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군주회귀록 018화
그 말을 들은 프레이트는 더욱 분했다.
“커억컥!”
하지만 목이 붙잡힌 그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아서의 악력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조금만 힘을 주어도 닭목처럼 자신의 목이 비틀릴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프레이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제, 제발 사, 살려주십시오…….”
프레이트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영지전을 시작하면 아서 님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습니다. 그러니 제…….”
“이도저도 아니군.”
아서는 쯧 혀를 찼다.
계속 강하거나 계속 약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택하라.
이도저도 아닌 것은 결국 둘 중 하나를 택한 것만 못하니.
우두둑!
아서는 단번에 프레이트의 목을 비틀었다.
목이 꺾인 프레이트의 몸이 추욱 늘어졌다.
아서는 어두운 동굴을 천천히 걸어 이동했다.
입구를 막고 있던 거대한 돌을 옆으로 밀어내자 빛이 들어왔다.
견습 군주들이 죽었던 자리에 스탯 룬이 한가득 떨어져 있었다.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스탯 룬들을 모두 주워서 흡수했다.
전투 중에 흡수하려고 했다면 오히려 칼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이제 곧 몬스터 사냥 훈련이 종료될 것이다.
띠링
[10마리를 추가 사냥하셨습니다. 확률의 반지가 강화되어 환상적인 레어가 됩니다.]
환상적인 레어!
아서는 가슴 벅참을 느꼈다.
과연 어떻게 변했을 것인가!
아서가 막 확률의 반지를 확인하려는 찰나였다.
아서의 군주 육성기가 황금빛을 흩뿌렸다.
[군주 육성기가 사용자가 해낸 업적에 놀라워합니다.]
[군주 육성기를 제작한 14인의 절대군주 중 한 명 광전사 바로크가 당신에게 포상을 하사합니다.]
띠링!
[확률의 반지가 한 단계 더 변화합니다.]
아서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확률의 반지가 스르르 빠져나가 허공에 두둥실 떠올랐다.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확률의 반지가 황금빛을 주변에 흩뿌렸다.
“14인의 절대군주…….”
14인의 절대군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다.
아서가 진행하는 군주게임은 현재 2회 차.
1회 차가 존재했었다.
1회 차의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1회 차에서 절대적인 자리에 군림한 열네 명의 군주가 있었다고 들었다.
이 열네 명의 군주는 모두 종족이 다르다고 한다.
확실한 건 절대군주라는 이름을 가졌던 그들은 지금 2회 차의 군주 중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는 군주들도 상대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1회 차 때는 극과 극이었다고 한다.
사실상 절대군주들이 대부분의 힘을 거머쥐었다고 들었다.
그 때문에 2회 차부터는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추었다고.
특성화된 군주 육성기.
이 군주 육성기를 제작한 이들이 절대군주들이라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너무도 많아.’
아서는 강렬한 빛을 뿌리는 확률의 반지를 바라보았다.
곧이어 황금빛이 점차 사라졌다.
반지에 글자가 새겨진다.
‘바로크.’
그 석 자.
광전사라 불리는 자.
확률의 반지가 아서의 앞으로 두둥실 날아왔다.
아서가 손을 뻗자 손바닥 위로 사뿐히 내려앉았다.
[환상적인 확률의 반지가 절대적인 광전사의 반지로 강화되었습니다.]
“……!”
아서는 헉하는 표정이 되었다.
알려져 있는 등급은 총 네 개다.
한데 지금 환상적인 이상의 등급이 나왔다.
절대적인!
‘대체 특성화된 군주 육성기가 가진 힘은…….’
만약 다른 군주 육성기를 가지고 있어도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아니, 아니다.
아서는 오늘처럼 대단한 업적을 달성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때마다 일반 군주 육성기가 빛을 발현해 보상을 주긴 했으나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 거다.
아서는 마른침을 꿀떡 삼켰다.
절대적인 광전사의 반지가 가진 힘이 궁금하다!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손바닥 위에 놓인 반지를 확인해 봤다.
