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길 가다 주운 SSS급 반지-39화 (39/170)

# 39

39화 생방송에서 (1)

다시 찾은 K.net 방송국.

때 와 본 적이 있어서인지 방송국 입구가 살짝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한눈에 들어오는 방송국의 구조들, 특유의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오늘은 <슈퍼 K-POP 스타 챌린지>의 TOP 10들이 경연하는 첫 번째 생방송 날이다.

방송은 저녁 7시에 시작하지만, 실수 없는 생방송 무대를 보여 주기 위해 리허설을 3번 하겠다며 방송 관계자가 연습생들에게 아침 7시까지 도착할 것을 당부했다.

“팀장님 괜찮으세요?”

새벽같이 우리 집으로 픽업하러 온 김남규 팀장은 잠이 모자랐던 모양이지 다크서클이 눈 밑으로 많이 내려와 있다.

옆에 나란히 서서 연습생 대기실로 가는 길에 내가 걱정하며 묻자 김남규는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히 괜찮지. 조금 긴장이 돼서 잠을 설친 것 뿐이야.”

“아니, 팀장님께서 왜 긴장을 하세요?”

“흠흠. 그러게 말이야.”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집어 삼키는 사이 연습생 대기실 앞에 도착했다. 김남규 팀장은 옆방에 마련된 매니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며 가 버렸다.

후우.

크게 심호흡을 한 번 마치고 대기실 문을 열었다.

저번 생방송 때보다 조금 작은 룸이다.

뭐. 차라리 너무 큰방에서 휑한 것을 느끼는 것보다는 이 정도의 사이즈가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안도감과 포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사이즈라고 해야 하나?

안으로 들어서자 이미 도착한 연습생이 몇 명 보인다.

먼저 개그 콤비라고 불리는 애늙은이 박지운과 김자성.

티격태격하듯 얼마나 말 보따리를 풀고 놓았던 것인지 나를 보고도 이야기를 끊지 못한 채 손만 들어 보인다.

참 잘 어울린다. 연습생 중 제일 어린 고3과 최고 연장자 27살 형의 만담이 아주 자연스럽다.

김자성은 스스로 TOP 10까지 올라올 실력이 아니라고 했다. 좋은 결과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했고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서슴치 않았다. 나는 그가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재미있는 캐릭터를 잘 살린 익살스러움이 노래와 춤에 잘 녹아들었기 덕분에 좋은 결과가 함께했다고 생각했다.

몇 걸음 안으로 들어서자 24살 남경수가 대기실 거울을 벗 삼아 귀여운 표정을 짓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볼에 바람을 잔뜩 넣고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린다.

“경수 형 뭐해요? 형은 그런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큭큭.”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큭큭거리며 말했다.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진 남경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땅이 꺼지라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내가 뭐하는 짓거린지 모르겠다. 후유.”

“아. 형 이번에 지정받은 곡이 카라치의 「마이 프리티 걸」이었나?”

심사 위원들이 남경수에게 지정한 곡은 걸 그룹 카라치의 댄스 곡이었다.

원래 춤을 잘 추는 남경수가 걸 그룹 노래와 안무를 소화해 내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구릿빛 피부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비보이가 상큼 발랄함이 포인트인 카라치의 곡을 소화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한곁같이 짜증이 표정에 묻어나고 직설적인 말투가 몸에 배어 있는 삐딱한 놈이 말이다.

물론 알고 보면 츤데레 매력을 가지고 속이 여린 놈이었지만.

춤추는 동안 비보이만 해 봤지 언제 귀염 깜찍한 표정을 지어 봤겠는가?

짜증이 나는지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트린 남경수는 뭔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나는 그냥……. 틀린 것 같아. 그냥 탈락할래.”

“큭큭.크큭.”

내가 입을 가리고 끅끅 대며 웃는데 대기실 문이 열리며 하상훈과 김시영이 들어섰다.

이내 내게 달려온 하상훈이 묻는다.

“형, 뭔데요? 왜 그렇게 웃어요? 나도 알려 줘.”

“어, 경수 형이…….”

입술을 떼며 남경수를 힐끗 보던 나는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그가 얼굴 인상을 잔뜩 구기고 째려보고 있었으므로.

“아! 아니야. 근데 니들은 만날 붙어 다니네. 혹시 사귀냐?”

