

“이번에는 좀 나서주셔야 할 것 같군요.”

“그러지.”

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리자드킹이 나온 마당이니 어쩔 수 있겠는가.

볼틴은 리자드킹을 보면서 도끼를 꽉 쥐었다.

‘지금의 내가 리자드킹이라…….’

분명 쉬운 싸움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힘든 싸움이란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다섯의 리자드맨을 처리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다.

곧바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리자드 킹.

다른 이들과 다르게 그 키가 30㎝ 정도 더 컸고 근육도 우락부락한 스타일이었다.

거기에 더해 피부색도 붉은색.

한 손에는 철퇴, 한 손에는 방패를 든 리자드킹과 볼틴이 부딪쳤다.

쿠우우우웅!

아무리 힘이 떨어졌어도 부딪치면 리자드맨들은 휘청하고는 했다.

하지만.

방패를 향해 돌격한 볼틴은 놈이 미동도 하지 않는 걸 알 수 있었다.

‘헉……!’

사실상 판단 미스와 같았다.

리자드킹이 그의 머리통을 쪼개기 위해 철퇴를 힘껏 내리찍었다.

“허업!”

겨우 몸을 뒤로 빼 피해낸 볼틴은 땅에 박힌 철퇴를 보았다.

‘엄청난 힘…….’

예전엔 몰랐다.

하지만 능력치가 떨어진 지금.

리자드킹이 어찌나 강력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퐈하아악!

리자드킹이 힘껏 철퇴를 뽑아내자 돌무더기가 퐈파팍 튀었다.

퐈지익!

힘껏 도끼를 휘둘렀지만 역시 가볍게 퉁겨 나갔다.

다시 휘두르는 순간.

리자드킹이 느려터진 그의 도끼가 가소롭다는 듯 철퇴로 도끼를 후려쳤다.

콰장창.

푸지이익.

도끼가 부서지며 그 잔해가 볼틴의 얼굴을 스치고 날아갔다.

어떤 잔해는 그의 얼굴에 박혔다.

“끄흐읍!”

볼틴은 천천히 다가오는 리자드킹을 올려다봤다.

거대하다.

무섭다.

두렵다.

‘하지만…….’

그는 위대한 불멸의 전사.

그는 이를 악물었다.

안 되는 건 없다.

꽈아아악!

볼틴이 빠르게 움직였다.

녀석을 향해 돌격하더니 그대로 뛰어올라 오른팔에 매달렸다.

그다음.

“끄흐으윽!”

뿌드드드…….

꺾기 위해 노력했다.

‘죽는 한이 있어도…….’

추한 꼴은 보이지 않는다.

수우웅!

리자드킹의 손이 그의 등을 잡았다.

힘껏 떼어내려 했지만 떼어지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볼틴은 계속 팔을 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우두둑.

“크르!”

리자드킹의 작은 울음.

녀석이 힘껏 그를 끌어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볼틴은 자신의 머리 위로 휘둘러지려는 철퇴를 보았다.

그 순간.

“끈기는 괜찮군.”

퐈앗!

엄청난 속도로 나타나는 소년이 있었다.

아니, 사실 엄청나진 않다.

하지만 스텟이 모두 내려갔단 걸 가정하면 엄청나다.

퐈아앗!

그가 번쩍 뛰어올랐다.

창의 형태로 변화되어 있는 인피니티.

특수능력 제한으로 인해 변화는 불가능.

푸웃!

날아오른 아서가 창을 힘껏 목 쪽에 찔렀다.

창이 목 끝을 조금 파고들다가 멈췄다.

아서는 다시 뽑아냈다.

쓰윽쓰윽-

리자드킹이 자신의 목을 문지른다.

작은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기, 깃털 같다…….’

드워프 볼틴이 눈을 크게 떴다.

그런데 그것보다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그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 있었다.

리자드킹과 함께 나타났던 모든 리자드맨들이 하나 같이 목이 꿰뚫린 채 죽어 있었다.

‘호, 혼자서?’

불가능한 일일 수밖에 없다.

평범한 인간의 육체로 리자드맨을 저리 죽일 수가 있는가!

그때 볼틴은 볼 수 있었다.

콰아아앙!

철퇴가 땅에 박혔다.

몸을 비틀어 피해낸 아서는 다시 힘껏 목을 찔렀다.

푸웃!

다시 조금만 박히고 뽑혀 나오는 창.

성이 난 리자드킹이 방패를 휘둘렀다.

몸을 낮춘 후 다시 창을 목의 같은 부위에 찌른다.

풋!

다시 뺀다.

풋!

다시 찌르고.

풋!

다시 뺀다.

갈수록 창은 더 깊게 들어간다.

그리고 이어.

풋!

목에 1/3 정도 박혔을 때였다.

아서가 있는 힘을 다해 창의 뒤끝을 정강이로 후려쳤다.

푸우웃지이익!

창끝이 목을 완전히 꿰뚫었다.

쿠우우웅!

리자드킹이 쓰러졌다.

차분하게 숨을 고른 아서.

“계속 그렇게만 싸워라. 이가 안 되면 잇몸으로.”

아서는 그 말을 끝내고 몸을 돌렸다.

“보, 볼틴 근위대장님.”

“어찌…….”

“보, 보셨습니까? 저 인간…… 말도 안 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마, 마치 귀신 같았습니다.”

“저희와 다르게 능력치가 하향되지 않은 건 아닐까요?”

아니, 그럴 리가 없다.

그건 말이 안 된다.

‘강하다…….’

스텟을 빼고 보아도, 종족의 특성을 생각해 보아도 앞의 소년은 분명히 압도적으로 강했다.

