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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39화 (39/132)

< 유적 탐사 (5) - 여기서부터 유료입니다. >

수고가 많았다?

토바즈의 말에 원정대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원정이 이로써 끝났다는 듯한 말이었으니까.

"토바즈 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혹시 이곳에 있는 유물들만 챙기고 귀환하실 생각이십니까? 지금까지 나온 사상자가 아무도 없습니다. 아직 충분히 더 나아갈 수 있..."

"아니, 아니. 그런 뜻이 아니었다네."

토바즈가 껄껄 웃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서 한참을 계속 웃기만 했다.

기사와 마법사, 그리고 사제들도 순간 그가 미쳤나 생각했다.

"귀환은 무슨...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인데, 흐흐."

낮게 가라앉은 소름 끼치는 목소리.

가장 먼저 이질감을 느낀 건 칼이었다.

딱 봐도 뭔가를 하려는 행태에 슬그머니 마력을 끌어올리려던 칼은, 어느새 주변을 둘러싼 알 수 없는 힘에 흠칫 놀랐다.

'...이건? 대체 어느 틈에?'

터엉!

토바즈를 향해 다가가려던 한 마법사의 몸이 허공에 막혀 튕겨나갔다.

"뭐, 뭐야? 이건?"

바닥에 쓰러진 그가 당황했다.

어느새 원정대 전체를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결계가 생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계 바깥에 있는 건 멀찍이 떨어져 동공 구석에 서있던 토바즈와, 그 옆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르먼뿐이었다.

"삼촌? 이게 대체 뭐..."

콰앙!

토바즈가 쏘아낸 충격파에 아르먼도 공중을 날며 막 안쪽으로 내던져졌다.

바닥을 구르던 그가 코피를 쏟아내며 허겁지겁 고개를 들었다.

"사, 삼촌!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제 결계 바깥에 있는 건 토바즈 하나뿐이었다.

토바즈는 그저 히죽 웃으며 안쪽의 사람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마치 우리 안의 짐승들을 구경하듯이.

"하나만 알려주지. 자네들은 제물일세."

제물?

누구도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단지, 뭔지는 몰라도 그가 갑자기 원정대를 배신한 게 분명해보이는 현 상황에 당황스러워할 뿐이었다.

저 기분 나쁜 낯짝을 당장이라도 전격 마법으로 지져버리고 싶었지만, 칼은 그럴 수 없었다.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 원정대를 둘러싸고 있는 결계를 파괴하고 나갈 수가 없다는 걸.

이건 토바즈의 마력으로 이루어진 결계 따위가 아니었다. 그랬다면 진작에 깨부숴버렸을 것이다.

'신성력이잖아, 이거...'

신성력.

신의 본질이 되는 힘.

칼이 그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던 건 이미 한 번 성검 드류단테의 신성력을 경험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원정대를 둘러싼 결계의 신성력은 드류단테와 같이 성스러운 기운이 아니었다.

기괴하고 오싹한, 심연처럼 어둡고 질척거리는 무언가.

마침 타이밍 좋게 머릿속에 떠오른 알림을 통해, 칼은 이 기분 나쁜 신성력의 근원을 알 수 있었다.

['악신의 권역'에 입장하였습니다.]

[번뇌의 악신 갈리오스가 네 가지 시련을 통해 당신들을 시험할 것입니다.]

[모든 시련을 통과하기 전까지 권역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오, 토바즈!"

"토바즈 님! 대체 무슨 짓을 하시는 겁니까!"

콰앙! 쾅!!

몇몇 눈치 빠른 기사와 마법사들이 즉시 행동에 나섰다.

검기와 공격 마법을 결계에 대고 퍼부었지만 전부 무의미한 짓이었다. 전혀 타격이 없었으니까.

토바즈가 그 모습을 같잖다는 듯 여유롭게 구경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무운을 빌겠네."

쿠과과광!

놈의 그 말을 마지막으로 공동의 지반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렸다.

기사와 마법사들은 갑작스런 추락에 당황하면서도 자세를 잡았다.

이들 중 고작 낙사로 죽을 만큼 무능력한 자는 없었다.

기사들은 오러로 각력을 강화하여 충격에 대비했고, 마법사들은 마법을 통해 추락하는 속도를 낮추었다.

