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4장. 한 마디만…… 컥― 회장님!
“할 말이 있으면 하시게.”
“안태완 수석이 안 보여서 말입니다.”
“안 수석은 왜 찾으시나?”
“그게. 저희 두 사람을 이곳에 부른 게 안 수석이기도 하고…….”
“나랏일 하느라 바쁜가 보지.”
방석직은 굳이 설명해 줄 생각이 없는 듯 입을 다물어버렸다.
“네. 그렇군요.”
장수철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회장님. 제가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말입니다.”
“?”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우리 두 사람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최근까지도 알지를 못했습니다.”
“그러셨나?”
“네. 그래도 명색이 검찰국장이고 지검장인데…….”
“그래서 서운했다 이 말인가?”
“어이쿠. 서운하다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회장님을 직접 뵙는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데 말입니다. 그저, 이 기발한 작전을 누가 입안했는지 그게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장수철의 말에 형상진이 재빨리 한마디 덧붙였다.
“솔직히 방송이 나오기 전까지. 저도 그렇고 여기 장 지검장도 까마득히 몰랐지 뭡니까. 그저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했을 뿐인데 이렇게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두 사람의 말에 방석직이 비릿하게 미소를 머금었다.
“두 사람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잘 풀리지 않았나.”
“아…… 네.”
“우리가 고주몽을 노리고 있다는 걸 자네들에게 이야기했다면, 그렇게 아무 의심 없이 움직여 줬겠나?”
‘빙고!’
안태완 수석에 관한 이야기를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방석직 본인 입에서 고주몽을 노렸다는 말이 흘러나오자 장수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모호한 대화만 주고받다 보니 증거로 사용하기도 모호했는데, 막판에 제대로 건진 것이다. 장수철은 더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지자 고개를 빳빳이 들어 올렸다.
“그러니까. 회장님과 안태완 수석 그리고 여기 계시는 분들이 공모해서 고주몽 회장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그런 말씀이네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 같은 놈은 감히 꿈도 못 꿔볼 일인데 말입니다.”
장수철의 말에 방석직은 물론이고 룸에 모인 이들의 표정이 묘하게 뒤틀렸다. 어찌 보면 칭찬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욕 같이 들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허허, 장 지검장은 말을 재미있게 하는 재주가 있네.”
야당 의원 하나가 웃음을 보였다.
“하하. 미약한 재주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지금보다 더 재미있게 해 드릴 생각입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장수철의 말에 재주 운운했던 의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장수철은 히죽거리며 웃음을 보이더니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다들 장수철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데, 장수철은 그들의 표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 차장님. 오셔도 되겠습니다.”
짤막하게 통화를 끝낸 장수철이 형상진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 계시는 분들 모두 고주몽 회장에 대한 살인 공모, 교사, 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하겠습니다.”
“뭐야?”
“이봐! 장 지검장. 당신 미쳤어?”
“뭔 개소리야? 고주몽 그놈을 죽인 건 바로 당신이잖아! 치매라도 온 거야?”
장수철의 긴급체포 선언에 룸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내가 고 회장님을 죽여요?”
장수철은 생판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듯 눈을 껌뻑였다.
“그래! 사진도 직접 찍었다며! 이거 봐. 여기. 고주몽 시체가 이렇게…… 잠깐. 살인혐의가 아니라 미수?”
악을 써대던 야당 대표가 ‘이게 뭔 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장수철을 바라봤다.
“고주몽이 안 죽었다고?”
야당 대표는 사진과 장수철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눈을 껌뻑였다.
방석직 회장이 굳은 목소리로 장수철을 불렀다.
“이보게. 장 지검장.”
“네. 회장님.”
“지금이라도 멈추시게.”
“뭘 말입니까?”
“보아하니, 중간에 줄을 바꿔 탄 모양인데. 고주몽은 그저 돈밖에 없는 졸부일세. 그쪽에 붙어봐야 득 될 게 없다는 말일세.”
“언제부터 검찰이 득 될 거 골라가며 사건을 수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여기 계시는 분들이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나?”
“이놈!”
방석직이 미간을 찌푸리며 호통을 날렸다.
“시끄러워! 영감탱이야. 어디서 범죄자 따위가 검사한테 소릴 지르고 지랄이야!”
