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쥬레인 마르하겔 (3) >
칼은 쥬레인에게 물었다.
"어디서 얻은 겁니까?"
"...예?"
"이 돌을 어디서 얻었냐고 묻는 겁니다. 마르하겔 왕실에 대대로 내려져오는 가보 같은 겁니까?"
쥬레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 건 아닙니다. 부왕께서 형님에게 예전에 물려주셨던 걸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것뿐입니다."
형님?
쥬레인이 5왕자라고 했으니 그 위에 형님만 네 명이 더 있다는 뜻이다. 그럼 그중에 누굴 말하는 건지.
그리고 지금 다른 왕자들은 쥬레인을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라 하지 않았었나? 사이가 좋은 형제도 있는 건가?
칼의 표정에서 어렴풋이 그런 의문들을 읽었는지 쥬레인이 설명을 덧붙였다.
"공께서 그 돌을 어째서 원하시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건 1왕자 카이루스 형님의 유일한 유품인 물건입니다. 배다른 형제가 아니라 제 진짜 형님이셨던 분입니다."
유품이라면 지금은 죽었다는 뜻이었다.
그러니까, 원래 1왕자의 물건이었던 것을 그가 죽으며 동생인 쥬레인에게 전해졌다는 건데.
"이 돌에 대해 뭐라도 설명을 들었던 건 없었습니까?"
쥬레인이 재차 고개를 저었다.
칼이 지그시 바라보자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말로 없습니다. 형님께서도 이 돌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셨었습니다. 처음에 부왕께서 그저 잘 보관하라는 말씀밖에 하지 않고 물려주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 부왕... 국왕 폐하께서는 이 돌에 대해 뭔가 알고 계신다는 것 아닙니까?"
"그럴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이제서는 여쭤볼 수도 없으니 알 방법이..."
칼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제서는 여쭤볼 수가 없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 물음에 쥬레인이 오히려 의문으로 눈을 깜박이며 조심스레 물었다.
"...공께서는 혹시 왕국의 정세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십니까?"
"아는 게 거의 없긴 합니다."
쥬레인은 칼이 왕국과 멀리 떨어진 외지에서 온 인물일까 추측했다.
물론 지금 상황에 그의 출신이야 아무래도 상관은 없는 일이었지만.
"부왕, 선대 국왕께서는 이미 일 년 전에 승하하셨습니다."
칼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쥬레인이 어딘가 쓸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다음 왕위를 누가 이을지조차 아직 제대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여, 3왕비가 섭정을 통해 정국을 다스리고 있는 것이 현재 마르하겔의 실정입니다."
그 말에, 칼은 현재 마르하겔 왕가의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원래라면 왕국의 정세가 뭘 얼마나 개판으로 돌아가든 칼에게 있어선 알 바 아닌 일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네 번째 단계로 넘어갈 단서.
그것을 얻어야 하는 지금은 더 이상 관련없는 일인 게 아니었다. 일단 돌아가는 상황부터 파악해야 될 것 아닌가.
칼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쥬레인의 앞에 주저앉았다.
"간결히 요약해서 설명해보십시오. 당신이 지금 처한 상황하고, 아까 말했던 부탁이라는 게 뭔지."
* * *
마르하겔의 11대 국왕인 베르시안 마르하겔.
그는 세 명의 왕비를 두고 수십 년간 왕국을 평화롭게 다스린 성왕이었다.
그런 그가 고질적인 심장병으로 죽음을 맞이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바로 일 년 전.
워낙 갑작스런 죽음이었기에 왕국엔 잠시 혼란이 찾아왔으나, 곧 빠르게 가라앉을 듯 보였다.
선대가 세상을 뜨기 전 왕위를 이을 공식 후계자를 이미 1왕자인 카이루스로 정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1왕자마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버렸다.
왕가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본격적인 혼란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선대가 정했던 공식 후계자가 죽었으니 왕위를 누가 이어야 하는지를 두고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왕가의 가신들과 귀족들이 서로 편을 가르며 세력이 삼분되었다.