(절대적인 광전사의 반지)
등급: 절대적인 레어
내구도: 5,000/5,000
특수 능력:
⦁총합 능력을 합산한 공격력 +1%
⦁20% 확률로 1.7배의 크리티컬 대미지.
⦁아머 브레이크 사용 가능.
설명: 확률의 반지가 절대군주 중 한 명인 광전사 바로크의 축복을 받아 한층 더 강화되었다.
“헙!”
아서는 헛바람을 삼켰다.
총합 공격력 +1%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공격력이 올라갈수록 더욱더 힘을 발휘할 것이다.
거기에 다섯 번 중 한 번은 크리티컬이 1.7배의 대미지를 터뜨린다.
거기에 아머 브레이크.
40% 확률로 40의 MP를 소모하여 상대방의 방어구를 부술 수 있는 스킬이었다.
한 번 사용하면 5분의 쿨타임이 존재했다.
아서가 생각했던 확률의 반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반지라는 것에 있었다.
보통 다른 무기 중에서도 확률에 따라 크리티컬이 터지는 특수 능력이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서는 어떠한 무기를 착용해서 공격을 가해도 크리티컬 대미지가 터지게 된다.
반지였기 때문에.
그리고 곧바로 울린 또 다른 보상 알림.
[긴급 퀘스트. 36명의 적을 소탕하라 완료.]
[스킬 스캔을 얻었습니다.]
[18,000캐시를 얻었습니다.]
캐시도 무척이나 넉넉해졌다.
아서는 이번에 얻은 두 개의 스킬을 지체하지 않고 확인해 봤다.
(통솔)
패시브 스킬
등급: C
레벨: 1
숙련도: 0%
설명: 본인의 모든 능력치를 총합했을 때 70% 미만의 총합 능력치를 가진 자들의 경우 더욱더 믿고 따르며 복종하게 된다. 단, 반감을 가진 자들에겐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쉽게 표현하면 통치자로서의 매력을 증가시켜 주는 스킬이다.
아직 레벨 1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승할수록 그 효과는 더욱더 커질 거다.
그다음 스캔.
(스캔)
엑티브 스킬
등급: B
레벨: 1
숙련도: 0%
소모 마력: 30
설명: 본인보다 총합 능력치가 낮은 자들에 한해서 기초적인 상태창 확인이 가능해진다.
“호오.”
스캔은 대단한 스킬이 분명해 보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승리한다.
적을 확실히 알게 해주는 스킬.
스킬의 등급은 E부터 시작해서 S등급까지 풀려 있다.
S등급 스킬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어지간한 군주들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마련이다.
-모든 견습 군주에게 알린다. 몬스터 사냥 훈련이 종료되었다. 다시 한 번 알린다. 몬스터 사냥 훈련이 종료되었다. 모두 처음 시작 지점으로 복귀하길 바란다. 이상.
바이스 대지에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음성이 울려 퍼졌다.
무리를 짓고 있던 자들이나 혹은 몸을 숨기고 있던 살아남은 견습 군주들이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서도 그들을 따라 움직이면서 상태창을 오픈해 봤다.
(아서)
HP:730 MP:260
힘:65 민첩:58
체력:52 지능:43
지구력:25 카리스마:31
잠재력:108
⦁보유 스킬
통솔(1), 스캔(1)
힘과 민첩, 체력이 비약적인 상승을 이륙했다. 이 정도 스탯이면 말단에 있는 기사 정도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
다른 군주들의 무력 수준과 비교해 본다면 압도적인 수준이리라.
흡족한 표정을 지은 아서도 다른 견습 군주들과 함께 움직였다.
* * *
‘아서는 잘 버텼겠지?’
오르웬을 비롯해 다른 교관들이 모두 뒷짐을 지고 처음 견습 군주들이 시작했던 지점에 서 있었다.
그 앞에는 총교관 발로크가 있었다.
몬스터 사냥 훈련은 훈련소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며 꽤 많은 견습 군주가 죽기도 한다.
