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
군주회귀록 037화
12장 히든 던전
군주게임에는 운영자가 존재하며 이 운영은 다양한 종족들이 맡고 있다.
아스가르드 대륙 포르데일 땅을 맡고 있는 고블린 운영자 데이든은 깜짝 놀랐다.
‘키렉, 1, 1시간 만에 미션 3개 달성……?!’
말도 안 되는 기록.
그뿐인가.
운영자의 권한에 따라 울리는 알림이 들렸다.
[던전에 군주가 입장하였습니다.]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확인 불가하다.
확인하려면 운영자가 투명화 모드를 이용해 직접 들어가 봐야 한다.
단, 확인하는 일은 불가능해도 몬스터 숫자나 방어력, 공격력 같은 건 홀로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키렉, 지금 입장한 군주가 기록을 세운 건가?”
기록을 세운 자도 ‘익명’이기에 운영자여도 확인 불가.
데이든은 8분이 지나도 몬스터 사냥 숫자가 한 마리도 줄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렉, 학살당하나?”
흑꼬리 도마뱀은 1성이지만 방어력은 약해도 속도와 공격력이 무척 강한 편.
말이 1성이지 2성이라 불려도 손색없다.
“키렉키렉, 던전을 발견해 놓고 한 마리도 잡지 못하다니.”
그는 그 누군가를 비웃으며 홀로그램을 띄웠다.
홀로그램에는 얼음에 가둬진 백발의 긴 머리카락의 여인이 비치고 있었다.
“키렉, 잘 있군.”
가둬진 여인은 아직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되는 여인이다.
데이든은 처음 이 여인을 포르데일 땅에 숨긴다는 말에 의아해서 상급자에게 물었다.
‘키렉, 이 중요한 여인을 어째서 여기에 가두신 겁니까?’
그 말에 상급자는 말했다.
‘너무 중요하니까. 앞으로 4년 후쯤이나 세상에 나갈 거야. 그러니 절대 누구도 깰 수 없는 던전에 넣은 거지. 여기 군주들 수준으론 그녀를 데려갈 수 없다. 그 히든 던전에 들어가면 죽거나 그곳에 갇히거나 둘 중 하나지.’
‘키렉, 그렇군요.’
상급자는 일부러 이곳에 숨겼다.
군주보호기간의 군주들이 그녀를 데려갈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데이든은 감탄하며 그녀를 보다가 다시 던전 몬스터 숫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곤 고개를 갸웃했다.
“키렉?”
몬스터 숫자 83마리가 아까 전에 보았던 숫자.
그리고 지금 21마리.
“키레엑……?”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눈을 한 번 끔뻑했다.
20.
다시 끔뻑.
19.
“키렉키렉!”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을 때는 순식간에 15가 되었다.
“키, 키렉…… 이게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몬스터 숫자가 급감한다.
* * *
1이란 사람이 몬스터의 HP를 99%까지 깎았다고 가정할 때, 다른 2라는 사람이 그 몬스터를 툭 쳐서 죽였다.
그럼 몬스터 우선권은 누가 가질까.
모두 생각하는 것처럼 그 우선권은 99%를 깎은 군주가 가진다.
하지만 여기에 재밌는 시스템이 있다.
99% HP를 깎았다 해도 10분이 지나면 그 우선권은 리셋이 된다.
즉 10분이 지나 다른 누군가 툭 치면 99% HP를 깎은 이가 아닌 툭 친 이가 우선권을 갖는 것.
그리고 성장의 비약에 의한 경험치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아서의 병사들이다.
때문에 아서가 선두로 쓸어버리면 가장 많은 우선권을 아서가 가지고 자잘하게 나뉜 것을 병사 서른 명이 나눈다.
그렇게 된다면 엄청난 손실이다.
애초에 아서는 영지가 레벨 업해야 업을 할 수 있으니까.
아서는 그걸 노린 거다.
때문에 10분이 되면?
“이놈 10분 됐습니다, 군주님!”
“죽여라.”
“예!”
망설이지 않고 병사들이 돌아가며 죽인다.
또 아서가 노린 것 하나.
랜이라는 병사는 아서가 보았던 이들 중 가장 노련하고 빨랐다.
동등한 능력치로 시작했지만 그래도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다른 이들보다 몬스터를 더 많이 죽일 권한을 줬다.
