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
군주회귀록 085화
30장 명당
[아사히의 보석 400개 이상 모으기 퀘스트 완료.]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 5장을 얻었습니다.]
[아사히의 보석 471개를 얻었습니다.]
[군주 육성기가 사용자가 해낸 업적에 놀라워합니다.]
[군주 육성기를 제작한 14인의 절대군주 중 한 명 제작의 군주 헨콕이 당신에게 포상을 내립니다.]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 10장을 얻었습니다.]
아서는 본래 보상에서 10장을 추가로 더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강화할 때는 아니었다.
‘보통 이런 아티팩트를 강화할 땐 명당이 있는 법이지.’
도박 명당이라는 곳이 존재했다.
이 명당은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실존한다.
명당에 가면 강화 확률, 혹은 무슨 도박을 하든 확률이 상승한다.
이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은 성공과 실패 확률이 존재한다.
그 때문에 여기에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최대한 신중히 사용해야 했다.
그 전에 아서는 미리 자신이 그려낸 배에 설치했던 폭죽을 터뜨린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푸슈유유유!
퍼퍼퍼퍼펑!
배 위로 거대한 폭죽이 터져 나갔다.
‘기억의 폭죽.’
던전에서 히든피스로 얻어낸 물건이다.
기억의 폭죽을 사용하면 약 12시간 동안의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
이로써 아서는 자신의 정체를 또 한 번 감출 수 있게 됐다.
[이벤트가 종료됩니다.]
[아사히의 보석 소유 개수에 따라 순위가 결정됩니다.]
[축하합니다. 1위를 기록하심에 따라 유물 아티팩트 라이프의 수정을 얻었습니다.]
[이벤트 종료에 따라 모든 군주가 5분 후 자신의 영지로 귀환됩니다.]
아서는 귀환되기 전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곧장 알리샤에게 죽음의 그림을 사용해 봤다.
[죽음의 그림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그들은 세트 아티팩트의 효과로 스며들었기에 아마 불가능할 거란 생각이 있긴 했다.
아서는 아쉬운 입맛을 다시었다.
곧이어 그가 빛에 휩싸여 다른 군주들과 함께 사라졌다.
* * *
운영자들이 볼 수 없었던 홀로그램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파지지짓!
“크르, 이, 이게……?”
발렌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몬스터가 모두 전멸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쓰러져 있는 몬스터 조합사 칼란과 잿빛의 살육자 알리샤.
거기에 발로크는 보이지도 않았다.
‘유, 유물 아티팩트가…….’
정체 모를 힘은 운영자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홀로그램을 오픈할 수도, 현재 군주가 몇 명이 죽어나갔는지도 그 어떤 것도 확인 못 하게 막아놨다는 거다.
그때 울린 알림.
[발키리 총연맹의 군주가 1위를 기록하고 유물 아티팩트를 획득합니다.]
[생존한 군주의 숫자는 834명입니다.]
그 꼬맹이.
그 정체 모를 꼬맹이가 몬스터를 모두 죽이고 유물 아티팩트를 가져가 버렸다.
“크르…… 이런 말도 안 되는…….”
발렌의 치아가 뿌드득 갈렸다.
하지만 그놈이 누구인지, 어디의 군주인지 알 길이 없다.
오픈된 정보는 군주보호기간의 군주라는 점과 발키리 총연맹에서 참가했다는 것뿐이었다.
* * *
쪼르르
엘프 대리인 루마니아가 발키리 총연맹의 연맹장인 카일의 찻잔에 차를 따라줬다.
‘전술의 신.’
‘신이 내린 군주.’
그것이 발키리 총연맹장 카일이 가진 코드네임이다.
그는 코드네임과는 다르게 스물 중반으로 꽤나 젊었다.
그때 울린 알림.
[이벤트가 종료됩니다.]
[발키리 총연맹의 군주가 1위를 기록합니다.]
[발키리 총연맹에서 정보 보호를 요청하여 군주에 대한 정보는 밝힐 수 없습니다.]
찻잔을 입에 가져가던 카일이 우뚝 멈췄다.
“……진짜 해냈군.”
놀라움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이 알림은 이벤트에 참가한 소연맹, 총연맹의 연맹장들에게는 모두 울렸을 거다.
그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우리가 이겼군.’
