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신이 나라를 살림-230화 (230/261)

230. 왕도 시가전 (4)

1만의 병사는 제법 번화한 영지의 전체 인구와 같은 숫자다.

어지간한 집 한 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10명을 넘지 못한다. 1만의 병사란 곧 그런 어지간한 집이 1천 채 모인 것이다.

“각자 하루치의 물, 사흘치의 식량을 휴대하라.”

그 1천 채가 하루를 살기 위해 태워야 할 장작과 먹어야 할 곡식, 길어야 할 물을 상상하면 1만의 병사를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가 있다.

“다 내놔.”

선배는 왕도에 주둔하기로 한 이들의 보급품을 강탈하듯 빼앗았다. 본격적인 취사를 거쳐야만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징발한 것이다.

“너희는 왕도에서 알아서 징발하려무나. 똘똘이가 지도도 줬잖아.”

물론 내가 약탈 최적화 지도를 줬다고 해도, 좀 머리가 돌아가는 영주들이라면 당장 내일부터 도착할 원군들 대접을 어떻게 할지 비명을 지르겠지만 그거야 선배가 알 바 아니다….

“대신 제가 알아야겠네요.”

“올. 역시 우리 똘똘이. 척하면 척이야.”

나는 영주들을 불러 모아 말했다.

“사실 여러분들께서 신경 쓰실 문제는 아닙니다. 왕국군 체계가 무너진 탓에 여러분들께서 신경 쓸 일들이 늘어난 거지요. 하지만 부디 수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내 감사 따위에는 동화 한 닢의 가치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으므로, 실질적인 대가를 제시했다.

“제대로 원군을 맞이하여 계획된 대로 후방 지원을 해주시는 분은 제1공신에 이름을 올리실 겁니다. 이는 신월공께서 확약하신 사항입니다.”

물론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확실한 책임자를 정해두지 않으면 유야무야되게 마련이므로, 나는 한 사람을 짚어 지시했다.

“전대 자작. 당신이 맡아주십시오. 이것은 신월공의 위임장입니다. 차후 남전후 등이 도착하더라도 당신은 신월공의 대리인으로서 당당히 마주 앉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해도 짝짜꿍해서 얼버무리면 손쓸 방도가 없으므로, 감시 역할로 선배의 심복을 한 명 남겨놓았다….

“제기랄. 귀족 새끼들 진짜 개 같네요. 그냥 좀 시키는 대로 따라주면 안 되나?”

“그게 되는 놈들이 귀족질 하고 있겠냐? 진작에 평민으로 이직했겠지.”

“으. 아무튼 해둘 수 있는 일들은 해뒀습니다. 장차 올라올 원군들이 기존에 있던 영주들과 밥그릇 싸움 시작하면 죽도 밥도 안 되니까요. 솔직히 이걸로도 부족하다 싶지만 지금은 한 시가 급하니….”

“근데 진짜 편하네. 아, 이 새끼한테 중독되면 안 되는데….”

“제발 중독되지 마십쇼. 지금도 누군가가 떠오르려 하니까요.”

안 그래도 선배가 어떤 쓰레기 같은 공주님이랑 겹쳐 보여 곤란하던 참이다.

좌우간 여기까지 해놓은 다음에야 비로소 출병을 할 수 있었다. 1만의 병력을 움직인다는 건 그만한 대소동을 동반하는 것이다.

‘심지어 그 병력이 움직이는 모습도….’

1명의 병사가 자갈이 구르듯 움직인다면, 10명의 병사는 바람에 날리는 모래처럼 움직이고, 100명의 병사는 고운 흙이 쏟아지는 것처럼 움직인다.

그리고 1만의 군대는 강물처럼 움직인다.

전원이 기마에 올라 대로를 주파하는 지금, 그 움직임은 갑자기 불어나 흙색으로 칠해진 강물 같았다. 자연히 왕도에 거하는 모두의 주목을 끌어 모을 것이다.

“이제, 슬슬, 하나 둘 튀어나와, 옆구리 꽁무니, 깨물려고, 덤비, 겠죠?”

내가 선배 옆에서 말을 달리면서 물었다.

선배는 말에게 채찍질을 하면서 날 곁눈질했다.

“일단 숨 좀 골라라.”

“아, 죄송, 합니다. 체력이, 저질, 이라서.”

“그래… 흠. 질문에 답하자면, 반반이네.”

“반반, 이라시면?”

“말 그대로.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어. 너라면 이만한 병력이 우르르 움직이는데 다가오고 싶겠냐?”

