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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23화 (123/210)

# 123

군주회귀록 123화

“네놈이……!”

바알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어떤 방식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모두 다 이 소년이 조작한 것이었다.

바알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내가…… 능욕당했다…….’

날 때부터 마족의 위에서 태어났다.

실제로 그는 군주게임이 아닌 일반 마족 사회에서도 정점에 선 자였다.

마왕의 아들 바알.

누군가에게 밟혀본 적이 없었다.

한데, 지금 고작 인간이, 미개하다고 생각했던 인간이 자신에게 말도 안 되는 치욕을 줬다.

“감히…… 감히이……!”

검은 마기가 경매장 전체에 가득 퍼지기 시작했다.

그 끈적하고 소름 끼치는 살기에 관람객으로 있는 지옥인 몇은 숨이 턱턱 막혀 목을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커어헉, 컥!”

“끄아악!”

하지만 아서는 여전히 당당했다.

아니, 오히려.

“꼬아? 꼬우면 한 대 치시지? 자, 여기.”

아서가 혀를 이용해 볼을 불룩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명백한 조롱.

수우우우웅!

뒤쪽에 대기하고 있던 바알 대군주의 마족 근위대가 일제히 아서를 향해 무기를 겨눴다.

하지만 아서는 꼿꼿했다.

오히려 뒷짐을 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바알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고개를 쭉 내밀었다.

“내가 무서우냐?”

흠칫!

순간 바알은 자신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데서 순간 놀랐다.

지금 당장 목이 쳐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차갑게 내려앉은 눈으로 자신을 마주 바라본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두려움.

그 감정을, 미개하다고 생각한 인간에게 느꼈다.

“오줌이라도 지리겠군. 하하하하하!”

아서의 웃음소리가 경매장을 가득 채웠다.

뿌드득.

결국.

바알의 손에 마검 안타리스가 소환되었다.

그가 가진 유물 아티팩트.

자아를 가진 검이기도 하다.

그 검이 휘둘러지려는 찰나.

태애애애앵!

그 앞을 누군가 막아섰다.

아수라.

그의 여덟 개의 손에 쥐어진 병장기들이 그 검을 막아내자 거대한 파동이 주변으로 흩어져 나갔다.

수와아아아!

“신성한 루톤의 경매장에서.”

“살생을 행하려고 한 자.”

“루톤의 경매장의 법률에 따라 추방한다.”

“또한.”

“영구적으로 루톤의 경매장 출입을.”

“제한하는 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바알의 시선이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추스르는 아서에게로 돌아갔다.

그가 피식 웃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당했다.

수화아아아아악!

마족 군주 바알이 그 자리에서 재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마족 근위대도 한 줌 재가 되어 허공에 흩어지기 시작했다.

“네노오오오오옴!”

상체만 남은 마족 군주 바알의 목에 핏대가 세워졌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출하는 말이었다.

아서는 사라지는 마족 군주 바알을 향해 동전 한 닢을 퉁겼다.

“불쌍하니 인심 쓴다.”

“……!”

그리고 그는 완전히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고요함이 가득 찬 경매장.

아서의 눈은 그가 사라진 자리에 고정되어 있었다.

‘바알은 두 번 다시 루톤의 경매장에 출입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800만 골드라는 어마어마한 빚을 졌으며 가지고 있던 700만 골드도 소진했지. 군주의 서를 작성했으니 그 빚을 갚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터다.’

루톤의 경매장은 대군주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더 이상 자신이 선 대륙에서 영지나 스스로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때 강화 가능한 수단이었으니까.

그걸 영구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바알 군주는 아주 큰 걸 놓치게 된 것이다.

아서는 이로써 바알 대군주의 발목을 한 번 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다, 다시 경매 속행하겠습니다. 이번 경매는 진짜 지옥마 경매입니다!”

“300만 골드.”

진짜 지옥마도 그가 데려갔다.

* * *

탈탈 털렸다.

딱 그 말이 맞았다.

아수라는 그 말 외에 어떠한 표현도 할 수 없었다.

지옥마 이후 모든 경매품을 단 한 명의 군주가 모두 사들였다.

“대체 저자는 뭘 하는 자일까…….”

경매가 끝나고 한 군주가 중얼거린 목소리였다.

‘미개한 인간이라 했겠다.’

하지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곳에서 아서는 쓰게 웃었다.

미개한 인간이라 말했다.

현재 대군주에 앉은 자들, 혹은 도전 군주들까지.

그들에게 마지막 가는 길에 보여준다.

무한 골드 주머니는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는 힘.

