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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14화 (114/210)

# 114

군주회귀록 114화

38장 만물자 카르스

토미 군주는 순간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브록 군주가 손을 들어 아서에게 인사했다.

그와 반대로 아서는 미간을 구겼다.

“거래를 하는 건 좋은데, 사람 새끼인지 몬스터 새끼인지 가려가면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도 오늘부로 이년하고 거래 안 해.”

만약 오늘 거래에서 토미 군주를 통해 마피노스의 광물을 얻을 수 있었다면야 이번까진 했을 거다.

하지만 토미 군주가 약탈하려고 했던 군주가 아서였다는 걸 알게 되자 절대 뺏을 수 없다고 여겼다.

“하, 학살령이 나한테 내려진다니…… 그, 그게…….”

“발키리 총연맹은 저 군주에게 엄청난 은혜를 입었지.”

그리고 현재 총연맹장 카일은 여전히 아서를 얻기 위해 그의 흔적을 쫓고 있다.

“재밌는 거 하나 알려줄까?”

브록 군주도 사실 토미 군주가 끔찍이 싫었다.

그리고 꼴을 보아하니 그녀는 곧 죽을 것 같다.

“저 군주가 군주의 별을 띄웠다면 믿겠어?”

“……!”

그녀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인간 중에서는 도전 군주들조차 띄우지 못했던 군주의 별.

그걸 저런 소년이 띄웠다고?

아서가 짜증 난다는 표정이다.

“뒈질 년한테 헛소리 그만해라.”

“아아, 그래.”

브록 군주는 물러났고 토미 군주는 절망했다.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한데 이건 정말 말이 안 되지 않는가?

고작 군주보호기간 군주가 발키리 총연맹의 크나큰 신임을 받고 있다니!

그것도 오랜 시간 거래를 터왔던 자신보다 더!

하지만 아서는 개의치 않고 말했다.

“이제 발키리 총연맹도 닥치고 있을 것 같으니, 마저 정리할까?”

토미 군주의 발이 벌벌벌 떨렸지만 아서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자, 잘못했어…… 제, 제발 살려줘…….”

하지만 아서는 고개를 젓고 그녀의 뒤에서 통쾌하다는 표정을 짓는 노예들을 보았다.

딱 보니 굶겨가며 일을 시킨 것 같다.

저들이 모두 죽으면 다른 영지를 약탈하고 새로운 노예를 굴렸겠지.

강자 앞에 약하고 약자 앞에 강하다.

이런 자는 살려둘 이유가 없다.

퍼지익!

아서는 말 그대로 토미 군주를 때려죽이기 시작했고, 곧이어 아서가 부른 귀신부대도 도착해 남아 있는 개미 병력까지 쓸어버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브록 군주가 슬그머니 영지민 한 명에게 물었다.

“아서 군주가 왜 저렇게 화났지?”

“글세, 저 토미라는 군주가…… 소곤소곤소곤…….”

모든 말을 들은 브록 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테이머’라는 직업 특성상, 그도 자신이 소유한 몬스터들을 끔찍이 아꼈다.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모가지를 분질러 버려.”

“꺄아아아악!”

토미 군주의 비명이 뻗어나갔다.

* * *

토미 군주가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18%.’

아서는 퀘스트창에 떠올라 있는 퍼센트를 확인했다.

아서는 올리아를 얻은 후에 그가 가진 특수 능력 중 하나인 ‘아티팩트 추척’을 통해서 또 다른 마하라의 아티팩트를 추적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퀘스트를 받았다.

포르데일 땅의 광군주를 죽이고 100%를 채울 시 보상으로 마하라의 목걸이를 준다는 퀘스트였다.

때문에 아서는 혹시나 싶어 브록에게 물었다.

“혹시 포르데일 땅에 있는 악명 높은 군주들 알고 있나?”

아서의 물음에 브록은 고개를 끄덕였다.

“악명 높은 놈들이라면 예전에 네가 혼자 족쳤던 아르한 영지를 기억하나?”

“아, 그 오크 영지?”

물론 기억나고말고.

아서에게 군주 뜯기를 하려다 오히려 완전히 부서진 영지다.

“그곳의 자칸 군주가 현재 블레드 소연맹을 맡고 있지. 아주 쓰레기 소연맹이다. 아직 총연맹들은 그들에게 피해를 입고 있지 않기에 그들을 그냥 두고 있지. 명분이 있다면, 또 그들이 우리보다 낮은 급이 아니었으면 진작 쓸렸을 거다.”

“자칸이면 자칭 폭군?”

“그래, 그 자칭 폭군. 약탈한 영지민을 노예로 부리는 거? 그 소연맹에 있는 군주들은 모두 그렇게 쓴다. 죽으면 버리고 새로 찾고, 죽으면 버리고 새로 찾고.”

