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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회귀록-13화 (13/210)

# 13

군주회귀록 013화

4장 발로스의 신전

몬스터 사냥이 시작되기 전 대련을 할 때처럼 모든 수련의 방이 통합되었다.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 무리하지는 마. 생존을 중요시 여겨.”

“걱정하지 마십시오.”

3일 동안 드글거리는 몬스터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만 한다.

또한 무섭다고 숨어서 도망칠 수도 없다.

삼 일 동안 자신에게 배당된 숫자의 몬스터를 사냥하지 않으면 견습 군주는 실격으로 처리되고 그로 인해 돌연사한다.

군주게임에서의 사망은 현실에서의 사망으로도 간주된다.

삼 일간 자신에게 배당된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혹은 몬스터로부터 죽지 않는 것이 이 훈련의 관건이다.

귀족이나 혹은 평민, 노예.

그들 중 몬스터를 잡아본 자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자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잡아보지 못한 이들에겐 두려움 그 자체일 것이다.

‘루시온이 80마리를 혼자서 잡고 확률의 반지를 얻었다.’

오르웬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아서는 조금 무리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

혼자서 3일 동안 80마리.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앞으로 교관들은 견습 군주를 모니터할 수조차도 없다.

때문에 조언도 불가능하다.

살아남는 것은 오로지 견습 군주의 몫이다.

-견습 군주 전원. 몬스터 사냥 훈련을 곧 시작하겠다.

대지에 솟아 있는 나무에 매달린 스피커에서 들린 음성이다.

아서는 자신이 고른 무기인 창을 꾹 쥐었다.

-5초 4초 3초 2초…….

아서는 뛰어나갈 준비를 끝마쳤다.

-1초.

그 멘트와 함께 뒤에 서 있던 오르웬이 완전히 사라졌다.

아서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타타타타타탓!

달리는 아서의 뒤를 따라 견습 군주들이 하나하나 대지에 발을 들였다.

아서가 매서운 속도로 달리는 이유는 하나다.

‘충돌이 있을 거다. 난 충돌에 휘말리지 않고 몬스터 사냥에만 집중한다.’

귀족은 귀족들끼리 똘똘 뭉칠 것이고 평민이나 노예들은 자신들끼리 똘똘 뭉칠 것이 분명하다.

그들끼리의 충돌은 당연한 것이다.

그로 인해 죽는 견습 군주의 숫자 역시 결코 적지는 않은 편.

아서는 목표를 정해두었기에 애초에 그런 일에 휘말릴 생각 따위는 없었다.

한참을 내달린 아서는 어느덧 숲에 들어와 있었다.

그가 숲에 들어온 순간 알림이 울렸다.

띠링!

(몬스터 사냥)

지속형

등급: D

지급 캐시: 1,000

보상: 모든 스탯 +1

승낙 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시: 모든 스탯 -1

설명: 열 마리의 몬스터를 사냥할 때마다 사용자는 현재 오픈된 모든 스탯 1을 얻게 될 것이다. 승낙 후 이에 불응하고 6시간이 지나면 페널티를 받게 된다.

아서는 씨익 웃었다.

모든 스탯은 아서가 현재 오픈한 스탯까지 포함한 스탯들이 올라가는 것을 의미할 거다.

열 마리씩 사냥할 때마다 스탯이 올라간다는 건 남들보다 빠르게 강해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또 여기에선 스탯 룬이 떨어진다.

스탯 룬.

스탯 룬은 몬스터를 잡으면 랜덤으로 떨어진다.

힘 룬이 떨어지면 흡수할 시 힘 1이 올라가고 민첩 룬을 주우면 흡수할 시 민첩 1이 올라간다.

그 때문에 견습 군주들은 더욱더 빠르게 강해지기 위해 몬스터 사냥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숲속으로 들어가는 아서는 최대한 숨을 죽였다.

초반에 견습 군주들은 시작점에 나타나는 몬스터들 사냥에 주력한다.

아서가 그 무리에 낀다면 몬스터 숫자가 부족해서 원하는 달성량을 채울 수 없다.

이 숲까지 다른 이들이 도달하는 데 적어도 6시간.

그 안에 이 고블린 숲에 있는 놈들을 모두 사냥할 생각이다.

키에에!

끼에에!

그때 들려온 소리.

아서는 고블린들의 울음소리에 숨을 최대한 죽였다.

고블린은 최약체의 몬스터다.

그러면서도 몬스터로도 종족으로도 존재한다.

몬스터와 종족으로 나누는 것은 간단하다.

지능이 높고 낮음의 차이.

아스가르드 대륙으로 가도 고블린 종족이나 오크 종족 같은 놈들이 있으며 당연히 몬스터로 분류되는 놈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숫자는 세 마리.’

