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의 약 빤 막내아들-65화 (65/234)

65화 드래곤 하트 (4)

‘이 미친 자식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트라이샌드는 카엘에게 속으로 온갖 욕을 했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코그가 그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거였다.

“그게 무슨 말이냐?”

“저는 코그 님께서 드래곤 하트를 얻을 수 있도록 왕릉의 위치를 알려 드렸는데, 저 마법사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으니 드리는 말입니다.”

“흠. 확실히 일리가 있군.”

‘일리는 무슨 일리! 저 멍청한 도마뱀 새끼가!’

트라이샌드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때 놀랍게도 코그가 점잔을 떨며 말했다.

“하나 트라이샌드가 없었다면 드래곤 하트의 존재조차 몰랐을 테니까. 여기까지 이끌어 준 것만 해도 큰 공이지.”

“코그 님…….”

트라이샌드는 금방 욕한 게 미안해질 만큼 감격했다.

드래곤 하트를 얻기 위해 부추긴 거에 불과했지만, 정말 심해왕이 될 자질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아, 저 간교한 마법사가 그렇게 코그 님을 홀린 거군요.”

“나를 홀렸다?!”

‘또 무슨 소릴 하려고?’

“위대한 제피슈의 후손이자 진정한 심해성의 주인이신 코그 님께서 드래곤 하트에 대해 모르고 계셨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저 아직 때가 안 되었다고 판단해 기억에 묻어 두신 것뿐이었을 겁니다.”

‘기억에 묻어 뒀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런가?”

트라이샌드의 생각과 달리 코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입니다. 코그 님이 정한 때가 되지 않았는데, 저 마법사의 세 치 혀에 움직이신 겁니다. 그 때문에 괜한 고생만 한 게 아닙니까?”

“고생을 좀 하긴 했지.”

코그는 그간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지금까지 심해성을 공격하느라 애를 얼마나 썼던가?

아무리 하찮은 어인족들이라고 해도 수십 수백 마리가 덤벼들면 힘이 안 들 수가 없었다.

메르 8세가 건재했던 초반에는 맞상대했다가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반면에 트라이샌드는 자기가 탈 배가 필요하다면서 더러운 해적들과 손잡게 하질 않나.

심해성을 공격할 때도 마법으로 탐지하겠다며 함선에만 있었는데, 매번 성과는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트라이샌드 녀석, 별로 한 일이 없긴 해. 드래곤 하트도 어렸을 때 들었던 기억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거기까지 생각하니 트라이샌드에게 드래곤 하트를 준다는 게 아깝게 여겨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 인간의 말이 맞는 거 같군. 귀한 드래곤 하트를 하사하기에는 공이 부족해.”

코그는 마치 이미 심해성이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온 것처럼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먹혔다.’

카엘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해룡 제피슈의 후예들이 워낙에 변덕스럽기로 유명해 이간질이 쉬울 거라고 예상했는데, 바로 성공한 거였다.

하나 트라이샌드는 얌전히 물러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당장 내놓으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최대한 분노를 억누르며 조곤조곤 말했다.

“드래곤 하트를 손에 넣어 왕이 되시면, 저에게도 드래곤 하트를 주신다고 분명 약속하셨지 않습니까?”

어차피 힘으로는 못 이기는 상대, 최대한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제 나름대로 체면을 신경 쓰려고 하는 코그에게 충분히 먹혔다.

“끙. 약속하긴 했지.”

근데 카엘이 또 초를 치는 게 아닌가?

“왕이 되면 드래곤 하트를 하사하신다 하셨지만, 아직 왕이 아니시지 않습니까?”

“옳거니! 틀린 말은 아니구나!”

코그가 맞장구치자 트라이샌드가 폭발했다.

“이 자식이! 어서 저 녀석을 죽여라!”

그러자 순식간에 병사 넷이 나타나 카엘을 포위했다. 근데 병사들이 입은 전신 갑옷은 뼈로 만든 듯한 게 너무 익숙했다.

“설마 수호병인가?”

“그렇다. 코그 님이 잡은 수호병의 머리로 진실을 꿰뚫어 보는 지팡이를 만들고. 나머지로 내 충실한 부하를 만들었지.”

‘마법 도구 제작이 장기인 마법사인가.’

