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
군주회귀록 050화
아서는 죽은 로든의 몸 위로 스킬을 시전했다.
아서의 손에서 나온 붓이 빠른 속도로 형상을 그려냈다.
‘기사도를 가졌으면서 영지민들을 그리 쉬이 대하다니, 너는 존경받진 못할 타입이다.’
어느덧 대부분 그려냈다.
‘하지만 이제부턴 내 밑에서 존경받을 인물이 되어라.’
그림이 완성되고 알림이 울렸다.
[퀘스트. 왕국제일검의 무력감 완료.]
[죽음의 그림. 왕국제일검 로든을 소환수로 부리실 수 있게 됩니다.]
[소환수 로든의 이름을 변경하실 수 있습니다.]
[죽음의 그림이 레벨 업 합니다.]
[죽음의 그림 레벨에 따라 로든의 능력치는 기존의 70%밖에 부릴 수 없습니다.]
[로든의 능력치가 10% +됩니다.]
(로든)
현재 낼 수 있는 힘: 80%
소환수
HP: 3,000 MP: 550
총합 공격력: 333
총합 방어력: 292
등급: C
잠재력: 99
브레드와 비슷한 수준이면서도 잠재력이나 총합 공격력 방어력과 같은 것들이 조금씩 더 높은 수준이었다.
과연 왕국제일검답다는 생각은 든다.
거기에 아서는 죽음의 그림이 드디어 1레벨 업을 했다는 알림을 들었다.
1레벨 업을 한 죽음의 그림은 이제 소환수의 70%의 힘을 낼 수 있게 되었고 부릴 수 있는 숫자도 다섯에서 여덟로 늘어났으며 퀘스트 보상 덕택에 로든은 80의 힘을 발현한다.
‘이렇게 레벨 업 할 때마다 부릴 수 있는 숫자가 느는걸 알았으면 더 열심히 부렸을 텐데.’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어쩌겠는가.
“놈들을 죽여라.”
“이제 네 전우가 된 자들을 도와라.”
-명을 받듭니다!
로든이 힘겹게 사투를 벌이는 브레드와 펜루스 사이로 끼어들었다.
“헉, 로, 로든 경!”
“어째서 저희를 공격하십니까.”
병사들이 당혹해했지만 로든은 무시하고 그들의 목을 쳐냈다.
브레드도 10%더 강해진 힘으로 그들을 누르기 시작했고 아서가 난입하자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혈혈단신 100의 병력을 사냥하셨습니다.]
[기록의 탑에 군주의 이름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현재 순위 1위로 계속 도전하실 수 있으며 도전하실 시 보상은 보류되며 순위가 올라갈수록 더 나은 보상이 지급됩니다.]
[계속 도전하실 시 리스크를 받으시게 됩니다.]
드디어 학살자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기록까지 세워졌다.
학살자의 보너스.
그걸 사용하면 군주는 무한 괴수의 방에 들어간다.
그 안에서 군주가 힘 닿는 데까지 몬스터를 사냥하면 놈들의 경험치를 먹어 레벨 업을 할 수 있다.
이건 사실 군주들 하기 나름이라고 할 수 있는 보상인데, 렌달은 그 보상을 통해 자그마치 15업을 해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그 보상보다도 더 좋은 것들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거다.
대신 역시나 리스크도 받는다는 게 문제다.
아서는 역시 알림에 답했다.
“도전한다.”
[계속된 기록 도전으로 아르한 영지의 병력이 15% 강해집니다.]
리스크의 대폭 상승.
이로 인해 렌달도 포기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아서는 카탈로크와 반란군들을 얻었다.
[퀘스트. 두려운 반란군 완료.]
[카탈로크와 반란군들이 절대 복종하게 됩니다.]
숨어서 관전하고 있던 반란군들이 자신들의 무기를 들고 건물을 나오기 시작했다.
“아서 군주를 따라 카샤스의 목을 쳐라!”
“카샤스를 죽여라!”
“와아아아!”
그들의 환호가 퍼져 나갔다.
쉬이이.
그때 아서는 오랜만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소리를 들었다.
우로보로스.
‘또 성장하는 건가?’
500마리를 다 채웠다기보다는 강자의 피를 먹일수록 우로보로스가 더욱더 빨리 성장을 한다고 하니 아마도 그 영향일 확률이 높아 보였다.
쉬이이이.
아서는 보았다.
저번에 보았던 우로보로스는 이렇게 크지 않았다. 아서가 양손으로 쥐면 쥘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흡사 아나콘다 정도 크기의 거대한 우로보로스가 그 소름 끼치는 눈으로 아서를 보고 있었다.
