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
군주회귀록 035화
11장 쩔 해주는 군주님
아서는 잠에서 깨어 아침이 되자 바로 군주게임에 접속했다.
접속을 끊었던 장소에서 나타나자 그를 기다리던 그레모리가 정중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병사들이 출정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그레모리는 똑 부러지는 군주 대리인이 분명하다.
일 하나는 확실하게 할 것 같다 해야 할까?
자신을 기다렸던 것만 봐도 그렇다.
‘그레모리 압도 퀘스트는 토벌을 다녀와야 끝나려나?’
압도하라고만 되어 있을 뿐 정확한 내용 표기가 되어 있지 않으니 의아할 수밖에.
아서는 그레모리와 함께 성 밖으로 나왔다.
출정 준비를 끝마친 병사 서른 명이 상기된 표정으로 대열을 맞추어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모두를 배불리 먹이셨지!’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멋진 군주님!’
그럴 수밖에.
군주가 되자마자 배고픈 영지민들 모두를 배불리 먹였다.
덕분에 어제 병사들은 간만에 만족스런 만찬을 즐겼다.
아서는 그들을 둘러봤다.
“모두 잘 잤나?”
“예!”
“오늘은 첫 출정을 하는 날이다. 영지를 수호하기 위한 일이니 모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병사들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아서의 카리스마는 현재 군주보호기간의 다른 군주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 때문에 병사들은 당연히 현재 절대 복종 상태다.
아서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림도감을 열람했다.
그림도감에 단 한 개의 그림만이 있었다.
‘역전의 군주.’
이들은 첫 출정이다.
그만큼 긴장되고 떨릴 때 힘이 상승하면 분명히 자신감이 어느 정도 차게 될 거다.
“모두 이 그림을 보도록.”
‘그림……?’
그레모리는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녀도 옆에서 그가 그린 그림을 보았다.
곧이어 아서는 병사들 모두가 볼 수 있게 그들 앞으로 다가가 제대로 보여줬다.
그리고 곧 그레모리는 알림을 들었다.
[역전의 군주를 보셨습니다.]
[힘+2 효과를 얻습니다.]
그 알림은 그들뿐만이 아니라 다른 병사들도 들을 수 있었다.
“히, 힘이 상승했어……!”
“이럴 수가!”
“와아.”
병사들이 감탄했다.
그리고 그레모리도 마찬가지다.
‘대체 군주님의 능력은…….’
어디까지란 말인가?
아서는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소환의 방에서 펜루스를 불러냈다.
“느, 늑대……?”
병사들이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빠르게 추슬렀다.
군주님 앞에서 추태를 부릴 순 없으니까.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펜루스의 몸 위로 올라탔다.
아서를 태운 펜루스가 선두로 나아갔다.
병사들이 열을 맞춰 그 뒤를 따랐다.
그레모리는 그 모습을 뒤에서 바라봤다.
첫 토벌 때엔 대리인이 영지를 지켜야 하는 게 관례였다.
‘부디 무사히 돌아오시길.’
* * *
아서는 VIP 이용권을 사용했을 때 건축물을 모두 지은 후 영지 반경 5㎞ 내에 있는 던전에 대해 검토해 봤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여러 개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던전에 들어가기 위해선 군주보호기간자의 토지를 개척해야 한다.
군주보호기간자의 토지는 처음 영지에 배정된 군주들에게 주어진 땅이다.
이 땅은 그 누구도 범람할 수 없고 빼앗을 수도 없다.
단, 전쟁에서 승리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병사들을 이끌고 나온 아서는 멀리 몬스터들을 발견했다.
‘헬하운드?’
헬하운드는 1성에서도 꽤 수준 높은 괴수들이다.
군주보호기간의 군주들이 상대하기엔 다소 버거운 수준.
‘역시 포르데일 땅이라 이건가?’
처음 영지를 배정받은 군주들은 병력의 반 정도나 살아남으면 다행일 것이다.
헬하운드는 상당히 큰 편이다.
망아지보다 조금 작은 정도이며 살가죽이 녹아내려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감을 조성하고 치아는 어찌나 뾰족한지 오금이 저릴 정도다.
크르르륵!
크라라라!
“허억……!”
“헤, 헬하운드잖아!”
병사들이 깜짝 놀랐다.
그들도 첫 토벌부터 헬하운드가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듯싶다.
그들은 짐짓 두려운 표정이다.
오늘 몇 명은 죽어 나가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아서는 침착하게 병사들을 돌아봤다.
“오늘 우리 중 그 누구도 죽지 않을 거다.”
카리스마.
아서는 그게 있었다.
스탯 카리스마를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그가 보이는 확고함.