그건 확실히 사절하고 싶은데….

“사람들 말이 야인들은 그 성미가 승냥이 떼 같다고들 하지. 그치만 승냥이 떼로 바꾸어서 생각해도, 이런 떼거리에 다가올 승냥이 떼가 어디에 있겠어?”

선배는 아하핫, 호쾌하게 웃으면서 말을 달렸다. 나는 그 옆에 바싹 말을 붙이면서 올려다보았다.

“그래도 우리들 발목을 잡으라는 명령을 받았을 것 아닙니까?”

“응. 그치만 왕도에 퍼진 녀석들이 그 말에 전부 다 따르진 않을 거야. 당장 우리 귀족 나리들도 니가 질서 안 잡아줬으면 이냥저냥 뭉개면서 개판으로 굴었을 거 아냐? 하물며 야인들은 부족 단위로 움직이는데, 이 자리에 카한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야.”

파챵, 파괴된 대로에 고인 웅덩이를 선배의 말발굽이 밟았다. 그 물이 그대로 내 어깨에 튀었다.

그런 곳에 고여 있는 물이 청량할 리는 없으므로 곧장 고약한 냄새가 풍겨왔지만, 내 기분이 똥물에 가까워진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선배, 야인들에 대해 제법 잘 아시는군요.”

“으응. 지방 영주들을 다독이기 위해서 이리저리 떠도는 입장이었으니까 말이야. 그 와중에 북쪽에도 갔었거든.”

나는 입술을 사려 물었다. 선배는 그런 날 흘끗하더니 피식 웃었다.

“응. 야인들에 대해서는 니 후배한테 들었던 것 맞아.”

“…….”

“뭐 벌써부터 똥 씹은 표정이냐. 만날 때까지 아껴둘 것이지.”

“좌우간, 방해가 들어올 확률은 적다는 거군요.”

내가 앞장서 차단하듯 꺼낸 말에 선배는 웃었다.

“응응. 뭐, 한다고 치면 카한 극렬 충성파 부족 몇몇이 옆쪽에서 화살을 날려 오는 정도 아닐까?”

그 순간이었다.

피윳! 피윳, 퓻, 피윳!

선배의 말이 마치 어떤 신호탄이 된 것처럼, 밤하늘을 가르면서 굵은 화살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자, 똘똘아.”

선배가 바싹 허리를 굽혀 말 머리에 몸을 붙이면서 웃었다.

“죽지 마라?”

왕도 바깥으로 나설 때까지, 영겁과 같은 시가 질주가 시작되었다.

◈          ◈          ◈

야인들의 화살은 그 형태가 묘했다. 마치 가늘게 자란 대나무를 집어 던지는 것 같았다.

바로 얼마 전 내 가슴을 뚫고 지나갔던 화살들을 나는 이를 악문 채 노려보았다.

피윳! 피윳! 피윳!

“악!”

“흐억!”

내 앞쪽에서, 멀찍이 떨어진 옆쪽에서, 뒤쪽에서 누군가 불운한 이가 화살을 맞아 떨어졌다. 히히힝! 히힝! 덩달아 흥분한 말들이 투레질을 하거나 멈추어서는 바람에 대열이 흐트러졌다.

‘빌어먹을.’

1만의 군대가 한 방향으로 질주하는 가운데, 그 옆구리에 대고 화살을 쏜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딱 맞았다. 쏘는 대로 명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명중시키는 입장에서는 신이 날 테지만, 명중 당하는 입장에서는 엿 같았다.

‘저승 입주자 시야만 있었으면 이딴 것쯤은….’

아니지. 없는 걸 갈구해도 소용이 없다.

고개를 저어 미련을 털어내고 있자니, 선배의 목소리가 내 머리 위에 손처럼 얹혔다.

“참아. 금방 끝나니까.”

“선배.”

“이 정도 도발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 최단으로 뚫고 지나간다. 그렇게 하기로 이미 지휘관들과는 이야기를 마친 상태야.”

“괜찮겠습니까?”

“응. 괜찮아.”

다시금 날아든 화살이 어느 운 없는 병사를 꿰어 떨어뜨렸다. “억,” 떨어진 병사의 비명 소리는 줄을 이어 달려온 아군 기마의 발자국 소리에 밟혀 으깨졌다.

“왕도를 빠져나갈 때까지 기껏해야 50명 정도 죽을 테고, 고작해야 100명 정도 부상당할 거고, 종합해서 250명 정도 낙오할 거야. 손실률 2푼 5리. 그 불운한 확률 안에 나랑 네가 들어가지 않으면 그만이지.”

