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회귀록-70화 (70/210)

# 70

군주회귀록 070화

24장 여왕벌 루시아

크롸아아!

사자 이빨 토끼.

복슬복슬 하얀 털을 가졌지만 크기는 헬하운드만큼이나 거대하면서도 날렵하고 치아는 뾰족했으며 턱의 악력이 여간 무시무시한 게 아니다.

코볼트 전사.

일반 코볼트보다 크기도 훨씬 거대하고 지능도 더 뛰어나다.

드래곤 플라이.

거대한 노란색 벌레라고 보면 편하며 잠자리의 날개가 달려 있다.

이러한 세 종류의 몬스터에 더해져 보스 몬스터들까지 쏟아져 나왔다.

‘앞에 보이는 적을 척살하라.’

크화아아아!

크롸아아아!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에 의한 몬스터들은 30분 동안 오로지 아서의 명령만을 따른다.

쿠우우웅!

콰아아앙!

“끼리익, 어떻게 이런 일이……!”

“끼릭? 몬스터들이 일제히 튀어나오다니.”

몬스터의 숫자는 얼핏 250마리.

아서 쪽이 훨씬 우위다.

거기에 이들은 2성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1.5배 더 강력해진 무력을 발휘한다.

콰지이익!

“어디 숨은 게냐!”

하지만 현재 다프 군주는 4단계까지 군주의 족쇄를 해제했다.

그는 미친 듯이 몬스터들을 도륙해 내고 있었다.

아서가 굳이 다프 군주의 족쇄를 4단계까지 푼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일단은 보여주기라는 말이 어울릴 거다.

“끼리익. 후, 후퇴다!”

펜서스족 여럿이 앞쪽에서 몸을 돌려 달아나려고 했다.

펜서스족의 단점은 대개 위험한 상황에서 꼬리를 잘 만다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옹졸하다는 거다.

콰지익!

그 순간, 도망치던 펜서스족을 다프가 거침없이 바스타드 소드로 내려찍었다.

처참하게 머리가 터져 죽어버린 펜서스족.

다프가 침을 튀기며 외쳤다.

“후퇴하는 놈은 내 손으로 죽이겠다!”

“끼리이익, 도, 돌격하라!”

“끼리익, 제, 젠장 할!”

앞에는 몬스터, 뒤에는 다프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병력은 어쩔 수 없이 쏘아져 나갔다.

그리고 아서는 틈새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발카스 영지의 병사들은 총 두 번의 전투를 치렀다.

숲에서, 강에서.

비록 거의 학살에 가까운 전투였지만 그렇더라도 체력 소모를 무시할 수 없다.

거기에 이곳까지 도망쳐 온다고 진을 다 뺐다.

지금 그들은 다리가 후들거려 더 이상 뛰기도 힘들 것이다.

또 굳이 그들을 이끌고 싸울 필요도 없었고.

스르르.

창을 늘어뜨리고 펜루스 위에 타고 있는 아서.

그 옆으로 두 개의 단도를 쥔 그레모리.

“죽음의 그림. 브레드.”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브레드.

날렵한 그가 있어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를 달성할 수 있었다.

과거에 이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를 달성한 이는 카잔이라는 자다.

그가 이 몬스터 아웃 브레이크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상’으로 받은 ‘미션 탐지기 2회’ 이용권 덕분이었다.

그는 이를 이용해 단 60의 병력으로 300의 병력을 물리쳤다.

아서는 곧바로 브레드도 투명화 모드로 지정했다.

“적장을 친다.”

타타탓

창을 늘어뜨린 아서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브레드, 펜루스, 그레모리.

그들은 적장을 친다는 말을 알아챘다.

엄호할 것.

타타타탓!

아서는 달려 나가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 옆으로 그의 부하들이 뒤따랐다.

곧이어 몬스터들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펜서스족과 충돌했다.

콰지익!

아서가 투명화 상태로 펜서스족을 휩쓸며 들어갔다.