파키온과 모험단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착지를 준비했다.

몇 없는 사제들과 칼은 근처에 있던 마법사들이 함께 마법을 걸어주었다.

쿠웅... 쿵...

그렇게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바닥에 내려섰다.

그리고 드러난 공동 지하의 풍경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이게 무슨."

사방에 높이 솟아있는 거대한 기둥들.

바닥에 그려진 기하학적인 문양.

조금 떨어진 앞에는 공동에 들어왔을 때와 같이 거대한 석문과, 그 옆에 석상 하나가 존재했다.

공동의 지하에 공동보다도 훨씬 더 넓은 공간이 있었던 것이다.

누구도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토바즈가 원정대를 배신했고, 괴상한 술수를 부려서 몹시 엿 같은 상황에 처했다는 것만을 어렴풋이 느낄 뿐.

유일하게 내막을 알고 있는 칼만이 머리를 굴려 추측해보는 중이었다.

'...악신의 권역이라고?'

악신.

그들은 명칭 그대로 사악한 신이다.

인간에게 고통과 시련을 가져다주는 것을 쾌락으로 삼고, 먼 옛날 마계의 악마들을 현계로 불러들여 대혼돈을 일으킨, 오직 질서와 평화만을 위하는 현재의 신들에게 패배하고 대륙 곳곳에 숨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신화 속 존재들.

근데 이곳이 그런 악신들 중 하나인 번뇌의 악신, 갈리오스의 권역이란다.

동시에 머릿속 한구석에 박혀있었던 미래 지식 하나가 떠올랐다.

'번뇌의 악신, 분명 놈의 힘을 받은 악마 중 하나가 어디선가 날뛰었던 배경 설정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 위치가 오르만티스 근처였던 것 같다.

때문에 수많은 용병들이 죽고 몇몇 귀족 가문도 괴멸적인 타격을 입었었다던가. 이 중요한 게 이제야 떠오르다니.

아무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상황을 파악하는 건 굉장히 쉬워졌다.

'이 유적 안에 그 악마가 있고, 토바즈 그놈이 그와 관련된 목적으로 원정대를 이곳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 목적은 뻔했다.

분명 놈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제물'이라고.

더군다나 놈이 소속된 헬자르 학파는 악마와 굉장히 연관성이 깊은 학파다.

악신, 악마, 그리고 마왕에 뿌리를 둔 흑마법사.

이 셋은 예로부터 굉장히 연관이 깊은 공생 관계였다.

토바즈가 이 유적 어딘가에 있는 번뇌의 악마에게 원정대를 제물로 바치려는 거라면 모든 아귀가 정확히 맞았다.

딱 하나만 빼고.

'대체 왜 이런 번거로운 방식으로?'

그저 제물로 바치려는 거면 악마의 앞으로 바로 끌고 갔어도 되는 게 아닌가.

대체 왜 악신의 권역으로 끌어들여 이런 번거로운 짓을 하는지 의문이었지만, 칼은 일단 이쯤에서 상념을 끝내기로 했다.

원정대 사이의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지고 있었으니까.

촤앙!

후작가의 기사들이 검을 뽑아들고 마법사들을 겨누었다.

한 기사가 씹어뱉듯 말했다.

"대체 무슨 속셈이냐, 네놈들."

기사들의 태도는 당연한 것이었다.

이번 원정의 총지휘자이자 어스문을 대표하던 자가 바로 토바즈였으니까.

적의는 그와 한편이었던 마법사들에게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우, 우리도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도 당신들과 똑같이 당한 거란 말입니다!"

물론 기사들과 별반 다른 처지가 아니었던 마법사들은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사제와 모험단들만 그들의 대치 사이에 껴서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다들 진정하십시오."

이내 칼이 나서서 기사들을 말렸다.

"마법사 분들도 지금 상황이 당황스러울 겁니다. 경들도 방금 모두 보셨지 않습니까? 저기..."

칼이 가리킨 건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있던 아르먼이었다.

"어, 어? 나? 나는 왜..."

시선이 몰리자 그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토바즈의 조카입니다. 저 사람도 제 삼촌에게 배신당하고 결계 안으로 내팽개쳐졌는데, 이들이라고 별반 다르겠습니까."

