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회귀록-59화 (59/210)

# 59

군주회귀록 059화

‘의아하긴 했지.’

로리스는 연금술사 블랙을 통해 외모를 바꿨다.

사실상 아스간 대륙 사람들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군주게임에서 흘러 들어온 것에 의한다면 가능하다.

현실의 던전을 공략해도 스킬북과 같은 특별한 것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용언을 해석하고 그들의 연금술을 사용했던 연금술사 라임.’

라임은 전생에서 아스간 대륙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뛰어난 연금술사라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에 의해 죽었고 추후 그가 뛰어난 연금술사였던 이유가 밝혀졌다.

‘용언의 연금술서.’

용들이 사용하던 다양한 제조 물품들에 대한 지식이 적혀 있는 책이었다.

‘블랙은 던전에서 용언의 연금술서를 얻었다. 하나 그는 오래 지나지 않아 죽었다. 지금 그는 현상 수배범이니까. 그리고 용언을 해석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인 라임에게 저절로 물건이 흘러갔고 그가 사용하게 된 거지.’

라임은 연금술사가 되기 전에는 고고학자였다.

그런 고고학자의 인생이 단 하루 만에 뒤바뀌었던 것.

‘블랙은 용언의 연금술서를 가지고 있다.’

답은 나왔다.

그리고 그 용언의 연금술서에 적힌 제조 물품들은 너무나 놀랍기만 했다.

‘폴리모프 약을 제조하고 세뇌를 시켜?’

웃음이 나올 정도로 대단했다.

라우든은 아서의 속삭임을 듣자 계속해서 아파왔던 머리가 씻은 듯이 맑아지는 걸 느꼈다.

‘내, 내가 어째서 이런 함정에…….’

그는 당혹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내색하지 마십시오.’

‘……!’

그의 머릿속에 아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서가 캐시 상점에서 구매한 ‘아군과의 은밀한 대화’였다.

그는 깜짝 놀랐지만 옆에서 빙긋빙긋 웃으며 나란히 걷는 아서를 흘끗 보고는 앞을 보고 걸었다.

아서가 라우든의 세뇌를 진작에 풀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두 번 다시 이런 기회가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서다.

그들은 함정을 팠고 그 함정에 걸려드는 순간 자신들은 시체도 남지 않고 제거된다.

그리고 그들 중 딱 한 명만 살아남은 척 나가서 말하면 된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이가 죽었다.’

만약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면 핑계 댈 것도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던전은 아무리 급이 낮아도 변수가 많은 곳이니까.

하지만 반대로 아서가 그들을 사냥하면?

‘나 역시 그들처럼 의심 받지 않고 죽일 수 있다.’

그다음의 이유.

라우든의 세뇌가 먼저 풀렸다면 그는 필사적으로 아서와 던전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을 거다.

그럼? 콜로스는 계획을 변경했을 것이다. 그럼 첫 번째의 기회도 사라진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

‘바라스가 살아 있다는 것과 나를 제물로 바치려고 한다는 거다. 그리고 나 역시 제물이 필요하고.’

아서는 보이지 않게 웃었다.

제물이 필요했다.

그는 콜로스와 블랙, 기사단원들이 있던 자리를 염탐하였고 그 뒤로 바로 이러한 중요 정보 열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로에 제물을 뿌려라)

당신이 가는 던전. 그곳엔 알겠지만 통로가 존재한다. 보스 몬스터를 사냥 후 보스의 사체를 비롯한 인간의 사체를 통로에 집어넣어라. 그럼 장난 많은 신이 숨겨놓은 보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퀘스트: 통수에는 통수로

(통수에는 통수로)

등급: A

지급 캐시: 5,000

보상: 모든 스탯+10, 장난 많은 신이 숨겨놓은 정체 모를 보물 > 바로 지급형

승낙 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시: 모든 스탯-30

설명: 당신을 제물로 바치려고 하는 자들. 역으로 당신이 그들을 제물로 바쳐라.

역으로 아서가 그들을 제물로 바친다.

재밌는 이야기다.

또한 다른 대륙으로 넘어가는 통로에 그러한 시스템이 숨겨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발로스의 시련도 꽤 두둑했지. 한데 장난 많은 신이 숨겨놓은 보물이라.’

그랬기에 아서는 그들을 던전의 끝까지 끌고 가는 거다.