또한, 그만큼 견습 군주들이 한층 성장하기도 하기 때문에 200명의 교관과 총교관이 함께 나와 그들을 맞이한다.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견습 군주들을 보면서 교관들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왜 이렇게 적지?”
“평소의 반절밖에 안 되잖아?”
보통 몬스터 사냥 훈련에서 약 40명 정도가 죽는다.
한데 지금 보이는 숫자는 1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분명히 무언가 일이 있던 게 확실해 보였다.
“일동 차렷!”
총교관의 외침과 함께 열중 쉬어 자세를 취하고 있던 모든 교관이 일제히 차렷 자세를 취했다.
“견습 군주들을 향하여 경례!”
교관들은 말없이 왼쪽 가슴에 주먹 쥔 오른손을 턱하니 올렸다.
‘이런이런.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총교관 발로크도 다른 교관들처럼 당연히 눈치챘다.
분명히 견습 군주들이 치열하게 싸웠을 거다.
안에 있는 놈들은 끽해야 고블린, 강해봤자 두 발 멧돼지니까.
그러던 중 한 소년이 총교관 발로크의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왔다.
발로크의 미간이 좁혀졌다.
‘피 칠을 했군. 저 어린 소년이…….’
얕은 신음이 흐른다.
오르웬은 그저 저 소년 아서가 모두 최우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보고할 뿐.
다른 말을 덧붙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발로크가 그녀를 닦달하진 않았다.
연결 NPC는 생각보다 특수한 존재고 보호받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또 특출 난 견습 군주는 어딜 가도 한 명씩 존재하게 마련.
큰 의문을 품진 않았다.
단지 어린 소년이라는 것에 놀랐을 뿐.
“총교관님,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뭐지?”
발로크의 앞에 선 아서가 말했다.
“교관 중 부정행위를 저지른 자가 존재합니다.”
“부정행위?”
부정행위라는 말에 발로크의 미간이 좁혀졌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자는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이 규율이다.
교관직을 박탈당하고 형벌의 감옥에 갇히게 된다.
“예. 프레이트라는 자가 교관으로부터 미리 언질을 받았습니다. 견습 군주를 죽이면 룬스탯이 떨어진다와 같은.”
“……프레이트의 담당 교관이 누구지?”
뒤에 서 있던 카이저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형벌의 감옥에 가면 반쯤 미쳐서 돌아온다고 한다.
거기에 10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적지 않다.
“모, 모함입니다. 평소 오르웬과 제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때문에 오르웬이 자신의 견습 군주를 시켜 저를 모함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풉!”
오르웬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발로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확실한 증거가 있나, 아서 견습생?”
“물론입니다.”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프레이트가 죽기 전 제게 말하길 버프 알약도 받았다고 했습니다. 교관들이 사용하는 ‘교관 전용 버프 알약’이라고 들었습니다.”
발로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카이저 교관을 보았다.
“카이저. 설명해 보게. 교관들에게 지급되어 있고 또 견습 군주들은 애초에 교관에게 지급되는 버프 알약을 모르는 게 맞는 것인데, 이 소년이 알고 있는 이유.”
“그, 그야 오르웬이 저 소년에게 교관 전용 버프 알약을 주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하하.”
카이저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 말에 오르웬은 빙긋 웃으면서 품속을 뒤졌다.
“내가 이번 훈련 때 지급받은 알약은 그대로 있는데?”
그녀의 손에 알약 다섯 개가 딸려 나왔다.
카이저의 입이 꾹 다물어졌다.
“저, 전 이번에 다 복용했기 때문에…….”
“닥쳐라!”
총교관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말도 안 되는 말로 자신의 죄를 더 늘리고 있었다.
총교관은 안에서 있었던 일이 대충 예상되기 시작했다.
프레이트라는 견습 군주가 알약을 먹고 한층 강해진 힘으로 견습 군주 중 상당수를 이끌었을 거다.
그와 함께 많은 자를 죽였을 것이고.
“계속 발뺌하려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