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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89화 (89/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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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 089화

아서는 여전히 잠들어 있는 버프의 신 아리스와 드래곤알 부화에 관련한 지정 중요 정보 열람을 오픈했었다.

그때 확인된 사실.

버프의 신 아리스를 깨우기 위해선 천족의 생명수가 필요하다.

이 생명수는 사실상 현재로서는 얻기 매우 어려운 물건이다.

하지만 완전히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천족의 보물도 아스가르드 대륙 곳곳에 숨겨져 있고 어떠한 군주는 이 생명수를 얻었을 테니까.

생명수는 꽤 대단한 것이다.

마시는 순간 생명수의 등급에 따라 스탯이 영구적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 생명수는 가지고 있다고 마실 수 있는 게 아니다.

군주들이 정보를 확인하면 ‘빛나는 샘물’과 같이 표기된다.

특수 능력?

그런 건 없다.

그저 빛나는 물일 뿐이다.

이 빛나는 물을 생명수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정제가 필요하다.

정제 후에 비로소 생명수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다.

‘상대편 군주는 정제하는 방법을 모르기에 마시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거고.’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버프의 신 아리스를 깨우면 드래곤의 알 또한 부화할 수 있다.

이미 군주성의 햇빛 잘 드는 곳에 브록 군주가 눈물을 콸콸 흘리며 건네준 드래곤 알을 보관 중이기도 했다.

“그레모리. 지금부터 전투 준비 태세에 들어간다.”

“예!”

전투 준비 태세.

혹여라도 추가로 있을 습격, 혹은 적의 영지를 찾아냈을 시 곧바로 쳐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이 전투 준비 태세 때는 병사들이 항시 갑옷에 배낭, 무기를 소지한다.

‘현재 발카스 영지의 병력은 C급. 하지만 풀무장한 상태이기에 B급과 C급 사이다.’

아서는 학살자의 보너스와 이벤트 당시에 꽤 많은 아티팩트와 진귀한 것들을 주웠다.

그것들을 대장간에 되팔았다.

그다음에 대장간에서 병사들용 ‘레어’ 무기 방어구 세트를 구매해 보급했다.

병사의 레어 아티팩트와 군주의 레어 아티팩트는 확연히 다르다.

병사들의 레어 아티팩트는 힘+2와 같은 스탯이나 혹은 공격력 상승의 특수 능력만 있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군주의 것엔 스킬이 있을 수도 있었다.

군주게임에 이러한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장이 번잡해질 걸 막기 위해서다.

레어 방어구와 무기를 똘똘 두른 아서의 병력은 절대 약하지 않다.

영지 총레벨 13짜리 군주들도 잘만 하면 잡아낼 수 있다 이거다.

뿌드득.

‘자기 살겠다고 남의 것을 빼앗아 가?’

이러한 식량 스틸을 군주들은 비매너 행위라고 불렀다.

전쟁을 치를 거면 치르든가.

쪽팔리게 남의 것을 훔쳐서 달아난 것과 같다.

아서는 질주의 매를 띄웠다.

“1시간이 채 되지 않았으니 이 근방에 있을 터.”

그레모리는 습격을 받자마자 자신을 불렀다.

아마 그 돼지들은 근방에 있을 거다.

질주의 매를 띄우자 놈이 허공을 향해 매서운 속도로 날아 올라갔다.

질주의 매가 적을 찾아 주변을 정찰했다.

20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질주의 매의 시야에 50여 마리의 병력이 들어왔고 적을 발견했음을 아서에게 알렸다.

아서는 단숨에 홀로그램을 띄웠다.

“이 돼지 새끼들…….”

그레모리는 자신도 모르게 말을 뱉어내고는 입을 막았다.

“괜찮다, 그레모리. 너도 화가 날만 하니까.”

대리인 그레모리도 지금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랐을 거다.

더군다나 그녀가 그러한 말을 뱉은 덴 분명히 이유가 있었다.

놈들은 아서의 농장과 벌목장을 털어버린 후, 영지로 돌아가면서 아구아구 처먹어대고 있던 것이다!

언급했듯 식량을 얻으면 그것이 무조건 밀이나 쌀과 같은 게 되는 게 아니다.

얻는 순간 그 종족이 먹기 좋아하는 것이 된다.