***

“…….”

루헤드.

그는 마른 침을 삼켰다.

“저게 인간이야, 오우거야?”

아니, 말은 그렇게 했지만 루헤드는 고개를 저었다.

오우거는 그저 무지막지하게 강한 몬스터다.

반대로 인간은 순수한 무력으로 보았을 때는 그보다 한참 밑이라는 거다.

오로지 기술, 실력, 자신감.

그러한 것들이 한데 어울려 있다.

‘저 소년이 엄청난 실력자라는 건데…… 이 정도라면.’

정말 드워프의 땅에 도래한 재앙을 막아내는 건 아닐까?

드워프의 땅의 재앙은 트롤까지만 잡아도 해결할 수 있으며 나갈 수도 있다.

곧이어.

소년은 계속 나아갔다.

그리고 어느덧 그는 트롤과 마주했다.

트롤과 마주한 후.

소년은 드워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드워프들은 의아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듯하면서도 소년의 말에 수긍하는 듯싶었다.

곧이어.

소년과 트롤의 치열한 혈투가 시작되었다.

‘트롤을 혼자……? 호, 혼자 잡으면 보상이 떨어지는데…….’

혈혈단신 트롤에게 달려드는 소년을 보면서 그는 놀랐다.

그 사실을 마치 알고 트롤을 혼자서 잡는 것 같았으니까.

루헤드는 숨을 죽여 트롤과 소년의 싸움을 바라봤다.

결코 쉬운 싸움은 아니다.

트롤이라는 놈은 말도 안 되는 재생능력을 가진 몬스터 아니던가.

하지만 곧이어.

쿠우우웅!

트롤의 목을 잘라내는 데 성공했다.

‘이런 게 가능해……?’

그는 경악했다.

트롤의 목을 수차례를 찍었다.

재생되기도 전에.

그것도 능력치가 제한된 상태에서.

‘후우, 끔찍한 인간이다. 이로써 드워프의 땅에 도래한 재앙은…….’

사라질 것이다.

한시라도 빨리 저 소년이 사라졌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소년은 사라지지 않았다.

[트롤을 사냥한 자가 계속 도전합니다.]

루헤드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아니야, 괜찮다. 보상이 나온다고 할지라도 그 보상은 한정적. 결국, 그걸로 앞으로 나아갈 순 없어.’

그는 애써 위안을 삼았다.

***

[루헤드의 히든피스. 혼자 트롤 사냥하기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스텟 증폭 양피지, 아티팩트 제한 해제 양피지 한 장씩을 얻었습니다.]

[드워프의 땅의 3대 재앙을 해결하셨습니다.]

[보상과 시련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시련 선택.”

[보상 보류 후 시련은 루헤드의 신비한 던전의 다음 지점까지 나아가는 겁니다.]

아서의 선택은 망설임 없었다.

‘스텟 증폭 양피지와 아티팩트 제한 해제 양피지라…….’

역시나.

긴급 전투 모드는 허투의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서는 스텟 증폭 양피지라는 것을 확인해봤다.

‘일시적으로 스텟 하나를 엄청나게 대폭 상승 시킨다라…… 하지만 스텟 증폭 하나로 앞으로 나갈 수 있을까?’

그 의문은 타당했다.

들어갈수록 더 강한 몬스터들이 나타날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중 스텟 하나만 증폭된다?

‘힘이 세면 오우거를 단번에 때려눕힐 수도 있지. 하지만 속도, 방어력. 그 모든 것에 의해 한 번만 스쳐도 죽어.’

그렇다면 민첩은?

몸은 빠른데 정작 공격이 먹히지 않을 확률이 농후하다.

그렇다고 체력을 올린다?

HP만 빵빵한 탱거가 될 뿐.

‘긴급 전투모드는 뭐라고 가리키고 있나.’

[절대적인 광전사의 반지, 행운.]

“흠.”

아서는 이 두 가지가 공통점을 가진 걸 알 수 있었다.

바로 운과 관련되었다는 거다.

절대적인 광전사의 반지는 20% 확률로 1.7배의 크리티컬 데미지를 터뜨리지 않던가.

또한, 행운 스텟은 절대군주 다섯 명 중 한 명이 아서에게 보상으로 준 군주게임의 그 어떠한 군주들도 가지지 못한 특수 스텟이라는 거다.

이 행운 스텟은 세부설명에 따르면 도박확률 상승 아이템 드랍률 상승 등 효과를 본다.

한데, 그걸 여기서 증폭시켜라?

‘믿는다.’

하지만 아서는 긴급 전투모드를 믿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먼저 스텟 증폭 양피지를 찢었다.

‘행운 스텟을 올린다.’

그렇게 생각한 상태에서 아서는 상태창을 열어놓고 5에서 시작으로 엄청난 속도로 치솟는 행운 스텟을 보았다.

곧이어 그 행운 스텟은.

‘미친…….’

474까지 치솟았다.

증폭의 정도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절대적인 광전사의 반지의 제한도 해제했다.

현재까지 아서는 특별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

‘474까지 치솟은 행운이라…….’

실제로 그에 이른 군주는 없지만 스텟 한정치라는 게 존재했다.

예를 들어 힘에 몰아 찍는 군주들도 가끔 있다.

그리고 300을 달성했던 어떠한 군주는 ‘힘마스터’ 직업을 얻었고 주먹 하나로 영지 하나를 통째로 부쉈다는 말도 들었다.

‘그만큼 한정치를 넘으면 특별한 무언가가 나타나는데, 행운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나타날까.

그때.

뒤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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