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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79화 (79/210)

# 79

군주회귀록 079화

물 위로 빠르게 헤엄쳐 올라간 아서.

군주들은 숨 죽여 그를 바라볼 때, 그의 손이 배의 난간을 붙잡았다.

턱.

촤아아아!

물에 젖은 상태로 배 위로 올라온 아서가 뻐근한 몸을 우두둑 풀었다.

그다음 생명 재생초를 확인해 봤다.

매우 훌륭한 보상이다.

HP가 1%가 되든, 팔이 잘리든 다리가 잘리든, 사용하면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 100%가 된다.

추가적으로 얻은 범고래 사냥꾼의 작살.

아서는 현재 카자벤의 독창을 글렌에게 맡겼기에 썩 쓸 만한 무기가 없었다.

그리고 사실은 뭐든 보상이 나올 줄 알고 있었기에 굳이 특별한 무기를 캐시 상점으로 구매해서 오거나 하지도 않았다.

이 범고래 사냥꾼의 작살은 유니크 아티팩트다.

더 좋은 건 작살에 있는 버튼 하나를 누르면 30m 길이까지 쏘아져 나간다는 거다.

그리고 쏘아져 나간 범고래 사냥꾼의 작살을 통해 네 가지 속성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불, 전기, 바람, 얼음.

아서는 이미 남들보다 훨씬 앞서게 된 셈이다.

“보니까 말이야.”

아서는 우두둑 몸의 근육을 풀며 작살을 후웅후웅 휘둘러 봤다.

작살 끝이 번들번들했다.

분명히 아서는 작살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그랬기에 군주들은 알았다.

‘보, 보상으로 받았다?’

한데 저 군주는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아서의 표정을 보면 그걸 설명해 줄 만큼 친절해 보이진 않았다.

대신에 아주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날 먹이로 던져 주려고 했던 거 같은데?”

쿡!

아서가 작살 끝으로 배를 찍었다.

‘미친…… 4성 몬스터를 잡아? 그것도 수중전으로?’

배 위에 있는 모두는 알았다.

저 정체 모를 소년이 생각보다 강하다.

아니, 너무 강하다.

당혹할 정도로.

그들은 하나같이 생각했다.

‘잘못 건드리면 죽는다.’

아서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제부터 범고래를 잡을 거거든?”

그리고 살벌하게 웃었다.

“근데 만약 뒤를 치려고 하면 그 군주는 죽어.”

다짜고짜 배에 탑승한 이들을 죽일 필욘 없다.

그럴 명분 없이 움직일 아서도 아니었고.

아서가 쇠창살을 다른 배 밑에 숨은 식인 범고래를 향해 겨냥했다.

버튼 하나를 누르는 순간.

슈르르르르!

작살의 앞부분이 맹렬한 속도로 튀어나가며 배 밑에 있는 범고래에게 박혔다.

키에에에에에!

범고래가 비명을 질렀다.

곧이어 아서는 범고래 사냥꾼의 작살에 걸려 있는 스킬을 사용했다.

파지지지직!

줄을 타고 흘러간 전류가 범고래를 감전시키기 시작했다.

‘식인 범고래 세 마리를 잡으면 네임드 몬스터가 나온다.’

네임드 몬스터.

유일무이하게 딱 한 마리만 존재하는 몬스터들을 통칭한다.

보통 보스 몬스터들보다도 강하다.

아서는 이 네임드 몬스터 다섯 마리를 죽일 시 얻을 수 있는 걸 알았다.

‘네임드 학살자의 칭호.’

이 칭호는 중복 사용 가능한 칭호이며 얻을 시에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할 때마다 0.1배씩 아이템 드롭률이 상승한다.

애초에 네임드 몬스터는 보상을 드롭할 확률이 보스급보다도 한 단계 높다.

한데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할 때마다 0.1배씩 상승한다면 칭호를 얻고 열 마리를 사냥했을 시 두 배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거다.

어차피 목숨 걸고 이벤트에 참가하기로 했다.

아서는 얻을 건 모조리 얻을 생각이었다.

* * *

광란의 섬의 살육자들.

그들은 기대감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곧 있으면 군주들이 섬에 도착할 것이다.

그때부터 그들은 광란의 살육전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그들은 운영자들이 지옥에서 데리고 온 자들로 연결 NPC로 분류된다.

운영자들은 이들에게 각 하나씩의 코드네임을 선사했다.

미치광이 살육자 발로크.

살육자라 불리는 발로크가 숨겨놓은 보물이 여전히 군주게임 곳곳에 남아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 몇을 죽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를 도륙했으며 그의 장기는 말도 안 되는 빠르기의 속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다음.

몬스터 조합사 칼란.

그는 살아생전 무수히 많은 몬스터를 죽였다.

더 황당한 것은 그가 가진 능력이었다.

그는 무수히 많은 몬스터를 죽였고 그 몬스터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형식의 몬스터들을 재창조해 냈다.

또한 운영자들은 그가 만들어낸 특별한 몬스터를 그와의 거래를 통해 ‘네임드 몬스터’로 명명하고 꽤 많은 숫자를 데리고 와 사용하고 있었다.

