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회귀록-68화 (68/210)

# 68

군주회귀록 068화

23장 탐색꾼 올리아

시크릿 유닛 중 하나인 탐색꾼 올리아.

그것이 바로 저 하운드족에게 붙여진 명칭이었다.

아서가 알고 있는 다프 군주가 앞으로도 계속 101명의 군주로서, 그리고 신의 방패 다프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그 이유는 바로 탐색꾼 올리아 덕분이었다.

현재 탐색꾼 올리아는 자신의 특성을 개화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

다른 하운드족에 비해 청각, 후각이 퇴화되어 인간과 흡사해서 쓸모없어 보이지만 전혀 아니다.

하운드족을 대리인으로 두면 보통 A급의 대리인 정도를 얻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올리아는 그 이상인 S급의 시크릿 유닛.

아니, 어쩌면 아서가 이번에 얻은 질주의 매보다도 더 뛰어날지도 모른다.

탐색꾼 올리아는 말 그대로 탐색꾼이다.

시크릿 유닛으로 변화만 한다면 그는 엄청나다.

미스릴이라는 광물을 얻었다고 가정한다.

그럼 탐색꾼 올리아에게 냄새를 맡게 하면 녀석은 100㎞ 내에 위치한 미스릴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쉬운 말로 그 얻기 힘들다는 ‘미스릴 광산’을 찾아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다프는 올리아가 시크릿 유닛으로 변화하자 많은 것을 찾아냈다.

영지 총방어력을 가장 큰 폭으로 올릴 수 있다고 전해지는 ‘블랙 프로우드 나무.’

다프는 그것을 탐색꾼 올리아를 통해 얻었다.

다프 군주가 무능하고 머저리 같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그를 미래에 있게 해주었던 녀석.

그 존재가 탐색꾼 올리아였다.

‘씁쓸하군.’

아서는 기억을 떠올렸다.

다프 군주는 올리아가 시크릿 유닛으로 변화했을 때에도 저렇게 막 대했다.

아니, 오히려 지금보다 더 했다.

그는 목줄을 걸고 질질 끌고 다니면서 밤낮 가리지 않고 녀석을 부려 먹었다.

때문에 아서가 보았던 올리아는 뼈만 앙상했고 당장 숨이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다프는 운이 좋았을 뿐이야.’

정말 운이 좋았다.

아서가 생각하는 전쟁의 기초 중 하나는 바로 ‘보상’이다.

고된 전쟁 끝에 승리한 병사들에게는 흑맥주와 푸짐한 음식, 그리고 합당한 대가를 주는 게 맞다.

만약 병사들이 전쟁을 통해서 얻는 게 없다면 어떤 생각으로 임할까?

‘어차피 우리가 이긴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가 있어?’

목숨 걸고 싸웠더니 군주란 자가 독식하면 얼마나 배가 아프겠는가.

사기는 곤두박질치고 충성심은 낮아진다.

하지만 올리아는 충성심이 낮아지진 않았던 것 같다.

그만큼 그는 다프 군주와 다르게 그를 아꼈고 믿었으며 따랐으니까.

아서는 정녕 감탄했다.

‘어떻게 저런 대우를 받으면서…….’

저리 충성심이 짙을 수가 있을까.

하운드족은 군주의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다.

몸은 인간의 것이었지만 대체로 씻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씻기지 않으면 몸에 기생충이 들끓기에 꼭 군주가 씻겨주거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게 명령해서라도 씻겨줘야 한다.

하지만 지금 올리아의 털은 얼마나 잘라주지 않았는지 눈이 보이기나 하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고, 엉키고 떡이 져서 마치 세 달 동안 떠돌아다닌 유기견 푸들 같았다.

그리고 매일 같은 몽둥이찜질에도 저런 충성심.

‘탐난다.’

아서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네놈들을 찢어발길 수 있겠구나. 푸흐흐흐!”

아서의 고개가 돌아갔다.

다프가 어느덧 배의 지척까지 이르렀다.

카우족은 악력이 강하다.

때문에 협소한 배 위에서는 그 힘으로 인간 병력을 압도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아서가 짠 계획.

아서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자리 잡았다.

“흐이이이익!”

“놈들이 따라붙었어!”

“염병할, 이러다 꼼짝없이 죽겠다고.”

-이놈들, 나의 정의의 검이 두렵지 않더냐!

여전히 병사들은 열연을 하고 있었고 로든은 희한한 애드리브를 계속 치고 있었다.

다프가 탄 나무배가 거의 다 쫓아왔을 무렵.

아서가 손가락을 퉁겼다.

따악!

그 순간, 카우족들이 타고 있던 배들이 스르르 사라지며 그대로 오필리스강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풍덩!

풍덩!

“음머어어어!”

“음머어어!”

“으, 음머?”

아서는 창조의 그림으로 배를 그려냈다.

모두 실체형.

배를 그려낸다고 창조도가 100%까지 치고 올라왔다.

생각보다 건물이나 혹은 배와 같은 것들을 그려내는 데 많은 창조도가 필요했다.