그리고 바라스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땐 무척이나 놀랐었다.

그리고 알 수 있었다.

바라스는 어느 정도 지능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다.

바라스와 콜로스 사이의 암묵적인 계약이 생겨난 거다.

‘콜로스는 주기를 맞추어 바라스가 원하는 이를 제물로 바쳤을 거다. 그리고 바라스는 금은보화를 떨구어 줬겠지.’

바라스는 생명체를 먹을수록 몸속에 아티팩트와 골드가 생겨난다.

그리고 그걸 배설물처럼 쏟아낸다.

콜로스와 기사단원들은 금은보화를 얻고 바라스는 식욕을 채운다.

‘그 의미는 바라스가 과거처럼 강하지는 않다는 의미.’

아버지 아카스와 싸울 때만큼의 무력은 아니라는 뜻이다.

아카스로 인해 크게 다쳤겠지.

그랬기에 둘의 계약관계가 형성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바라스는 다친 시체는 먹지 않아. 그래서 라우든 교관도 거의 끝까지 데려갈 수밖에 없다는 거고.’

라우든 교관이 죽지 않아야 아서가 다치지 않는다.

또 그들은 알고 있었을 거다.

아서가 어지간해서는 흡혈파리들 따위한테 상처 입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만약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라우든 교관을 죽인다면?

아서와 충돌이 생길 것이다.

과연 그 과정에서 아서가 크게 다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또 라우든 교관이 세뇌에 걸린 마당에 굳이 입구에서 죽일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약효가 사라지는 순간, 라우든 교관님은 잠시 동안 의식을 잃게 된다.’

의식을 잃은 시간이 10초든, 20초든.

목을 베기 충분한 시간이다.

라우든의 실력은 뛰어나다.

적어도 저들 중 셋은 죽일 수 있을 거다.

약효가 끝나 쓰러질 때 뒤를 치는 게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서는 약효가 끝나기 전에 그에게 걸린 세뇌를 풀어버렸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설명은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어떠한 상황에 직면한지 이해하십니까?’

라우든은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였다.

뒤쪽에 있는 자들은 콜로스의 사람이다.

신입 영지군이라고는 하지만 세뇌가 풀리자 확신이 들었다.

필립이 아까 전에 했던 말실수.

그걸 다시 생각해 보면 답은 나온다.

라우든과 대화를 나누며 걷던 아서는 동굴에 쳐져 있는 거미줄을 발견했다.

그 순간 라우든이 비틀거렸다.

“크윽, 갑자기 왜…….”

비틀거린 라우든이 벽에 기대더니 얼마 후 눈을 감으며 쓰러졌다.

* * *

필립을 비롯한 여섯 명의 기사가 눈을 맞췄다.

‘드디어 입구에 다다랐다.’

거미줄이 보였다.

즉, 이 근처에 바라스가 있음을 의미한다.

라우든을 죽이고 아서는 재빠르게 기절시켜 바라스의 먹이로 던져줄 것이다.

그럼 바라스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금은보화를 줄 것이고 성가신 두 놈도 처리한 셈이 된다.

“헉, 교, 교관님. 괜찮으십니까?”

필립이 재빠르게 라우든에게 다가갔다.

다른 기사들은 뒤에서 아서를 노려보며 허리춤에 챙겨 온 포승줄로 손을 뻗고 있었다.

필립은 쓰러진 라우든에게 다가가며 품속에 숨겨놓은 잘 간 단검을 스리슬쩍 꺼내었다.

그리고 재빠르게 라우든을 향해 힘껏!

푸지익!

“어……?”

찌르려고 했다.

그 전에 눈을 뜬 라우든의 품속에서 뽑혀 나온 단검이 그의 목을 꿰뚫었다.

촤르륵!

속박 마법이 걸려 있는 포승줄이 빠른 속도로 아서에게 향했다.

하지만 아서는 그 포승줄이 자신의 몸을 꽉 조여 매기 전에 팔을 뻗어 잡아챘다.

꽈아악!

아서가 있는 힘껏 포승줄을 끌었다.

“어…… 라?”

이게 무슨?

포승줄을 던진 이는 명실공히 기사였다.

콜튼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기껏해야 병사들의 분대장이다.

그와 급이 천지 차이라는 의미였다.

