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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48화 (48/210)

# 48

군주회귀록 048화

카샤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펜루스 소환.”

곧 아서가 중얼거렸다.

그와 동시에 성 밑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던 아서가 펜루스의 위에 올라탔다.

“올라라!”

크르크르!

펜루스가 거친 울음을 토해내면서 성벽을 향해 있는 힘껏 달렸다.

타타타탓! 타타타탓!

곧이어 펜루스가 성벽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떨어진다는 것을 안 펜루스가 벽을 박차고 허공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아서는 이미 몸을 일으키고 도약할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펜루스!”

크르크르!

그 외침과 함께 펜루스가 아서를 힘껏 쳐올렸다.

수우우웅!

아서가 하늘로 쏘아지는 포탄처럼 하늘 높이 도약해 올랐다.

터업!

오크 메이지 세 마리가 있는 성벽의 끝에 도달한 아서가 난간을 붙잡으며 힘껏 올라섰다.

“취이익, 취이익!”

오크 메이지들이 당혹했다.

놈들은 마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면 무력으론 정말 형편없었다.

푸지익! 푸지지익!

아서는 단숨에 세 마리의 오크 메이지를 사냥했다.

‘후, 이제 오크 메이지는 끝났다.’

아서는 다시 밑으로 빠르게 내려가 빈 저택가로 숨어 들어갔다.

그리고 창조의 그림을 발동시켰다.

열 마리의 오크 메이지가 그려졌다.

이들은 50%의 힘을 낸다.

그 의미는 간단하다.

‘이들은 각 한 번씩 아이스 스피어를 사용할 수 있다!’

창조의 그림을 통해 그려진 오크 메이지들이 시전을 준비했다.

곧이어 그들의 손에서 뻗어나간 아이스 스피어가 곳곳에 있는 오크들을 꿰뚫었다.

퍼직! 퍼직! 퍼직!

어차피 마법 한 번이면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녀석들이다.

놈들이 스르르 사라졌고 아서도 펜루스의 등 위에 올라 다시 자취를 감췄다.

* * *

[혈혈단신 80마리 병력을 사냥하셨습니다.]

[기록의 탑에 군주의 이름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현재 순위 3위로 계속 도전하실 수 있으며 도전하실 시 보상은 보류되며 순위가 올라갈수록 더 나은 보상이 지급됩니다.]

[계속 도전하실 시 리스크를 받으시게 됩니다.]

“도전한다.”

리스크를 받는다는 말에도 아서는 도전을 선택했다.

그러자 울린 알림.

[계속된 기록 도전으로 아르한 영지의 병력이 5% 강해집니다.]

미간이 구겨지는 말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

기록에 도전할수록 더더욱 힘든 시련이 기다린다는 건 당연한 것이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아서는 쓰러져 부들부들 몸을 떠는 오크의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다.

[미션. 심장 포식자 달성.]

[네 가지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서는 주르륵 나열된 보상 목록을 살폈다.

현재 아서는 지쳐가고 있었다. 그것은 펜루스와 브레드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그들이 상처를 입을 때마다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이 상처를 회복시켜 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마나 법사의 물약?’

현재 MP도 바닥이 난 상태였고 떠오른 보상 물품 중에서는 가장 필요해 보이는 버프 물품으로 보였다.

마시면 지속적으로 MP가 차오른다.

아서는 마나 법사의 물약을 선택했다.

그의 손에 푸른빛이 감도는 액체가 담긴 조그마한 병이 생겨났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마개를 딴 후 들이켰다.

‘이런 식으로 계속 적들을 사냥하는 건 무리가 온다.’

현재 병력 사냥 신기록 순위는 어느덧 4위까지 올라갔다.

미션을 통해 부족한 것을 채우는 건 한계가 있었다.

‘무리였나?’

어차피 튜토리얼은 군주보호기간에 있는 영지 중 어떤 것이든 깨부수면 달성되는 것이었으니까.

그중 최상위권의 영지인 아르한과 붙는 건 무리수라고 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참을 순 없는 노릇이었지.’

그렇다고 아서에게 후회는 없었다.

또 만약 후퇴하는 상황이 온다면 아쉽지만 다른 영지를 혈혈단신 깨부수고 이 영지는 병사들과 함께 무너뜨리면 된다.

‘문제는 보상이 아깝다는 거다.’

렌달은 105마리의 병력을 혼자 잡고 그 보상을 받았다.

한데 이곳에 지금 250의 병력이 있다.

