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장. 개를 패다 보면.
의사들의 호들갑이 끝나자, 이번엔 엘리스와 박산호 그리고 30인의 다국적 미녀들이 병실을 찾았다.
서른 명이 넘는 여자들이 밀려들자 병실은 금세 콩나물시루가 됐다.
“오빠!”
엘리스가 그놈의 ‘오빠’를 외치며 걱정 가득한 얼굴로 주몽을 바라봤다.
‘오빠 소리. 아 진짜. 적응 안 된다.’
주몽이 어색한 표정으로 엘리스를 바라보는데, 이번엔 다국적 미녀들이 한 마디씩 꺼냈다.
“걱정했습니다.”
“제가 그곳에 있었다면 성 뭔가 하는 여자보다 더 잘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대표님 혼자서 움직이게 두지 않겠습니다.”
“네. 우리가 로테이션으로 보스 곁을 지키기로 합의했습니다.”
“부축도 맡겨주십시오!”
“어…… 그래. 그랬어?”
마치, 성희주에게 자신들 자리를 빼앗기기라도 한 사람들처럼 표정이 장난 아니다.
성희주에 이어 이번엔 화살이 엘리스에게 향했다.
“그쪽은 회사 사람도 아닌데 뒤로 좀 빠져주겠어요?”
“외부인은 병실에서 나가는 게 맞지 않나?”
엘리스는 여자들의 시위에 고개를 모로 꺾더니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환자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다니, 교양들이 없군요.”
“…….”
다국적 미녀들은 ‘허!’하는 표정으로 엘리스를 바라봤다.
“여러분들에겐 회사의 대표님이지만, 나에겐 하나뿐인 오빠입니다. 공사를 구분해서 말을 하세요.”
엘리스는 언제 샤방거렸냐는 듯 곧바로 과거 모습이 튀어나왔다.
싸늘하고 싸늘한 눈빛, 목소리 그리고 로봇처럼 뻣뻣한 자세.
‘그럼 그렇지. 금방 성질 나오네. 그리고 누구 맘대로 하나뿐인 오빠야?’
주몽은 엘리스와 분석팀의 신경전을 보며 쯧쯧 혀를 찼다.
“제이코. 조용히 있고 싶은데…….”
“아. 네. 보스.”
엘리스와 분석팀을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제이코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단방에 쫓아냈다.
“후, 이제 좀 조용하네.”
주몽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제이코와 로버트, 박산호가 어이없다는 듯 바라봤다.
“왜 그렇게 봅니까?”
“이게 다 보스의 발언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닙니까.”
“기회는 공평하게. 누구든 나를 꼬셔라.”
“그런데 옆에 올 틈도 없죠. 다들 일에 치여서 사느라. 이때다 싶어서 다들 도장이라도 찍겠다며 몰려온 겁니다.”
“…….”
주몽이 머쓱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병원 밖에서 ‘우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저건 또…… 뭡니까?”
“아, 보스의 쾌차를 비는 시민들입니다. 보스가 깨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모양입니다.”
제이코가 리모컨을 찾아 전원을 눌렀다.
병실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80인치 액자형 TV에 병원장 모습과 병원 앞에 모여든 시민들이 나타났다.
― 고 회장님의 상태를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기자 하나가 질문을 던지자, 주치의 운운했던 병원장이 입을 열었다.
― 저희 대왕 종합병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의료진임을 자신합니다.
― 어깨와 옆구리의 상처가 특히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 흉터가 남지 않도록 성형외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의식을 잃은 이유가 뭡니까? 과다출혈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헬기 추락 때 이미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는 말도 있던데.
― 대왕 종합병원의 병원장인 제가 직접 주치의를 맡았습니다.
주몽은 병원장의 답변에 실소를 지었다.
“동문서답 전문의인가?”
“네?”
제이코가 그게 뭐냐는 듯 주몽을 바라봤다.
“기자가 묻는 말에 엉뚱한 소리만 해대네요. 내 상태를 묻는 질문에 병원 자랑만 반복하고 있거든요.”
“아…….”
대충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치챈 제이코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청와대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뒤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을 겁니다.”
“하긴, 그렇겠네요. 모양새가 좀 특이하긴 했지만, 어찌 됐든 쿠데타는 쿠데타였으니까요.”