한데 그가 아서에게 너무나도 허무하게 끌려가고 있었다.

어느덧 1시간 30분이 지나 이제 아서의 스탯은 100%가 추가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한 대라도 맞으면 즉사하는 상황이고.

힘에 끌려가던 기사가 재빠르게 포승줄을 버리고 검을 뽑아 들었다.

“이런……!”

아서가 빠르게 밑으로 쇄도해 들어갔다.

아서의 창끝이 밑에서 위로 힘껏 놈의 목을 관통했다.

푸지익!

퐈아악!

아서는 창을 힘껏 뽑아내며 남은 다섯 명의 기사를 바라봤다.

“이야기는 들었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서는 얼굴에 튄 피를 쓰윽 닦아냈다.

라우든이 검을 쥐고 아서의 옆에 나란히 섰다.

‘미, 믿을 수 없다…….’

라우든은 경악 자체였다.

세상에나.

열여섯 소년이 기사단원 한 명을 단 한 수에 죽이다니.

‘마, 마스터에 가까운 재능?’

그런 생각도 들 정도였다.

최소한 교관 라우든은 이 나이에 이런 움직임을 가진 자는 본 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다섯 명의 다른 기사도 놀랐다.

“어떻게…….”

“세뇌에 걸려 있었는데?”

그건 아서에게 중요하지 않다.

“너희는 자책하나?”

“뭐?”

“뭘 자책해?”

“우리 아버지를 버리고 갔던 거.”

“염병하네!”

“그건 아카스가 병신이었던 거 아냐? X발, 기사 봉급 얼마나 된다고. 응?! 그런 보물이 눈앞에 있으면 가져가는 게 이득이지!”

“역시 그렇군.”

아서는 빙긋 웃었다.

그러나 눈만큼은 그 어떤 때보다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들에겐 한 줌 자비도 없을 거다.

“후우, 뭐 이렇게 된 거.”

하지만 기사들은 침착했다.

자신들의 숫자는 다섯.

저들은 고작 둘이다.

자신들이 이긴다. 필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라우든은 손에 식은땀이 축축한 걸 느꼈다.

곧 기사들이 선공했다.

타아앗!

검 한 자루가 일직선으로 아서를 향해 맹렬한 기세로 뻗어왔다.

아서가 앞으로 뛰어나가며 창대로 힘껏 검을 쳐올렸다.

그다음 힘껏 찌르자 기사의 검이 미미한 빛을 머금었다.

오러 소드가 발현된 것이다.

기사가 있는 힘껏 위에서 아래로 창대를 내려찍으려던 때.

트리플이 발동되었다.

태태탱!

검과 창이 만나는 순간, 오히려 기사에게 세 번의 충격이 전해졌다.

[크리티컬이 터집니다.]

오러 소드가 맺힌 검을 무시한 창끝이 그의 복부를 꿰뚫었다.

푸지익!

“꺼억…….”

“한 놈.”

아서는 툭 내뱉고는 라우든을 공격하는 기사에게 힘껏 창을 찔렀다.

기사들이 쫓지 못할 정도의 빠른 속도.

푸지익!

옆구리가 뚫린 기사는 라우든을 향해 위에서 아래로 검을 내려치는 자세를 취했다가 입에서 주르륵 피를 흘리며 멈추어 섰다.

“쿨럭……!”

“두 놈.”

타앗!

땅을 박차고 나아간 아서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검을 꽉 쥔 필립에게 쇄도해 나갔다.

태태태태탱!

둘의 무기가 몇 번 부딪쳤다. 아서의 창이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는 필립의 갑옷을 뚫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이 갑옷이 얼마짜린데!’

바라스가 토하는 보물을 이용해 산 엄청나게 값비싼 갑옷.

어지간한 것으론 절대 뚫지 못하지만 외형상으로는 조잡해 보였다.

그러던 순간, 창이 또 한 번 갑옷을 때렸다.

우지익!

아서는 광전사의 반지에 붙어 있는 스킬 아머 브레이크를 사용했다.

그러자 툭 부딪치는 순간 그가 입고 있던 갑옷이 와장창 깨지며 후드득 떨어졌다.

푸욱!

“세 놈.”

아서는 힐끗 눈을 돌렸다.

라우든과 다른 기사 두 명은 대치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아서를 보며 경직되어 있었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열여섯 애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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