아서가 총지휘라면 그가 세분화된 지휘를 하게 하기 위함.
아서가 몬스터를 숨만 붙어 있게 만들면 병사들이 놈들을 운송하며 시간이 될 때마다 죽인다.
이것이 바로 군주가 병사를 도와주는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거다.
“헉…… 더 강해지셨어.”
“엄청나다.”
게다가 아서는 현재 미치광이 주사를 맞은 상태이다.
몬스터를 잡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진다.
그리고 던전의 장단점.
던전은 몬스터 숫자가 더 많이 나오는 게 보통이다.
숫자가 더 많이 나오고 더 강해져서 나오는 대신에 아이템 드롭률이 높다. 그리고 골드 드롭률 또한 당연히 높은 편이다.
또 가끔은 희귀한 것들도 떨어지며 던전 마스터가 있는 곳이라면 던전 마스터가 가진 보물을 얻을 수도 있다.
캐시 상점엔 던전 마스터 탐지기도 있다.
던전에 입장해 이걸 구매하면 던전 마스터가 있는 곳인지 없는 곳인지 분간할 수 있다.
푸드윽!
아서는 다시 몬스터를 병사들에게 던졌다.
몇 분 후 아서의 눈앞으로 일반 흑꼬리 도마뱀보다 세 배는 더 큰 도마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
다행히 아직 40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HP-30%, 기본 스탯+30%가 되었다.
“병사들은 뒤에서 지원한다.”
“예!”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아까보다 1.1배 정도 강해졌다.
아서는 성장의 비약을 세 개를 얻을 수 있었다.
중첩 사용했을 시 먹는 경험치가 3배로 늘어나고 1시간 적용되는 게 1시간 40분으로 바뀌었다.
현재 그들은 한 마리의 흑꼬리 도마뱀을 사냥할 시 3배에 해당하는 경험치를 얻는 거다.
그러니 빠르게 성장할 수밖에.
푸슉푸슉!
병사들은 더 이상 혼자 돌진하는 아서를 보며 불안해하지 않았다.
병사들은 누구보다 아서를 믿었다.
그만큼 아서는 강하니까.
아서는 땅을 박차고 흑꼬리 도마뱀 보스에게 달려나갔다.
* * *
흑꼬리 도마뱀 보스 사냥을 마친 아서는 잠시 고민했다.
‘죽음의 그림을 사용해 봐?’
고개를 저었다.
다섯 마리를 부릴 수 있는 죽음의 그림을 사용하기에는 아쉽다.
기껏해야 2성에 지나지 않은 몬스터니까.
“자, 이제 모두 이곳에서 빠르게 빠져나간다.”
“옙!”
아서는 병사들과 함께 달리며 던전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아서가 있는 던전은 리셋이 되는 아니기에 최종 보스를 잡게 된다면 1시간이 지나 무너지게 된다.
2시간 내로 세 개의 던전을 클리어한다.
그걸 달성하기 위해서는 쉴 틈이 없었다. 병사들도 왠지 신이 나서 빠른 속도로 그를 따랐다.
* * *
두 번째 던전의 공략 시간은 정확히 25분이 걸리지 않았다.
데이든은 너무 놀라 부들부들 몸까지 떨었다.
“키렉, 어떻게 바로 두 번째 던전을 찾아냈지?”
이런 식이면 안 된다.
이러다가 아리스가 있는 던전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
“키렉, 첫 번째 던전보다 클리어 속도가 두 배나 빨라졌다. 분명히 더 어려운 던전인데?”
첫 번째 던전 클리어도 군주보호기간에 있다고 믿기지 않을 속도.
두 번째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무슨 짓을 벌이는 건지 몬스터들이 학살되듯 숫자 변동이 없다가 갑자기 확 줄었다.
“키렉, 대체 어떤 군주 놈이야!”
그놈 낯짝이라도 봐야겠다.
* * *
두 번째 던전을 클리어한 후 아서는 병사들과 빠르게 달렸다.
던전은 모두 가까운 위치에 숨어 있었기에 가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곧이어 아서는 거대한 바위 하나에 주먹을 수차례 날렸다.
그러자 바위가 양쪽으로 갈라지며 밑으로 내려가는 던전이 나타났다.
