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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35화 (135/210)

# 135

군주회귀록 135화

“진정해라.”

아서가 카일을 보며 말했다.

어찌보면 이번 일은 아서로 인해 생겼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이라지만 아서는 이런 식으로 디아블로가 랄프를 농락할 것까진 예상 못했다.

카일 군주의 생각처럼 인격의 문제다.

“떠오르는 신흥 군주 아닌가.”

네크로맨서 잭은 눈매를 좁혔다.

처음 이 영지에 도착하고는 매우 놀랐다.

명마 아탈라가 이 안에서 나타난 검은 색 말을 보고 질겁했으니까.

‘참으로 탐난다. 30%라면 그중에는 그 말도 포함될지도 모르지.’

잭은 떠올렸다.

그 검은 말 위에 올라 함께 전장을 누비는 디아블로를.

“내기를 추가 하려고 하는데.”

“내기?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난 너를 이기면 30%의 모든 걸 약탈할 수 있는데.”

네크로맨서 잭이 이죽 웃었다.

썩은 이가 드러나는 것이 참으로 이질적이다.

“정보라고 할까?”

“정보?”

“죽음의 강의 위치.”

“……!”

죽음의 강.

SS급 퀘스트는 자베스만 받은 게 아니다.

죽음의 강은 네크로맨서 잭이 받은 전직 퀘스트.

그 강을 일단 찾아야 2차 전직이 가능하다.

“네놈이…… 죽음의 강을 어찌…….”

“아주 신비로운 곳이지. 뼈만 남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그 밑으로는 진귀한 보물들이 득시글하지. 어때. 할 건가?”

네크로맨서 잭에게도 정보라는 건 거래에 필요하다.

이 정보는 30%, 아니, 100%에도 포함되지 않으니까.

때론 정보가 그 어떠한 아티팩트보다 값진 힘을 발한다.

“들어보지.”

“요구 조건은 지금 그 마족 유닛을 걸 것.”

네크로맨서 잭은 디아블로를 돌아봤다.

아서는 그를 보며 생각했다.

‘지금 네크로맨서 잭은 디아블로의 무력에 취했다.’

군주가 유닛의 뛰어난 무력에 취하는 일.

흔한 일이다.

그리고 디아블로 정도라면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할 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 내가 이기면 죽음의 강의 위치를 넘겨준다?”

아서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군주의 서를 작성하지.”

역시 네크로맨서 잭은 순순히 수긍했다.

아서는 군주의 서를 가져올 것을 명했다.

***

군주의 서가 작성되었다.

군주의 서는 ‘사실만’을 명시한다.

때문에 아서가 죽음의 강을 안다는 것을 네크로맨서 잭이 확실히 알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카일 군주는 처참한 표정이었다.

‘도대체가 어째서…….’

이런 말도 안 되는 것을 제안했는가.

카일 군주는 똑똑히 보았다.

디아블로라는 네크로맨서 잭의 유닛의 힘을.

‘저 정도면 SS급이라고 볼 수 있어.’

그런 자를 어찌 이기겠다는 건지 모를 노릇이다.

‘저 자만심은…… 독일 뿐이다.’

카일 군주도 한때 자만했다.

자신의 전술 전략에 속속들이 쓰러지는 영지들을 보면서.

하지만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이들이 더 있다는 것.

그리고 도전군주들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가진 ‘극강’이란 자들도 있다는 것에 자신이 최고가 아님을 직시했다.

카일 군주가 보았을 때, 아서는 멋모르는 고삐 풀린 망아지일 뿐이었다.

가슴 한켠이 답답하다.

‘최소한 네가 만든 이 상황. 정리는 해야 할 것 아니야.’

랄프 군주가 그렇게 되었다.

전부 아서가 만들어낸 판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의 영지가 이제 곧 습격을 당해 괴멸할 것?

또는 그의 몇 프로를 가져가는 것?

그것보다 이젠 상황이 변했다.

네크로맨서 잭을 막을 수 있느냐, 없느냐.

물론 언젠간 네크로맨서 잭은 이러한 일을 만들었겠지만.

그리고 카일 군주가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아, 아서 군주님…… 제, 제발…….’

자베스는 두 손까지 꼭 모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도 아서의 패배를 거의 확실시했다.

아무리 빨리 성장했어도 고작 1년 차 군주.

다른 군주들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1%? 그딴 것 필요 없어. 저 새끼 좀 제발 족쳐줘라.’

‘제발제발…….’

군주들은 네크로맨서 잭의 행보를 막고 싶었다.