대귀족으로서, 영주 대행으로서, 군인으로서 단련된 사고는 대나무가 아니라 공성추로 두드려도 흠집 하나 나지 않을 만큼 견고한 것이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불안해졌다.

‘만약에 내가 야인들이라면….’

아마도, 그것은 내 인성이 유독 좋지 않았기에 떠올릴 수 있었던 최악의 발상일 것이다. 그럼에도 떠오른 이상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선배님.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쩌실 겁니까?”

“어씨, 어떤 일? 니 표정만 봐도 듣기 싫어지는데.”

“왕도 시민들을 닥치는 대로 인질로 잡는 겁니다. 그리고 있는 대로 고문하고 죽여서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 거죠.”

선배는 뭐 이런 쓰레기 새끼가 다 있지 하는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선배 나름대로는 칭찬하는 눈빛이었다.

“아씨, 그러네? 쓸데없이 다가와서 위험을 무릅쓰지도 않고. 우리들 사기도 깎고. 잘하면 발목도 잡을 수 있잖아. 일석삼조구만.”

“자매품으로는 왕도 시민들을 위협해서 도로에 일렬로 늘어서게 만들어 우리 앞길을 가로막는 방법도 있습니다.”

“엿같네. 그치만 그런 방법을 과연 야인들이---.”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끄아아아아아아악!!”

“으어어억! 흐악! 사, 살려주세요…!!”

그것은, 아니, 그것들은 산 채로 지옥을 마주한 듯한 단말마였다. 목소리의 주인들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뒤섞여 있었다.

“고, 공작 각하…!”

“저 천벌 받을 놈들이 우리 민초들을…!”

선배의 근처를 따라 달리던 영주들이 분기탱천하여 소리쳤다.

“젠장.”

선배는 이마를 싸맸다. 그러는 동안에도 양 옆에서는 사람들의 비명이,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렇다고 화살의 숫자가 줄어든 것도 아니어서, 추적군의 질주 속도는 명백하게 둔화되고 있었다.

“이건 뭐 왕도의 대로가 아니라 식인 요괴들의 소굴을 가로지르는 것 같네… 어쩔까, 똘똘아.”

“첫째. 그냥 무시한다.”

“죽이는데? 그걸로 가자.”

이 양반 자꾸 왜 비은공주 씌인 것처럼 굴고 난리야.

“안 된다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나는 소리 죽여 속삭이면서 북경후가 있는 방향을 흘끗했다.

선배가 푸념을 내뱉었다.

“아, 그래. ‘민초들을 구해야 하오!’ 어쩌니 하면서 딴죽 걸겠지.”

“예. 자신과 겨룰 수 있는 깜냥을 가진 녀석이 곁에 있는 순간부터 언행 하나하나가 ‘정치’가 되니까요.”

“응. 하나가 되어 움직여야 하는데 시작부터 잡음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것만으로도 병력 운용에 지장이 생겨. 그치만 똘똘아, 그럼 어떻게 할까? 양 옆으로 구출군이라도 보내?”

“그 경우 어떤 결과가 예측됩니까?”

선배는 입맛을 다셨다. 그와 동시에 계산도 끝냈다.

“안 좋아. 곧장 진흙탕 같은 시가전에 끌려들어갈 텐데. 다시 집결하고 출발시키고 하면 해 뜬 다음에야 왕도를 나설 수 있을걸. 손실률도 최소 2할 이상으로 늘어날 테고.”

그런가.

그렇다면.

“적들이 걸어온 것은 심리전입니다.”

우리는 그 심리전을 무시할 수가 없고, 거기에 응해줄 수도 없다.

“그러니 우리도 심리전으로 응수해야겠지요.”

나는 빠르게 계산하고, 전달했다.

“선배. 병력 3백을 빼서 민초들의 구출을 명해주십시오.”

“3백 갖고 될 리가… 아. 되든 안 되든 보여주기 위해서 3백?”

“예. 그리고 제가 하는 말을 소리 높여 외쳐주십시오. 기수들에게 복창하여 전파하라 지시한 다음에요.”

“아하.”

선배는 웃었다. 그 웃음은 금세 엄숙함 속에 파묻혀, 그리하여 선배는 자신이 이끄는 군세를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달려!”

그 외침은 기수들의 목청을 타고 열 배 가량 증폭되어 한 번 더 울려 퍼졌다.

“달려라!”

선배는 계속하여 외쳤다.

“이미 내가 정예 용사들에게 왕도 시민들의 구출을 명해놓았다!”

