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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25화 (2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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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 025화

하지만 놈에게 박힌 창은 빠지지 않는다.

치유된 피부가 꽉 잡고 있으니까.

크아아아!

놈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땅에 온몸을 비볐다.

우지익!

결국 창이 부러졌다.

하지만 그런다고 뽑힐 리가 있나.

크라아아아!

결국 놈은 분노해 아서를 향해 돌격해 왔다.

아서가 서둘러 아이템창에서 무기 하나를 빼 들었다.

놀 전사의 검.

이 근방에서 얻은 매직 아티팩트다.

뛰어나진 않지만 나름 쓸 만한 놈.

“꺄아아아악!”

으적으적.

새끼 늑대가 포로를 죽이는 끔찍한 소리.

시간이 없다.

너무 많은 숫자의 포로가 죽으면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니까.

아서는 온몸의 피가 뜨겁게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쿵쿵쿵쿵!

그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놀 전사의 검을 쥔 손이 축축해졌다.

트롤 늑대는 현재 아서보다 분명히 강한 몬스터다.

특히나 재생 능력 때문에 더 문제다.

하지만 아서는 이러한 상황을 수백 번도 더 이겨내 왔다.

그때마다 아서의 피는 뜨겁게 끓었고 그러한 아서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붙인 이름이 바로 ‘전장의 귀신’이었다.

거기에 그가 가진 광전사의 반지가 놈과 아서의 격차를 좁혀줄 것이다.

아서가 땅을 박찼다.

탓!

“꺄아악, 사, 살려주세요. 제발!”

한 여인의 비명이 퍼졌다.

다리가 물린 그녀가 절규하면서 애원했다.

하지만 아서의 온 신경은 현재 트롤 늑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단 한 수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린다.

‘눈을 노린다.’

아서는 자신을 향해 맹렬히 뛰어오는 트롤 늑대를 보았다.

그는 발끝에 힘을 줬다.

트롤 늑대는 영리하다.

그 영리함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한다.

타탓!

놈이 그 커다란 앞발로 짓이겨 버리겠다는 듯 아서를 향해 뛰어올랐다.

트롤 늑대는 아서가 피할 것을 예측하고 있을 것이다.

트롤 특대는 그 순간 고개를 틀어 아서를 들이받아 넘어트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서의 행동은 정반대였다.

발끝에 힘을 주었다가 두 다리에 힘을 주었다.

이미 하늘 높이 뛰어오른 트롤 늑대.

아마 놈의 육중한 앞발에 맞은 자신도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쿠우웅!

놈의 앞발이 아서의 몸을 짓누른 순간, 아서는 팔을 힘껏 놈의 눈 쪽을 향해 뻗었다.

푸지이익!

놀 전사의 검이 트롤 늑대의 오른쪽 눈에 박혔다.

크라아아아!

놈이 고통에 포효했다.

“크흑!”

아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를 악물고 양 팔꿈치를 이용해 빠르게 뒤로 기었다.

그다음 포효하는 놈의 오른쪽 눈에 박힌 검의 그립을 꽉 쥐었다.

푸직

쿠우웅!

트롤 늑대가 아서를 머리로 들이받았다.

아서가 뒤로 날아가면서 꾹 쥐고 있던 검이 뽑혀 나왔다.

아서는 튕겨져 나갈 때 일부러 검을 비틀어 올렸다.

트롤 늑대의 눈이 아서의 검끝에 딸려 나왔다.

“웁스. 이것도 재생되나?”

등을 부딪쳤지만 손해는 트롤 늑대가 더 크리라.

한쪽 눈이 감긴 트롤 늑대의 시야는 분명히 좁아졌다.

거기에 놈은 옆구리에서 아직도 강렬한 뜨거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 두 가지 제한을 가지고 싸우기는 여간 쉽지 않을 터였다.

아서가 손으로 트롤 늑대의 눈을 뽑아 바닥에 버렸다.

그걸 툭 찼다.

트롤 늑대의 앞에 떨어진 녀석의 흉악스러운 눈.

“가져라, 선물이다.”

크아아아아!

이성을 잃은 맹수는 위험하지만 노련한 사냥꾼이라면 오히려 사냥하기 쉬워지는 법.

[트롤 늑대의 특성 포효가 발동됩니다.]