아서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무한 골드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촤르르르르륵!

골드가 허공을 향해 흩날렸다.

“와아아아아!”

“허억!”

탱그랑!

탱그랑!

허공에서 떨어지는 골드.

VIP를 제외한 군주 중 상당수가 손을 들어 올려 그 돈을 집었다.

몇몇 자존심 강한 이는 몇 푼의 골드 따위에 손을 뻗지 않았다.

하지만 곧이어.

“허억! 하, 하나에 1만 골드다!”

“미친……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거야!”

아서는 다시 무한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가 손을 뽑아 뿌리는 제스처를 취하자 모두가 그를 따라 몸을 일으키며 욕망 어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아서의 손엔 아무것도 쥐어져 있지 않았다.

“미개하다며?”

“…….”

모두가 일제히 입을 꾹 다물었다.

당장 앞에 있는 돈.

그 돈 앞에서 한 군주가 말했다.

“취소합니다! 인간만큼 뛰어난 족은 없습니다!”

“저희에게 돈을 내려주시오서!”

아서는 그 말을 듣자마자 그쪽을 향해 골드를 뿌렸다.

촤르르르르!

“돈을 뿌려주소서!”

“인간은 위대합니다! 그 어떤 족보다 정점에 섰습니다.”

누군가는 한쪽 무릎까지 꿇고 말했다.

뿌드득!

그 모습을 보는 VIP석에 앉아 있는 이들은 엄청난 치욕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 버러지들아, 그만하지 못하겠느냐!”

“닥쳐라. 너희들은 자존심도 없느냐?”

없다.

엄청난 골드 앞에서는.

그리고 어쩌면 지금 저 골드를 주운 자들은 그걸로 좋은 걸 사고 앞서갈 기회를 얻는 것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처음 자존심에 의해 줍지 않던 자들도 줍기 시작했다.

“돈을 내려주십시오!”

“골드를 내려주십시오!”

곧이어 아서가 허공을 향해 무한 골드 주머니를 던졌다.

그러자.

촤르르르르르!

허공에서 비처럼 10만 골드짜리 동전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태대댕! 태대대댕!

태대댕! 태대댕!

그와 함께 아서는 몸을 돌렸다.

‘루톤의 경매장에서 퇴장한다.’

수우우웅!

빛에 휩싸여 사라진 아서.

그가 사라지고 모든 종족이 돈을 줍기 위해 움직인다.

“내 거야!”

“내 거라고!”

높아지는 언성도 있었다.

그들은 두둑한 골드를 챙기고 좋아했다.

그리고 루톤의 경매가 끝나고 모두가 돌아가는 길.

“크하하하, 이것 좀 보라지. 난 자그마치 55만 골드를 주웠어. 이 정도면 엄청난 유닛…… 어?”

한 군주가 낄낄대며 확인해 보았다.

한데 이게 무슨 일인가.

“뭐, 뭐야!”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골드밖에 없었다.

12만 골드.

곧이어 탄성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뭐, 뭐지?!”

“뭐야! 고, 골드가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며 아수라는 서둘러 지시했다.

경매 대금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라고.

“경매 대금은 남아 있습니다.”

아수라는 당혹한 목소리를 토하는 군주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세 개의 머리가 동시에.

“푸하하하하!”

“모두가 당했다.”

“인간한테 당했다고!”

정말 재밌는 자였다.

유쾌하고 또 강했다.

이번 경매는 아수라의 뇌리에도 오랫동안 남으리.

* * *

웅장함을 뽐내는 지옥마.

다섯 마리의 지옥마가 발카스 영지의 성 외벽에 나타났다.

푸드드득!

히히히히힝!

아서는 위엄을 뽐내는 다섯 마리의 지옥마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이어 지옥마에 대해서 확인했다.

(지옥마)

경매 병력

등급: 시크릿 유닛

HP: 3,000 MP: 5,000

특수 능력:

•한 달에 두 번 천리를 접어 달려 다섯 명의 사람을 단숨에 이동시킨다.

•지옥마의 화염.

•일반 말보다 2배 빠르다.

설명: 지옥을 다스리는 군주 아수라와 그의 네 지옥 사자단장이 함께 탔던 지옥마. 무척이나 난폭하나 자신의 군주에게만큼은 충성을 다한다.

지옥마는 군주인 아서가 한 마리를, 그 외에 네 명에게 배당이 필요했다.

아서는 네 사람을 간략하게 추렸다.

본래 병사들을 이끌던 랜, 그리고 이번에 얻은 피의 학살대의 단장 알레오, 창술의 신 라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리는 그레모리에게 배당할 생각이었다.