“헐. 무슨 소리예요? 오빠! 그렇게 막말하시는 게 어딨어요?”

나와 함께 케이카 무대에서 여자 센터를 맡았던 김시영이 진심으로 발끈했다.

“형! 내 스타일 알잖아요. 저는 저런 코딱지 같은 쪼그만 애들 말고 성숙한 누나가 좋단 말이에요.”

“뭐어? 코딱지? 야! 미쳤냐? 죽을래?”

하상훈의 코딱지 발언에 김시영과의 티격태격 한판 대결이 벌어졌다.

그런데 들어보니 둘 다 목소리만 컸지 표정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김시영은 살짝 입가에 웃음이 걸린 게 하상훈과 이렇게 노는 것이 싫지는 않나 보다.

흐뭇하게 바라보던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벽에 걸려 있는 시계에 시선을 옮겼다.

그때 대기실 안으로 김하윤과 함소은이 들어왔다.

저 둘의 조합도 참.

23살의 김하윤은 심사 위원 차범수에게 ‘고막 여친’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뛰어난 성량으로 극찬을 받은 적이 꽤 많다.

그런데 댄스가 거의 안 된다.

반면에 함소은은 미션 내내 걸스 힙합, 락킹 등의 다양한 댄스를 선보이며 심사 위원들에게 ‘얼반 댄스의 최강자’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런데 노래가 그저 그랬다.

그래서인지 둘은 슈스챌 기간 동안 서로 부족함을 채워 주려고 하는 건지 항상 붙어 다녔다.

“누나들 어떻게 둘이 같이 들어오네요?”

“응, 이 앞에서 만났어. 시후, 일찍 왔네?”

“네에.”

대답하고서는 나는 고개를 돌렸다.

말을 나눠본 적이 별로 없어서인지 아니면 성격 탓인지 여자들과 나누는 긴 대화에 소질이 없었다.

어쩌면 너무 오래 솔로인 이유 때문일지도.

하지만, 내가 지금 연애할 때는 아니지.

“조훈 형이랑 영표 형은 왜 아직 안 오지? 지각 같은 거 절대 안 하는 사람들인데.”

내가 의아함에 묻자 대답이 문 앞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 왔어. 아직 지각 아니야.”

조훈과 영표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선다.

사전 투표 1, 3위에 랭크되어 있는 조훈과 영표의 등장을 마지막으로 슈스챌의 TOP 10이 모두 모였다.

* * *

생방송은 저녁 7시에 시작하는데, 오전 7시까지 도착해 대기실에 기다리라고 한다면…….

모르는 사람들은 좀 과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생방송 무대를 한번 겪어본 TOP 10들은 그저 묵묵하게 시간을 견뎠다.

연예인들이 무척 힘든 점을 꼽을 때 대기하는 일이라고 하더니, 그 말 틀린 거 하나 없다.

아침 일찍부터 대기 또 대기. 그야말로 대기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분주하게 돌아가는 방송국 상황을 보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연습생은 단 한명도 없다.

TOP 10들이야, 밴드와 합주 한 번, 무대 오전 리허설 한 번, 오후 리허설 한 번.

모두 3차례만 움직이면 되지만, 스태프들은 한 명씩 무대에 오를 때마다 조명, 사운드, 오디오, 마이크, 카메라 각도, 배경 등등 세부적으로 체크할 사항이 너무나도 많았다.

연습생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방송 한 편이 전파를 타려면 얼마나 많은 인력과 시간과 돈이 드는지 대강 짐작하기에 그냥 묵묵히 대기 시간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아침 8시쯤 되자 스태프들이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을 간식들을 바구니에 담아 왔다.

소파에서 일어난 나는 간식 더미를 뒤져본다.

‘후우. 시간 드럽게 안 가네.’

딱히 배가 고픈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보내려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바나나 두 개를 집어 들고 소파에 다시 앉아 옆에 있는 하상훈에게 한 개를 건넸다.

“감사요.”

“엉.”

대충 대답하고 멍한 초점으로 그저 바나나를 입안으로 구겨 넣어 단숨에 먹어 치웠다.

내가 팔꿈치로 옆에 앉은 하상훈을 툭툭 치자 이번엔 그가 일어나서 바나나 두 개를 집어 들고 와 내게 한 개를 나눠준다.