마지막 잿빛의 살육자.

그는 셋의 살육자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긴 백발을 가진 여인 알리샤.

그녀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엄청난 번개가 내리쳐 대상을 단숨에 흔적도 없이 잿빛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셋은 모두 말 그대로 ‘살육’에 미친 자들이다.

그나마 군주들에게 다행스러운 점은 그들의 기존 능력치는 일부 봉인 되어 있다는 거였다.

그들의 등급은 약 B급 정도로 맞춰져 있었다.

“하아아, 군주들을 조합하면 어떤 몬스터가 나올까.”

몬스터 조합사 칼란은 남성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여성처럼 특이했다.

본래의 목소리에서 일부러 변조한 것인데,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역겹군. 몬스터나 사람을 조합하다니. 또 그 뭣 같은 목소리 좀 그만 내라.”

눈이 애꾸이고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사내 발로크가 쯧 혀를 찼다.

“네놈을 이용해 몬스터를 만들면 꽤 대단한 놈이 나올 것 같아. 적어도 데스 나이트급 정도는 말이야.”

그 말에 발로크는 비웃었다.

그 무리 중 유일하게 침묵하는 건 하얀색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스무 살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미모의 여인 알리샤였다.

곧이어 상급 운영자인 오우거 발렌이 공간을 찢고 나타났다.

“크르, 곧 있으면 군주들이 도착한다. 가장 먼저 칼란이 출전한다.”

첫 습격은 몬스터 조합사 칼란에 의해서만 시작된다.

그리고 두 번째 습격부터 셋이 함께 습격해서 남아 있는 군주들을 싹 쓸어버린다.

“정말 한 명도 남길 생각이 없나요, 발렌?”

칼란은 기대에 부푼 목소리로 속삭이듯 조곤조곤 물었다.

“크르, 한 명도 남기지 마라. 애초에 우린 군주들에게 유물 아티팩트를 줄 생각도 없었으니.”

“호호, 정말 운영자들도 나쁘군요.”

칼란은 입을 막으며 웃었다.

애초에 운영자들은 유물 아티팩트를 군주들에게 내줄 생각이 없었다.

그 때문에 일부러 난이도를 극악으로 끌어 올려 살육자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

그러던 중 갑자기 입을 막고 웃던 칼란의 눈이 미미하게 진동했다.

“바, 발렌…….”

“크르, 무슨 일인가.”

“저, 저와 자아가 연결되어 있던 식인 두 개 머리 범고래가 사, 사냥되었어요.”

“……!”

발렌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곧 그가 부정했다.

“크르, 말도 안 되는 소리. 식인 두 개 머리 범고래는 식인 범고래 세 마리를 잡아야 나타나는 네임드 몬스터다! 그것도 단 한 명이서!”

“하, 하지만 정말이에요. 제가 왜 거짓을 말하나요.”

발렌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칼란이 자신을 놀리는 건가 싶어 재빠르게 홀로그램을 오픈했다.

오픈된 홀로그램을 보고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발로크였다.

‘저 소년은……?’

눈에 익었다.

분명히 기억난다.

몇 개월도 채 되지 않은 일이다.

자신의 신전에서 우로보로스의 팔찌를 얻어 갔던 그 애송이 아니던가!

발로크는 여전히 그때 그 소년의 눈빛을 잊지 못한다.

어떤 시련을 줘도 이겨낼 수 있다는 듯 보이던 단단한 의지!

그 소년이 배에서 내리며 식인 두 개 머리 범고래에게서 작살을 회수하고 있었다.

“크, 크르…… 이런 말도 안 되는…….”

“감히 내 사랑스런 아이를…….”

칼란은 분노했고 발렌은 다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곧 발렌이 웃었다.

“크르, 재밌는 군주군.”

“제가 기필코 놈을 죽이겠어요.”

칼란이 입을 비틀었다.

이미 저 소년 군주는 셋의 살육자의 표적이 되어 있었다.

* * *

두 개 머리 식인 범고래에게서 작살을 회수한 아서는 육지에 올라갔다.

군주들의 시선이 아서의 등 뒤에 꽂혀 있었다.

그가 작살을 던지는 바람에 배가 출렁였고, 당연히 식인 범고래를 사냥한 그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더 놀라운 건 소년이 세 마리의 식인 범 고래를 잡자 1.5배는 더 커다랗고 강해 보이는 녀석이 나타났다는 거다.

하지만 소년 군주는 잡아냈다.

‘현재 내 영지 총레벨은 10 미만. 하지만 군주 등급은 B급과 가깝지.’

광렙하는 보너스로 레벨 업했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아서였다.

레벨로 따지자면 다른 군주들은 약 45~50 정도. 하지만 아서는 이제까지 해냈던 퀘스트를 통해 올렸던 능력치와 광렙하는 보너스, 성장의 별을 이용해 약 90에 육박하는 레벨의 힘을 발현했다.

당연히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경악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를 멀리서 지켜보는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광란의 섬에 도착하자마자 무리를 지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자는 바로 바칼론이라는 자였다.