정체 모를 군주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만, 밥 한 끼 사서 먹이고 싶은 심정일 정도였다.
“루마니아.”
“예, 군주님.”
카일은 차를 들고 몸을 일으켰다.
그는 창밖을 내다봤다.
“추적 탑은 아직인가?”
“예, 아직 2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추적 탑.
카일 군주가 있는 영지 아스반의 특수 능력.
추적 탑을 통해 그 군주의 흔적을 쫓을 수 있다.
홀로그램을 통해 모습을 비췄던 정체 모를 자.
브록 군주의 영지로 가면 그에 대한 흔적을 추적 탑이 쫓을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되면…….
‘그자의 행방을 알게 되겠지. 우리 발키리 총연맹에서 꼭 그를 데려온다. 억만금을 들여서라도.’
그는 빙긋 웃었다.
* * *
같은 시각.
고르딘 총연맹의 연맹장 랄프가 아라크네 대리인에게 말했다.
“이벤트에서 우승한 발키리 총연맹 군주는 내가 광렙하는 보너스+에서 만났던 놈이 분명하다. 놈을 찾아야 한다. 꼭!”
그는 정보 보호를 요청했다는 말에 발키리 총연맹도 그의 정체를 모른다고 판단했다.
애초에 총연맹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참가한 이벤트.
한데 발키리 총연맹에서 이를 숨겼다는 것은 오로지 하나만 봤다는 거다.
‘발키리 총연맹의 승리 알림.’
그랬기에 발키리 총연맹도 그 군주에 대해 알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혹시 추정할 만한 특징이 있습니까?”
아라크네 대리인의 말에 랄프는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키가 작았고 목소리는 소년처럼 앳되었다. 그리고…….”
아라크네 대리인이 귀를 집중했다.
“많이 재수 없었어.”
“…….”
아라크네 대리인은 말문을 잃었다.
정보가 너무 작다.
확실한 건, 현재 두 개의 총연맹에서 아서를 섭외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는 거다.
* * *
‘누가 나 재수 없다고 욕하면 꼭 귀가 간지럽던데. 오르웬 교관이 재수 없다고 할 때도 그랬고. 흠…….’
아서는 귀를 후벼 팠다.
현재 아스가르드 대륙은 떠들썩할 것이다.
군주들은 이벤트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조차 못할 테니까.
하지만 아서가 알 바는 아니었다.
아서는 병사 스무 명과 그레모리를 이끌고 포르데일 땅에 있는 명당을 향해 움직였다.
명당은 대륙 곳곳에 숨겨져 있다.
그리고 아서는 이 명당에 대해서 당연히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이 근방에 있는 명당은 포르데일 땅과 밀접한 아카제 산맥에 위치해 있었다.
아카제 산맥의 절벽 끝에 도달한 아서는 그 밑을 내려다봤다.
“끼이잉, 낑…….”
올리아가 절벽 끝을 보곤 겁을 먹은 듯 그레모리의 품에 파고들었다.
“이딴 게 뭐가 무섭다고 그러느냐, 못난이 개야.”
그레모리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겁먹은 올리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줬다.
아서는 허리에 밧줄을 묶었다.
‘이러니까 명당이지.’
이 절벽 밑으로 내려가야 명당이 발발한다.
그를 따라 그레모리도 밧줄을 묶었다.
“끼잉, 낑…… 저, 저도 갈 거예요!”
“그렇게 무서우면서 어딜 간다는 거야?”
아서가 피식 웃었다.
하지만 올리아는 용맹한 셰퍼드 같은 표정을 흉내 내며 말했다.
“망망, 군주님은 제가 지켜요!”
아서는 피식 웃으며 그레모리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튼 이 못난이 개는 짐짝이라니까.”
“망망! 물어버린다?”
밧줄은 인근의 나무에 걸었다.
명당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그 어떠한 특수 능력도 통하지 않는다.
특수 능력과 같은 걸 쓰고 내려가게 될 시에는 명당 효과가 사라진다.
그 때문에 이러한 밧줄로 의지해서 내려가야만 한다.
아서는 밧줄을 팽팽히 당겨본 후에 절벽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올리아를 등에 업은 그레모리도 아서를 따라 밧줄을 당기며 움직였다.
“조심하십시오, 군주님.”