그 250의 병력을 혼자 모조리 잡으면 어떠한 보상을 줄지 모르는데 끝내기는 조금 아쉬웠다.

지금 이대로 간다면 1위를 할 수 있긴 했지만 그 이상의 침범 불가의 기록 영역엔 닿을 수 없다는 뜻이다.

침범 불가의 기록 영역.

군주들은 그렇게 불렀는데, 아서가 저번에 미션 세 개를 단시간 달성했던 것도 침범 불가의 기록 영역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기존의 1위와도 말도 안 되는 차이를 달성하는 게 바로 이 침범 불가의 기록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방법, 방법이 없을까?’

아서가 고민하던 중이었다.

띠링!

중요 정보 열람이 오픈했다.

아서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금 상황에 나타나준 중요 정보 열람은 분명히 아서를 도와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두려운 반란군)

군주 카샤스의 악행으로 인해 영지민들의 충성심은 바닥을 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샤스는 자신의 무력으로 그들을 찍어 눌러 반역을 막고 있다. 이 영지에는 ‘군주 심판자’가 숨어 있으며 그의 이름은 카랄로크다.

+퀘스트: 군주 심판자 카랄로크 이끌기

아서는 곧바로 퀘스트도 클릭해서 확인해 봤다.

아서는 설명을 읽어 내려갔다.

‘군주 심판자 카랄로크는 반역을 꿈꾸나 두려워하고 있다. 만약 자신들을 이끌어줄 수 있다고 믿는 자를 만난다면 당신을 따를지도 모른다.’

아서의 입가에 희열의 미소가 맺혔다.

“이거라면…….”

군주 심판자.

이는 영지민 만족도가 바닥을 긴, 정확히는 거의 최악 수준에 이른 영지에 있는 퀘스트로 분류된다.

이 군주 심판자들은 영지민으로 구분되지만 실제로는 영지에서 살아가는 자들은 아니다.

원래 군주 심판자들은 퀘스트를 다양한 루트를 통해 받아내서 그 심판자를 찾아가 그를 이끄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아서는 중요 정보 열람이 그러한 룰을 깨고 직접적으로 카랄로크라는 자가 존재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또한 특성화된 군주 육성기는 카랄로크를 부리기 위한 퀘스트도 알려줬다.

카랄로크와 반란군들이 일어서기 위해선 아서가 매혹도 100%를 달성해야 한다.

즉, 그들이 아서를 반역의 주축으로 두고 믿을 수 있게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된다.

‘일단은 카랄로크를 찾는 게 우선.’

시스템상 숨어 있지만 영지민들은 그에 대해서 알고 있을 터.

그가 있는 위치에 도달하면 숨어 있던 카랄로크와 반란군들을 만날 수 있을 거다.

* * *

주방에 앉아 있는 일레나의 어머니는 촛불 앞에 앉아 양손을 모았다.

“부디, 부디…… 제 딸 일레나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해주소서.”

카샤스 군주의 눈에 들어 자신의 딸아이가 오크들에게 끌려갔다.

근처에 사는 하이렌은 옷을 벗지 않았다고 그 가족까지 멸했다.

차아아아.

끼릭끼릭.

거센 돌풍에 흔들리는 창문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눈물을 쏟았다.

“제발…… 제발…… 그자를 죽여주시옵소서.”

영지의 군주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지만 바랬다.

침입자가 들어왔다고 했을 때, 경고의 나팔 소리가 울렸을 때, 그녀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간절히 기도했을 것이다.

정체 모를 누군가여.

부디 카샤스를 죽여주소서.

휘이잉.

갑자기 집안으로 거센 바람이 들어오며 촛불이 꺼졌다.

“이, 일레나니?!”

그녀는 작은 기대감을 품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영지에 침입자가 들어왔으니 그녀를 돌려보내 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르르

쾅쾅

때마침 천둥 번개가 치며 어둠 속에서 한 소년이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몸보다도 더 기다란 창을 꾹 쥐고 있었다.

“이렇게 무례하게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헙……!”

그녀는 아서를 보고 입을 틀어막았다.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영지에 쳐들어왔다는 한 명의 적.

두려웠지만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이렇게 어린 소년이……?’

밖에서 쉴 새 없이 오크들이 죽어나가는 소리가 퍼져 나가고 있었다.

적은 한 명뿐일진대, 오크들은 속수무책으로 쓸려 나가고 있었다.

“혹시 카탈로크라는 자를 아십니까?”