“그것도 그렇지만, 군보다 외교 쪽이 더 시끄럽습니다.”
“외교 쪽이요?”
“보스의 시민권 박탈과 자산 동결 때문에 이명환 대통령이 꼭지가 돌아갔습니다.”
제이코의 말에 로버트도 한 마디 덧붙였다.
“외교적 결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쏘아붙이는 중입니다. 하지만, 미국도 그렇고 다들 난감한 입장이라 대응도 제대로 못 하는 상태죠.”
“일본은 어떻습니까?”
다른 나라들 보다 일본의 반응이 궁금했다.
전 세계로 야쿠자 습격이 실시간 방송됐고 또 자신의 사망이 알려지기 전에 시민권을 박탈해 버린 것을 어떻게 변명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일본은…… 직접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이코는 태블릿 PC를 켜더니 일본 관련 내용을 검색해 넘겨줬다.
“허허. 이거야 원. 원래 이런 나라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주몽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헛웃음을 보였다.
― 한국인이 일본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그게 한국 정부의 개입인가?
― 방송 어디에도 그들이 야쿠자라는 증거는 없다.
― 시민권 박탈은 이미 결정된 일.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계없어.
― 21세기에 군부 쿠데타. 한국의 수준을 보여준 일.
― 이웃 나라의 불안정함은 일본에 위협.
― 한국은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 국가. 일본은 자국 안보를 위해서라도 헌법 개정해야.
일본의 발표는 언제나처럼 모르쇠로 일관돼 있거나, 오히려 이걸 핑계 삼아 평화헌법 개정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어제가 일본 총선일이었네요.”
“네. 민자당이 자평당을 누르고 선거에서 이겼습니다.”
“야베가 다시 총리 자리를 차지하겠군요.”
“보스의 사건이 있기 전까지 팽팽한 싸움이 이어졌습니다만, 한국 전쟁설, 군부 쿠데타 성공 등의 기사가 나가기 시작하자 급격히 판이 기울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 팔이를 했군요.”
한국 팔이라는 말에 제이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런 일이 자주 있습니까?”
“총선 전 한국 때리기가 민자당의 선거 전략이죠.”
고개를 끄덕인 제이코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보스. 안태완 말입니다.”
“네.”
“일본과 관계가 있다는 건 확실한데…… 로버트와 저는 그 이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상이요?”
“보스의 죽음과 쿠데타가 최종목적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이 목적이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주몽의 질문에 제이코와 로버트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보스도 그렇게 생각하셨나 보군요.”
‘생각이 아니라 기억이 그렇거든.’
안태완이 부산에 숨어 있다는 게 확실해지면, 착각이나 꿈이 아니라 확실히 미래에 대한 기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꿈이 아니라 전이된 기억이 확실하다면, 5년 뒤…… 이 땅에 전쟁이 터진다.’
북한에서 시작된 총성이 중국을 불러들였고, 그에 반응한 미국과 일본이 대한해협을 건너 부산에 상륙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에 대응할 틈도 없이 한반도는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주몽은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로버트.”
“네. 보스.”
“정보팀 구축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
“왜 그런 표정입니까?”
“보스. 그게…….”
제이코가 대신 답변을 하려는데, 로버트가 고개를 저었다.
“제이코. 내 일이다. 내가 보고를 드리는 게 맞다.”
주몽은 ‘뭐지?’ 하는 표정으로 로버트를 바라봤다.
“NSA에서 데려온 칼 로이건이 배신을 했습니다.”
“네? 그게 무슨…… 소립니까?”
“군부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게 아니라, 정보를 차단당한 거였습니다.”
“…….”
주몽은 황당한 표정으로 로버트를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보스.”
“잠깐만요. 그러니까. 칼 로이건이 배신을 했고, 그 때문에 우리 정보망이 먹통이 됐다는 말이죠?”
“네.”
“배신인 겁니까. 아니면 처음부터 첩자였던 겁니까?”
“지금 상황에선…… 첩자였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 말은 안태완과 같은 편이라고 봐야겠군요.”
“네. 그 때문에 안태완과 일본의 관계를 넘어 그 이상을 의심하는 중입니다.”
일본 그 이상을 의심하고 있다는 말이 왜 나왔는가 싶었는데, 내부에 적이 숨어들고 적과 공조를 할 정도면 이번 일은 좀 더 복잡하고 감춰진 일들이 많다고 봐야 했다.