"......"

"심정은 이해하지만 상황을 침착하게 봐주십시오. 애초에 어스문 학파의 모두가 한통속이면 왜 함께 결계에 갇혔겠습니까? 이건 토바즈의 단독적인 배신입니다. 우리 모두가 똑같이 당한 거란 말입니다."

여기까지 오며 가장 활약한 칼의 말이니만큼 수용도는 높았다.

곧 기사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검을 내렸다.

로자리엘도 나서서 기사들에게 명령했다.

"지금은 아무래도 협력이 중요한 때인 것 같다. 우선 주변부터 살펴보는 게 좋겠군."

그 말대로 일단 원정대 모두가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꼼짝없이 이 공간에 갇혔다는 사실만 확실히 깨닫게 됐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위쪽의 공동에 펼쳐진 그 결계 같습니다."

마법사 하나가 좌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 지하 공간도 방금 전 지상처럼 사방이 결계로 둘러싸여 있던 것이다.

한마디로 어떻게 빠져나갈 방법이 아예 없었다.

위쪽으로 다시 올라간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결계아 있을 테니까.

- 인간들이여.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성.

모두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음성의 근원지는 석문 옆에 서있던 석상이었다.

"저, 저게 지금 말한 거야...?"

어느새 석상의 눈가에선 어두운 안광마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기괴한 광경에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석상의 말이 이어졌다.

- 시련에 도전하려면 석문 안으로 들어가라. 시련은 총 네 개. 모든 시련에 통과하면 자유가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너희는 모두 위대하신 갈리오스 님을 위한 양분으로 화하리라.

그 말을 끝으로 석상에게선 더 이상의 음성이 들려오지 않았다.

에릴이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시련? 갈리오스? 이건 또 뭔 개소리야..."

모두가 같은 심정이었다.

난데없이 알 수 없는 장소에 떨어진 마당에 말하는 석상에, 시련은 또 웬 말인가.

"대체 뭔 소리야! 영문 모를 소리 지껄이지 말고 여기서 내보내줘!"

아르먼이 발작하듯 외쳤다.

물론 석상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

"야, 이 개새끼야! 무시하지 말라고!"

퍼엉!!

아르먼이 석상을 향해서 거대한 화염구를 날렸다.

그러나 석상에는 자그마한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석상의 눈에 다시 안광이 흐르더니, 한쪽 손에 들린 거대한 창을 아르먼을 향해 휘둘렀다.

번쩍! 콰과광!!

순간 강렬한 섬광이 번쩍이더니 대지가 반으로 갈라졌다.

과장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말 갈라졌다.

"...억! 흐아악!"

아르먼은 한 박자 늦게 기겁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대지를 반으로 갈라버린 일격이 바로 그의 옆을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저 병신.'

칼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어쩌면 저렇게 틀에 박힌 발암 같은 행동만 할까?

석상의 가공할 파괴력에 모두가 입을 쩍 벌렸다.

- 공격하면 반격하겠다. 경고는 한 번뿐이다. 시련에 도전하지 않고 나를 상대하는 건 어리석은 선택이다, 인간들.

그 말을 끝으로 석상에서 안광이 다시 꺼졌다.

모두가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와중, 정적을 깨고 누군가 중얼거렸다.

"뭐야, 저 괴물은..."

방금의 일격으로 보건데 석상을 상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칼은 그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다. 석상의 레벨이 뻔히 보이니까.

'답이 없군.'

칼은 지금의 상황에 약간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며 남의 눈을 피해 토바즈를 죽일 기회가 있진 않았지만, 어쨌든 자신만이 유일하게 놈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 않은가.

이쪽이 훨씬 더 강하니 언제 뭔 짓을 하든 제압할 수 있다고 자만했던 것이다. 설마 이렇게 신의 권역으로 끌어들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결국 개짓거리를 막지 못하고 덫에 걸린 쥐새끼마냥 이런 상황에 처하고 말았으니.

물론 놈을 바로 죽이라고 한 게 아니라 목적을 파악하라고 한 퀘스트에게도 책임은 있었다.

'바로 놈을 죽이면 악마의 존재에 대해 알아내지 못할 거라 그랬나?'

