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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12화 (112/210)

# 112

군주회귀록 112화

37장 올리아를 건드리면

발카스 영지로 복귀하는 병력들.

병사들이 이끄는 수레에는 거대한 벌집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럴 땐 마음에 들어.’

아서는 100마리를 계약했지만 그녀가 고맙다며 추가로 10마리의 꿀벌 알을 얹어주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 왔다.

“이제부터 올리아가 힘 좀 써야겠어.”

“드디어 개화할 때가 온 겁니까?”

그레모리의 물음에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능 꿀벌은 엄청난 일꾼들이다. 인간과 비교했을 때 두 배나 빠른 작업 속도를 가졌을 정도지. 건축할 때도 마찬가지야. 영지에 만능 꿀벌을 가지고 있다면 반으로 시간을 줄일 수도 있어. 더 재밌는 건 그들은 일을 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거지.”

“일하는 걸 태생적으로 좋아하는 자들도 있다니…….”

아서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나는 올리아를 이용해 아만타디움이라는 광물을 찾아낼 생각이다.”

“아만타디움……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이름이군요.”

아만타디움은 포르데일 땅의 광산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을 거다.

아서가 아는 아만타디움 광물은 아스가르드 대륙에서 발견된 그 어떠한 광물보다 뛰어나다.

‘모든 속성 방어력이 추가된다.’

즉, 마법 방어력이 대폭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지금이야 군주보호기간 군주들과 싸움을 하니 마법 방어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6성을 넘어선 몬스터, 또는 A급 이상의 군주들과 싸울 땐 영지는 물론이고 병사들의 방어구에도 속성 방어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아만타디움은 대박 광물이었다.

‘나도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이제 곧 알 수 있을 거다.

올리아가 특성을 개화하게 될 테니.

* * *

다음 날.

아서는 점심시간에 올리아를 불렀다.

강아지 미용사 그리덴이 만들어준 간식을 맛있게 냠냠 먹어치운 올리아는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아서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진짜 힘을 부려봐야지?”

“망, 기뻐. 군주님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근데…….”

올리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프진 않아?”

“전혀.”

빙그레 웃은 아서.

그는 왕좌에서 몸을 일으켜 올리아의 앞으로 세 가지의 광물을 내려놨다.

이 세 가지의 광물은 각기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물속성 방어력 상승, 흙속성 방어력 상승, 불속성 방어력 상승.

비슷한 등급의 광물이었지만 모두 성분이 달랐다.

‘탐색꾼 올리아는 다프 군주의 창고에서 세 가지의 특별한 광물의 향을 하나씩 맡고 변화했다 한다. 이는 분명히 세 가지의 특별한 광물이면 되는 것뿐. 종류는 상관없을 거다.’

세 가지 특성을 가진 광물의 매물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이 광물은 아서가 오픈된 골드 상점의 ‘경매’ 시스템을 통해 구매한 것이다.

불속성 광물인 발라디르가 너무 매물이 나오지 않아 그간 미뤄오다가 때마침 벌꿀 110마리를 얻은 차에 이 발라디르도 얻어 올리아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보물과 광물을 찾는 탐지꾼과 누구보다 빠르게 채집할 수 있는 존재들이라니.’

금상첨화다.

사실 꿀벌들은 루시아 군주도 총 수량 300마리밖에 부리지 못하는 귀한 시크릿 유닛들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꽤 후하게 준 거고.

올리아는 코를 가져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아서는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레모리도 그 모습을 엄마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며 그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망, 모리야. 난 언제쯤 군주님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망, 나도 군주님께 힘이 되고 싶어.’

‘모리모리, 그레모리, 나도 강해지고 싶당.’

드디어 그가 한몫 제대로 할 때가 온 거다.

그걸 알기에 그레모리도 기대에 차 있었다.

곧이어 세 개의 광물의 냄새를 모두 맡은 올리아가 허공으로 두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앙, 날아간다아?”

하지만 그의 생각처럼 실제 날아가진 않았다.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올리아가 밝은 빛에 휩싸였다.

곧이어.

[시크릿 유닛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시크릿 유닛의 소유권자가 되셨습니다.]

(탐색꾼 올리아)

기존 병력.

HP: 1,200 MP: 1,000

등급: 시크릿 유닛

특수 능력:

•반경 50㎞ 내의 마피노스의 14개의 광물 추적 가능.

•한 달에 한 번 아티팩트 추적 가능.

위에 적혀 있는 마피노스의 14개의 광물은 군주게임에서 지정한 열네 개의 엄선된 광물을 말한다.

올리아는 이 열네 개의 엄선된 광물이 묻혀 있는 광산을 찾아낼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거다.

아만타디움을 찾는 와중에 발견되는 다른 광물들은 군주들에게 좋은 값에 팔아넘기면 그만일 것이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아티팩트 추적 가능.