“최종목적이 전쟁에 있다고 생각한 것도 그 때문이겠군요.”
“네.”
“후우…….”
주몽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 뿜었다.
안태완이 부산에 있고 말고를 떠나, 5년 뒤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번 일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이미 전쟁이 벌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죄송합니다.”
로버트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로버트.”
“네. 보스.”
“두 번은 안 됩니다.”
“물론입니다.”
“컴퍼니 정보팀을 최대한 빨리 최대 규모로 만드세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전쟁을 원하는 자가 있다면 분명히 다시 일을 벌일 겁니다. 대한민국은 내 영집니다. 그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네. 보스!”
“그리고 제이코.”
“네.”
“G20에 사람을 좀 보내야겠습니다.”
“목적을 알려주십시오.”
“현 정부에 반대하는 자들과 야당을 우리 쪽으로 끌어오세요. 시민권 박탈과 자산 동결을 한 현 정부를 벼랑 끝으로 밀어버립시다.”
“Go 컴퍼니 친정부를 만들자는 말씀이군요.”
“한국처럼은 불가능하겠지만, 정권 창출을 노리는 정치인들 처지에선 환영할 일이죠. 그들에게 힘을 몰아주세요. 그리고 소송 들어갑시다. 그동안 쓴 돈 이번에 만회를 좀 하죠.”
솔직히 돈을 쓰긴 했는데, 소비했다기보다 자산 형태만 바뀐 상태라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다고 봐야 했다.
현금 자산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늘려 놓는 게 좋다.
“준비하겠습니다. 아주 박살을 내 버리겠습니다.”
“로버트. 청와대에 연락 좀 넣어주세요. 이명환 대통령과 만나야겠습니다. 그리고 신당 운영위도.”
“네. 보스.”
“박산호 부장은 군(軍) 쪽 사람들 좀 불러주고.”
눈만 떼굴떼굴 굴리고 있던 박산호는 ‘네! 대표님’ 하더니 곧바로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로건 좀 불러주세요. PMC 관련으로 할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즉시 조나단과 통화를 해야겠습니다.”
제이코는 곧바로 투자팀에 연락을 넣더니 나에게 전화를 넘겨줬다.
― 보스! 깨어나셨군요.
“조나단. 미국 쪽 투자자들과 협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끈을 좀 만들어주세요.”
― 미국 투자자들이라면…….
“사모펀드는 물론이고 투자은행들까지 모두!”
― 네. 알겠습니다. 곧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조나단과 통화를 끝낸 주몽은 엘리스를 불러 달라고 했다.
“엘리스는 왜…….”
“각국에 들어간 100억 달러 투자금 그거 회수할 생각입니다. 시민권과 혜택을 조건으로 집행한 자금입니다. 저들이 먼저 약속을 깼으니 나도 그걸 지킬 이유가 없죠.”
주몽의 100억 달러 투자는 각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주가 반등은 물론이고 이공계 계열 연구소나 기업들 역시 혜택을 받은 상태다. 여기서 자금을 모조리 빼 버린다면 여러모로 곤란한 입장에 처할 것이다.
“아…….”
“그쪽 관련 업무는 엘리스가 거의 도맡아 했었지 않습니까.”
“컴퍼니로 다시 불러들이시겠다는 말입니까?”
제이코가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주몽을 바라봤다.
“걱정되세요?”
“크흠. 걱정이라기보다는…… 그냥.”
제이코 입장에선 엘리스가 컴퍼니에 복귀하는 걸 반대할 이유가 없다.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혼자 떠돌고 있는 게 꽤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적인 부분보다 일 처리가 우선입니다. 불러주세요.”
호출을 받은 엘리스가 병실로 들어왔다.
“엘리스.”
“네.”
“너만 괜찮다면 회사로 복귀했으면 하는데.”
“네?”
“싫다면 어쩔 수 없…….”
“아니요. 복귀하겠습니다.”
엘리스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각국에 투자된 돈 있지?”
“네. 10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입니다.”
“한국을 제외하곤 모두 회수해.”
“응징입니까?”
“응징의 시작이지. 당하고 멍청하게 있으면 병신인 줄 아니까.”
“오빠. 아니 보스. 100억 달러 중 집행된 부분과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말해.”