장수철이 방석직의 호통 소리를 더 큰 소리로 잡아먹는 순간, 밖에서 치고받는 소리와 또 다른 호통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막아!”
“비켜 이 새끼들아! 너희들 지금 법 집행을 막고 있는 거야!”
“우린 그런 거 몰라! 짭새 새끼들아!”
“멍청한 새끼들. 검찰을 짭새라고 부르는 놈은 살다 살다 첨 본다!”
“으악!”
“컥!”
“이 새끼들 다 잡아넣어!”
“네! 검사님!”
꽈당!
룸 문이 거칠게 열리며 머리가 헝클어진 이익현 차장이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들 계셨네.”
“들어오는 길이 험했나 봅니다.”
장수철이 이익현을 바라보며 씩 웃음을 짓자, 이익현 역시 흐흐 웃음을 흘리며 방안을 둘러봤다.
“증거는 확보됐습니까?”
이익현 차장의 말에 장수철은 자신이 쓰고 있는 안경과 앞가슴의 만년필을 톡톡 건드렸다.
“풀 HD 화질에 ASMR 사운드를 자랑하는 놈이라더군요. 극장에서 틀어도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
“혹시 몰라서 수갑을 넉넉히 챙겨왔는데, 그것도 하마터면 모자랄 뻔했습니다. 뭔 놈의 쓰레기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답니까. 이거 분리수거가 될지 모르겠네.”
이익현 차장의 말에 장수철과 형상진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 * *
“긴급속보를 알려 드립니다! 상하이로 출국 후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GO 컴퍼니 고주몽 대표가 서해상에서 구출됐다는 소식입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고주몽 대표는…….”
JTB가 정규 방송을 멈추고 긴급속보로 내보낸 고주몽 생존 소식은 또다시 방송가를 발칵 뒤집어놨다.
파텍필립이 어쩌고 80억 시계가 어쩌고 했던 JS 방송과 다른 언론들은 다른 의미에서 발칵 뒤집혔다.
고주몽 사망 소식과 함께 고주몽을 비하하는 온갖 뉴스를 양산해 퍼트려왔기 때문이다.
과거 JTB가 고주몽 비하 방송을 한 것 때문에 모회사까지 그룹 전체가 통으로 넘어간 전력이 있어서 생존 귀환한 고주몽이 어떻게 나올지 감조차 잡기가 어려웠다.
거기다 JS에선 고주몽 비하를 넘어 그 가족들까지 파렴치한으로 몰고 갔기 때문에 다른 방송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폭풍이 밀려들 상황이다.
― 고주몽 대표. 서해상에서 숨 쉰 채 발견!
― 상하이 출국! 모든 게 조작이었다! 정부 관계자 양심선언!
― 고주몽 대표,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 눈뜨고 볼 수 없는 상처들!
― GO 컴퍼니 법률단. 고주몽 대표와 가족에 근거 없는 비난 쏟아낸 언론과 방송사를 대상으로 고소장 제출!
― 고 대표 드디어 입을 열다! ‘나는 테러를 당했다!’ 테러범은 누구?
“JTB 한성희입니다. 서해상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고주몽 대표의 소식을 긴급으로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아! 방금 고 대표가 구출될 당시의 영상이 확보됐다고 합니다! 여러분 JTB 단독입니다!”
한성희의 외침과 동시에 데스크 뒤편으로 영상 하나가 띄워졌다.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했는지 화질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흔들리는 배 위에서 누군가를 끌어 올리는 장면이 확인됐다.
속옷만 겨우 걸치고 있는 고주몽의 모습이 나타났는데,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마른 데다 몸 곳곳엔 칼자국이 분명한 상처들이 가득했다.
“여러분은 지금 고주몽 대표 구출 당시 장면을 확인하고 계십니다. 현장 증언에 따르면 고주몽 대표의 몸 상태는 최악이라고 말하기도 부족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거기다 몸 곳곳에 새겨진 끔찍한 상처는 하나같이 칼에 의한 것으로…….”
고주몽 대표의 몸 상태를 설명해 나가던 한성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리시버에 잠시 집중했다.