[트롤 늑대의 모든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10% 상승합니다.]

보스급들에게는 ‘특성’이 존재한다.

일종의 스킬과 같다.

트롤 늑대가 가진 특성은 모든 능력치를 10% 상승시켜 주는 것.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크라아아아!

트롤 늑대가 아서를 향해 맹렬히 달려왔다.

확실히 그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다.

놈의 몸이 아서를 거칠게 들이받았다.

“크흑!”

뒤 쪽에 있는 나무와 부딪친 아서가 주르륵 주저앉았다.

놈이 기회라는 듯 거대한 입을 벌렸다.

아서가 쥐고 있던 놀 전사의 검을 있는 힘껏 놈의 아가리를 향해 찔렀다.

그 순간 놀 전사의 검이 붉은빛으로 출렁거렸다.

[크리티컬이 터집니다.]

푸지익!

크하아악!

놈이 고통에 몸부림쳤다.

아서가 몸을 일으켜 양손으로 검을 꽉 쥐었다.

‘머리를 베야 한다.’

재생 능력은 상당히 성가시다. 아서 본인이 가지고 있기도 하기에 얼마만큼 대단한 능력인지 안다.

아서는 온 힘을 다해 검을 힘껏 뽑아냈다.

푸슈육!

크라아아!

놈의 입 안 상처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서가 먼저 놈의 옆쪽으로 이동했다.

아서는 양손으로 꽉 쥔 검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그리고 힘껏 놈의 목을 내려쳤다.

콰지익!

반쯤 들어간 검을 이를 악물고 뽑아냈다.

그다음 다시 한 번 같은 곳을 내려쳤다.

푸슈육!

트롤 늑대의 머리와 몸이 분리되며 놈의 몸이 툭 허물어졌다.

아서는 트롤 늑대가 쓰러지는 즉시 병사들을 도와 남아 있는 세 마리의 하얀 털 늑대를 정리했다.

[새끼 늑대를 사냥하실 수 있습니다.]

“제, 제발 살려줘요!”

“크하악!”

막 새끼 늑대 한 마리가 한 여인의 머리를 산 채로 집어삼키려고 했다.

아서가 빠르게 접근해 검으로 놈의 옆구리를 찔렀다.

푸지익!

크헤엑!

새끼 늑대들이 빠르게 정리되기 시작했다.

놈들은 하얀 털 늑대에 비해 훨씬 더 약하고 가죽도 두껍지 않았기에 손쉽게 처리가 가능했다.

병사들이 포로들의 몸을 묶은 밧줄들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사, 살았다!”

“살았어!”

포로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좋아했다.

[히든피스, 포로 구출하기를 해내셨습니다.]

[보상으로 세 가지의 전술서 양피지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아서의 눈앞으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스크롤을 쭉 내리면 다양한 전술서 양피지들이 나와 있었다.

한두 번 사용할 수 있지만 모두 대단한 전술서다.

예를 들어 ‘병사 이동’과 같은 게 있다.

이 병사 이동은 병사 한 명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데, 지금 떠 있는 전술서는 그보다 몇 층 더 업그레이드된 것들이다.

‘병사 이동’이 ‘군단 이동’으로 있는 거다.

이 군단 이동 정도를 사용하기 위해선 막대한 골드를 비롯해 영지에 건설된 배움의 터의 레벨이 무척 높아야 한다.

하지만 이 전술서들은 그 불문율을 비틀고 소모성으로 사용 가능하게 해준다.

세 가지를 선택하고 홀로그램을 끈 아서는 때마침 리더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다가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는 정중히 오른 주먹을 왼쪽 가슴에 얹고 목례를 취한 후 말했다.

“발칸 왕국 놈들이 포로로 잡아들인 저희들을 저 늑대들 사이에 던져놨습니다. 다행히도 여러분이 구해주셔서 살 수 있었습니다.”

그는 곧이어 자신을 알레오라고도 소개했다.

역시 예상대로 이들을 이끄는 대장격이었다.

“추후에 뵙게 되면 꼭 답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들이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며 마치 집으로 어서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듯 말했다.

“추후에 답례라…….”

아서는 그 말을 곱씹었다.

그들을 쭉 둘러보던 아서는 스킬 스캔을 사용해 봤다.

[스캔이 실패합니다.]