“군주님.”

피의 학살대의 인물들이 아서 앞으로 다가와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아서는 자신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 경례를 취하는 그들을 둘러보았다.

“이제부터 나만을 위해 싸울 것을 맹세하나?”

“충!”

“영지 수호, 오로지 영지를 위한 일에서만 살생을 할 것을 약속하나?”

“충!”

“발카스 영지의 영지민이 될 것을 원하나?”

“충!”

“발카스 영지에 온 것을 환영한다.”

아서가 말하자 알레오의 고개가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

눈시울이 붉었다.

그토록 원했던 자를 모실 수 있게 되었음에 감격하는 것이었다.

“내 생각보다 울보였군?”

“아, 아닙니다!”

서둘러 알레오가 눈물을 훔쳤다.

빙굿 웃은 아서는 몸을 일으키는 피의 학살대 일원들을 돌아보았다.

실제로 아서의 수하가 된 피의 학살대 이들은 직접 확인해 보자 강철부대보다도 조금 더 수준이 높았다.

물론 귀신부대 스킬을 사용했을 때는 완전히 달라지는 이야기였지만 순수한 무력을 보았을 때 어지간한 A급 유닛들의 힘을 발현한다는 것이다.

‘이번 경매는 얻은 게 많구나.’

그뿐만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유니크급 아티팩트도 얻었다.

거기에 꽤 특별한 1회용 물품도 넉넉하게 얻었으며, ‘직업 스킬 상승서’라는 양피지와 융합의 마정석이라는 독특한 물건도 얻어냈다.

직업 스킬 상승서는 딱 2장이었다.

1장을 사용하면 직업 관련한 모든 스킬이 영구적으로 1레벨 상승한다.

아서는 곧바로 사용했다.

[창조주 군주의 모든 스킬이 레벨 업 합니다.]

[창조주 군주의 모든 스킬이 레벨 업 합니다.]

창조주 군주의 모든 스킬 레벨 업에 따라 이제 자그마치 8레벨들이 되었다.

‘이제 어지간해서 못 그리는 것이 없다는 거지.’

어쩌면 영지 하나를 통째로 그려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서는 일단 모든 스킬을 세세하게 하나하나 확인해 보았다.

가속 그리기는 사실상 이제는 그린다고 생각하면 어지간한 건 몇 초면 그려내는 수준이 되었다.

거기에 죽음의 그림.

이제 죽음의 그림에 의해 만들어진 수하들의 경우 100%의 힘을 내게 되었다.

‘1레벨 업을 하게 되어 MAX가 되면 어떻게 되려나?’

거기에 창조의 그림.

확실히 설명을 보자면 이 역시 못 그려내는 게 없다.

여기서 더 나아간다면…….

‘왕국 하나를 그려낼지도?’

자신이 생각해도 황당해서 쓴웃음을 지었다.

창조의 그림으로 그려지는 몬스터들은 이제 대개 70%의 힘을 발현할 수 있으리라.

모두 꼼꼼히 확인해 본 후.

그다음 아서는 융합의 마정석을 꺼내 보았다.

그러다 여전히 피의 학살대원들이 자신을 존경 어린 표정으로 보는 걸 발견하고는 옆에 선 그레모리에게 말했다.

“이들에게 후한 대접을 해줘라, 그레모리.”

“알겠습니다.”

올리아를 품에 안은 그녀가 그들을 이끌고 사라졌다.

융합의 마정석.

정말이지 신기한 물건이었다.

융합의 마정석 안은 마치 블랙홀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신비로웠다.

아서는 이 융합의 마정석을 아이언 골렘에게 사용할 생각이었다.

“죽음의 그림. 아이언 골렘.”

쿠우우웅!

아이언 골렘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언 골렘은 마정석 장착 시 ‘광란의 어그로’라는 스킬을 개화한다.

한데 이 융합의 마정석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마정석도 종류가 다양하며 급이 있다.

급은 일반적인 물건에 매겨진 등급과 동일시된다. 그 외에 ‘특수 마정석’이라는 것들이 있는데, 융합의 마정석은 그에 속했다.

그 특수 마정석 중에서도 특별한 축.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더 강해져 보자, 아이언.”

쿵!

아이언 골렘은 수긍하듯 다리를 들어 올려 쿵 소리 나게 땅을 찍었다.

“융합의 마정석을 아이언 골렘과 융합한다.”

그 말과 함께 마정석이 아이언 골렘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검은빛을 흩뿌리는 아이언 골렘.

곧이어.

[퍼펙트 유닛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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