오필리스강으로 떨어진 카우족과 다프.

“공격하라!”

“공격!”

나무배 바닥에 기다란 창을 숨기고 있던 병사들이 뱃머리를 돌렸다.

“음머음머!”

“음머어, 꿱!”

카우족뿐만이 아니라 인어족이 아니라면 물에 빠졌을 때 대부분의 병력이 속수무책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푹푹푹!

“음머음머!”

“음……!”

“허억허억…….”

강 위로 고개만 치켜들고 있는 다프는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자 카우족의 붉은 피가 오필리스강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푹푹푹!

“이런 젠장 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아니, 그러기에는 분명히 자신은 방금까지 배를 타고 있었고 카우족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과 카우족들이 탄 배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적군들이 탄 배는 탄탄히 유지되고 있었다.

‘설마……!’

다프가 그 정도까지 바보는 아니었다.

‘적군의 능력……?’

믿기지 않는 경악적인 능력.

-배에 카우족이 오르게 해선 안 된다!

“예!”

이제 연기를 할 필요는 없다.

로든이 하늘 높이 검을 치켜세우고 외쳤다.

숲에서 보았을 때와 확연히 달라진 병사들.

그들이 카우족을 빠른 속도로 학살하기 시작했다.

첨버엉!

창 하나를 집어 든 로든이 있는 힘껏 다프가 있는 곳을 향해 창을 집어 던졌다.

“후우웁!”

숨을 들이마신 다프가 물속으로 잠수했다.

물속에 잠수한 다프를 창이 가까스로 비껴갔다.

아니, 비껴갔다는 표현보다는 애초에 로든은 놈을 맞출 생각이 없었다.

서로를 죽여선 안 된다는 전쟁 모드 제약.

그 제약을 어길 시 해당 군주는 패배로 간주된다.

‘두 번째. 너희들의 힘을 낱낱이 드러내라. 이제는 속이는 게 아니라 진짜 도발을 시작할 때니까.’

로든은 아서의 말을 곱씹었다.

타탓!

다른 배 쪽으로 카우족들이 몰려들자 번쩍 날아올라 배 위에 내려선 로든이 카우족을 말 그대로 학살하기 시작했다.

퐈지익!

푸욱!

콰아악!

속수무책으로 쓸려 나가는 카우족.

계속해서 놈들의 시체가 두둥실 물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질퍽질퍽.

“허억허억.”

바스타드 소드의 검끝으로 바닥을 짚으며 힘겹게 오필리스강에서 빠져나온 다프는 거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가 뒤를 돌아보자 이미 대부분의 카우족이 죽어 수면 위로 두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마, 말도 안 돼…….”

털썩.

그는 자신도 모르게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적의 피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대로 다프는 한순간에 80명의 전력을 잃었다.

그는 얼굴에 묻은 물기를 손으로 쓱 닦아냈다.

‘도대체 이게…….’

다프는 보았다.

숲속에서와 강에서의 병력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내가…… 당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다.

상대측 군주는 자신이 두 번째 전쟁 모드를 승낙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다, 다프 군주님……?”

루시아가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

어느덧 정신을 차린 오르딘 군주도 자신의 병력이 허망하게 전멸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지만 그에게 다가갔다.

그가 걱정돼서가 아니었다.

‘이러다간 루시아 군주까지 병력을 모두 잃겠어.’

오르딘도, 루시아도 보았다.

다프 군주를 상대한 군주는 치밀하게 그를 농락하고 있던 것이다!

‘어떻게 101명의 군주를 가지고…….’

‘아직 군주보호기간의 군주라고 들었는데.’

경악스러운 일.

하지만 확실한 건 여기서 멈춰야 한다는 거다.

또 오르딘 군주는 괜스레 루시아 군주에게 측은함을 느꼈다.

동병상련이라고 해야 할까.

또 그녀가 생각보다 뛰어난 미녀였기에 호감이 가기도 했고.

당장 자신의 병력은 피해를 봤지만 다프 군주도 이쯤 하면 알 것이다.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걸.

그래서 용기를 내어 말했다.

“이제 그만 돌아가시죠.”

그 말을 뱉은 오르딘 군주의 목을 다프가 손을 뻗어 콱 움켜쥐었다.

콰아악

“뭐……라?”

“커헉, 컥…… 구, 군주님…… 이미 전쟁 모드는 끝났…… 습니다…… 이제 그만 돌아…….”

“내가 졌다고? 저런 군주보호기간 군주한테에에?!”

민머리에 혈관이 솟아오른 다프 군주.

그는 결국 그 분노를 이기지 못했고 힘 조절에 실패했다.

우두욱.

오르딘 군주의 목이 힘없이 꺾여 덜렁거렸다.

[A급 군주가 D급 군주를 죽였습니다.]

[군주게임의 규율에 따라 등급 차이에 따른 카오 수치가 형성됩니다.]

[카오 수치 11,200. 라우풀 수치를 채워 0으로 만들지 않는 기간 동안 리스크를 받으시게 됩니다.]