그 거대한 몸뚱이로 아서를 바라보는 놈의 혀가 낼름거렸다.
카라시스 프데드.
나약하다고 생각했었다.
크레나 볼트이노.
나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여겼다.
켄트로노 브라피스.
하나, 너는 재밌는 인간이었다.
카레이드 울로보스.
내게 피를 다오, 널 위해 강해지며.
카르마 도코이도.
널 위해 살아갈 테니!
퐈아앗!
거대한 우로보로스가 핏빛을 흩뿌리며 아서의 왼쪽 손목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의 팔찌가 성장했습니다.]
(권능의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
등급: 빛바랜 유니크
권능 성장형
내구도: 10,000/10,000
특수 능력:
⦁시체 하나당 상처 14%, MP 10% 회복. 반경 50m 내의 아군 적용 가능
⦁우로보로스의 첫 번째 권능 피 폭발
설명: 착용자가 15분 이내에 죽인 생명체에 한하여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이 시체에 남아 있는 피를 빨아들여 착용자의 상처 및 마력을 회복시켜 준다. 이는 성장형이며 우로보로스의 뱀이 2,000의 숫자에 달하는 생명의 피를 빨아들일 경우 진화한다. 현재 착용자보다 수준 이상의 피를 빨아들일 경우예도 진화할 수 있다.
“억?”
아서의 눈이 크게 진동했다.
그 어떤 때보다도 격렬한 진동이었다.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의 설명이 많이 변했다.
대표적으로 꼽자면 환상적인 레어에서 빛바랜 유니크로 대폭 성장했다는 것이며 그다음 이름 앞에 ‘권능’이 붙었다.
권능이 붙은 아티팩트.
특히나 권능이 붙었는데, 성장이 가능한 아티팩트를 ‘권능 성장 아티팩트’라고 부른다.
권능이 붙은 아티팩트는 대부분 막강한 힘을 발현한다.
한데 이 권능 성장 아티팩트는 더 특별했다.
아티팩트가 성장할 때마다 권능이 추가된다.
즉,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은 현재 첫 번째 권능인 피 폭발이 추가되었다.
이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이 성장하면 또 다른 권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권능이라는 능력을 군주들은 그 힘 하나로 놓고 봤을 때 ‘S급’ 스킬과 맞먹는다고 했다.
이러한 권능이란 능력이 성장할 때마다 계속 생성되는 권능 성장 아티팩트는 군주게임에 총 44개가 풀려 있다고 전해졌다.
이 권능 성장 아티팩트에는 일반 아티팩트처럼 이름 있는 것들이 있었다. 숫자가 낮을수록 좋고 높을수록 덜 좋았다.
물론 권능 성장 아티팩트는 설령 숫자가 높다고 할지라도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대단했다.
이 권능 성장 아티팩트의 순위는 드워프 군주 칸트가 붙였는데, 아무도 그가 매긴 순위를 부정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는 아티팩트에 관해선 군주게임 최고에 꼽히는 자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아서도 44개의 권능 성장 아티팩트 중 상당수를 알고 있다. 아직 모든 능력이 파헤쳐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는 말할 수 없지만 이도 결코 나쁜 권능 성장 아티팩트가 아니었다.
성장형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권능 성장 아티팩트’였다.
거기에 피 폭발.
아서는 피 폭발 권능을 확인해 보고 역시 권능이라고 생각했다.
피 폭발은 자신 혹은 자신의 소환수가 죽인 이들에 한하여 적용되며 죽은 지 15분이 된 시체가 가진 피를 터뜨릴 수 있다.
대신, 우로보로스가 피를 빨아먹은 시체는 불가능하다. 더 놀라운 것은 죽은 시체의 살아생전 스탯을 합산하여 폭발력이 정해진다는 의미다.
이 피 폭발 권능은 하루에 딱 세 번 사용 가능했다.
‘횡재했군.’
딱 그 말이 맞을 거다.
그리고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으로 인해 아서가 추가로 얻은 것.
‘MP 공급!’
MP가 계속 공급된다는 거다.
물론 주변에 시체가 있어야 한다는 리스크가 있다.
[미치광이 주사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아서는 몸속 힘이 쭈욱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취이이이!
취이이이!
우로보로스의 뱀.
놈이 튀어나가 시체들을 닥치는 대로 빨아먹기 시작했다.
MP가 쭉쭉 차오른다.
띠링
아서에게 또다시 퀘스트가 떴다.
확인한 아서는 흡족하게 끄덕였다.
퀘스트 제목은 ‘신기록. 그 이상을 넘어 도전하고 승리하는 자.’
보상으로는 카샤스를 잡으면 그의 특성인 특정 건축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떴다.