의도가 뭐가 됐든 언제나처럼 빌어먹을 퀘스트였다.

이렇게 권역에 갇힌 것까지도 사실 퀘스트가 다 의도한 상황인 게 아닌가?

[돌발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돌발 퀘스트: 시련 통과>

번뇌의 악신 갈리오스의 권역에 갇혔습니다. 총 네 가지의 시련을 통과하여 탈출하십시오.

퀘스트 완료 보상: 50000SP, 랜덤 마도구 2개

씨발놈, 역시 맞네.

칼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체 언제까지 이 퀘스트 놈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 걸까?

아, 애초에 유적에 들어오는 게 아니었는데. 그냥 얌전히 여관에 눌러앉아 정보 길드의 소식이나 기다리는 거였는데. 이제 와서 후회해봐야 의미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권역을 빠져나갈 방법은 시련을 통과하는 것밖에 없는 듯했다.

시스템 알림으로까지 떴으니 그건 확실했다.

아무리 악신들이 전쟁에서 패해 예전의 힘을 잃고 이런 땅굴에나 숨어있는 꼴이라도, 신은 신.

한낱 인간이 그 권역에서 자력으로 벗어날 수는 없다.

'시련이라...'

시련.

악신이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인과율을 비틀지 않으면서 가장 즐겨 사용한다는 방법.

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퀘스트가 떴으니 대충 할 만하겠지.'

언제나 그랬듯 퀘스트는 능력 밖의 요구를 하지 않는다.

시련이라는 게 뭔진 몰라도 통과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진 않을 것이었다.

'시련을 통과하고, 어서 권역 밖으로 빠져나가서 토바즈 그놈을 찾아서 족친다.'

그러면 놈의 목적이 뭔지도 알 수 있겠지.

퀘스트를 완료하고 한시라도 빨리 이 개 같은 유적을 빠져나가는 거다.

그리고 다신 이런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고 지구로 귀환할 방법을 찾는 데만 집중하리라.

퀘스트에게 놀아나는 것도 여기까지가 끝이었다.

[Lv.38]

[배교자, 악신 숭배자]

생각 정리를 마친 칼은 힐끔 사제 여인을 바라봤다.

그녀는 입가를 꿈틀거리며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필사적으려 참으려는 모습.

'아, 씨발...'

저년이 눈치챘구나.

하긴, 보통 사람은 몰라도 악신 숭배자가 번뇌의 악신 갈리오스를 모를 리가 없었다.

칼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걸 느꼈다. 빌어먹게도 공교로운 일이었다.

함께 권역에 갇힌 걸 보니 토바즈와 한통속인 건 아닌 듯하지만, 그래도 엿 같은 이런 우연이 다 있을 수가 있나.

이제부터 첩자 쪽보다 저 여자를 훨씬 더 주의해야 할 터였다.

시련에 실패하면 갈리오스의 양분으로 바쳐진다는 말을 석상에게 들었으니, 방해하려고 별 지랄을 다 할 테니까.

칼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일단 여기를 빠져나갈 길은 저 문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석문을 가리키자 모두가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시련이라는 게 뭔지 알고 들어간단 말인가?"

"그 밖에 빠져나갈 방법이 안 보이지 않습니까. 어차피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만 떨어져서 불리합니다. 도전하려면 최대한 빨리 도전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 말에 사제 여인이 곧장 동의하고 나섰다.

"맞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신께서 저희를 언제나 보살피시니까요."

그 시커먼 속을 안다면 가증스런 말이었지만 어쨌든 설득에 도움은 됐다.

원정대 모두가 곧 칼의 말에 동의했다.

여기에 갇혀 점점 죽어가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도하는 게 당연히 나았으니까.

결국 원정대는 잠깐의 의논 끝에 석문 앞에 모여섰다.

"모두 준비됐습니까?"

뒤쪽에 줄지어 선 기사와 마법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칼이 석문을 힘껏 밀었다.

끄그극...

바닥이 긁히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열리는 거대한 석문.

서늘한 공기가 화악 퍼져나온다.

안쪽에서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건 허공에 떠있는 거대한 글자였다.

「지혜의 시련」

< 유적 탐사 (5) - 여기서부터 유료입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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