이를 이용해선 마하라의 아티팩트 중 하나를 추적할 셈이다.

글렌의 말에 따르면 세 개의 마하라의 아티팩트가 모이면 분명히 엄청난 세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으니.

“망, 기분이 좋앙.”

아서는 올리아를 확인해 보며 빙긋 웃었다.

빛이 걷히고 땅에 내려선 올리아의 외형은 크게 변한 건 없었다.

단지 코가 붉어졌다는 것 정도?

그리고 올리아가 코를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망? 내, 냄새가 나……!”

올리아는 분명히 하운드족이었지만 후각이 사람 정도밖에 발달하지 않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었다.

이제 그의 코는 보물과 광물을 찾아서 뛰어나질 거다.

“좀 이질적인 향이지?”

“망, 맛있는 냄새인데요?”

“그래?”

그건 좀 의외다.

광물의 냄새가 맛있게 느껴지나 보다.

확실한 건 올리아의 특성이 개화되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열네 개의 마피노스의 광물.

이중 포르데일 땅에 묻혀 있는 건 총 네 개인 걸로 안다.

이 네 개 중 아만타디움이 있을 것이다. 이 녀석은 그나마 아서가 알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마피노스의 광물이 묻힌 특별한 광산이 아닌 일반 광산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레모리.”

“예.”

“출정을 준비시켜라.”

“알겠습니다.”

아서는 쇠뿔도 단김에 빼기로 했다.

* * *

딱 일주일.

그동안 아서는 두 개의 광산을 찾아냈다.

하나는 라마프의 광산.

이 라마프의 광산은 산의 봉우리를 통해 들어갈 수 있었다.

이렇듯 특별한 광산은 어처구니없는 곳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서는 라마프의 광산에선 ‘바라티움’이라는 광물을 채굴할 수 있게 되었다.

광산을 통해 채굴하는 광물은 실제로 ‘캐내’야 했다.

목재의 경우 보스몹을 잡고 ‘레일트리 나무를 얻었습니다’ 같은 알림을 들으면 영구적으로 모든 목재가 변화하지만 광물은 달랐다.

캐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특별한 걸 달성하고 완전히 변화하는 경우도 없진 않았다.

‘라마프의 광물로는 병사들을 강화할 수 있지.’

라마프의 광물도 과연 마피노스의 광물이란 이름이 어울린다.

이 라마프의 광물은 병사들을 강화할 수 있다.

모든 스탯+5 효과 정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광산.

바르노프의 광산.

‘운이 좋았지. 두 번째부터 바로 아만타디움을 얻었다는 게.’

현재 아서는 바르노프의 광산에 와 있었다.

바르노프의 광산은 놀랍게도 거대한 바르스 강에 숨어 있었다.

바르스 강은 꽤 거대한 강인데, 물속으로 들어가면 사람 몸만큼 커다란 마개가 있었다.

그 마개를 뽑아내자 순식간에 모든 물이 마르고 광산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타난 것이다.

현재 라마프의 광산엔 만능 꿀벌 40마리가, 그리고 이곳 바르노프의 광산은 약 70마리가 채굴을 시작했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하늘을 날아다니는 만능 꿀벌들은 엄청난 채굴 속도를 보이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약 두 달이라면 바르노프 광산에 있는 아만타디움을 모두 채굴할 수 있을 것이다.

“망망, 빨리빨리 하라구! 우리 군주님께서 기다리신닷!”

그리고 올리아는 만능 꿀벌 위에 탑승한 채 정체 모를 검은 알의 안경을 쓰고 신이 나서 외치고 있었다.

“저 못난 개가 참으로 신났나 봅니다.”

아서는 그레모리의 말에 빙긋 웃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에 저리 기뻐하는 올리아를 보며 아서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채굴 작업은 꽤 순탄하게 이루어지는 듯 보였다.

* * *

브레이드 광산.

토미 군주는 채찍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몸매가 굴곡진 금발 머리의 여인이었다.

하지만 여인이라는 것과 상반되게 그녀가 일꾼들에게 하는 행위는 정말이지 끔찍했다.

촤아아악!

인간 노예 하나가 등을 후려 맞았다.

“끄흐윽!”

“이 X신 같은 새끼야, 빨리빨리 안 움직여?”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모든 노예가 공포에 떨었다.

토미 군주는 전쟁 중 승리한 영지의 영지민들을 끌고 와 이곳에서 부려먹고 있었다.

그녀는 생각보다 꽤 대단한 여인이었다.

현재 군주게임을 시작한지 1년 하고도 반년 정도가 된 그녀는 ‘광물 사냥꾼’이라고도 불렸다.

광물 사냥꾼이라고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녀가 가진 직업 때문이었다.