한 마리는 조잡한 마비침을 들고 있다.

대나무에 넣고 불면 몸에 바늘이 박히고 몸이 마비되기 시작한다.

또 다른 한 마리는 단검, 다른 놈은 돌도끼.

세 마리 정도면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어려운 숫자는 아니다.

놈들의 가죽은 원체 약한 편에 속하니까.

아서는 주변에 굴러다니는 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수풀에 숨어 숨을 죽이고 놈들의 반대편에 집어 던졌다.

키헤엑?

끼헥.

움찔한 고블린들의 몸이 홱 돌아갔다.

수풀에서 빠르게 뛰어나간 아서가 가장 앞에 있는 마비침을 가진 고블린의 뒷목에 창을 힘껏 찔렀다.

푸직!

“흐읍!”

창으로 힘껏 찌르고 바닥을 한 바퀴 굴렀다.

창을 뽑으려고 애쓰면 안 된다.

그러다가 뒤를 맞는다.

벌떡 몸을 일으킨 아서는 자신의 가슴팍을 노리고 들어오는 단검을 손목을 잡아채 막았다.

그다음 있는 힘껏 꺾었다.

우두둑!

끼에에엑!

고블린의 뼈는 닭 뼈처럼 물렁하다.

애초에 이곳의 고블린들에게 죽는 견습 군주는 정말 겁을 집어먹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바보 수준일 거다.

고블린의 손뼈를 꺾은 후 놈의 손에 들린 단검을 빼앗았다.

그다음 놈의 정수리에 힘껏 꽂았다.

푸직!

이어 돌도끼 하나가 아서의 얼굴을 노리고 들어왔다.

탓!

반 발자국 물러나 피해냈다.

아슬아슬하게 아서의 눈앞으로 돌도끼가 스쳐 지나갔다.

아서는 고블린의 안면에 가벼운 주먹을 먹였다.

퍽!

키헥!

놈이 정신을 못 차리는 틈을 타 번쩍 뛰어올랐다.

콰직!

아서의 발이 놈의 목을 정확하게 후려쳤다.

아서는 바닥에 쓰러진 고블린의 목을 우두둑 꺾었다.

“후우우.”

거칠어진 숨을 고르게 뱉은 아서는 죽은 고블린의 시체 사이에 떨어져 있는 작은 룬을 발견했다.

작은 돌에는 아주 작은 모양으로 발 모양 그림이 그려져 있다.

‘민첩.’

견습 군주를 탈피하고 진짜 군주가 되었을 때, 초반에 병사들을 지휘하려고 하면 애를 먹는 자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강해지면 한결 수월해진다.

아서가 손을 뻗어 민첩 룬을 쥐었다. 그리고 손에 힘을 주었다.

우지직!

손안에서 비스킷처럼 룬이 가루가 되었다.

스르르르

아서의 몸속으로 민첩 룬이 스며들었다.

[민첩 룬 +1을 흡수하셨습니다.]

흡족한 미소를 지은 아서는 숲을 유심히 살폈다.

‘방패납작돌.’

아서는 나무에 버섯처럼 자라난 돌들을 땄다.

이 몬스터 사냥 훈련 장소에는 진귀한 것이 많았다.

중요한 점은 견습 군주들이 책을 통해서 배우지는 못했다는 거다.

방패납작돌은 아주 얇고 평평한 돌이다.

이 돌에 충격을 가하는 순간 부피가 50㎝ 정도로 커지면서 어지간한 공격은 모두 막아내는 방패가 되어준다.

계속해서 걷던 아서는 이번에는 람마바의 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람마바의 풀은 상처를 재생시키는 치료제 역할을 한다.

또한 아무는 속도가 매우 빨랐기 때문에 칼에 베인 상처도 두 시간이면 깨끗하게 아문다.

아서는 그것도 챙겨 캐시로 구매한 인벤토리에 넣었다.

군주들은 인벤토리를 골드로 구매한다.

이곳이 아닌 진짜 군주가 되어서.

하지만 아서는 캐시로 미리 구매하였다. 더 대단한 것은 이곳에서 얻은 것을 자신이 있는 대륙에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특성화된 군주 육성기의 또 다른 능력이다.

아서가 다시 숲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 * *

[10마리의 몬스터를 사냥한 견습 군주의 출연!]

모든 견습 군주의 군주 육성기가 알림을 토해냈다.

“버, 벌써?”

“난 아직 한 마리밖에 못 잡았는데?”

“대체 누구지?”

견습 군주들은 서로를 돌아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알림이 울리는 이유는 견습 군주들의 의욕을 불태우게 하기 위함이다.

몬스터 사냥은 최종 집계 때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분야 중 하나이니까.