그리고 아서는 인피니트를 창의 모양으로 변형시켰다.

뚜벅뚜벅.

아르만 군주가 만들어준 몸에 딱 맞는 핏의 검은 정장을 입은 아서가 디아블로의 앞으로 걸어 나갔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이러할까.

장신의 마족 디아블로는 그 비율도 환상에 가까웠다.

더군다나, 그려낸 것처럼 환상적인 이목구비의 조화는 아서와 견줄 정도로 잘 생겼다 할 수 있었다.

마족 디아블로가 보았을 때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족이다.

자신이 인간을 군주로 섬기게 되긴 하였으나 이는 변하지 않는 사실.

그리고 아서는 차분한 숨을 뱉어냈다.

온 몸의 감각이 쭈뼛 서기 시작했다.

아서는 그의 약점이자 강점을 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심안.’

그가 가지고 태어난 능력.

패시브 스킬이다.

이 심안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꿴다.

그 때문에 마족 디아블로가 그 어떤 자보다 빠르고 강하다는 거다.

그 생각을 읽는다.

그 말은.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생각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가?

있다.

[대련을 시작합니다.]

알림이 울렸다.

이 대련은 서로의 특수능력은 사용할 없다.

오로지 순수한 스텟, 실력의 싸움.

파아아앗!

랄프의 검을 단 한수에 무력화 시킨 이도류가 휘둘러졌다.

아서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태에에엥!

그의 창이 가뿐히 이도류를 쳐냈다.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이는.

‘반사신경에 의존하면 되는 거다.’

디아블로의 이도류가 아서를 향해 거칠게 쏘아지기 시작했다.

태댕!

탱!

태애애앵!

아서는 그 자리에서 발빠르게 움직이며 그의 검을 계속 쳐냈다.

오로지 방어.

반사신경에 의존한다.

반사신경만으로 막을 수 있느냐?

가능하다.

아서는 언급했듯 오로지 디아블로를 잡기 위해 수만 번에 가까운 훈련을 한 적이 있다.

그가 디아블로를 잡아냈을 시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서는 도전군주의 자질이 충분한가 의심 받을 때.

아서는 디아블로를 통해 그것을 증명했다.

이긴 적 있는 상대에게, 또 다시 질 아서가 아니다.

태애애애앵!

수우우웅!

퍼지익!

아서의 주먹이 디아블로의 차오르던 무릎을 찍었다.

“…….”

“헉?”

군주들이 놀란 탄성을 흘렸다.

전신 디아블로.

그는 의아했다.

‘어째서 읽히지 않는가.’

패시브 스킬 심안이 그의 움직임을 읽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 공격마저도.

‘절대감각 때문이지.’

공격은 특화된 감각이 알아서 한다.

아서는 반사신경을 훈련시키는 것 외에 공격을 위해선 감각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훈련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감각이 생겨남에 따라 모든 감각이 날이 서 있다.

이 감각들은 그대로 반사신경이 되어 ‘공격’이 되어 움직여준다.

생각보다 빠르게.

아서는 입술을 비틀며 창으로 디아블로를 겨눴다.

“약하군.”

그 한 마디가 주는 파장은 컸다.

웅성웅성-

군주들이 소란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라, 랄프 군주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자를…….”

“저 속도…… 보이나?”

“아니, 난 둘의 움직임이 보이지도 않아.”

그들의 경악 속에서.

디아블로는 더욱더 맹렬히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태에에엥!

태에엥!

두 개의 이도류가 아서의 몸 한 곳이라도 베기 위해 매섭게 휘둘러진다.

하지만 아서의 창 끝이 디아블로의 목을 겨눴다.

“뭐하는 거야, 디아블로!”

보다못한 잭이 소리쳤다.

디아블로가 속수무책이었다.

어떤 공격도 허용하지 못한다.

‘사실 이 방법은 딱 한 번만 먹힌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전신이라 불릴만큼 강력한 디아블로는 ‘심안’에 의한 싸움에 최적화되어 있다.

사실상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심안에 의존하지 않은 싸움을 해본 적은 없다.

지금 그는 아서보다 위에 섰다.

하지만 심안을 쓰지 말아야한다는 편견과 그것을 쓰지 말았을 때에서의 싸움은 처음이 되는 셈.

그리고 놈이 심안을 아예 사용하지 않게 되는 순간.

아서는 매서운 공격을 퍼부을 생각이었다.

-이해할 수가 없다.

디아블로의 차가운 입이 열렸다.