병사들은 감탄했다.
‘구, 군주님의 위엄은 대단하시다…….’
‘군주님은 믿고 계신 게 있어!’
“그리고 놈들의 숨을 완전히 끊어놓진 마라. 되도록.”
“예?”
“아, 알겠습니다.”
아서는 되도록이라 말했다.
추가 설명을 덧붙여 이해시키지도 않았다.
누군가에게 그가 하려는 미션에 대한 귀띔을 할 시에 아무리 그걸 달성해도 무효 처리가 된다.
띠링!
퀘스트 창이 떴다.
(병력 손실 막기)
등급: C
지급 캐시: 병사 1명 생존 시 100.
보상: 병사 1명 생존시 500골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시: 병사 1명 사망 시 500캐시 회수.
설명: 첫 토벌. 병력 손실을 최소화시켜 군주로서의 유능함을 입증하라.
‘리스크가 커졌다?’
생존에 의한 보상보다 죽은 병사에 대한 리스크가 열 배는 더 크다.
‘혹시…….’
아서는 추측해 봤다.
‘훈련소에서는 리스크를 고만고만 봐줬다 이건가?’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 누구 하나 죽지 않을 테니.
크르르륵!
크라라라!
헬하운드의 숫자는 총 서른 마리.
놈들이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아서는 카자벤의 독창이 아닌 리무스의 활을 꺼냈다.
리무스의 활은 아서가 캐시 상점을 통해 구매한 평범한 레어 아티팩트다.
활 하나쯤은 있으면 편리하다.
이 리무스의 활의 특수 능력은 민첩+2와 명중률+4, 그리고 화살을 소지하지 않고 있어도 된다는 것이다.
아서는 화살도 없으면서 활시위를 힘껏 당기며 명령했다.
“궁수들, 준비.”
궁수는 총 열 명.
“나를 제외한 모든 자는 머리를 맞추지 마라.”
“예!”
그렇게 말하면서 아서는 정작 헬하운드의 머리를 겨냥했다.
“쏴라!”
푸슉!
아서가 가장 먼저 활시위를 놓는 순간이었다.
투명한 화살 한 발이 허공에 나타나 헬하운드를 향해 날아갔다.
곧 녀석의 머리에 정확히 박혔다.
끼개갱!
풀썩 쓰러진 한 마리의 헬하운드.
놈이 즉사했다.
즉사한 놈의 근처로 반짝이는 금화 몇 개가 떨어졌다.
골드다.
아주 소량의 골드이며 이놈들을 잡으면 식량도, 목재도 그 외에 광물도 얻을 수 있다.
곧이어 병사들이 쏜 화살이 헬하운드들에게 박히거나 땅에 박혔다.
‘확실히 이제 시작하는 병사들이라 어쩔 수 없군.’
명중률이 무척 떨어진다.
아서는 계속 활시위를 당겼다.
근접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숫자를 사냥한다.
‘펜루스, 죽이진 마라. 목숨만 붙여둬.’
크륵크륵!
펜루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방패병, 앞으로.”
방패병은 기본적으로 방패와 함께 창을 소지한다.
열 명의 병사가 거대한 사각형 방패로 단단한 벽을 형성했다.
아서는 카자벤의 독창을 꺼냈다.
“난 가장 선두에서 놈들과 싸우겠다. 너희들은 막는 게 아니라 미는 거다.”
“구, 군주님. 너무 위험합니다.”
“맞습니다. 후방에서 지휘를…….”
“그럼 너희가 죽을 수도 있잖아?”
그 말에 병사들은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감탄했다.
‘성군이시다!’
첫날 모든 영지민을 배불리 먹이시고 첫 토벌에선 자신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다니!
“그리고 위험하지 않아.”
“엇……?”
“헉!”
펜루스와 아서가 동시에 스르르 투명화되어 사라졌다.
달리던 펜루스가 헬하운드 사이에 난입하여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크라악!
콰지익!
퍼지익!
그리고 아서도 그 틈에 끼어 카자벤의 독창으로 힘껏 헬하운드의 머리를 겨냥해 찍었다.
곧 놀란 표정을 짓던 방패병들이 균형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헬하운드들을 투명화되어 사투를 벌이는 아서와 펜루스 쪽으로 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궁수들은 계속 활을 쐈으며 검을 쥔 자들은 방패를 우회한 놈들을 사냥했다.
‘말하지 않아도 기초는 한다.’
기본적인 훈련을 받은 자들.
아서는 그 기초에서 더욱 노련한 병사들로 성장시켜야 한다.
크롸아아!
헬하운드 한 마리가 사각방패를 비집고 병사 한 명의 머리를 물려고 했다.