그 옆으로 부하들도 그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끼릭끼릭, 뭐, 뭐야!”

“끼리익, 적이 보이질 않습니다!”

아서는 빠른 속도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팽팽한 줄다리기 같았던 승부가 아서와 부하들이 난입하자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되었다.

그러던 중 아서와 펜루스, 브레드의 투명화가 풀렸다.

이 은빛 날개의 세트에 있는 투명화는 시간제한이 존재하니 당연하다.

마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너무 장기간 투명화 모드를 유지했기에 풀려 버린 거다.

하지만 아서는 개의치 않아 했고 옆의 부하들도 마찬가지로 여전히 펜서스족들을 쓸어내며 나아가고 있었다.

“네노옴!”

다프가 비릿하게 웃었다.

드디어 적장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4단계까지 풀린 군주의 족쇄.

그는 명실공히 A급의 군주!

A급으로 영지 총레벨이 오르는 동안 그도 성장했고 때문에 전투 실력만큼은 자신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겐 신의 방패 아티팩트가 있었다.

퐈앗!

다프의 중지 손가락에 끼워진 신의 방패반지가 빛을 흩뿌렸다.

현재 가장 낮은 수준의 아티팩트였기 때문에 고작 서른의 병력을 1분 동안만 절대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서른의 병력은 아무리 공격해도 공격이 들어가지 않는다.

다프는 그 서른의 병력을 아서가 뚫고 들어오는 주위의 것들로 지정했다.

펜서스족의 몸이 은은한 푸른빛을 머금고 투명한 보호막을 친 것처럼 빛났다.

아서는 표정을 굳혔다.

‘드디어…….’

신의 방패가 발현되었다.

제한 시간은 모른다.

하지만 끽해야 1분에서 2분 사이인 것을 짐작했다.

“2분 동안만 버텨라!”

-예!

“예!”

아서는 미리 부하들에게 숙지시켰다.

절대 방어를 막는 차선책.

펜서스족이 힘껏 팔을 치켜들고 내리꽂았다.

그레모리는 그 팔을 검으로 튕겨냈다.

“끼리익?”

오로지 막거나 밀쳐야만 한다.

그들에게 공격을 가하면 피해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공격을 막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2분 동안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그들을 밀쳐내고 피해내는 것뿐이다.

오히려 그들을 죽이겠다고 검을 찔러 넣으면 튕겨 나간다.

그 튕겨 나간 틈에 적들은 공격할 시간을 얻는다.

터업!

타압!

밀치고 피하고 밀치고 피하고.

몰려드는 서른 마리의 펜서스족에게서 노련하게 잘 버텨주고 있었다.

“……빌어먹을!”

다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서 측 부하들은 마치 신의 방패 아티팩트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처럼 공격을 멈추고 방어에 열중하고 있었다.

애초에 급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그로 인해 절대 방어가 시전된 카우족이 그들의 틈을 파고들지 못하고 있었다.

콰지익!

-크흑!

수웅!

푸슉!

“꺄악!”

크르크르!

하지만 피해를 아예 받지 않는 건 아니다.

브레드와 펜루스, 그레모리의 비명이 퍼졌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신의 방패가 시전된 상태에선 다수보다 소수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

적군이 원을 그리고 아서를 둘러쌌지만 그들을 포위한 상태에서 밀어붙이고 있었지만 쉬이 뚫지 못했다.

어느덧 1분이 지났다.

은은한 푸른 방어막이 걷히는 순간.

푸지익!

퐈악!

다시 뚫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비켜라!”

펜서스족 한 마리의 목을 끌어당겨 내팽개친 다프. 그의 눈에 서서히 가까워지는 아서가 보였다.

놈의 목을 닭목처럼 비틀까?

아니, 바스타드 소드로 머리를 쪼개 버릴까?

또 아니면 손가락을 하나하나 자르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볼까.

놈은 기껏해야 군주보호기간의 군주.

아무리 강해도 그에게는 대적할 수 없었다.

