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길 가다 주운 SSS급 반지-170화 (완결) (170/170)

# 170

170화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일도 아니다. (완결)

‘아니야. 아닐 거야.’

강화영은 상념을 털어 내려 머리를 흔들었다.

아주 오래전에도 이와 비슷한 감정을 가졌던 적이 있었더랬다.

‘날 좋아했던 거라고 착각했었지…….’

나중에서야 전후 사정을 듣게 되었는데, 얼마나 창피했었던지.

강화영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때 한 사내가 분장 차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다 됐어?”

주시후였다.

강화영은 고개를 돌렸고 주시후와 눈이 마주쳤다.

조금 전까지도 생각하고 있던 참이라 갑작스레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오늘 너무 예쁘다. 근데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얼굴에 왜 그렇게 빨개?”

차 안에 들어온 주시후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강화영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이내 손을 뻗어 강화영의 이마를 짚었다.

쿵쾅! 쿵쾅!

순간 강화영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 왜 이러지?’

강화영은 다급하게 이마에 올려져 있는 손을 치웠다.

“괜찮아. 아픈 거 아니야.”

다시 한 번 마주치게 된 주시후의 눈.

다행이라는 얼굴로 짓고 있는 미소가 너무나 티 없이 환해서였을까?

찬란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그를 보며 강화영은 그의 천하에 둘도 없는 친한 친구 사이였지만,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내가 넘볼 만한 남자가 아니야.’

강화영은 주시후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아픈 게 아니면 설마…… 너! 긴장한 거야?”

“긴장은 무슨! 연기 하루 이틀 하냐?”

강화영은 장난스럽게 주먹을 쥐고 주시후의 등을 때렸다.

“윽! 얼굴은 거의 천사인데, 주먹은 깡패네?”

“거의? 거의? 천사면 천사지. 거의는 또 뭐야?”

역시 이런 사이가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 * *

블랙 타이거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인 충북 단양.

여주인공인 강화영의 스타일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다섯 명의 사내들은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 대기하고 있었다.

바로 뮤직비디오의 남자 주인공을 맡은 나와 블랙 타이거 멤버들이다.

모두는 제각기 휴대폰을 보고 있다거나 음악을 듣고 있었고 나는 그저 멍하니 의자에 앉아있던 그때.

“아, 어깨 아파. 어제 안무 연습하느라 무리했나 봐. 시후야!”

블랙 타이거의 리드 보컬 성운은 허공에 팔을 휘휘 젓더니 이내 내 이름을 불렀다.

“네?”

내가 성운을 보며 되묻자 성운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네에? 너 방금 내가 한 말 못 들었어? 형님이 어깨가 아프시다잖니. 그런데 네에?”

“아, 알겠어요.”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성운의 등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성운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것을 보고 있던 막내 진우가 내 이름을 부른다.

“시후야.”

“네, 형.”

“형아가 목이 많이 마르네?”

“알겠습니다.”

성운에게서 떨어진 나는 터벅터벅 걸어 아이스박스로 향했다.

그러자 등 뒤에서 진우의 협박이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지금 걷는 거야? 확! 가서 얘기해?”

“아뇨! 아뇨! 저 지금 뛰는 거 안보이세요?”

부리나케 걸음을 재촉하는 나.

헐레벌떡 뛰면서도 실실 웃음이 새어 나왔다.

블랙 타이거 멤버들의 심부름이 마냥 싫지만은 않다.

비밀을 지켜주는 대가였으니.

나는 진우에게 물병을 건네며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상기했다.

“키스씬이 있다고요?”

“응.”

“화영이랑요?”

“그렇지.”

“아, 왜요?”

“왜는 무슨? 뮤비에 러브 라인이 있는데 당연한 거 아냐? 그렇게 묻는 네가 더 이상하다?”

“그게 아니라…….”

“너 혹시?”

“어쨌든 제가 할게요. 제가 합니다! 제가 꼭 할 거예요.”

막무가내로 따낸 촬영이기에 그저 멤버들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정도쯤은…… 아니, 더한 것을 시켜도 상관없었다.

“화영 씨는 아직인 건가? 내가 한번 슬슬 가 봐야겠네?”

이번에는 래퍼 태곤이 앉아있던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섰다.

그러더니 나를 힐끔거리는 것이.

‘에휴……. 나보고 갔다 오라는 거지?’

나는 다시 한번 잰걸음으로 저만치에 위치한 분장 차 쪽으로 향했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서.

뛰듯이 걸어 분장 차에 도착한 나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막 스타일링을 마친 듯한 강화영의 뽀얀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강화영은 예뻤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오늘은 하늘에서 막 내려온 천사처럼 정말 예뻤다.

그런데 다가갈수록 강화영의 붉은 얼굴에 마음이 쓰인다.

어디가 아픈 걸까? 열이 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그녀가 걱정스러운 이런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고, 그녀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이마를 짚어보자 다행히 열은 나지 않는 것 같았는데, 강화영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내 손을 잡고 돌려줬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백분 이해가 된다.

친한 친구 사이였음에도 강화영이 여배우라는 이유로 내 행동은 매사에 조심스러웠었다.