“자자, 남들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사냥에 중점을 두자고.”

밑의 세상에선 광부였지만 이곳에선 평민이나 노예들을 모아서 사냥을 하고 있는 로우든이 말했다.

로우든은 벌써 스무 명을 모아서 함께 무리를 짓고 사냥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무리는 이들만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들과 정반대 쪽에 떨어진 무리.

‘그 빌어먹을 꼬마 놈이 분명하다!’

프레이트는 훈련 사냥 시작과 동시에 먼 곳을 향해 뛰어가는 아서를 볼 수 있었다.

프레이트는 아서를 죽이고 말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깟 꼬맹이 따위가 자신에게 대망신을 주었다.

또 자신의 교관인 카이저도 그것을 원하는 듯했다.

카이저는 프레이트가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다섯 개의 작은 알약을 주었다.

이 알약을 복용하면 모든 스탯이 3시간 동안 1.3배 상승하게 된다.

필요할 때 복용할 생각이었다.

또 프레이트는 아서에게 패배했다고는 하지만 아주 우수한 견습 군주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었다.

그 때문에 자연스레 귀족들은 프레이트를 중심으로 모여들었고 이쪽도 벌써 스무 명 정도가 모였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지.”

“그게 나을 것 같습니다.”

사냥 속도는 귀족 무리가 훨씬 빨랐다.

그들 중 어려서부터 검을 쥔 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새끼들, 오늘 밤을 기대하라고.”

프레이트는 히죽 웃었다.

사냥 속도가 빠르다는 건 평민들보다 사냥 가능한 몬스터 숫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빨리 강해지기도 한다는 것.

또한 카이저 교관이 재밌는 사실을 알려줬다.

‘견습 군주를 죽이면 몬스터들을 죽였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스탯 룬을 떨군다. 그냥 알고 있으라는 이야기다.’

애초에 카이저가 한 행위는 모두 부정행위다.

하지만 발각되지 않으면 그뿐 아니겠는가.

프레이트는 일차적으로 저 평민들을 사냥할 생각이었고 이차적으로는 아서라는 그 애새끼를 꼭 죽일 생각이었다.

애초에 카이저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러한 특혜를 준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오르웬을 끔찍하게 싫어했고 아서를 죽임으로써 그녀가 허망해하는 표정을 보기 위함이었다.

피식피식 웃는 프레이트를 보면서 루이스는 속으로 혀를 찼다.

‘머저리 새끼.’

프레이트가 감히 따라올 수 없는 자가 루이스다.

하지만 루이스는 그저 무리의 틈에 껴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 * *

아서가 물동나무 밑을 팠다.

그러자 수십 마리의 하얀색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식용 지렁이.

군주들은 그렇게 부른다.

물동나무는 무척 많은 수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식용 지렁이는 물동나무의 수분을 빨아먹고 산다.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데, 식용 지렁이는 고단백질이기도 하면서 50%가 액체로 이루어져 있기에 정 먹을 것이 없을 땐 이것으로 식량을 대체하곤 했다.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식용 지렁이를 입에 가져갔다.

우적우적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이건 그나마 나은 경우다.

비척한 땅에서 전쟁을 하게 되면 식용 지렁이조차 찾아보기 힘드니까.

아서는 열댓 마리 정도 집어먹었다.

벌써 사냥한 몬스터가 스무 마리를 넘었다.

보상으로 모든 스탯 +2과 캐시 2,000, 그리고 사냥한 놈들에게 주운 힘 룬스탯 두 개와 민첩 룬스탯 한 개.

벌써 해가 슬슬 기울기 시작한다.

‘밤이 되면 자기들끼리 습격하고 난리도 아니겠군.’

아서도 과거에 겪어봤다.

밤에는 사실상 몬스터와 견습 군주들이 아니라 견습 군주들끼리의 싸움이다.

물론 아서는 그 싸움에 동참할 생각이 쥐꼬리만큼도 없다.

아서는 적당히 휴식을 취할 곳을 찾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몬스터 훈련을 펼치는 곳에는 유독 달빛이 밝게 빛난다.

어느 정도 시야는 확보할 수 있도록.

띠링!

갑자기 군주 육성기가 알림을 토했다.

‘이번엔 뭐냐?’

중요 정보 열람 항목이 반짝거렸다.

2,000캐시.

비쌌지만 아서는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다.

(발로스의 신전)

인간 중 가장 많은 생명을 거두었다고 알려진 자인 발로스. 그의 여러 개의 신전 중 하나가 이곳 훈련소에 숨겨져 있다. 밝게 빛나는 달을 쫓아 걸어라. 그럼 발로스의 신전 앞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퀘스트: 발로스의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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