그 물음에 그녀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그녀는 그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반역을 꿈꾸며 영지 내에서 남모르게 병력을 소집하여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 카샤스 군주의 핵심적인 근위대를 타격할 인물이 마땅치 않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눈에 훤히 보였다.

그녀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제게 그 위치를 알려주십시오.”

“다, 당신처럼 어린 소년이 해낼 수 있겠습니까?”

아서는 그 말에 빙긋 웃었다.

그녀는 호의적이었다.

세상에나.

전쟁 모드가 발발한 다른 영지의 적군에게 이렇듯 호의적이라니.

또한 그녀는 ‘해낼 수 있냐’ 물었다.

해낼 수 있냐는 것은 그녀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것이다.

그녀는 카샤스를 죽일 수 있겠느냐고 요하고 있었다.

아서는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였다.

“저희 자택을 나서 중앙에 보이는 시계탑을 향해 달리십시오. 그곳과 멀지 않은 곳에 ‘잭슨의 과일가게’가 나올 겁니다. 그 안쪽으로 들어간다면 카탈로크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아서는 작게 목례를 취하고 몸을 돌리려고 했다.

“자, 잠깐만……!”

그녀가 서둘러 서랍장을 다급하게 열었다.

그 안에서 붕대를 꺼내 아서의 손에 감아주었다.

우로보로스의 포식 뱀의 영향으로 상처는 회복되었지만 창을 휘두르면서 굳은살이 찢어지고 피가 배어 굳은 흔적은 사라지지 않았다. 남들이 본다면 아직 여물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충분했다.

“구, 군주성에 백발의 머리카락을 단발로 기르고 푸른색 눈동자를 가진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덜덜 떨려왔다.

“제, 제 딸아이입니다. 부디, 부디 제 딸아이를…….”

어린 소년에게, 그것도 적군에게 그리 말하고 있지만 그녀는 간절했다.

아서는 붕대를 내려다보다가 역시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은 하지 아니한다.

이 여인의 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정확하지 않으니.

아서는 몸을 돌려 달려 나갔다.

* * *

중앙 시계탑을 향해 달려 나간 아서는 순식간에 그녀가 말했던 잭슨의 과일가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잭슨의 과일가게의 문을 열고 깊숙이 들어가자 기다란 통로가 하나 나타났다.

아서는 통로를 향해 계속해서 들어갔다.

[군주 심판자 카탈로크가 있는 곳을 찾아내셨습니다.]

[매혹도 100%를 달성하지 못하실 시 카탈로크와 반역군이 당신을 공격합니다.]

양날의 검이다.

성공하지 못한다면 자신은 적을 더 늘리는 셈이 된다.

‘현재 남은 시간은 15분 남짓.’

조금 있으면 미치광이 주사의 시간도 완전히 끝이 난다.

만약 미치광이 주사가 끝나고 성과가 없으면 아서는 돌아가서 후일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통로의 끝을 향해 걸어가자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당장 카샤스 군주를 끌어내려야 합니다. 그는 영지의 처녀들을 겁탈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죽입니다. 얼마 전에 못 보셨습니까? 군주 행차 때 영지민 하나가 머리를 남들보다 조금 숙인 것 같다고 그 자리에서 목을 자르고 그 가족 앞에 던졌습니다.”

“맞네, 모두 옳은 말이야. 하지만 지금 우리의 숫자로 대항하기는 쉽지 않아. 또 가장 큰 문제는 얼마 전 파견 온 자들 아닌가. 로든이라는 자는 자그마치 왕국제일검이라 불렸다던데.”

“크흠…….”

“음…….”

신음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파견? 파견이라면 자칸 군주의 영지에서 영지를 둘러보기 위해 온 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맞을 거다.

아서는 가끔 군주게임이 대단하다고 생각됐다.

숨겨져 있던 시스템이 발발하면 현재 벌어지는 일들과 주변 변화에 모두 적용된 상태로 발발한다.

“로든, 그놈도 정말 쓰레기 같은 작자요. 얼마 전에 식당에서 스프가 맛이 없다고 주인장을 개 패듯 팼다지 않소.”

“하지만 실력 하나는 으뜸이니, 당장 그를 잡을 수 있는 실력자가 없는 마당에 반역을 일으키는 건 자살행…….”

그 말이 끝나기 전 통로의 끝에서 아서가 거대한 홀로 들어갔다.

홀 안에는 100여 명의 병력이 앉아 있었고 그 앞으로 주축 세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제가 로든을 잡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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