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글 쓰는 재벌-134화 (134/175)

134화

* * *

한국의 대형 언론사.

그곳에서 많은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이 이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이유.

오늘 한국을 대표하는 삼송 그룹의 주인이 결정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선배, 어떻게 될까요? 차기 회장은 누가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삼송 그룹의 차남이 되지 않겠냐? 장남보다 능력 있다고 소문났잖아.”

“그래도 한국에서 장남이란 타이틀이 크게 작용하잖아요.”

“그것도 회장님이 살아계실 때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좀 부족하지.”

후배에게 삼송 그룹의 차남이 앉을 거라며 확언하는 김 기자.

어쩌면 개인적인 바람일 주도 모르겠다.

자신 또한 삼송 그룹의 주인.

즉, 75층에 갇혀있는 사람 중 한 명이란 거다.

만약 장남이 회장 자리에 앉는다면 복구는커녕 더 떨어질 확률이 높았다.

“그러고 보니까, 선배 75층에 갇혀있다고 했죠?”

“… 말도 마라. 한때는 100층도 뚫을 것처럼 보였는데, 그놈의 JH 그룹 때문에 50층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까.”

“그럼, 차남이 회장 되는 게 호재에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장남이 회장이 되면 그건 악재고.”

“와……. 어떻게 하지……. 지금이라도 주식 사둘까?”

“아서라, 그러다가 장남이 되면 네 계좌도 박살 나는 건 한순간이다.”

지금, 삼송 그룹의 주주가 되는 건 말리고 싶었다.

누가 회장 자리에 앉을지도 모르는 상황.

차남이 된다고 해도, 떨어질 수도 있었고, 상한가 찍을 가능성도 극히 미비했다.

이게 다 JH 그룹 때문.

국내를 장악할 것 같았던 삼송 그룹은 불과 3년 전에 만들어진 신생 그룹에게 국내 최고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에 대한 결과로 기대치는 꺾일 수밖에 없었고, 웬만해서는 크게 오를 호재가 존재하지 않았다.

“에이……. 인생 뭐 있나요? 그냥 하는 거죠. 결과 나오기 전에 사 둬야지.”

“… 나는 분명 말렸다.”

“걱정하지 마요. 저도 성인인데, 설마 선배님을 원망하겠어요?”

결국 삼송 그룹의 주식을 사기로 결정했는지, 어플을 키고 매수하기 시작한 후배.

안타까웠다.

물론 호재가 나와서 주식이 오를 수도 있겠지만, 그에 비해 리스크가 너무 컸었다.

한 참, 주식을 매수하는 걸 도와주고 있을 때.

후배가 매수하는 양을 보고 그만 놀라고 말았다.

끽 해봐야 백만 원 정도를 늘 줄 알았건만, 1억이라는 돈을 투자했다.

그것도 불안한 삼송 전자에 말이다.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주변이 시끄러워지며 다들 고성이 오갔다.

그러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 타자를 두드린다.

“선배!! 결과가 나왔나 봐요.”

“그러게……. 어이 이 기자. 어떻게 됐어? 누가 회장 자리에 앉았대?”

“미쳤어!! 대 이변이 일어났다고!! 삼송 전자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앉았어!!”

“…….”

“…….”

자신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삼송 그룹 부회장이 앉았다는 소식.

그걸 들은 자신과 후배는 눈을 마주쳤다.

후배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나올까 봐 말리려고 했던 거다.

“내가 뭐라 했냐……. 리스크가 크다고 했잖냐.”

“… 어쩔 수 없죠……. 제 선택인데. 그래도 괜찮아요. 선배는 75층이지만, 저는 50층인걸요…….”

“그걸로 위안이 된다면 좋은 거지.”

애써 웃으며 대답하는 후배.

하지만 속은 썩어나갈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제 기사가 어느 정도 퍼졌을 거야. 한 번 주식 확인해 봐.”

“하……. 당분간은 안 보려고 했는데…….”

한숨을 쉬며 자신의 주식 계좌를 확인하는 후배.

이내, 입을 크게 벌리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를 지른다.

“뭐, 뭐야!!”