행여 구설에 오르내릴 수 있는 여배우에 대한 매너라고 생각해서 가벼운 스킨십조차 조심했다.

하지만 오늘. 나의 이런 대담한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제우스의 공간에 갇혀 시험을 받은 날.

내 기억 속에서 지워야 하는 사람들, 나를 기억하지 못할 사람들.

앞으로도 서로를 모르는 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퍼져 선인이 되기를 선택했던 나다.

이제는 짧았던 수명에 더불어 사는 삶이니 후회 없이 살 것이라 다짐했던 그 순간부터 내 심장은 거세게 뛰었다.

나도 모르고 있었던…… 언제부턴가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던 그녀.

어쩌면 훨씬 전부터 간혹가다가 떠올랐던 그녀의 얼굴에, 나는 내 마음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알면서도 모른 체하고 싶지는 않았다.

* * *

반년 후.

B&M 엔터테인먼트 사옥 10층.

김남규 팀장과 나는 컴퓨터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일정을 체크하기에 바쁘다.

회사의 이사직을 맡으며 생긴 내 개인 방에서였다.

“아! 이날은 잡지 인터뷰가 있네요?”

“응. 사진은 미리 찍어서 보내줄 거라 인터뷰만 하면 되니까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거야. 그런데 그날 오후에 행사도 있어.”

“아, 화장품 행사요? 그게 같은 날이었어요?”

“어쩔 수 없지. 미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한 달밖에 되지 않으니까. 뮤지컬 공연 중에 컨디션을 관리하려면 다른 스케줄이 없어야 해서 그래.”

나는 곧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날짜가 잡혔기 때문이다.

총 20회로 잡혀있는 공연 일정 중 내가 출연하는 공연 횟수는 10회다.

한 달의 미국 일정을 소화해내고서는 바로 중국으로 떠나야 했기에 절반만 출연하게 된 것이다.

이후 중국에서는 영화촬영 준비를 해야 했다.

동극 감독의 영화가 크랭크인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중국에 가게 되면 얼마나 머물러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우……. 이번에는 얼마나 있다가 오게 될지. 생각만 해도 벌써 한식이 당기네요. 며칠 동안 엄청 먹어야지!”

외국에서 오래 있으면 가장 힘든 것은 음식이다.

아무리 맛있는 고기와 빵도 한 달을 먹으면 질리게 되어있고, 나는 아직까지 중국 향신료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이니까.

“외화 벌어서 애국한다고 생각해. 너는 먹어도 살 안 찌는 체질이니까 많이 먹어두고. 어? 이제 슬슬 가야할 것 같은데?”

김남규 팀장은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들었다.

덩달아 시간을 확인한 나도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인들과 저녁 식사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을 나선 김남규 팀장은 몇 걸음 걷다가 문득 뭐가 떠올랐는지 멈춰 섰다.

“시후야. 가는 길에 설아 씨만 좀 태워 갈래? 아까 매니저한테 연락 왔었는데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못 데려다준다고 하더라고. 아마 식당에 가는 길일 거야.”

저녁 식사 약속은 극히 개인적인 일인 데다가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모른다.

해서 나는 직접 차를 끌고 가겠다고 했었고, 김남규 팀장은 채설아를 픽업해서 가야 할 거라고 말했다.

“아! 오늘 누나 CF 촬영 있다고 했지. 알겠어요. 촬영장 주소 보내주세요. 그럼 화영이는요?”

“화보 촬영하고 바로 식당으로 올걸?”

“화영이는 일이 많나 봐요? 회사 옮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쉬는 날이 없네요?”

강화영은 얼마 전에 B&M 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겼다.

나, 그리고 채설아와의 친분도 있고. 조연석도 내년에 B&M 엔터테인먼트로 이적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는 게 좋지. 가자! 가자! 너 그러다 늦는다.”

김남규 팀장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안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삼십 여분 후 도착한 식당.

오늘 메뉴는 한정식이다.

곧 외국에 오래 머물러야 하는 나를 고려한 것이기도 했고, 많은 인원을 수용할 조용한 식당이 필요했기 때문에 큰 룸으로 이미 예약을 해놓은 터다.

나는 예약해 놓은 방 앞에 서서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어? 시후 왔어?”

“야, 빨리 앉아. 배고파.”

“막내가 제일 늦게 오면 어떡하니?”

나를 보고 저마다 한마디씩 보태는 지인들.

‘우와……. 많기도 하다.’

그랬다.

같은 소속사의 문영호, 진국은 이미 도착했다.

드라마를 찍으며 우애가 돈독해진 조연석과 정해수, 한동하와 강화영.

함께 도착한 채설아.

그리고 블랙타이거 멤버들과 요즘 한창 열애중인 황민규와 성유라까지.

이 많은 사람들은 나의 해외 스케줄 때문에 오랜 시간 못 볼 것이라, 친목도 다질 겸 겸사겸사 참석해 준 지인들이다.

‘이 많은 사람들을 만난 건 인생 최고의 선물이야…….’

나는 환하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 * *

“먼저 갈게!”