각각의 명분을 앞세워 자신들이 줄을 선 후대가 왕관을 차지할 수 있도록 승계 싸움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암투에서 가장 먼저 도태된 것이 바로 5왕자인 쥬레인이었다.
"당신을 지지하는 가신이나 귀족 가문은 아예 없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쥬레인이 씁쓸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지 세력이 있다면 의식을 행하는 도중 이렇게 암습을 당하는 터무니없는 일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다.
칼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다시 물었다.
"당신은 1왕자와 모인 왕비가 같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1왕자를 지지했던 자들이 당신을 내버렸다는 소리입니까?"
칼이 마르하겔의 왕위 승계 방식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세계의 지배층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 관념까지 모르지는 않았다. 바로 정통성.
쥬레인의 핏줄은 서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1왕자와 같이 1왕비의 피를 물려받은 왕자였다.
한마디로 본 후계자였던 1왕자를 지지했던 이들이라면 지금은 5왕자를 지지해야 정상일 터인데.
"내버렸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그에 대한 쥬레인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우선 쥬레인은 모든 방면에서 무척이나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1왕자에 비하면 그 자질이 특출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 해도 1왕자를 제외한 다른 왕자 왕녀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건 아니었지만, 단 하나, 무재만큼은 끔찍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그런 무재의 결핍은 적어도 마르하겔 왕가에 있어선 상당히 치명적인 요소였다.
"마르하겔의 건국조께서 이 용각산맥의 봉우리에서 거인족 왕의 목을 베었다는 설화를 아십니까?"
"...대충 들어는 봤습니다."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건국조께서 무척이나 뛰어난 무인이셨다는 건 사실입니다. 또한 역대 국왕들 역시 그 피를 물려받아 대대로 뛰어난 무재를 지니셨었죠."
하지만 쥬레인은 뛰어나기는 커녕 오러 심공에 입문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무재가 떨어졌다.
그러니 본래 1왕자를 지지했던 이들의 눈에 찰 리가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건 세인피어 공작의 배신이었습니다."
왕국의 세 공작 중 하나이자, 수호기사장 데반과 더불어 왕국 최고의 무인인 세인피어 공작.
국왕파 귀족들의 수장이나 마찬가지였던 그가 선대가 죽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2왕자를 지지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제 형님께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세상을 뜨셨죠. 참으로 공교롭게도 말입니다."
"......"
"세인피어 공작이 돌아서며 본래 1왕자를 지지했던 다른 국왕파 귀족들도 갈갈이 와해됐습니다. 공작이 떠난 마당에 승계권에서 한참 멀어진 저를 지지할 이유 따윈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지금은 2왕자와 3왕자, 그리고 1왕녀가 삼분 구도로 왕위를 두고 다투
는 상황입니다. 제게는 어떤 세력도 남지 않았습니다."
설명이 이어질수록 쥬레인의 눈빛에 담긴 감정이 점점 격해졌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칼이 물었다.
"1왕자가 암살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국왕파의 수장이었던 세인피어 공작의 갑작스러운 배신.
그리고 이어진 1왕자의 죽음.
"......"
쥬레인이 말없이 눈을 감았다.
"형님뿐만 아니라 선대, 제 아버지께서도 그런 걸지도 모르죠."
이쯤 되자 칼도 쥬레인이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진실을 밝혀내고 싶은 거군요."
"그렇습니다. 형님과 아버지께서 과연 암살을 당한 건지... 계속 버티고 살아남아 왕위를 노리면, 언젠가는 흉수가 직접 모습을 제 앞에 드러낼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쥬레인이 다시금 눈을 뜨고 칼을 똑바로 바라봤다.
"하나 이대로는 왕성으로 돌아가봐야 목숨을 잠깐 연명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공께서 도움을 주신다면..."
칼이 손을 들어올려 말을 끊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대충 알겠습니다."