원래 대부분의 마법사는 한두 가지 마법만 쓸 수 있다. 그 때문에 어떤 마법을 부리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그런데 이 마법사는 친절하게 자신의 특기를 밝히는 게 아닌가?

그만큼 자신이 유리한 상황이라 여긴 거겠지만, 큰 착각이었다.

카엘은 검을 뽑지도 않고 검집째로 휘둘렀다.

그때마다 갑주병이 하나씩 쓰러졌다.

하나, 둘, 셋, 넷.

그야말로 순식간에 모조리 박살이 났다.

“아니, 어떻게…….”

트라이샌드는 눈앞의 광경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소드 마스터에 버금가는 힘을 가졌다는 수호병을 소재로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갑주병들을 저토록 쉽게 해치워 버리다니!

“실수했어. 아무리 수호병이 강해도 그 힘을 다섯 개로 나눠 놓으면 충분히 상대할 만하거든.”

카엘의 대꾸에 트라이샌드는 억울했다.

갑주병 하나하나는 혼자서 기사 두셋을 상대할 정도로 강했으니까.

그런 갑주병 넷이 힘을 합치면 어지간한 기사단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을 전력이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갑주병은 모조리 박살 난 상황,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기댈 곳은 코그밖에 없었다.

“코그 님! 도와주십시오!”

“내 앞에서 소란을 키워 놓고 무슨 큰 소리냐!”

코그는 그러면서 앞발로 트라이샌드를 후려쳤다.

첨벙!

트라이샌드의 몸이 그대로 반으로 꺾여 바닷속에 떨어졌다.

그대로 물고기 밥이 될 게 뻔했다.

마법사의 허망한 최후였다.

코그의 도마뱀 눈이 카엘을 향했다.

“금방은 잘도 지껄였지만, 멍청하게도 너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라는 걸 몰랐나 보군.”

“저도 죽일 겁니까?”

“흐흐흐, 금은보화야 별거 아니지만, 건방진 네 녀석을 살려 둘 이유도 없지 않느냐?”

그러면서 코그가 기다란 몸을 곧추세우더니 거대한 앞발을 휘둘렀다.

“그러니 죽어라!”

그때였다.

보글보글보글.

해수면에 거품이 거칠게 일어나더니, 그걸 뚫고 나온 거대한 것이 코그를 덥쳤다.

“코그! 오늘 짐과 결판을 내자!”

마찬가지로 해룡으로 변한 메르 8세였다.

‘아니, 여긴 어떻게 왔지? 왕릉이 털린 것도 아직 모를 텐데. 게다가 몸도 성치 않다면서 어떻게 해룡의 모습으로 나타난 거야?’

코그는 순간 혼란스러웠지만, 이내 진정했다.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선조의 힘을 얻게 된 내게 덤빈 걸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코그는 전의를 불태우며 메르 8세에게 덤볐다.

두 해룡이 전투를 벌이자 바다 한가운데에 폭풍이 몰아치는 듯했다.

덕분에 넝마가 된 함선은 순식간에 가라앉을 판이었다.

해적들도 대부분 죽거나 바다에 빠져서 목숨이 위태로웠다.

“카엘 님, 피하시죠. 제가 모시겠습니다.”

이쿤이 나타나 불렀다.

이쿤은 카엘과 함께 왔다가 지금까지 몸을 숨기고 있었다. 카엘이 바다에 빠졌을 때 구하기 위해서였다.

둘은 조금 떨어져서 두 해룡의 혈투를 지켜봤다.

어마어마한 힘의 격돌에 바다가 뒤집힐 거 같은 상황 속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누군지는 알 수 있었다.

“괘, 괜찮을까요. 전하가 밀리시는 거 같은데.”

이쿤의 걱정대로 확실히 메르 8세가 밀리는 중이었다.

그러나 카엘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괜찮아. 조금 있으면 신호가 올 테니까.”

“신호요?”

이쿤이 반문하는 순간.

“억!”

한창 기세를 올리며 메르 8세를 공격하던 코그가 멈칫하며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시, 심장이…….”

쥐어짜듯 그 말을 내뱉은 코그가 그대로 쓰러지며 바닷속에 빠졌다.

회귀 전에도 드래곤 하트를 탈취한 뒤, 날뛰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저렇게 심장병으로 숨이 멎은 거였다.