군주의 족쇄를 푼 그는 현재 최소 C급.

또 그는 질주마차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적군을 무시무시한 힘과 방어력으로 뚫고 지나간다 하여 붙여진 별명.

어느덧 아서와 그가 가까워졌다.

놈은 결코 자신을 이길 수 없다.

새로운 형식의 전쟁 모드 제안서에는 분명히 군주끼리 죽이지 않기로 약속되어 있다.

그 이유는 이것은 검증의 과정이기 때문.

하지만 패배고 나발이고 다프 군주에게 그런 게 들어올 턱이 없었다.

그는 아서와 가까워지자 있는 힘껏 바스타드 소드를 치켜들었다.

아서의 머리통이 수박처럼 터져 나갈 것을 기대하며.

“뒈져라아아앗!”

탱!

하지만.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아서가 양손으로 가뿐히 창대를 들어 올려 그 육중한 바스타드 소드를 막아내고 있었다.

다프는 A급에서 4단계 군주의 족쇄까지 풀어 C급 정도는 될 거다.

하지만 아서는 이제까지 계속 퀘스트를 통해 꾸준히 능력치를 올려왔다.

거기에 보스 몬스터를 잡아도 군주 경험치가 쌓여 레벨 업도 가능했다.

또 그렇다고 아서가 다프보다 노련하지 않느냐?

천만에 만만에 말씀!

그는 절대 아서를 손끝 하나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이이익……!”

다프가 이를 악물고 바스타드 소드를 힘껏 눌렀지만 눌리지 않았다.

오히려 아서가 양손으로 창대를 힘껏 밀자 밀리기 시작했다.

“이, 이게…….”

다프의 머릿속에 브록 군주가 발키리 총연맹 회의에서 했던 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하나입니다. 그 이상으로 이번 이벤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군주는 없다는 겁니다.’

‘그럼 네가 직접 가서 그 애송이라고 말하는 군주하고 싸워보든가. 네 밑에 떨거지 같은 군주 몇 놈 있을 거 아니야. 그놈들 병력을 대신 지휘해서 한번 그 영지를 쳐보라고.’

어쩌면.

코웃음 치는 자신을 보며 브록 군주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했던 게 아닐까.

당혹한 눈으로 아서를 내려다보던 다프의 눈에 아서의 입이 비틀리며 열리는 게 보였다.

그 웃음.

다프가 아서를 찾아왔다?

아니, 오히려 아서가 놈이 자신을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죽이고 싶지만 안 되니까 일단은 좀 처맞자.”

“……?”

태애앵!

힘껏 바스타드 소드를 쳐낸 아서가 카자벤의 독창을 인벤토리에 빠르게 집어넣었다.

“엄호!”

“예!”

아서의 외침에 부하들이 원형으로 방어막을 탄탄히 만들어냈다.

그리고.

퍼억!

아서는 힘껏 다프를 걷어찼다.

‘죽이지 말라고 하면 죽지 않을 정도로 조지면 될 뿐.’

아서가 비릿하게 웃었다.

뒤로 나자빠진 다프.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다프가 다시 일어나려는 순간 아서가 그의 손을 걷어찼다.

탱그랑!

그 발길질에 다프는 바스타드 소드를 놓쳤다.

이어 아서가 아픈 곳만 집중적으로 골라 패기 시작했다.

퍼억! 퍼억!

“억, 커헉, 윽!”

퍽퍽퍽퍽!

아서는 멈추지 않고 패기 시작했다.

얼굴뿐만 아니라 명치와 급소 하나하나 모두.

그 모습이 어찌나 참혹한지 주변에서 그를 지켜본 펜서스족들이 슬금슬금 뒷걸음칠 정도였다.

‘구, 군주의 족쇄를…….’

새로운 형식의 전쟁 모드.

군주의 족쇄가 풀린다면 이런 놈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다프는 억지로 손을 뻗어 다리에 차여 있는 군주의 족쇄를 풀려고 했다.