도대체 얼마나 빠졌길래, 각오하고 있었음에도 저 정도의 리액션이 나오는 걸까.

궁금증이 동했다.

“왜 그래. 설마 하한가라도 친 거야?”

“그, 그게……. 상한가에요, 선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하한가를 찍은 건가 걱정하고 있을 때.

후배에게서 믿을 수 없는 말이 들려왔다.

그걸 듣고는 곧바로 자신의 게좌 역시 확인했고, 후배 말대로 상한가를 찍은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분명, 다른 호재가 작용했을 게 틀림없었고, 주변 동료들에게 물어보기 여러 번.

드디어 알아낼 수 있었다.

어째서 장남이 회장 자리에 앉았으면서도 상한가를 찍을 수 있었는지.

“MOU가 아닌, 정식 협업할 예정? 전 이정후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앉은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동료들이 내민 기사들을 확인해 보니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건 무조건 더 오를 거라고.

지금, 상한가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말이다.

“… 야……. 우리 대박 났다.”

“… 그러게요, 선배.”

현실을 자각한 김 기자와 후배는 손뼉을 마주치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자신이 잘 못 생각하고 있었다. JH 그룹은 최고였다.

아니……. 자신에게만큼은 신과도 같았다.

* * *

삼송과 JH 그룹의 정식 계약 소식.

그 어느 때보다 국내를 뜨겁게 달구었다.

삼송 전자의 주식은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은 듯, 50,000원이던 주가가, 금세 100,000원으로 올라갔다.

그야말로, 모두가 삼송 그룹의 주식을 원하고 있을 때.

‘이득이 된 건가?’

덕분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주식도 크게 상승할 수 있었다.

안 그래도 상승세를 타고 있던 JH 인베스트먼트에 또 한 번의 호재로 작용한 거다.

‘그건 그거고…….’

그건 그거고 우리 그룹은 우리만의 준비를 해야 됐다.

모두가 국내에 불어오는 호재에 축재를 즐기고 있을 때, 다가올 악재를 대비하여 움직여야 된단 말이다.

“자……. 저희는 저희만의 준비를 해야겠죠.”

“아따, 우리는 뭔 놈의 모일 때마다, 이렇게 좋은 일만 가득하대요. 이거 매번 모여야 되는 거 아니요?”

“다들 바쁘니 어쩔 수가 없죠.”

“지도 장난으로 해 본 말이요. 말을 이래 했지만, 지금 하루하루가 눈 뜰 새도 없이 바쁘거든요.”

오랜만에 한 장소에 모인 JH 그룹의 인사들.

다들 오랜만의 만남에 반가운 건지, 서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앞으로 5개월 뒤. 미국과 중국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널 겁니다.”

“이게, 저번에 형님이 말했던, 무역전쟁이요?”

“맞습니다. 재성 씨는 JH 인베스트먼트의 직원들과 회의해서 저번과 같이 극 대한의 수익률을 올릴 방법을 연구하세요.”

“그 정도야, 저번의 경험도 있고, 기본이죠. 이번에도 우리 직원들 배 터지게 해줄 수 있겄네요.”

그럴 거다.

제대론 된 준비를 한다면, 저번과 같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단, 이번에는 자본의 이득만으로 아쉬웠다.

슬슬 국제적인 영향력도 챙겨야 된단 말이다.

그래서 김수현 비서실장님에게 지시 내렸던 게 있다.

아직까지 그에 대한 결과를 못 들은 상태.

“비서실장님? 저번에 지시했던 내용은 어떻게 됐습니까.”

“안 그래도 이야기를 마치고 복귀한 상태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PPT를 작성해서 보고드리려고 했습니다.”

“그건 나중에 듣도록 하죠. 결과는요?”

“호주와 국가적으로 계약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발생한 희토류는 전량 저희가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반응을 보이든가요?”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워낙 좋은 조건이었기에 의심이 들지언정, 거절하진 못했습니다.”

이번에 무역전쟁으로 우리가 챙길 영향력.

바로, 자동차 시장에 꼭 필요한 희토류다.

우리 JH 자동차도 희토류가 필요한 건 매한가지지만, 미국은 자동차 산업 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에서 희토류를 필요하고 있다.