이놈의 돼지들은 행군을 하면서도 처먹어대고 있었다.

꾸익꾸익!

그것도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내면서.

‘군주는 없군. 대신 피그킹이 병력을 이끌고 있어.’

피그킹은 피그족 병사들을 이끄는 기사라고 볼 수 있었다.

일반 피그족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고 키도 20㎝ 정도 더 컸으며 덩치도 마찬가지다.

아서는 질주의 매를 띄울 때 착용하고 있던 방어구를 은빛 날개의 세트로 바꿨었다.

특수 능력을 이용해 질주의 매를 투명화시킨 상태.

질주의 매는 유유히 허공을 날며 놈들을 쫓고 있었다.

그때 홀로그램에 돼지 무리를 쫓는 병력이 보였다.

‘역시 다른 영지의 식량도 약탈했다.’

120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병력.

하지만 곧이어.

피그족에 의해 병력이 풍비박산 나버렸다.

아서는 방금 전의 120명의 병력은 주로 D, 피그족은 약 C에서 B 사이라고 추측하였다.

‘이래서 놈들이 위험해.’

피그족은 C급이어도 그보다 더 강한 수준이었다.

적들을 유유히 부숴 버린 피그족.

아서는 피그족이 30분 후에 자신들의 영지로 들어가는 걸 볼 수 있었다.

아서는 영지를 보자마자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벌목장과 농장이 성보다 조금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또한 영지를 나서기 위해선 무조건적으로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가 있다.

길이는 약 40m 정도로 추정된다.

영지와 연결된 이 다리를 넘어야만 무조건 그곳을 벗어날 수 있다.

아서는 약 3시간 동안을 계속해서 영지를 지켜봤다.

아서의 영지를 턴 병력뿐만이 아니라, 약탈을 하고 온 듯 보이는 피그족들이 계속해서 영지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벌써 확인된 병력만 250여 마리다.

확인되지 않은 병력까지 합치면 최소 400여 마리는 된다는 거다.

피그족 400여 마리면 쉬이 상대할 순 없을 거다.

하지만 곧 아서의 머릿속에 기발한 생각이 스쳤다.

“배고픈 돼지가 어떻게 되는지 직접 보여주마.”

아마도 상대편 군주는 배고픔에 폭주한 돼지까진 보지 못했을 터.

“그레모리, 다시 빼앗으러 가자.”

“예!”

아서가 몸을 돌렸다.

* * *

아서는 150명의 병력을 이끌고 행군을 시작했다.

20명의 병력은 영지를 지킬 것이다.

적의 영지 근처에 도착한 병력은 은밀하게 적들의 영지 근처에 진을 쳤다.

언덕 위에 숨 죽여 영지를 관찰하던 아서는 캐시 상점을 오픈해 정찰용 쥐 다섯 마리를 구매했다.

다른 군주들은 구매할 수 없는 특별한 정찰용 쥐!

아서는 정찰용 쥐를 적의 영지로 보냈다.

놈들은 쥐구멍을 찾아 들어갈 것이다.

찍찍찍!

찍찍!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쥐들.

1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 쥐들이 영지 안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

아서는 다섯 개의 홀로그램을 띄워 관찰했다.

녀석들은 각기 나뉘어 영지 곳곳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영지민까지 돼지다.’

영지민도 피그족의 일종.

그나마 피그족 병사들보다 더 많이 먹진 않겠지만 그마저도 일반 영지민보다 두 배의 식량을 필요로 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쥐들을 통해 영지를 둘러보며 아서는 미간을 구겼다.

‘뭔 놈의 영지가 이렇게 개판이지?’

개판, 아니, 돼지판도 이런 돼지판이 없었다.

‘식량 창고가 어디 있는 거냐.’

분명히 식량 창고가 있을 거다.

열심히 뛰어다니던 다섯 마리의 쥐 중 한 마리가 드디어 식량 창고를 찾아냈다.

식량 창고 앞은 피그족 넷이 지키고 있었다.

쥐는 쥐구멍을 통해 식량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놈의 식량이…….’

아서는 식량의 양을 보고 입을 쩍 벌렸다.

일반 영지에서 보관하는 식량의 양에 비해서 족히 다섯 배는 많아 보이는 양이었다.