그리고 더 추가된 내용.
리스크를 3번을 이겨낼 때마다 1레벨이 추가된다는 거다.
즉, 병영이 5레벨이라고 가정하였을 때 특성을 그대로 강탈하면 8로 올려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리스크를 아홉 번을 이겨냈다고 가정다면, 5짜리 병영으로 11짜리 병영의 힘을 낼 수 있게 되는 거다.
‘미친 거지, 미친 거야!’
아서는 빙긋 웃었다.
첫 영지전부터 터지는구나.
강한 적수를 만나 홀로 깨부수려고 도전하여 얻는 특혜 중의 특혜라 할 수 있을 거다.
“와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반란군들의 함성이 아르한 영지를 뒤흔들었고 그 가장 앞에 선 아서가 힘차게 성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 *
[혈혈단신 150의 병력을 사냥하셨습니다.]
[혈혈단신 170의 병력을 사냥하셨습니다.]
퀘스트 이후 리스크를 총 여섯 번을 받았다.
그들은 계속해서 5%씩 강해졌고 그로 인해 총 140%의 힘을 내게 되었다.
하지만 몰려드는 반란군들, 그리고 그들과 힘을 합세한 아서, 브레드, 펜루스, 로든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특히나.
‘놈은 특성과 자칸의 지원 빼면 머저리에 지나지 않는다.’
아서는 도전 군주 자리에 있던 자이고 카샤스는 듣도 보도 못한 군주였다.
추측하기로 놈은 아마 군주 뜯기를 하다가 브록 군주에 의해 쓸려 나갔을 것이다.
그 방증이 바로 위에 떠 있다.
‘브록.’
와이번 한 마리가 영지전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었다.
멀리에서였지만 그 위에 탑승한 인물이 브록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괜찮으려나?’
아서는 어깨를 으쓱했다.
브록 군주는 자신에게 푹 빠져 있다.
과연 자신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을까?
그러면 경쟁자가 많아지는데?
물론 발키리 총연맹장인 카일에게 말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도 가능성이 크진 않았다.
브록이 훔쳐보는 게 조금 기분이 상하긴 했지만 아서는 개의치 않아 했다.
“서둘러라!”
“성문을 뚫어라!”
충차.
성문을 뚫기 위해 만들어진 공성 무기를 반란군들이 힘을 모아 여럿이서 움직였다.
충차는 앞쪽이 창끝처럼 뾰족한 듯하지만 훨씬 더 두껍고 뭉툭한 쇠뭉치가 달려 있기에 성문을 타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푸슈육!
푸슈육!
성 위에서 오크들이 화살을 쏘아댔다.
성은 말 그대로 영지의 핵심이다.
성이 뚫리면 사실상 반은 승리한 전쟁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아서는 재빠르게 오크 메이지 열 마리를 그렸다.
아서가 계속 자유로이 그려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창조의 그림도 쿨타임이라는 게 존재한다.
때문에 적절하게 필요할 때만 창조의 그림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크 메이지 열 마리가 화살을 쏘는 궁병 오크들을 향해 일제히 1클래스 마법인 아이스 애로우를 날렸다.
푸지익!
푸직!
퐈직!
“와아아아!”
“뚫어라!”
아서가 궁병들을 처리해 주자 반란군들이 더욱 힘이 실려 충차를 움직였다.
콰아앙!
“취익, 뚫리면 안 된다!”
“취이익, 취이익!”
그리고 성문 너머에선 오크들이 어떻게든 성문을 호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들과 멀지 않은 곳.
“마, 말도 안 돼…….”
카샤스가 두려움과 놀라움이 공존한 표정으로 성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쿠우우웅!
충차가 뒤로 갔다가 다시 강하게 성문을 후려쳤다.
쿠우우우웅!
콰직!
“취이익!”
성문을 막는 오크들이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나자빠졌다.
쿠우우웅!
콰지익!
성문을 부수고 충차 일부가 깊숙이 박혔다.
“마지막이다!”
한 병사의 외침.
그에 카샤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콰아앙!
성문이 완전히 박살 나며 열렸다.
“와아아아!”
“진격하라, 카샤스의 목을 베어라.”
물밀 듯이 반란군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꼬리 끝.
카자벤의 독창을 든 아서가 펜루스의 등에 올라타 브레드, 로든을 옆에 끼고 천천히 성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성내로 들어선 아서는 오크들의 호위를 받으며 꽁무니 빠지게 계단을 밟아 올라가는 카샤스를 볼 수 있었다.
“취익, 군주님. 차라리 마지막까지 싸워보심…….”
“으, 으아아아!”
한 오크가 말했지만 카샤스는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