다시 멍하게 바나나를 까서 입안에 넣었다.

“상훈아, 몇 시야?”

“8시 5분이요.”

“시간 진짜 안 가네. 대기하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

“맞아요. 그래도 지금까지 잘 살아남아서 K.net 방송국에 두 번씩이나 와 보네요.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올수 있을까요? 대기는 지겹지만 챌린지에 계속 살아남아서 생방 무대에 설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글쎄다.”

내 대답에 갑자기 뭔가가 생각 난 걸까?

눈에 초점을 또랑또랑하게 맞춘 하상훈이 갑자기 내 쪽으로 몸을 휙 돌려서 나를 바라본다.

“형, 사전 투표 순위 2위던데?”

“응. 너는 5위더라?”

“우리 잘하면 최소한 2번 정도는 여기 더 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킥킥킥.”

“좋냐?”

이렇게 아무 말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드디어 조연출이 대기실 안으로 왔다.

“지금부터 두 명씩 합주실로 이동할게요. 무대 리허설 전에 합주실에서 슈스챌 밴드와 조율을 하는 겁니다. 먼저 김자성 연습생, 주시후 연습생 먼저 이동할게요.”

공지가 끝나자 조연출이 지목한 나와 김자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싸! 할 일이 생겼다.

* * *

김자성이 합주실에서 슈스챌 밴드와 합을 맞춰 보는 동안 또 다시 대기해야 했지만 그리 길지는 않았다.

내 차례가 되어 들어선 합주실.

K.net 방송국에서 슈스챌 밴드를 위해 내어준 곳이었는데 밴드의 대기실까지 겸하고 있었으니 규모가 제법 컸다.

“아. 주시후 연습생 차례예요? 어서 와요.”

슈스챌 밴드와 한 번 무대에 함께 섰었다고 이제 조금 편해진 느낌이 든다.

그런 그들도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웃으며 반겨주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잘 부탁드릴게요.”

나는 세션들에게 인사하며 화답의 미소를 지었다.

“이 곡이 좀 난해하고 어려운데……. 잘해 봅시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면 드러머의 기분 좋은 응원을 받고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In god we trust」를 미션 곡으로 받으며 이번만큼은 최대한 편곡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기에 합주실에서의 리허설은 편하게 진행되었다.

다만 곡 자체가 신나는 느낌이라기보다는 흥분을 고조시킨다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아서, 메탈의 장점에 록의 신나는 요소들을 연주에 넣어 달라고 밴드 측에 부탁했다.

그 외에는 보컬의 볼륨과 세션들의 악기 소리 크기 정도를 체크했을 뿐이다.

두 번의 합주가 끝나고 대기실로 이동한 후 또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11시가 조금 넘었는데 스태프들이 대기실에 들어와 이번엔 점심 식사를 놓고 사라졌다.

도시락인가? 배는 안 고프지만 할 일이 없으니까 하나 먹어 볼까?

한 개를 집어다가 소파에 앉아서 개봉하니 맛있는 냄새가 대기실 안에 솔솔 풍겨 나간다.

“아, 역시 냄새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고, 진짜 맛있는 냄새가 나네요.”

입맛 없다고 안 먹겠다던 하상훈이 코를 킁킁대더니 슬그머니 도시락 한 개를 집어와 내 옆에 앉았다. 이를 보더니 굶겠다고 선언한 몇몇이 크게 웃으며 도시락을 집어 갔다.

“왜 웃지?”

“이 바보야! 냄새 좋은 음식이 아니고, 보기 좋은 음식이거든?”

“아 그래요? 그거나 이거나 맛있으면 되지. 아 맛있다.”

조금 전까지 안 먹겠다더니 입에 욱여넣는 밥알의 양이 만만치 않다.

그래. 한참 먹을 나이니까 많이 먹어라.

나는 내 도시락 반찬 중 아껴 먹으려고 손도 안 댄 불고기를 절반이나 떼어 하상훈의 도시락

그릇에 옮겨 주었다.

그리고 먹은 것을 다 치울 때 쯤 조연출이 대기실을 방문했다.

1차 무대 리허설을 알리러 온 것이다.

그리고 2차 무대 리허설까지 끝내고 난 후 드디어 기다리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 * *

“공개홀에 관객 입장이 끝났습니다. TOP 10 여러분들도 스텐바이 하세요.”