101명의 군주 중 한 명이었으며 그와 그 무리 대부분이 군주게임 내에서 이름만 대면 알아줄 강자였다.

그들이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었던 이유.

타락천사의 날개라는 저주 물품 덕분이었다.

그걸 복용할 시 영지 총레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고 군주도 그와 맞춰 능력치가 떨어진다.

실제 101명의 군주와 단기간 훈련을 받은 군주들은 엄연히 다르며 바칼론은 에켈로 총연맹의 군주였다.

에켈로 총연맹은 타락천사의 날개를 이용해 많은 소연맹과 결탁했다.

그리고 우승할 시 유물 아티팩트는 에켈로에서 가져가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다른 소연맹에 해주기로 했다.

다른 군주들도 바칼론과 그 무리가 누구인지 알아채기 시작했다.

“바, 바칼론 군주잖아?”

“바칼론 군주님께서 어떻게…….”

“세, 세상에…… 저기 광전사 루자이스도 있어.”

군주들은 웅성거렸다.

하지만 바칼론과 그 무리의 시선은 여전히 아서에게만 꽂혀 있었다.

‘위험하다.’

‘놈은 벌써 아사히의 보석을 두둑하게 챙겼을 거다.’

그들은 하나같이 똑같이 생각했다.

‘기회를 봐서 제거한다.’

지금 당장은 무력으로 어찌할 수 없어 보였다.

하지만 뒤를 친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이벤트에 저런 괴물 같은 꼬마가 들어왔는지는 모르지만, 결코 유물 아티팩트를 넘겨줄 생각은 없었다.

[두 번째 지령이 오픈됩니다.]

또 다른 지령.

군주들이 서둘러 지령을 읽어 내려갔다.

아서는 두 번째 지령을 알고 있었다.

‘몬스터 조합사가 나타난다.’

“1,100마리의 몬스터……?”

“미친, 네임드 몬스터 네 마리를 잡으라고?!”

군주들이 험악한 욕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군주들은 이 이벤트가 시작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의 군주를 버리게 유도하는 시스템.

그리고 두 번째 지령도 말도 안 될 정도로 가혹했다.

‘이거 정말 뒈지든가 살아남든가 둘 중 하나인데.’

‘미친…… 이럴 줄 알았으면 참가하는 게 아니었어.’

애초에 이벤트 내용은 오픈되지 않았었기에 군주들은 치를 떨기 시작했다.

곧이어.

키헤에에에!

키헤에에에!

웅장한 나무들 위쪽으로 몬스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머리는 사자, 몸은 하피의 것인 사자 하피였다.

“저, 저건 뭐야.”

“세상에 저런 몬스터가 있다는 건 듣도 보도 못 했는데.”

그들도 몬스터 조합사라는 놈이 나타난다는 건 알림을 통해 들었지만 상상 이상으로 몬스터의 생김새가 끔찍했다.

아서가 소리쳤다.

“조심해라! 놈들의 발톱에 닿는 순간 몸이 마비된다!”

그들은 적도 아군도 아니다.

괜한 희생을 볼 필욘 없고, 또한 아서도 그들의 전력이 필요했다.

크화아아!

사자 하피가 맹렬한 속도로 군주들을 향해 하강하더니 발로 그들을 할퀴었다.

[몸이 마비됩니다.]

마비의 속도는 빨랐다.

“커헉!”

어깨가 할퀴어진 군주는 뻣뻣하게 몸이 굳었고, 사자 머리 하피가 거대한 입을 벌려 단숨에 그의 머리를 뜯어 먹었다.

콰지익!

“허억……!”

“히이익!”

군주들이 비명을 질렀다.

생각보다 몬스터가 강했다.

‘초반 기선 제압이다.’

아서는 눈치챘다.

곧바로 3성과 4성 사이의 몬스터가 튀어나왔다.

초반에 사기를 깎아내리겠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이어.

쿠우웅!

쿠우웅!

삐리리리-

삐리리리-

정체 모를 북소리, 그리고 피리 소리가 곳곳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공중전을 하는 사자 하피 때문에 애를 먹고 있던 군주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눈치챈 것이다.

알림이 알려줬던 몬스터 부대와 몬스터 조합사가 접근하고 있다는 걸!

띠링!

그때 아서에게 알림이 울렸다.

그는 재빠르게 오픈해서 확인해 봤다.

(아사히의 보석 400개 이상 모으기)

등급: SS

지급 캐시: 20,000

보상: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 5장 > 바로 지급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시: 100개당 모든 스탯-10

설명: 당신은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노련하다. 500개의 아사히의 보석 중 400개를 모아라. 400개보다 더 많이 얻어낼 시 추가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이 지급되며, 이 유물 아티팩트 강화권에는 실패 확률도 존재한다.

처음으로 받는 SS급의 퀘스트였다.

누가 봐도 SS가 맞다.

풀린 수량은 500개인데 아서 개인에게 400개를 모으라고 하니까.

하지만.

“미친 퀘스트인데, 보상이…….”

유물 아티팩트를 강화할 수 있는 강화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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