"......"
"그런데 내가 대체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겁니까?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다른 가신이나 귀족들의 지지 아닙니까."
무력 행사를 펼칠 게 아닌 이상에야, 완전히 외부인에 불과한 칼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칼이 완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쥬레인이 조금은 화색을 띄고서 말했다.
"대부분 귀족들이 세력을 나눠 2, 3 왕자와 1왕녀를 지지하는 현황이지만, 여전히 중립인 세력이 있습니다."
왕실의 수호기사단.
마르하겔 왕국의 두 성위기사 중 하나인 데반이 수장으로 있는 그들은 명실상부 왕국 최고의 세력 중 하나다.
다만 그들이 왕위 승계 문제에 직접적으로 끼어드는 일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드물었다.
왕실의 수호만을 위하여 나서는 그들이 권력 다툼에 끼어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애초에 그렇게 나설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권력을 차지하고 유지하기 위해 줄을 잘 서야만 하는 다른 귀족들과는 달리, 수호기사단은 어느 누가 왕위에 오르든 그 위치와 위상이 변할 일이 결코 없었으니까.
"본래라면 왕실 수호기사단의 지지를 받아내는 건 어느 누구든 불가능한 일이지만,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창염환.
마르하겔의 건국조가 창시한, 왕가에 대대로 내려져오는 고유 오러 심공.
오로지 마르하겔의 핏줄에게만 익힐 자격이 주어지는 그 심공은, 본판과 열화판 두 가지 판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건국조를 제외한 역대 마르하겔들은 모두 열화판의 창염환을 익혀왔다.
"...본판을 놔두고 열화판을 익혔다고요? 이유가 뭡니까?"
"익힐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본판의 심공은 세간에 통용되는 오러 심공과 완전히 다른 형식을 지녔으니까요."
그렇기에 지금껏 수많은 마르하겔들이 본판의 창염환을 연마하는 것에 도전했지만, 누구도 성공한 이는 없었다.
"본판의 창염환을 익히면 오러의 빛깔이 태양의 노을처럼 주홍빛으로 뒤바뀐다고 합니다. 오로지 창염환을 창시한 건국조만이 주홍빛 검기를 빚어내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쥬레인이 각오가 서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의식을 마치고 왕성으로 돌아가면 제게도 창염환을 익힐 자격이 주어집니다."
"......"
칼은 잠시 쥬레인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정리한 뒤 말했다.
"그러니까 즉, 본판의 창염환을 익히는 데에 성공해서 수호기사단의 지지를 받아보겠다는 겁니까?"
"정확히 이해하셨습니다."
"아니, 뭔..."
어이가 없어진 칼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안 그래도 형편없는 무재에 기존의 오러 심공도 제대로 못 연마했단 놈이, 대체 무슨 수로 아무도 익히지 못한 오러 심공을 익혀내겠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는 건 저도 압니다. 하지만 이젠 제게 남은 방법이 이것밖에 없습니다."
결국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마지막 도박이라는 뜻이었다.
칼은 쥬레인을 빤히 바라보다가 물었다.
"터무니없는 계획은 전부 알겠는데, 그래서 결국 제게 원하는 게 뭡니까?"
"반 년."
쥬레인이 주저 없이 말했다.
"다음 왕위를 이을 완전한 후계자를 정하는 대회담까지 반 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부디 그때까지만 곁에 머물며 저를 지켜주십시오."
"......"
"단지 그것뿐입니다. 제가 공께 어떤 진귀한 보물을 드릴 순 없지만,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칼은 다시금 고개를 숙이는 쥬레인과 세피엘을 내려다봤다.
그저 막무가내 매달림에 불과한 부탁.
하지만 칼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이 벼랑 끝에 몰린 왕자에게서 뭐라도 단서를 얻어내야만 했으니까.
그러기 위해선 일단 쥬레인의 곁에 무작정 붙어있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후우..."
절로 흘러나오는 한숨.