아서는 그거 참 제격인 놈들이다 싶었다.

목표가 정해진 셈이다.

“드래곤 알은 부화했나?”

“오늘 부화 예정인데.”

“……거짓말도 참.”

브록은 어서 빨리 드래곤 알을 돌려받고 싶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아서는 고개를 저었다.

“진짜다.”

“……설마.”

브록도 오랜 시간 부화시키지 못했던 드래곤 알.

한데 그게 정말 오늘 부화한다고?

브록 군주는 부정하고 싶은 한편, 마른침을 꼴딱 삼키며 말했다.

“구경…… 가도 되나?”

그 말에 아서는 몸을 돌리며 쿨하게 말했다.

“관람은 1,000골드.”

* * *

드래곤 알이 보관되어 있는 침실.

아리스는 우물우물 맛있는 걸 먹으면서 여전히 드래곤 알에 하얀빛을 뿌리고 있었다.

현재 드래곤의 알은 금이 가 있었다.

그리고 아서는 아까 전에 이걸 확인했었고.

아마 오늘쯤 드래곤 알은 부화하게 될 것이다.

그때 벌컥 문이 열리며 아서와 브록 군주가 들어왔다.

아서는 브록 군주로부터 정말 1,000골드를 받아냈다.

브록 군주가 원래 내 건데, 치사하다느니 뭐라느니 했지만 아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저, 정말 금이 갔어……!”

브록 군주는 크게 놀라워했다.

아서는 들어올 때 브록 군주에게 이미 군주의 서를 하나 더 작성하게 했다.

그는 드래곤 알에서 뭐가 나와도, 어떤 힘을 가졌어도 발설 못 한다.

정말 ‘관람’만 하는 거라 할 수 있었다.

쩌저저적!

“그보다 저 여인의 손에서 느껴지는 힘은…….”

브록은 두 번 놀랐다.

하나는 드래곤 알에 정말 금이 갔다는 것, 또 하나는 여인의 손에서 뻗어지는 힘이 정말 순수하고 투명하다는 것이다.

브록 군주 정도라면 그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서에게 말했다.

“왜 계속 뭔가를 먹고 있지?”

“음…….”

설명하기 귀찮았던 아서는 말했다.

“그래야 힘을 더 잘 써.”

“아…….”

어처구니없는 소리지만 일단은 납득한 브록 군주였다.

곧이어.

쩌저저적!

드래곤 알의 금이 더욱더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아서도, 브록 군주도 드래곤 알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곧이어.

푸드윽!

아주 조그마한 손 하나가 알을 비집고 튀어나왔다.

뿌드드득!

알이 완전히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나갔다.

곧이어 그 안에서 주먹만큼이나 조그마한 존재가 튀어나왔다.

“저, 정말 부화했다…….”

브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드래곤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던가.

하지만 옆에 있는 아서 군주는 그것을 단 며칠 만에 해내 버린 것이다.

[로열 유닛을 부화시키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로열 유닛의 소유권자가 되셨습니다.]

[이름을 정해주시기 바랍니다.]

‘로열…… 유닛……?’

아서가 가진 직업은 바로 로열 클래스인 창조주 군주였다.

그 외에 또 다른 ‘로열’이라는 이름이 붙을 것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떡하니 나타났다.

“드래드래!”

화르르륵!

꼬마 드래곤은 입에서 작은 불을 뿜어냈다.

뿐만이 아니다.

피부의 색도 붉은 것이 성체가 되면 레드 드래곤이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아서는 ‘드래드래’라고 울음을 흘리는 녀석을 보며 이름을 간단히 정했다.

“드래로 지정한다.”

[로열 유닛 ‘드래’의 상태창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열람했다.

(드래)

부화 병력

HP: 1,000 MP: 5,000

등급: 로열 유닛

특수 능력:

•한 달에 두 번 모든 마법 무효화.

•3클래스 마법 시전어 없이 사용 가능.

설명: 아직 한참은 더 성장해야 하는 꼬마 드래곤. 소유권자는 하루하루 빠르게 성장하는 드래를 볼 수 있을 것이며 성장에 따라 특수 능력이 변화한다.

“브록…….”

아서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드래를 보며 감격의 표정을 짓던 브록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잠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아서가 있었다.

‘3클래스 마법을 시전어 없이 사용 가능하다. 또 아직 드래곤인데 특수 능력이 무슨…….’

경악스럽다.

정말 말도 안 된다.

영지 수호자 조디악 우로보로스보다도, 탐색군 올리아보다도, 질주의 매보다도.

정말 말도 안 될 정도의 유닛!