말을 타고 따르던 병사들이 움찔거렸다.

야인들의 화살이 아니라, 왕도 시민들의 비명이 아니라, 선배의 외침이 병사들의 주의를 멱살로 잡아 끈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마! 전속력으로 달려 나가라! 달리면서도 조총 쏠 여유가 되는 새끼들은, 마음껏 양 옆을 향해 쏴재끼도록!”

그런 선배를 향해 화살이 날아들었다. 선배는 순식간에 몸을 틀어 자세를 바꾸었고, 그렇게 화살을 흘려보냈다. 퍽…! 화살은 바닥에 부딪혀 부서졌다.

“지금!”

선배는 방금 자신에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처럼 외쳤다.

“모든 왕도의 신민들이, 우리의 말발굽 소리를 듣고 있다!”

선배의 목소리는 양 건물의 벽에 부딪혀 높이 퍼졌고,

“어제와 오늘, 하루 동안, 왕도의 모든 이들은 세상이 멸망해버린 것 같은 하룻밤을 지새웠을 거다! 야만족 새끼들한테 가족이 짓밟히고, 집이 불태워지고, 노략질당해, 정말로 왕국이 끝나버린 것인가 두려워하고 있겠지!”

선배의 말발굽은 대로의 바닥을 짓이겨 타그닥 소리를 냈으며,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 우리가 군마를 타고 창을 휘두르며 달려 나간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어제를 공포로 지새운 왕국민들에겐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된다!”

선배의 머리카락은 바람에 흩날려 향기를 냈다.

“달려라!”

그 목소리에는, 듣고 있는 자들로 하여금 지금 듣는 말을 무작정 믿고 싶게 만드는 확신이 가득했다.

“구출은 내가 보낸 이들이 해낼 것이다! 너희는 달리면 된다. 그저 달려서 이 왕도의 신민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면 된다! 우리는 여왕 폐하를 구하기 위해 출전한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치면서, 신민들에게 아직 우리가 건재함을 알리면서, 우리는 이미 왕국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선배에게 실시간으로 연설 내용들을 전달하면서도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내 목소리로 말했다면 저 1할의 설득력도 나오지 않았겠지. 역시 내겐 대외 정치는 무리인 것이다.

“야만족 잔당들이 쏘아대는 화살 따위에 겁먹지 마라! 놈들의 개수작에 노하지 마라! 저 새끼들이 결코 두려워해야 할 괴물이 아니라, 우리에게 아작 날 개자식들임을 보여주어라!”

그리고 선배는 휴대용 화포를 빼들었다.

말 위에서, 화약을 쟁여 넣고 불을 붙여, 그것을 오른쪽 지붕 위를 향해 겨누었다.

쏘았다.

탕……!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와 함께 매캐한 연기가 바람결을 타고 흘렀다. “아,” 그와 동시에, 대담하게도 지붕 위에 올라 직접 추적군을 저격하던 야만족이 데구르르 굴러 바닥에 떨어졌다.

“왕도여! 왕국이여!”

선배는, 또한 방금 자신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외쳤다.

“우리는 여왕 폐하를 되찾아 올 것이다!”

어느덧 왕도 시민들의 비명도, 화살 소리도 잦아들어 있었다.

연설하는 와중에도 계속하여 말을 달린 덕분에 왕도 북쪽 변두리에 다다라, 야인들이 밀집된 지역을 지나쳐온 덕분이었지만---.

“수많은 적병과 무수한 야만족이 기다리고 있으나, 우리는 기어이 그 새끼들을 박살내어 우리의 긍지를 찾을 것이다!”

연설에 몰중하며 말을 달리던 이들에게는, 마치 선배의 연설 자체가 야인들을 압도한 것만 같을 것이다.

“버텨라! 이겨내라! 그대들이 피를 흘릴 때마다 우리는 그 곱절이 되는 피를 야만족 새끼들에게서 뽑아내마! 이것이 우리의 약조이고, 이것이 왕국의 약속이다!”

그 증거로, 선배를 따라 달리는 병사들은 숨소리 하나 없었다.

“신월의 공작이 다시금 명령한다!”

선배는 앞을 가리켰다.

어느덧 문을 대신하여 지어진 왕도 북쪽 마지막 건물이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전군!”

선배를 비롯하여, 모든 병사들이 그것을 보았다.

“전속력으로 나아가라!”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했다.

◈          ◈          ◈

왕도 시가전.

출병 1만. 손실 5백.

잔존 병력 9천 5백.

왕도를 나서, 북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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