드디어!

6시가 조금 넘자 스태프 한 명이 대기실에 와서 준비를 하라는 신호를 준다.

7시에 생방송 시작이라 그 전에 모두 무대 위에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받고 의상까지 갖춰 입으니 TOP 10들은 연습생 티를 벗고 연예인이 되었다.

“자! 가자”

누군가가 외쳤고, 모두들 뒤 따라 대기실을 나섰다.

나는 복도를 쭉 따라가며 감회가 새로움을 느꼈다.

TOP 10들의 표정이 모두 복잡하고 미묘해 보이니 비슷한 생각들을 하는 모양이다.

오늘은 생방송 무대에서 경연을 펼치고 투표 결과에 따라 3명이 탈락할 예정이었다.

모두 함께 이 복도를 지나 무대로 향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이 복도를 통해 갈 때 탈락의 아픔을 느끼게 될 것이다.

조금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 공개홀 무대 뒤쪽에 도착하였다.

“아직 생방송 큐 떨어질 때까지 시간이 30분 정도 남아 있긴 하지만, 웬만 하면 이 자리를 비우시면 안 됩니다. 화장실이라도 가시게 되면 꼭 저한테 말씀하셔야 해요.”

먼저 도착해 있던 조연출이 당부하는 말에 모두들 고개만 끄덕였다.

“아! 말은 하셔도 상관없어요. 앞에 들리지도 않고, 여긴 카메라도 없어요. 편하게 쉬고 계세요.”

한쪽에 놓인 의자를 가리키자, 몇 명은 앉고 누구는 의상이 구겨진다며 서 있겠다고 한다.

“이게 그 문인가봐.”

“응?”

“전 시즌들 보면 TOP 10들이 나올 때 문이 옆으로 확! 열리잖아. 문 안쪽에서 걸어 나와서 막 포즈 취하는 거 못 봤어?”

“그럼 이 문 뒤가 무대 위겠네?”

김하윤과 함소은이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무대로 연결되는 커다란 문에 눈길이 갔다.

저 뒤로 엄청난 수의 관객들이 앉아 있겠지?

아. 오늘은 무대 바로 밑쪽에 스탠딩 석까지 방청권을 싹 풀었다고 했으니 저번 생방송 때보다 관객이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관객석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무대 뒤에 있는 내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아아. 아아. 마이크 테스트. 좋네요. 이대로 가면 될 것 같아요.”

무대 위에 있는 김상주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다.

“꺄아. 진짜 너무 떨려. 어떡해, 형?”

“후압, 후압. 하던 대로 해. 심호흡하고. 할 수 있다! 후압.”

“스읍, 스읍. 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그래? 지운이 심장 터지면, 아싸! 경쟁자 한 명 줄이고!”

박지운과 김자성이 이 순간에도 웃음을 준다.

저들은 개그맨이 되어야 해.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조연출이 다가와서 무대 오르기까지 20분 정도 남았다고 알렸다.

“안녕하십니까? 상암동 K.net 공개홀에서 진행하는 <슈퍼 K-POP 스타 챌린지> 시즌 4. 대망의 TOP 10전 생방송의 MC를 맡은 김상주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전 시즌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고 뜨거운 실력자들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이곳에서 펼쳐집니다.”

방송의 시작을 알리듯 김상주의 멘트가 들려온다.

이어지는 심사 위원들의 소개.

그리고 오늘의 TOP 10을 발표하기에 앞서 보여 주는 짤막한 영상들.

“자! 계단 위로 이동할게요. 5분 후 게이트가 열립니다. 위에 올라가서 대기해 주세요. 카메라는 없지만 대화는 삼가세요!”

조연출의 말에 TOP 10들은 비장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뭐, 몇 발자국밖에 되지 않았지만, 모두들 걸음을 떼며 비장함이 가득한 표정이다.

매우 긴장감 넘치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무대 뒷 상황에 나 조차 몸이 뻣뻣하게 굳을 지경이었으니 다른 이들은 어떠할까?

“스탠바이 하세요. 최대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5, 4, 3 …….”

조연출의 말에 김상주의 목소리가 오버랩되었다.

“그럼 지금부터 <슈퍼 K-POP 스타 챌린지> 시즌 4의 TOP 10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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