두 개의 던전 클리어 시간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앞으로 40분 정도가 남은 셈.
또 병사들은 처음보다 1.3배 정도 강해졌다.
아서는 보통 기본 스탯 네 개의 배율에 맞게 스탯을 올리는 걸 권장했다.
“우와, 우리 이렇게나 강해졌어.”
“이번엔 얼마나 더 강해질까.”
병사들이 더 신이 났다.
우리 군주님 전능하사!
딱 그 표정들로 아서를 따라왔다.
막 던전에 모든 병사들과 아서가 입장한 순간이었다.
삐이삐이!
아서의 눈앞으로 붉은색 홀로그램이 떠올라 깜빡 거렸다.
띠링!
그와 동시에 중첩되어서 중요 정보 열람이 함께 오픈되었다.
경고와 중요 정보 열람이 함께 나타났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뭐지……?’
서늘함.
등골이 오싹해진다.
오랜 시간 전장에서 축적되어 온 감이 위험하다 외쳤다.
아서는 중요 정보 열람부터 클릭했다.
(성녀 아리스)
신비의 여인 아리스. 그녀가 이 던전 안에 숨겨져 있다. 던전을 클리어 하라. 그러면 그녀의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아, 아리스……!”
아서는 아리스가 누구인지 알았다.
4년 후에 나타나는 여인.
그리고.
“버프의 신…….”
버프의 신 성녀 아리스.
그녀를 얻었던 건 3명의 군주가 뭉친 작은 소연맹을 이끄는 월리엄이었다.
그가 아리스를 어떻게 얻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나, 성녀라 불리는 아리스를 얻은 후 작은 소연맹의 연맹장이었던 월리엄이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성장을 시작했다.
전쟁 때에 월리엄과 그녀 옆의 성녀 아리스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외쳤다.
‘만렙 버프 강림!’
그녀가 가진 힘은 놀라웠다.
힘, 체력, 민첩, 지구력을 올리는 버프를 건다.
그뿐만이 아니다.
방어력, 공격력을 올리는 버프를 중첩시켜 걸어버리고 거기에 마법 방어력, 마법 공격력까지 올린다.
더 놀라운 건 그녀에게 버프를 받을 수 있는 병력의 숫자가 500에 달한다는 거다.
그만큼 그녀의 마력은 상상을 초월했고 버프 능력은 강인했다.
아서는 아리스와 월리엄의 전쟁을 본 적이 있다.
월리엄의 병사들이 버프를 받고 강해지고 달려 나간다.
엄청나게 강해진 그들은 적을 깨부쉈고 병사들이 다칠 때마다 아리스는 엄청난 컨트롤로 병사들을 세심하게 치료했다.
사실상 아서보다 뛰어났던 대군주에 도전하던 자가 월리엄이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월리엄은 죽었다.
‘천족들의 습격을 받았지.’
그녀를 얻고 1년 후쯤인가.
천족들이 아리스를 빼앗기 위해 총공격을 감행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때 월리엄은 죽었고 아리스는 천족들과 함께 홀연히 사라졌다.
중요 정보 열람이 사라지고 아서는 곧바로 긴급 퀘스트 항목을 오픈했다.
(긴급 퀘스트: 히든 던전 공략)
등급: ?
지급 캐시: ?
보상: ?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시: 모든 스탯-40
설명: 일반 던전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던 당신. 이 던전은 입장하는 순간 히든 던전으로 변화한다. 사실상 군주보호기간 군주들이 깰 수 없는 극악의 난이도. 이 히든 던전을 공략함으로써 당신의 유능함을 입증하라.
“히든 던전 발발…….”
아서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히든 던전은 그 어떠한 던전에서도 발발할 수 있다.
고블린이나 그렘린 같은 몬스터가 있는 하급 던전에서도, 리셋 던전에서도, 그 어떠한 곳에서도 발발할 수 있다는 거다.
이 히든 던전은 보통 한 번 발발하면 깨는 게 무척 어려워진다.
던전도 난이도라는 게 존재하며 보통 그에 맞게 골라 들어간다.
한데 히든 던전은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며 거기에 어떤 몬스터가 나올지도 예측이 불가능했다.
또 던전 특성상 한번 들어오면 클리어하지 못하면 나가지도 못한다.
이미 아서는 병사들과 발을 들였고.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