칼은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내리고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
쥬레인이 고개를 벌떡 들었다.
칼이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다만 이건 알아두십시오. 나는 당신을 가엽게 여겨서 도우려는 게 아닙니다. 단지 개인적인 목적 때문이지."
"......"
"그러니 내게 상황이 불리해지면 언제든 당신을 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다면..."
칼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쥬레인이 환희에 찬 얼굴로 고개를 연신 숙였다.
"감사합니다, 공! 정말로 감사합니다!"
당연히 지금 쥬레인에게 있어 그따위 걸 따질 처지는 아니었다.
막무가내 애걸로 이런 초인의 도움을 받게 된 것만 해도 기적이었으니까.
"한데 전부 다 그렇다 치고, 나를 데리고 왕성으로 돌아갈 수는 있겠습니까?"
칼이 제일 염려하는 바를 물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쥬레인의 처지는 밑바닥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의식을 행하기 위해 나섰다가 뜬금없이 외부인을 데리고 왕성으로 돌아오면 반응이 어떨까.
'성가셔도 상당히 성가셔지겠지.'
온갖 뒷조사는 물론이고 어쩌면 첩자로 내몰릴 수도 있었다.
5왕자를 엮어서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뜨릴 좋은 기회일 테니까.
"그건..."
쥬레인도 미래가 예상됐는지 얼굴에 그늘이 졌다.
근처에 있던 시체 한 구가 칼의 눈에 문득 들어온 건 그때였다.
푸른색 로브를 입은 사내의 시체.
좀 전에 죽인 괴한들이 아니라 이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죽어있던 이였다.
"저 남자는 일행이었습니까?"
쥬레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이 살아계셨을 때부터 같은 궁에서 지냈던 마법사입니다. 다른 마법사들이 다 떠나갈 때도 세피엘과 함께 끝까지 제 곁을 지켰던 이였는데..."
비록 수준은 3서클로 낮아도 유일하게 신의를 지켰던 마법사다.
쥬레인과 세피엘이 슬픔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칼은 죽은 사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떠오르는 마법이 하나 있었다.
<폴리모프 - 6서클, 비전>
먼 고대, 유희를 즐기던 드래곤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비전 마법입니다.
모습을 자유자재로 뒤바꿀 수 있으며, 특정 대상과 신체를 접촉하고 있으면 더욱 정교한 변형이 가능합니다. 외모와 체형, 목소리까지 카피할 수 있습니다.
시전자보다 월등히 격이 높은 대상이 아니면 폴리모프 마법을 인지할 수 없습니다.
'시체도 카피할 수 있는 건가?'
딱히 제약이 있다는 내용은 없으니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걸 익히고 나면 이제 남은 SP가 밑바닥인데.
'SP나 아끼고 있을 때는 아니지.'
['폴리모프'를 습득하였습니다.]
칼은 별 고민 없이 폴리모프를 익혔다.
그리고 사내의 시체에 손을 가져다 댔다.
쥬레인과 세피엘이 의문 섞인 눈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이 사람의 이름이 뭡니까?"
"세이온, 입니다만..."
"그럼 이제부터는 내가 세이온입니다."
"...예?"
"지금 이 자리에서 본 건, 두 사람 모두 무덤까지 비밀로 안고 가야 할 겁니다."
드드득!
순간 칼의 몸이 기괴하게 울렁이며 변하기 시작했다.
얼굴부터 시작해서 체형, 머리칼, 그리고 눈동자의 색도.
이내 육체의 모든 부분이 죽은 세이온과 완전히 똑같이 뒤바뀌었다.
폴리모프를 마친 칼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쥬레인과 세피엘을 돌아봤다.
"알겠습니까?"
"......"
죽었던 세이온의 목소리가 되살아나 숲에 울려퍼졌다.
두 사람은 완전히 혼이 빠져나간 얼굴로 칼을 바라봤다.
< 쥬레인 마르하겔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