“이유야 어찌 됐든 그들은 정식 절차를 거쳐 투자를 받은 상태입니다. 강제적으로 환수를 하게 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은 돈은 당연히 회수하고, 투자된 부분은 돈이 아니라 사람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엘리스의 대답에 ‘그게 되겠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싫다면 뱉어내야죠.”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며.”
“닥치고 회수하면 불만이 생기겠지만, 최소한 선택권을 주고 회수하는 겁니다. 문제를 제기한다면 각국 정부를 향해 소송을 하라고 하겠습니다. 소송을 하겠다는 이가 있다면 변호인도 지원을 해 주겠습니다.”
엘리스는 쌀쌀맞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들도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진 않을 겁니다. 돈을 토해낼지 아니면 연구를 이어갈지는 각자의 선택이겠죠.”
역시나, 일 이야기로 들어가니 얼음 마녀가 바로 튀어 나온다.
“오케이. 그렇게 진행해.”
그때 조나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벌써 연락이 된 겁니까?”
― 아닙니다. 잠시 묻고 싶은 게 있어서 먼저 연락드렸습니다.
“물어보세요.”
― 혹시, 특정 국가를 공격하실 생각이 신 겁니까?
“네. 맞습니다. 공격 대상은 일본입니다.”
― 대충 예상은 했습니다만, 역시 그렇군요.
“문제라도 있습니까?”
― 일본을 공격하기 위해 미국 내 투자자들을 움직이실 생각이라면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 보스가 가진 자금만으로도 충분히 공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격은 가능하겠죠. 하지만, 백기사가 등장하는 건 원치 않습니다.”
―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스의 공격이 시작되면 모두 피라냐로 돌변할 테니까요.
조나단은 계속 말을 이었다.
― 연계를 통해 공격을 들어가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보가 유출되고 상대가 방어할 시간을 주게 될 겁니다. 오히려 일본과 손을 잡고 뒤통수를 치려는 자들도 생겨날 게 분명합니다.
“그건 나 혼자 공격을 해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복수 재단을 발촉하십시오.
“리벤지 파운데이션을?”
조나단은 단호한 음성으로 재차 말을 이었다.
― 이미 세상에 공표를 한 일입니다. 이번 기회에 사생결단을 내겠다고 선언을 해 버리십시오. 그리고 보스의 시민권을 박탈한 나라들에 경고를 날리십시오.
“끼어들지 마라?”
― 네. 대신 합류는 환영한다. 면죄부를 내리는 겁니다. 이번 일은 일본뿐 아니라 미국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도 다들 엉켜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투자자들과 따로 손을 잡을 필요 없이. 내 복수전에 참가해 전리품을 얻어가라고 하자는 말이군요.”
― 네. 명분은 보스에게 있습니다. 어중간하게 투자자들과 손을 잡고 움직이는 것보다 그게 더 좋습니다. 큰손들은 물론이고 작은 규모의 투자팀 역시 일본 편을 드는 것보다 우리 쪽으로 붙게 될 겁니다. 미국 투자자들만 끌어들이는 것은 다른 나라 투자자들이 적색 신호로 간주할 위험이 있습니다.
“일리가 있군요.”
― 보스 의도대로 진행하려면 미국뿐 아니라 유럽 및 다른 나라도 모두 연락을 넣어야 하는데, 조율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
“그 생각까지는 못했습니다. 좋습니다. 제이코와 이야기해서 공식화시키도록 하죠.”
― 네. 보스.
“리벤지 재단입니까?”
제이코의 질문에 주몽이 고개를 끄덕였다.
“뱉어 놓은 말을 공식화시키자고 합니다.”
제이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해 놓은 말이 있으니 그걸 증명하는 것도 중요하겠군요. 이번 일을 계기로 확실한 경고가 될 테니까요. 조나단 의견에 찬성합니다.”
“진행합시다. 한 국장. 아니 국내 방송사든 해외방송사든 모두 불러 모으세요.”
“네. 보스!”
“전쟁을 원하는 숨은 배후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드러난 놈부터 팹시다. 개를 패다 보면 주인이 얼굴을 내밀겠죠. 그룹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천 회장님이 진두지휘 중이십니다.”
박산호가 즉각 대답했다.
“일본을 공격하면 관련 그룹들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율을 해야겠습니다.”
“천 회장님께 바로 연락을 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