자신을 바라보는 브록을 보며 아서가 씨익 웃었다.

“고맙다.”

그 표정을 보고서 브록은 직감했다.

‘존나게 좋은 거구나!’

“잠깐만, 아서. 내가 이 녀석을 사겠어.”

“안 팔아.”

“얼마면 되지? 아아, 다른 건 아니고 그냥 난 테이머 군주이니만큼 이 녀석의 ‘희귀함’에 끌려서…….”

“나가는 문은 저쪽이다.”

아서의 말에 브록은 절망했다.

“제바알!”

하지만 아서는 단호했다.

“그레모리, 마중해 줘라.”

“예.”

1,000골드만 빼앗기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카스 영지에서 쫓겨나는 브록 군주였다.

브록 군주를 내보낸 후 아서는 턱을 쓸었다.

‘성체가 되지 않은 드래는 아직 로열 코드 수호자로 쓰기보단 내가 데리고 다니는 게 낫겠어.’

분명히 3클래스 마법을 사용하고 모든 마법을 한 달에 2회 무용지물로 만든다는 건 유용한 능력이니까.

‘자칸 군주라…….’

일단은 블레드 소연맹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필요했다.

하나의 영지에 대한 정보를 아는 건 어렵지만 악명을 가진, 그것도 소연맹에 대한 정보를 얻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 * *

블레드 소연맹의 연맹장, 자칭 폭군 자칸.

그가 바지에 튄 차를 보고는 미간을 구겼다.

그 주위로는 블레드 소연맹에 소속된 군주 다섯 명이 앉아 있었다.

“괜찮다. 나가보거라.”

자칸이 부드럽게 웃었다.

소녀가 덜덜 떨며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자리에 앉아 있던 한 군주가 소녀의 등 뒤로 도끼를 던졌다.

콰지이익!

쿠우웅!

“이런, 나일레 군주. 왜 이런 가여운 소녀를…….”

“감히 자칸 군주님 부츠에 차가 튀게 했는데 가만히 둘 수 없지요.”

“다음부턴 그러지 마세요. 저 이런 짓 정말 싫어합니다.”

언행불일치.

그의 표정은 이러길 알고 있었다는 듯 평온했다.

곧이어 오크족 한 마리가 들어와 빠르게 소녀의 시체를 치웠다.

“자, 이야기 계속하지. 이번엔 어떠한 영지를 공격하는 게 나을 것 같나?”

“코르코 영지 어떻습니까?”

“코르코 영지?”

“예. 코르코 영지는 A급 군주 이안이 있지요. 이안 군주 정도면 적당할 겁니다.”

“그래, 평소처럼 속여서 전쟁 모드 서약서를 보내자고.”

자칸이 비릿하게 웃었다.

자칸이 가진 특성.

그 특성은 바로 ‘전쟁 모드 제안서’를 조작할 수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본래 A급 군주인 자칸 군주가 ‘C급’으로 낮추어 상대편 군주를 방심하게 만들 수 있다.

그가 전쟁 모드를 수락하면 여섯 명의 군주가 함께 총공격을 감행한다.

상대 군주는 꼼짝없이 모든 병력을 잃고 패배한다.

참으로 악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악랄한 그의 성격에 맞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때였다.

띠링!

갑자기 소연맹 블레드의 모든 군주에게 알림이 울렸다.

[아서 군주가 새로운 형식의 전쟁 모드를 블레드 소연맹에 제안합니다.]

[아서 군주의 ‘제안’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아서?”

“뭐야, 이게?”

새로운 형식의 전쟁 모드.

그들이 이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한데 이 제안을 한 것이 바로 고작 한 명의 군주라는 거다.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열람했다.

(아서 군주의 제안)

군주의 말: 안녕, 찌질이들.

방식:

⦁군주 아서는 군주보호기간 군주로서 깃발전을 제안한다.

•깃발은 각 영지에 하나씩 배당하며 모두 빼앗긴 쪽이 패배하고 아서 군주는 발카스 영지 깃발만 빼앗겨도 패배한다.

•블레드 소연맹에서는 한 영지씩만 출전할 수 있으며 출전하는 영지는 곧바로 아서 군주의 영지 위치가 확인 가능하다. 이는 아서 군주도 마찬가지다.

•아서 군주는 발카스 영지와 본인 소유의 아티팩트의 정보를 일부 오픈한다.

•20만 골드 이상, 유니크 아티팩트, 마피노스가 있는 광산.

•아서 군주와 블레드 소연맹의 군주의 깃발전의 룰을 깬 자는 패배로 간주되다.

•깃발을 빼앗긴 군주는 즉시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군주보호기간…… 군주?”

나일레 군주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는 잠시 다른 군주들과 눈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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