곧 이어 다시금 디아블로의 매서운 공격이 이어졌다.

파앗!

태애앵!

태랭!

태애앵!

서로의 창과 이도류가 맹렬히 붙는다.

디아블로가 아서의 등 뒤로 빠르게 이동해 이도류로 그의 뒤를 노린다.

아서는 돌아보지도 않고 뒤쪽으로 돌린 창을 이용해 그것들을 모두 튕긴 후 땅을 굴렀다.

파앗!

허공으로 도약한 아서의 창 끝이 그의 가슴팍을 향해 찔러진다.

디아블로가 몸을 비틀었다.

아서도 손목을 비틀었다.

푸지익!

그의 가슴팍이 찢어지며 피가 흘러나왔다.

뚜욱 뚝.

‘혹시…….’

심안이 먹히지 않는 것인가?

디아블로는 살아생전 처음으로 당혹했다.

심안이 먹히질 않는다.

그렇다면 심안에 의존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그 능력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순수한 능력으로 무너뜨린다.

디아블로의 생각은 거기까지 미쳤다.

그리고 디아블로는 몰랐지만 그렇게 하면 아서가 원하는 대로 되는 거다.

디아블로가 심안 발동을 해지했다.

아서에게 공격이 쇄도했다.

푸지익!

눈으로 좇아 아서를 공격한 그의 이도류가 아서의 허리춤을 베었다.

허리춤의 통증에 미간을 구긴 아서는 그가 심안을 해제했음을 눈치챘다.

‘걸렸다.’

심안을 발동하지 않은 디아블로는 계산적이지 않으며 익숙하지 않다.

본래 그는 대부분의 전투를 심안에 의존 했었으니까, 그 익숙하지 않을 때.

그때가 바로 기회다.

이제 그는 아서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다.

푸화아아아!

아서가 발 빠르게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챙챙챙챙!

디아블로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휘몰아치는 공격.

곧이어 그의 이도류 하나가 날아가 땅에 처박혔다.

태에에엥-

푹.

또 다른 이도류가 튕겨 나갔다.

태에에엥

파징!

벽에 튕긴 이도류가 땅바닥에 거칠게 뒹굴었다.

창대를 뻗은 아서는 손목을 공격해 핏줄을 끊어냈다.

푸슈육!

-큽!

손목을 부여잡는 그 틈.

아서가 디아블로의 가랑이 사이로 굴러 들어갔다.

인피니티가 단검의 형태로 변화했다.

몸을 반쯤 일으킨 아서는 디아블로의 발목 하나를 꽉 잡고 힘껏 단검으로 아킬레스건을 끊었다.

푸지익!

-큽!

디아블로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마치 랄프처럼.

한쪽 무릎이 꿇어진 디아블로.

벌떡 일어선 아서가 그가 서기 전, 뺨을 후려쳤다.

짜악!

-감…… 히…….

디아블로의 눈이 광기로 물들어 돌아갔다.

하지만 아서는 무심한 표정으로 다시 뺨을 후렸다.

짜악!

-네놈…….

짝짝짝!

아서는 계속 때렸다.

때리고, 때리고 또 때리고.

이어.

아서의 무릎이 힘껏 움직였다.

아까 전, 그가 랄프에게 했던 그 행동.

디아블로는 목숨이 위험함을 직시했다.

얼굴을 찌푸리며 서둘러 양팔을 교차했다.

그리고 곧.

“이 새끼, 쫄았군.”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네크로맨서 잭이 랄프를 비웃었을 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이런 쫄보 새끼를 가지고 기고만장하다니.”

아서는 혀를 쯧 차며 이어 번쩍 날아올라 힘껏 그의 옆 통수를 후려쳤다.

퍼지익!

뇌가 흔들린 디아블로가 휘청거렸다.

멈추지 않고 아서는 그를 매서운 기세로 패기 시작했다.

곧이어.

주르르륵.

디아블로가 허무하게 바닥에 쓰러졌다.

“후우후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아서.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네크로맨서 잭을 보았다.

“일어나라, 디아블로. 일어나! 이건 말도 안 돼! 분명히 디아블로가 더 빠르고 강했다. 그런데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다는 거냐!”

그 말에 아서는 다르게 답했다.

“디아블로. 잘 사용하도록 하지.”

곧 알림이 울렸다.

[새로운 형식의 전쟁모드에서 승리하셨습니다.]

[배팅된 108만 골드를 얻었습니다.]

[배팅된 디아블로를 얻었습니다.]

[배팅된 1%의 모든 능력치를 군주들로부터 회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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