약탈꾼.

그리고 스킬이 대부분 약탈에 특화되어 있었다.

반경 100㎞ 근방에 누군가 특별한 것이 있는 광산을 찾아내면 그녀에게 알림이 울린다.

그녀는 이 능력을 이용해 많은 자를 쫓아 죽였고 많은 광산을 약탈했다.

광산은 허접한 광물이 나오는 곳을 찾아도 돈이 된다.

때문에 그녀는 열심히 돈을 굴렸고, 현재 벌써 A급 군주로 거듭나 있었다.

누군가는 그녀를 포르데일 땅에서 시작한 2년 내의 군주 중 세 손가락에 꼽힌다 말했다.

토미 군주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녀가 부리는 건 개미족이었다.

개미지만 이족보행.

개미족들은 유닛 중에서도 상당히 부지런한 것으로 유명했다.

또한 군주에 대한 충성심도 꽤 좋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개미족들은 채찍을 들고 휘두르고 있었다.

촤아아악!

촤아아악!

“커헉!”

결국 채찍질을 당하던 남성 한 명이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졌다.

뼈만 앙상한 남성의 등에 채찍 자국이 붉게 나 있었다.

개미족 하나가 그의 숨을 확인해 봤지만 숨을 쉬지 않았다.

그는 손을 잡고 질질 끌고 갔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소각로에 던져 버렸다.

화르르륵!

이러한 행위를 하면서도 개미족은 태연했다.

‘어차피 노예는 또 구하면 되지.’

그녀는 최소한의 식량으로 노예들을 부린다.

하루에 감자 한 알 정도.

그나마 물은 마음껏 취할 수 있게 해준다.

단, 잠은 하루에 딱 두 시간만.

이 르모프 광산의 노예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나갔다.

그리고 그들이 죽는 대신에 토미 군주의 영지는 풍족해지고 아티팩트도 번들번들해지는 거다.

“끄으응…….”

토미는 힘겹게 돌을 나른 어린 소년을 보며 입을 비틀었다.

“꼬마야, 힘드니?”

“아, 아니요…….”

“그래, 힘들어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토미 군주가 짙게 웃었다.

“채찍 자국이 등 뒤에 커다랗게 생길 테니.”

촤아앗!

그녀가 소년의 바로 옆을 채찍으로 두들기며 위협했다.

소년이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즐겁다는 듯 ‘호호호’ 웃었다.

그다음 자리에 편하게 앉은 그녀는 연초를 입에 물었다.

“후우우.”

그녀는 연기를 뿜어내며 며칠 전 들렸던 약탈자 스킬에 의한 알림을 떠올렸다.

‘근처에 마피노스의 광물을 찾아낸 군주가 있다 이거지.’

그녀의 스킬들은 정말 특별하다.

위치까지도 알려준다.

그녀가 곧바로 그곳에 향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채굴 작업 전에 준비 과정이 분명히 필요했다. 내일쯤이면 상대방 군주는 원활한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그때 빼앗을 생각이었다.

연초를 모두 태운 그녀가 옆을 지나가던 노예에게 말했다.

“떨이.”

“예……?”

그녀가 얼굴을 구겼다.

“얼굴 밀어봐.”

노예는 짐짓 두려운 듯하면서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고 죽은 자만 해도 한둘이 아니다.

그가 얼굴을 내미는 순간.

지지직!

“끄으읍!”

노예가 얼굴을 감싸 쥐고 바닥을 굴렀다.

얼굴에 연초를 꺼버린 것이다.

“연초는 이렇게 꺼야 맛이지.”

정말 개차반인 여인이었다.

* * *

아서는 모든 채굴 작업을 그레모리와 올리아에게 위임했다.

어차피 광산을 찾아내면 그 광산은 그 군주의 소유가 된다.

때문에 거래를 통해 판매하지 않으면 다른 군주는 약탈하기 위해 들어올 수 없었다.

그걸 알기에 마음 놓고 자신의 집무실에서 밀린 승인서에 사인을 하고 있었다.

영지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은 그레모리가 승인서를 올리고 아서가 사인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간 영지 치안에 힘을 쓰지 않았더니 밀린 서류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차라리 싸우는 게 낫겠다.’

아서도 앉아서 뭔가를 하는 체질은 아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다급하게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그레모리였다.

“음?”

아서는 그레모리의 홀로그램이 다급하게 떠오르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군주님, 서둘러 이곳에 와보셔야 할…….

그 말이 채 끝나기 전이었다.

홀로그램 뒤로 비친 있는 모습.

그 모습에 아서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정체 모를 채찍을 든 여인이 올리아를 보며 말했다.

“저 X새끼, 존나 맛있게 생겼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서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저년은 뒈졌다.’

아서가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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