[스캔이 실패합니다.]

먹히지 않았다.

스캔은 기본적으로 자신보다 강한 상대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전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 아서보다 강하다는 거다.

‘일개 병사들로 보이는 자들이 나보다 강하다.’

아서는 굉장히 의아했다.

애초에 이들은 하나의 시스템이다.

이들을 구출해 내고 아서는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끝?

그러기엔 뭔가 꺼림칙하다.

‘이때에 중요 정보 열람이 발동되면 좋을 텐데.’

중요 정보 열람은 랜덤이다.

발동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는 거다.

“그 답례, 그냥 오늘 하시죠?”

“예?”

아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알레오에게 빙그레 웃어 보였다.

“저희는 포로분들을 구출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까지 힘겹게 도달했습니다. 여러분도 저희에게 힘 한번 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들에겐 아서와 병사들이 생명의 은인임이 분명하다.

물론 거절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개차반일 리는 없겠지.

그들을 이용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보내주는 건 아서의 성미에 맞지 않았다.

필요해 보이면 일단 써야지.

“일단은 지금 처하신 상황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알레오가 뒤의 동료들을 돌아봤다.

그들도 일단은 들어보자는 표정이었다.

일단은 생명의 은인이니까.

* * *

던전 마스터 카르만은 서서히 협곡을 향해 진격해 오고 있는 두 개의 나눠진 토벌대를 볼 수 있었다.

두 개의 토벌대는 협곡 인근에서 만나 그때부터 함께 진격하기 시작할 것이다.

카르만은 그들이 협곡에 들어오면 골드를 이용해 코볼트를 구매하고 불화살도 구매할 예정이었다.

코볼트는 고블린과 비슷한 체구지만 힘이 훨씬 강하고 활과 같은 병장기도 더욱 잘 다룬다.

그들이 협곡에 들어오면 양쪽 입구를 불길로 틀어막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골드를 들여 병력을 집중시켜 최대한 많은 숫자의 견습 군주를 잡으려는 계획이었다.

그다음 빠져나간 병력을 처리하면 깔끔하게 끝이 날 것이다.

“저 견습 군주는 생각보다 허술해.”

정찰용 매를 통해 로우든과 다른 견습 군주들을 보는 카르만은 피식 웃었다.

* * *

아서는 포로 서른 명과 병사 열 명을 데리고 이동했다.

그는 수풀 사이에서 로우든과 함께 있는 병력들을 볼 수 있었다.

아서는 캐시 상점을 열었다.

캐시 상점에는 ‘아군과의 은밀한 대화’가 존재했다.

자그마치 3천 캐시지만 아끼지 않고 구매했다.

[아군과의 은밀한 대화를 구매하셨습니다. 5분 동안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군과의 은밀한 대화는 오로지 아군들에게만 아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즉, 정찰용 매를 통해 지켜보는 카르만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아서입니다. 모두 평소처럼 행동하십시오.”

병사들이 움찔하는 게 보였다.

하지만 빠르게 침착해졌다.

그들은 평소처럼 대화를 나누며 아서의 말을 귀담아 듣기 시작했다.

“곧 자연스레 제가 부대에 합류할 것입니다. 어딜 갔다 왔느냐, 이제 왔느냐 같은 말로 저를 반기지 말고 평소처럼 행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치 제가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요.”

카르만에게 자신을 비춰서는 안 된다.

또 추가로 보충된 30명의 포로와 강해진 10명의 병사를 보여서 의심을 살 필요도 없다.

아서는 철저하게 머릿속으로 앞으로의 설계를 끝마쳤고 모두 그대로 이행해야만 했다.

아군과의 은밀한 대화를 끝마쳤다. 협곡 쪽을 향해 걸어가는 부대의 틈으로 교묘히 정찰용 매의 시선이 가려졌을 때 아서와 포로, 병사들이 스며들었다.

아서는 병사들과 포로들에게 이 자리에서 다른 병사들과 있으라고 말하고는 로우든을 향해 걸어갔다.

아서는 로우든의 인근에서 함께 걸었다.

그는 아서를 반기지 않았고 아서도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아서는 머릿속으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적은 저희를 속이려 들고 있습니다. 역으로 허를 찔러 저희가 놈들을 속여야 합니다. 지금부터 제 지시에 따라 행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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