랜과 병사들이 절벽 밑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서와 그레모리는 빠르게 절벽 밑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알기로 포르데일 땅에 숨겨진 명당은 이 절벽 사이에 위치해 있는 동굴이다.’
절벽에 동굴로 들어가는 틈이 있다.
그 틈으로 들어가면 명당과 만날 수 있다.
곧이어 한참을 내려가던 아서의 발이 삐끗하는 순간이었다.
후드득.
돌무더기가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밧줄이 몸을 잘 잡고 있기에 놀라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천천히 내려가던 아서는 예상했던 것처럼 세 명의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크기의 명당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명당은 발견하면 처음으로 들어온 사람이 가장 먼저 알림을 받는다.
그다음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까지 이러한 알림을 들을 수 있다.
자신들의 숫자는 총 셋이었고 그레모리와 올리아는 평생 함께할 테니 함께 들어와도 무방했다.
아서가 절벽에 가져다 댄 발을 힘껏 밀었다.
몸이 뒤로 밀려나는 순간, 아서는 밧줄을 자연스럽게 풀어 밑쪽으로 떨어지며 동굴로 부드럽게 들어갔다.
[숨겨져 있는 명당을 찾아내셨습니다.]
[모든 도박 확률이 20% 상승합니다.]
[명당의 이름을 지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서의 명당.”
[명당이 아서의 명당으로 지정됩니다.]
아서는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레모리는 그 알림을 듣고 역시나 군주님 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올리아는 여느 때처럼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주변을 뛰어다니며 꼬리를 흔들어댔다.
아서는 수정구를 꺼내 들었다.
수정구를 보는 그레모리가 감탄했다.
“유물 아티팩트…….”
아스가르드에 풀려 있는 유물 아티팩트는 이게 유일무이했다.
아서는 강화 전에 한번 오픈해 봤다.
(라이프 수정)
등급: 낡아빠진 유물
내구도: 13,000/13,000
특수 능력:
⦁셋에 한해 라이프 회수 가능
설명: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서 라이프를 빼 올 수 있다. 빼 온 라이프는 물리적 충격이 가해지면 깨질 수 있다. 만약 라이프가 회수된 이가 사망했다고 가정할 시 라이프에서 회생할 수 있게 된다. 단, 라이프 회수량에 따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확인 후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명했던 것과 비슷한 내용이다.
지금은 낡아빠진 유물밖에 되지 않는다.
얻은 유물 강화권은 열다섯 장.
저번에 카자벤의 독창을 강화했을 때 받았던 무조건 성공하는 강화권이었던 것과는 다르다.
‘그게 명당을 찾은 이유지.’
신중하고 신중해야 한다.
아서는 일부러 이 유물 아티팩트를 더 높은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에서 네임드 몬스터를 잡고 레벨 업해서 얻은 모든 스탯을 행운에 때려 박았을 정도다.
곧이어 아서는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 한 장을 찢었다.
[강화할 아티팩트를 선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이프 수정.”
파아앗!
강화권이 찢어지며 라이프 수정을 감싸는 듯싶더니 곧 허공에 흩어져 사라졌다.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이 소멸합니다.]
“…….”
이게 그나마 나은 정도였다.
강화할 때 보통은 아티팩트와 강화서가 함께 사라지니까.
다행히도 상세 설명을 보면 이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은 아티팩트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아서는 연달아 세 번을 찢어 강화를 시도했다.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이 소멸합니다.]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이 소멸합니다.]
[소멸…….]
“…….”
아서는 말문을 잃었다.
연달아서 세 번.
‘내가 운이 안 받는 날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
행운 스탯이 있긴 하지만, 운이 안 받는 날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아직 열두 장이 남아 있다.
아서는 한 장은 그레모리, 한 장은 올리아게 건넸다.
“너도 한번 해봐라, 그레모리.”
행운 스탯은 아서보다 낮지만 혹시 모른다.
그녀가 운빨 터지는 날일지도.
“그럼 송구하오나…….”
그 말을 끝낸 그레모리가 강화권을 찢는 순간이었다.
파아앗!
수정구를 감싼 강화권.
곧이어.
[축하합니다. 낡아빠진 유물 아티팩트가 평범한 유물 아티팩트로 강화됩니다.]
‘웃어야 되는 거냐, 울어야 되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