이 식량을 위해 얼마나 많은 영지를 약탈하며 비매너 짓을 했겠는가.

혀를 끌끌 찬 아서는 정찰용 쥐 한 마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쥐들은 모두 소환 해제했다.

그 후에 또다시 쥐 한 마리를 추가로 구매했다.

그다음 그는 잔혹한 딱정벌레를 꺼냈다.

잔혹한 딱정벌레의 수량은 세 개.

이 잔혹한 딱정벌레는 5천 마리를 소환할 수 있다.

하지만 소환 전에는 잔혹한 딱정벌레 한 마리의 모형이었다.

아서는 그 모형을 새로 소환한 쥐의 몸에 잘 붙였다.

곧이어 쥐가 달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미 식량 창고의 위치는 확인한 상태.

쥐는 1시간 반이 지났을 때 식량 창고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서는 쥐가 식량 창고에 도착하자마자 잔혹한 딱정벌레를 사용한다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촤르르르르.

촤르르르르.

모형이었던 잔혹한 딱정벌레가 시커멓게 무리를 지으며 빠르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5천 마리의 잔혹한 딱정벌레!

“모두 먹어치워라.”

아서의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잔혹한 딱정벌레가 엄청난 속도로 식량들을 먹기 시작했다.

놈들은 단숨에 식량을 먹어치웠다.

그 속도를 보며 아서도 경이롭다 생각할 정도였다.

더 놀라운 건.

‘정말 쉴 새 없이 먹는다.’

잔혹한 딱정벌레들은 저 작은 몸집으로도 계속해서 모든 식량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아서는 식량 창고를 가득 채웠던 것들이 순식간에 바닥이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고는 웃었다.

‘바닥이 난 식량 창고. 놈들은 다급해질 수밖에 없지.’

아서가 집중해야 할 것은 하나다.

‘돼지들이 식량을 확보 못 하게 막는다.’

즉, 성을 치는 게 아니라 놈들이 다리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될까?

놈들은 배가 고파질 것이다.

그리고 절정에 이르렀을 땐?

정말 최악의 상황에 도달한다.

‘서로가 서로를 먹어치운다.’

그것이 아서가 알고 있는 피그족의 최악의 단점이었다.

* * *

“꿀꿀, 배고프다.”

식량 창고를 지키는 월스가 자신의 두터운 배를 문지르며 한 말이었다.

그에 다른 피그족들도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포르스 영지의 군주 로칸은 돼지들이 주는 족족 다 먹어버린다는 걸 알았다.

그 때문에 하루에 지정된 양만큼의 식량만 먹도록 공표했다.

만약 그걸 어길 시 즉형에 처했다.

나름 군주 로칸도 머리를 쓴 것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차근차근 피그족들의 식량을 늘려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놈들의 하루 양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보초를 서는 이 네 마리의 피그족은 그럼에도 식량 창고의 것을 조금 빼먹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목숨보다 강한 식탐이라 할 수 있었다.

“꿀꿀, 조금만 먹으면 티도 안 나지 않을까?”

“꾸울…… 그, 그럴지도? 그리고 오늘 턴 영지만 해도 세 개인데.”

피그족 네 마리가 동시에 눈을 맞추고 씨익 웃었다.

아주 조금만 먹으면 괜찮으리라.

하여튼 피그족은 못 말리는 놈들이었다.

곧 피그족 월슨이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식량 창고의 문을 열어젖혔다.

‘꿀꿀, 티도 안 날 만큼만 먹는 거다.’

그렇게 기대에 부풀었던 피그족 월슨.

곧이어 그가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표정으로 털썩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꾸이이익……?”

“꾸익꾸익?!”

곧이어 다른 피그족들도 털썩털썩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마치 세상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꾸울, 이, 이게 대체……?”

식량 창고 안에는 단 한 톨의 식량도 남아 있지 않았다.

당장 자신들의 배고픔을 채우지 못한다는 실망이 첫 번째로 밀려왔다.

두 번째로는 큰일 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꾸이이이이익,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꾸익꾸익! 어, 어서 빨리 군주님께 보고를 올려!”

피그족들이 우왕좌왕 군주성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돼지들이 사는 영지에 식량이 사라졌다.

이만큼 큰일이 또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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