‘안 그래도 체내의 드래곤 하트를 감당 못 해 대대로 심장병으로 고생하는데, 강해지겠다고 그걸 하나 더 섭취했으니 탈이 안 날 수가 없지.’

그걸 미리 안 카엘이 메르 8세에게 제안했다.

왕릉의 위치를 일부러 알려 주고 드래곤 하트를 코그가 손에 넣게 한 다음에, 심장병에 걸리게 하자고 말이다.

메르 8세는 고민하다가 찬성했다.

단번에 해치우지 못해 전처럼 상처 입고 도망가 버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메르 8세는 심해로 천천히 가라앉는 코그를 보며 중얼거렸다.

‘우리 악연은 이거로 끝이군, 편히 잠들거라.’

* * *

그 뒤로 카엘은 다시 심해성으로 돌아가 메르 8세 앞에 섰다.

“그대 덕분에 심해성의 우환을 제거할 수 있었다.”

“전하께서 더 애쓰셨지요.”

카엘은 진심이었다.

해룡의 모습을 한 코그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메르 8세가 용케 막아 낸다 싶을 정도.

“하핫. 오늘 내 전성기 때보다 더 힘을 발휘했지. 그것도 네가 지어 준 약 덕분이다. 전보다 훨씬 잘 듣는군.”

‘아, 역시 그래서였나.’

카엘은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 약은 진짜 전하의 심장병 치료제였습니다.”

“뭣이?!”

순간 놀랐던, 메르 8세는 이내 납득했다.

“확실히 다르긴 했다. 몸이 어찌나 개운하고 전신에 활력이 도는지 다시 태어난 거 같더군.”

“그거로도 완쾌는 안 됩니다. 최소 10년마다 한 번씩 복용해야 합니다.”

“10년이라…….”

“저번처럼 방탕하게 생활하면 더 빨리 악화하고요.”

금방까지 기분 좋아 보였던 메르 8세의 얼굴이 굳었다.

10년마다 약을 먹기 위해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철저하군. 이럴 거면 처음부터 약을 만들어 주지 그랬나? 낫고도 그대를 못 건드렸을 텐데.”

“그랬다면 저를 해치우고 코그와 결판을 내려 하셨겠지요. 병을 낫게 하려고 애쓰시는 것도 코그가 걱정돼서니까요.”

“그것까지 꿰뚫어 보고 있었던가. 그렇다면 지금은?”

“심해성에 우환이 사라졌는데, 굳이 모질게 구시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실제로 코그가 죽은 뒤, 스승이 제대로 치료 안 해 줬음에도 아쉬워는 했지만. 순순히 돌려보내 줬다.

“푸하핫. 그대는 정말 나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군. 가져오라!”

메르 8세가 손짓하자 어인족 하인이 상자를 가져와 열어 보였다.

그 안에는 거대한 붉은 보석이 놓여 있었는데, 보석 내부에 빛이 살아 있는 것처럼 깜빡였다.

방금 코그에게서 뗀 드래곤 하트였다.

“자, 이건 네 것이다.”

“…감사합니다.”

카엘은 솔직히 조금 얼떨떨했다.

아무리 정적의 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이렇게 쉽게 내주다니!

이거로 만들 약을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심지어 그거로 끝이 아니었다.

“앞으로 그대 가문의 깃발을 거는 이는 이 바다에서 안전할 것이며, 이후로도 그대가 내게 도움을 요청하면 전심전력껏 도와주겠다. 해룡 제피슈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또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모르겠지만, 몇 년 동안이라도 까먹지 않고 도와주기만 해도 이익이었다.

‘지금 건네주기 딱 좋은 분위기군.’

카엘은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서 내밀었다.

“보답으로 이걸 바치겠습니다. 심장약 제조법입니다.”

“제조법을?! 괜찮은가.”

“앞으로 전하 말고도, 후손들도 써야 하니까요.”

그 말대로 메르 8세는 카엘이 심장약을 가지고 대대손손 심해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주다니.’

정작 카엘은 그렇게 아쉽지 않았다.

코그가 사라진 이상, 약에 의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데다가.

먼 훗날 괜히 심장약 조제법을 손에 넣겠다고 대륙에서 깽판이라도 치는 것보다 나았다.