[군주의 족쇄를 해제하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풀리지 않았다.

전쟁 모드가 끝나지 않는 이상 풀리지 않는다.

거기에 현재 몬스터들로 인해 병력의 반절 이상이 죽어나갔다.

퍽퍽퍽퍽!

“감히 네가 우릴 배신해?”

“커헉!”

다프 군주는 맞으면서 생각했다.

그건 도대체 뭔 소린데!

아서의 주먹엔 한이 맺혀 있었다.

* * *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루시아 군주의 눈이 떨리고 있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펜서스 150의 병력은 비슷한 급의 동수 병력보다도 훨씬 강하다.

그 때문에 이번에는 상대편 군주의 패배가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땅속, 나무 사이, 세 군데의 던전 입구가 갑자기 폭발하며 몬스터들이 튀어나와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뿐이면 말을 안 한다.

루시아 군주는 자신의 병력이 휩쓸릴 걸 예상했다.

애초에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다프가 X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모르게 소년 군주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프 군주가 신의 방패 능력을 시전했다.

한데 소년 군주의 주위를 둘러싼 병력은 말도 안 되는 스피드와 힘, 방법으로 신의 방패를 막아냈다.

하지만 다프 군주가 소년을 향해 다가섰을 때 루시아는 그 소년의 머리가 수박처럼 와장창 터져 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소년 군주는 다프 군주의 족쇄를 4단계까지 풀게 해줬으니까.

한데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등급보다 강력한 군주…… 라고……?’

엄청난 숫자의 퀘스트를 했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저 정도 힘을 발현하려면 퀘스트를 몇 개나 해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 그 정도로 퀘스트를 찾아낸다는 게 말이 될까?

고작 군주보호기간의 군주인데?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현재 다프 군주를 쓰러트린 소년 군주는 루시아가 치를 떨 정도로 처참하게 그를 패고 있었다.

아픈 곳만 골라서.

“윽!”

루시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막 소년 군주가 다프의 거시기를 밟았을 때였다.

바쿡 대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터, 터졌다……?”

그녀는 보진 못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씨익 웃었다.

정말 희한한 상황이다.

지금 상황을 보면 다프가 아군이 맞는 건데, 적군을 응원하는 자신.

그러던 중 루시아의 고개가 시끄러운 소리에 돌아갔다.

“하운드?”

황금마차에 목이 묶여 있는 다프 군주의 대리인.

“컹컹컹, 구, 군주니임. 다프 군주니이임!”

덜커억!

그는 다프 군주를 목 놓아 부르며 힘껏 목줄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로 인해 황금마차가 들썩일 정도였다.

“저 대리인도 참…….”

루시아 군주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런 병신 같은 군주가 무엇이 좋다고?

대리인을 몽둥이찜질하는 걸 보며 루시아는 안타까워하기도 했었다.

한데 저 올리아라는 대리인은 여전히 다프를 위했다.

루시아 군주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피……?”

올리아는 목줄이 묶인 상태로 튀어 나가기 위해 계속 목줄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로 인해 목에 피가 흥건히 맺혔지만 짖기를 멈추지 않았다.

“컹컹컹컹!”

그리고 결국.

우지익!

올리아는 목줄을 끊어내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타타탓!

“컹컹컹컹!”

올리아는 지키고 싶었다.

다프 군주를.

자신이 죽는 한이 있어도!

목에서 피를 흘리며 그 작은 몸집으로 뛰어나가는 올리아.

그는 병력들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 어느덧 다프 군주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는 아서의 앞을 가로막았다.

“컹컹컹컹, 구, 군주니임! 제, 제가 지켜 드리겠습니다!”

한없이 작지만 다프 군주의 앞을 막아선 올리아.

그가 아서를 향해 맹렬히 짖고 있었다.

“컹컹컹컹!”

목에서 피를 흘리는 그를 본 아서는 억지로 목줄을 끊고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때문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의 충성심에.

그리고 그 충성심이 곧 자신의 것이 될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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