지금은 무역전쟁을 일으키기 전.

미국은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에 의지하고 있었다.

중국이 이걸 무기 삼아 미국을 압박할 때.

그때 우리가 중간에 서서 실리를 챙기는 거다.

그렇게 되면 우리 그룹은 수익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영향력도 챙길 수 있을 거다.

“안 그래도 이 부분을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회장님께서는 미리 움직이셨군요.”

나와 비서실장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그걸 듣고 있던 이민호 사장님이 대단하다는 듯 대화에 참여했다.

“그렇지 않아도, 형찬 씨가 말했습니다. 만약 회장님이 말씀 하신 대로 신냉전 시대가 심화되고, 각자의 자원을 무기로 삼을 때. 저희 자동차 산업은 희토류부터 챙겨야 된다고요.”

“JH 자동차는 지금까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주변을 정리해주는 게 저의 역할이겠죠.”

“… 지금만 해도 충분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형찬 씨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하군요.”

전생에 비서실장이었던 이민호 사장님이 고맙다는 말을 건네지만, 고마운 마음은 내가 훨씬 컸었다.

처음에야 아쉬운 상황일 때, 계약으로 묶어놨다지만, 큰 성공을 이룬 지금.

막말로 중국으로 넘어가 돈을 벌고자 했다면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 거다.

그걸 마다하고 JH 그룹에 남아 최선을 다해주는데, 어떻게 고마운 마음을 안 느낄 수 있단 말인가.

“아따, 보기 훈훈하네요. 근디……. 이쪽은 처음 본 사람 같은디, 슬슬 소개 좀 해드려야 되는 거 아니요?”

서로가 감사의 말을 전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새로운 사람의 등장에 궁금증을 느꼈는지, 빨리 소개해주란 말을 건넨다.

재성 씨 역시 누군진 알고 있을 거다.

단지, 대화를 나누기 전, 초면이었기에 소개를 바랐을 뿐.

“이쪽은 JH 중공업의 진성후 사장. 앞으로 JH 그룹 내에서 큰 역할을 맡을 사람입니다.”

내가 진성후 사장 쪽을 가리키며 소개하자, 말이 끝난 즉시, 진성후 사장이 일어나 모두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사람들도 미소를 지으며 손을 마주 잡고, 통성명했다.

“JH 중공업 사장 자리에 앉은 진성후 사장이라고 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원전 쪽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통성명을 끝낸 진성후 사장이 모두를 바라보고, 다시 한번 정식으로 소개했다.

“원전이라면 형님이 처음부터 중요시 여겼던 사업인디, 그 자리에 앉은 거면 능력은 충분하겠지요.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김재성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JH 자동차를 이끌고 있는 이민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회장님을 모시고 있는 김수현이라고 합니다.”

그에 맞춰서 모여 있는 사람들 모두가 정식으로 인사를 건넸다.

‘이젠 설명해야지.’

JH 중공업 사장을 이곳에 초대한 이유.

앞으로 원전이란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슬슬 인식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 맞춰 여기 있는 모두가 움직여야 된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JH 자동차.

나중에 천연에너지의 중요성이 얼마나 급부상할 건지 예측하고, 투자해야 되는 JH 인베스트먼트.

나와 발걸음을 맞춰 움직이고 있는 김수현 비서실장.

그 누구도 원전에 대한 중요성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단 말이다.

“이곳에 진성후 사장님을 초대한 이유를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앞으로 10년 내, 저희는 사활을 걸고, 원전 산업에 앞서 나가야 됩니다.”

“하지만, 그 짝은 이번 정권이…….”

“좋은 지적입니다. 맞습니다. 원전은 이번 정권이 미뤄내고 있는 사업이죠. 그에 맞춰서 JH 중공업 진성후 사장에게 지시 내린 게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결과물은 다 같이 듣기로 하죠.”

모두가 각자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

원전 쪽에 전문가인 진성후 사장을 마나, 이런저런 일을 벌이고 다녔다.

그에 대한 결과물.

이곳에 모여있는 모두와 동시에 듣기로 했다.

‘JH 그룹에게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얘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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