“그럼,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왜 좀 더 머물지 않고? 이제 짐의 병도 고쳤겠다, 코그도 물리쳤겠다, 심해성의 큰 우환을 둘이나 없앴으니 축제를 열 셈이었다만.”

“말씀만은 감사하나, 여기선 환자들을 치료하기 힘들어서요. 당장 기다리는 이들이 많기도 하고요.”

“…그런가.”

메르 8세가 노골적으로 섭섭해했다.

“일이 끝나면 제가 선물 들고 찾아올 테니 그때 가서 박대하지나 마십시오.”

“그럴 리가. 꼭 다시 와야 하네!”

“약속드립니다.”

-진실입니다.

수호병이 확인까지 해 주자, 메르 8세는 기분이 좋았는지 더 붙잡지 않았다.

* * *

수호병을 따라 방주에 갔더니, 메르 8세의 선물이 더 있었다.

“허, 이걸 전부 주셨다고요? 통이 크시네.”

금은보화가 잔뜩 쌓여 있는 방주 안을 본 브로칸이 입을 떡 하니 벌렸다.

레오폴드 왕자가 애지중지하며 왕국으로 실어 나른 금화보다 훨씬 많았다.

‘이 정도면 앞으로 정말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겠네.’

이쿤은 코그에게 금은보화를 받기로 했었다는 말을 듣고 메르 8세가 따로 챙겨 준 거라고 했다.

‘그런 마음 씀씀이라니.’

어쩌면 변덕스러웠던 이유는 심장병을 달고 언제 죽을지 모르다 보니 성질머리가 나빴던 것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착했다.

수호병의 말과 함께 방주는 어느새 바다 위로 올라와 있었다.

열리는 입구에서 보니 저 멀리에 왕국 동쪽 끝에 위치한 항구 아말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제대로 목적지에 도착한 거였다.

출발할 때와 달리 방주를 최대한 육지에 접안해 하선했다.

엘프들이 내린 건 금방이었지만, 금은보화는 어인족들이 한참을 옮겨야 했다.

“이건 또 어떻게 옮기죠?”

“실어 날라야지. 너는 항구로 가서 이 서신을 레오폴드 저하에게 부치고, 마차를 최대한 구해서 이쪽으로 보내라.”

“알겠습니다.”

브로칸은 대답하고는 부리나케 달려갔다.

잠시 후, 이쿤이 보고했다.

“다 옮겼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그때 방주 안에 있던 수호병이 말했다.

-다 끝났으면 돌아가도 되겠나?

“저희는 남아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이쿤의 말에 수호병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들을 돌보고 보물을 지키려면 아무래도 머릿수가 필요했다.

‘뭐라도 보답을 해야 할 텐데.’

풍족한 바닷속에서 의식주를 다 해결하는 어인족들은 금은보화를 밝히지 않아 금화를 주기도 애매했다.

그런데 뭔가 찝찝했다.

“뭔가 잊은 거 같은데. 뭐였지?”

“발렌과 르캥을 안 혼내셨습니다.”

“아!”

이제야 생각이 났지만, 겁먹고 숨은 자들을 굳이 쫓아가 혼낼 생각은 없었다.

이쿤은 냉큼 대답한 게 혼자만 얻어맞은 게 여간 억울한 게 아닌 모양이었다.

카엘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으며 이쿤에게 회복 포션을 하나 건넸다.

“오늘 수고한 보답이다.”

“이건?!”

이쿤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이런 귀한 걸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회복 포션의 효과를 직접 겪어 본 이쿤이라서 얼마나 대단한 약인지 아는 거였다.

그때 수호병이 다시 한번 작별을 고했다.

-그럼 이제 돌아가겠다. 제피슈의 후예를 도와줘서 고맙다. 다음에도 필요하면 부르도록.

“그래. 태워 줘서 고맙다.”

카엘은 입구를 닫는 방주를 향해 작별 인사를 했다.

방주는 금세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그러고 보니 마침 브로칸이 뛰어서 돌아오고 있었다.

‘벌써 다녀온 건가? 너무 빠른데?’

“카엘 님! 카엘 님! 큰일 났어요!”

“큰일?”

“저기, 저 항구도시에 시체만 잔뜩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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