카오.

그리고 리스크.

등급 차이가 많이 나는 군주를 죽였기에 벌어진 일이다.

카오가 되면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골드 상점 제약이나 혹은 카오가 된 군주에 대한 학살령이 내려진다.

이 학살령은 그 군주의 영지 반경으로 퍼져 나가며 카오가 된 군주 등급에 따라 보상을 후하게 주기에 표적이 된다.

하지만 다프는 분노에 미쳐 그걸 개의치 않아 하고 있었다.

또한 같은 총연맹 발키리의 소속원을 죽였다는 것은 크나큰 중죄.

“말꼬리를 달면 모두 죽여 버린다…….”

분노한 다프의 눈이 붉었다. 카오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막 말을 끝낸 순간.

오르딘의 몸속에서 스멀스멀 흩어져 나온 핏방울.

그 핏방울들이 둥근 구가 되어 뭉쳤다.

루시아 군주는 이미 다프가 오르딘의 목을 꺾은 것을 보고 뒤로 도망치듯 피해 있었다.

다프는 핏방울을 보며 위험을 직감했다.

그가 거대한 바스타드 소드를 땅에 박아 뒤로 몸을 숨기고 최대한 웅크렸다.

곧.

콰아아아아앙!

핏빛 구가 폭발했다.

다프가 폭발 사이에서 희번덕 눈을 떴다.

“이…… 이…… 건방진…… 애송이 새끼…….”

그의 분노는 절정까지 치닫고 있었다.

* * *

아서는 그가 군주를 죽이는 것을 보고 미간을 구겼다.

‘이 정도까지 병신이었다니.’

그는 크나큰 중죄를 저질렀다.

이제 이 일이 발키리 총연맹에 알려진다면?

아마 그는 연맹에 강제 탈퇴당하게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더군다나 신의 방패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아직까진 크나큰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하고 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아서는 더욱더 놈을 파멸로 몰기로 했다.

놈은 마족 군주와 손을 잡고 인류의 통수를 친 빌어먹을 놈이니까.

그놈의 신의 방패로 인해 인류가 모았던 핵심적인 타격 부대인 ‘오실리스크 부대’가 뚫렸었다.

오실리스크 부대는 인류가 힘을 모아 키워낸 결정적인 타격 부대다.

그런 타격 부대가 놈의 스파이 짓과 신의 방패 부대로 인해 뚫려 모두 전멸당하게 된 것이다.

다프 군주를 파멸시키는 것은 어쩌면 인류의 승리를 위한 첫 번째 ‘나아감’일 것이다.

아서는 이어 자신이 원하고 원했던 계획 중 하나를 실천했다.

그는 발 빠르게 새로운 형식의 전쟁 모드 제안서를 작성해서 운영자에게 보냈다.

* * *

[아서 군주가 새로운 형식의 전쟁 모드를 제안합니다.]

[아서 군주의 ‘제안’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폭발 속에서 다프 군주는 미미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그의 기분은 속칭 더러웠다.

방금 그 폭발은 적 군주가 행한 것일 터.

일부러 자신을 엿 먹이려고 터뜨린 게 분명했다.

다프 군주는 단숨에 전쟁 모드 제안을 확인했다.

(아서 군주의 제안)

군주의 말: 덤벼, 병신아.

방식:

⦁군주 다프는 이제 막 군주보호기간이 끝난 영지의 병력 150을 지원받아 전쟁에 참가한다.

⦁군주 다프는 5단계까지 존재하는 군주의 족쇄를 4단계까지 채워 능력치가 상향된 상태로 전쟁에 참여한다.

⦁양측 군주는 모든 병력이 사망했을 시 패배가 인정되고 패배한 군주는 상대편 군주에게 4만 골드를 빼앗긴다.

⦁아서 군주는 S급 시크릿 유닛 질주의 매를 배팅한다. 그 요구 조건으로 하운드족 대리인의 배팅을 요구한다.

⦁아서 군주는 폭풍우의 부채를 배팅한다. 그 요구 조건으로 신의 방패의 배팅을 요구한다.

⦁아서 군주는 특별한 제재를 받지 않고 전쟁에 참가할 수 있다.

⦁하운드족 대리인을 배팅하지 않을 시 이 새로운 형식의 전쟁 모드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군주끼리 서로 죽이지는 아니한다.

“으아아아아아, 이 개 같은 새끼이이이!”

퍼억!

다프 군주는 당장 뭐라도 화가 풀 것이 필요해서인지 주변을 둘러보더니 그나마 남아 있는 카우족 병사 하나를 잡아 쥐 잡듯 패기 시작했다.

퍽퍽퍽!

“으, 음머어어, 제, 제발 그만……!”

곧 카우족의 몸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즉, 맞아 죽은 거다.

다프가 이토록 화난 이유.

새로운 형식의 전쟁 모드 제안서의 군주의 말에 적혀 있는 것 때문이었다.

‘덤벼,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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