“시후야, 공연 잘하고 와.”

저녁 식사가 끝난 후 블랙타이거 멤버들은 손을 흔들며 먼저 떠났고, 뒤이어 성유라는 황민규의 차를 타고 가겠다며 자리를 떴다.

식당 주차장.

각기 타고 온 차가 모두 달랐기에 우리는 이곳에서 서로를 배웅하기로 한 참이다.

“우리도 갈게. 오늘 즐거웠어.”

성유라가 떠나는 것을 보고 채설아는 한동하의 차에 올라탔다.

“화영이는 오빠 차 타. 가는 길이니까 집에 데려다줄게.”

스케줄을 마치고 식당으로 바로 온 강화영은 오래 기다릴 매니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먼저 보냈다고 했다.

이를 알고 있던 조연석은 강화영에게 함께 갈 것을 권유했고.

강화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조연석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나는 낚아채듯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형. 화영이는 제가 데려다줄게요. 그럼 들어가세요.”

“어? 어. 그래. 조심히 들어가.”

조연석은 내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지금 내게는 그의 표정이 어떤지…… 내가 강화영을 데리고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해서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강화영을 데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타.”

강화영은 순순히 차에 올라탔지만 왜인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출발해서 집에 거의 도착할 때까지 그녀의 침묵은 계속되었고, 나도 애써 할 말을 찾지는 않았다.

그렇게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중.

“이번에 나가면 오래 걸리겠지?”

입을 꾹 닫고 있던 강화영이 정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먼저 말을 꺼냈다.

“응. 아마도?”

내 대답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구나. 얼마나 걸리지? 한동안 못 보겠네? 반년? 일 년?”

“보고 싶을까 봐 그래? 보고 싶으면 보러오면 되지.”

강화영은 내 말이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야! 나는 일 안 하냐?”

강화영은 나를 쳐다보며 물었고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리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잠시 엉켰다.

그러자 강화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내 시선을 피해 버린다.

갑자기 귀가 빨개진 그녀를 보고 있자니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나는 살며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언제든 네가 원한다면…… 내가 올게.”

강화영은 시선을 정면에 고정하고 그대로 굳어버렸는데 간혹 눈만 끔벅거렸다.

한참 동안 대꾸하지 못하고 있던 그녀는 그러다가 드디어 할 말을 찾아냈는지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이번에도 나 혼자 착각하는 건가?”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미소 지었다.

“이번엔 아니야.”

에필로그(Epilogue)

신계.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주시후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에게 따져 물었다.

“내가 무얼 하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폼을 보아하니 사고 치실 것 같아 그럽니다.”

“이 쥐콩만 한 놈이! 어디서 말대꾸야?”

“쥐콩이라뇨……. 저도 신계에 올라 온 지 벌써 백 년이 되었습니다.”

오늘따라 천상경을 보고 있던 에오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싶었다.

한 손에 주먹을 꽉 쥐고 있는 것도.

그리고 그곳에서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도.

“원래 있었던 곳에 돌려놓으시지요. 제가 아폴론 님에게 달려가기 전에요.”

그러자 에오스는 천상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그게 무서웠다면, 지금 네가 이 자리에 있지도 않겠지?”

기어코 던지겠다는 말이다.

주시후는 분명 그녀의 손아귀에 쥐어져 있을 신의 반지를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 아폴론의 반지는 이번에 음악의 성전에서 발탁한 선인에게 주어질 것이었는데, 요즘 들어 에오스가 인간사내에게 푹 빠져서 천상경 앞에 딱 붙어서 산다고 싶더니만 어느새 훔쳐낸 것이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이 어렵겠느냐?”

“안 됩니다. 그거 내려놓으십시오. 절대 안 됩니다! 어? 어?!”

에오스는 한쪽 입꼬리를 쓱 올리며 웃었다.

주시후는 말려보겠다고 에오스의 팔을 붙잡았지만, 이미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반지를 대차게 천상경 안으로 집어 던졌다.

“아악! 뭐야? 어떤 새끼야?”

천상경에서 들려오는 비명에 옥신각신하던 에오스와 주시후의 입이 딱! 하고 벌어졌다.

그나마도 제대로 던지지 못하고 엉뚱한 인간의 뒤통수를 맞고 땅에 떨어진 신의 반지.

이를 보고 에오스는 오만가지 인상을 쓰며 주시후에게 소리를 질렀다.

“야! 네가 붙잡는 바람에 잘못 던졌잖아! 어쩔 거야? 저거!”

“어? 웬 반지야? 히야……. 잘됐네! 그렇잖아도 용돈이 딱 떨어졌는데. 팔아먹을까? 음……내 손에 맞으려나?”

에오스는 마구 짜증을 내다가 천상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뭐하십니까? 손에 끼우기 전에 회수해 오셔야죠!”

주시후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에오스는 한 손으로 뒷목을 받쳤다.

“내가 미쳐 버려! 다녀오마!”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진 에오스의 잔상을 보며 주시후는 고개를 흔들었다.

어쩌면 신계는 또 한 번 예정되어있지 않던 선인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바로 자신처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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