“히이이익!”
놀란 병사가 비명을 질렀다.
아서가 재빨리 창을 던졌다.
[크리티컬이 터집니다.]
창은 정확히 헬하운드의 뒤통수를 뚫고 병사의 목 옆을 스쳐 지나갔다.
푸지익!
카자벤의 독창에 있는 스킬 회수를 사용하자 놈의 머리에서 뽑혀 나온 창이 아서의 손으로 날아와 잡혔다.
푸지익!
퐈지익!
아서는 빠른 속도로 헬하운드의 머리를 찍어댔다.
펜루스도 멈추지 않고 목숨만 붙여놓았다.
애초에 아서와 펜루스가 놈들이 상대하기에 너무 강한 수준이다.
아서는 마지막 헬하운드의 머리에 힘껏 창을 꽂아 넣었다.
띠링!
[미션. 헤드샷의 달인 달성!]
[세 가지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서는 홀로그램으로 떠오른 보상 창을 봤다.
아서가 하려 했던 미션.
바로 머리만 공격해 사냥하는 미션으로 첫 토벌에서 서른 마리 모두 머리를 뚫어야 했다.
‘이걸 바쿠가 달성했지.’
바쿠는 다혈질적이고 자기 멋대로인 군주다.
하지만 그가 엄청나게 강했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듣기로 바쿠는 첫 토벌 때 병사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자식들아, 이 군주님 하시는 거 잘 봐.’
정작 병사들은 뒤에 구경시켜 놓고 혼자서 수십 마리 괴수의 머리를 터뜨렸다.
녀석은 몬스터든 사람이든 머리 깨부수는 걸 참 좋아했다.
터질 때 느낌이 좋다나?
아무튼 무척 그로데스크한 놈이었다.
‘이 미션은 필요로 하는 요구 조건이 많지.’
일반 군주들보다 훨씬 강해야 한다는 것과 머리를 터뜨려야 한다는 거다.
아서는 눈앞에 떠오른 세 가지의 보상 목록을 확인했다.
⦁성장의 비약.
⦁서른 개의 병사 무기 지급
⦁1만 골드.
아서는 그중에서 성장의 비약을 선택했다.
성장의 비약.
이 성장의 비약을 사용하면 병사들이 몬스터를 사냥하면 경험치가 오른다.
단, 레벨 업은 하지 않는다.
대신 일정 수치에 도달하면 아서가 레벨 업 했을 때처럼 두 개의 스탯 포인트를 받는다.
본래 병사들이 강해지기 위해선 병영의 레벨이 올라가고 골드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그걸 비틀 수 있는 거다.
‘오늘 해야 할 미션은 두 개 남았다.’
미션 세 개를 연달아 달성하면 더더욱 뛰어난 보상이 나온다.
그 보상을 이용한다면 혈혈단신 영지 하나 깨부수기가 불가능하진 않다.
“배, 뱀이……!”
“허억!”
병사들은 깜짝 놀랐다.
갑자기 아서의 왼쪽 팔목에서 튀어나간 뱀들이 헬하운드의 시체에서 피를 빨더니 자신들 몸속으로 들어왔다.
치이익
치이이익
그러자 몸에 난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었다.
“내가 가진 능력 중 하나다. 특별히 이상 있는 병사 있나?”
“없습니다!”
병사들은 감탄에 감탄했다.
헬하운드들을 상대로 그들 중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
“모두 아이템을 회수해라.”
“예!”
병사들에게 회수된 아이템.
골드, 식량, 목재와 같은 것들은 전부 아서에게 저절로 들어온다.
몬스터 사냥으로 얻는 골드와 식량, 목재는 엄청난 수량은 아니지만 꾸준히 사냥을 해주면 영지 운영에 도움이 된다.
[병력 손실 막기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15,000골드를 얻었습니다.]
[보상으로 3,000캐시를 얻었습니다.]
아서는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꿩 먹고 알 먹고.
현재 다른 군주들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아서는 영지 경험치를 확인했다.
영지 경험치가 2레벨에 도달했다.
즉, 돈과 재료만 있다면 모든 건축물을 2레벨로 올리고 영지 총 레벨도 2렙이 될 수 있다는 의미.
보통 다른 군주들은 2렙이 되는 데 몇 개월은 족히 소요된다.
[몬스터 토벌에 성공하셨습니다.]
[농장, 벌목장을 건설하실 수 있습니다.]
아서는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체하지 않고 헬하운드에게 다가갔다.
헬하운드에게 다가간 아서는 허리춤에 있는 단검 하나를 뽑았다.
그리고 힘껏 사체에 쑤셔 넣었다.
푸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