“국민 여러분! 이번 고주몽 대표 실종 사태와 관련된 자들이 긴급체포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무……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번 사건을 일으킨 이들이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현직 정치인들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방송을 보고 있던 국민은 고주몽의 생환 소식에 깜짝 놀라 하다가 그의 몸에 새겨진 칼자국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을 사주하고 실행에 옮긴 이들이 사회지도층과 현직 정치인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가 발칵 뒤집혀버렸다.
검찰에선 아직 조사 중이라는 말로 신분 확인을 해주지 않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제보자, 또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라는 맨트와 함께 이들의 신분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 고주몽 신당을 제거하기 위한 여·야의 합작품!
― 고주몽의 재산을 갈취하고 빼돌리기 위해 여·야 정치인들 법안까지 마련!
― 대한민국 언론 삼사! 고주몽과 일가를 파렴치한으로 몬 이유! 그들이 바로 주범!
― 충격! 현직 정치인들의 살인 공모! 교사, 진실로 드러나!
숨 쉴 틈 없이 터져 나오는 긴급속보에 대한민국 전체가 패닉 상태에 빠져버렸다.
특히, 고주몽 실종, 사망 사건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고, 그 모든 게 이번 총선을 여·야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방편이었다는 점과 그 와중에 고주몽의 재산을 노렸다는 점이 밝혀지자 국민 전체가 들고일어났다.
여·야 당사는 물론이고 언론 삼사의 본사 건물에 온갖 오물이 날아들었고 대한당과 민국당은 당원들의 탈퇴가 쉼 없이 이어졌다.
대한민국을 이끌어오다시피 한, 두 거대 정당이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렸다.
“JTB 한성희입니다. 저는 오늘 고주몽 대표가 입원해 있는 대왕 의료원에 나와 있습니다. 의식을 회복한 고주몽 대표가 언론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아직 움직일 정도의 상태가 아니라고 했지만, 고주몽 대표의 거듭된 부탁으로 인해 이번 자리가 성사되었다고 합니다. 아, 휠체어에 탄 고주몽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져 나오고 임시 기자회견장으로 만들어진 레퍼런스 센터는 시장통처럼 시끄러워졌다.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킨 고주몽이 단상 앞에 섰다.
나는 곧 죽을 사람처럼 힘겹게 입을 열었다.
“고주몽입니다.”
파파파팟!
마치 내가 입을 열기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연달아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의사 선생님의 권유를 물리치고 이 자리에 선 것은…….”
나는 더듬거리는 손짓으로 환자복을 벗기 시작했다. 기자들은 물론이고 이 장면을 생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던 스튜디오 역시 다들 ‘어?’하는 표정이 됐다.
훌러덩.
내가 환자복 상의를 벗어 재끼자, 몸 곳곳에 선명하게 남은 칼자국이 모습을 드러냈다.
“워…….”
“어떻게 저런…….”
“미치겠다.”
사람들은 내 몸의 상처를 확인하더니 하나 같이 얼굴을 찌푸렸다. 내가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서 망정이지 가만히 누워있다면 다들 칼 맞아 죽은 '사체'로 오해할 정도의 상처들이다.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치인들이…… 조폭들처럼…… 크윽.”
내가 몸을 비틀거리자, 의료진과 경호원들이 재빨리 달라붙었다.
“회장님. 더는 무립니다. 병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의사 한 명이 다들 들으라는 듯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하…… 한 마디만. 한마디만 하면…….”
“한 마디입니다. 더는 주치의로서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의사의 단호한 외침에 기자들 모두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시선을 집중했다.
“국민…… 여러분. 투표하세요.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만든 자들입니다. 하물며 평범한 국민은 어찌 생각하는지 그간 우리를 얼마나 속여왔던 것인지!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니…… 컥.”
나는 말을 마치지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의료진들은 비명을 지르며 나를 끌어안았고 그 즉시 병실로 이송이 됐다.
― 긴급속보! 고주몽 대표. 죽어도 이 말은 해야겠다!
― 속보! 투표로 응징해야!
― 정치인들의 속내. 국민은 개돼지. 언제든지 도살해도 된다!
― 고주몽 대표. 투표하라는 한마디 말과 함께 의식 불명!
― 국민의 권리 행사! 투표만이 살길이다.!
병실로 이송된 나는 곧바로 의식을 되찾았다.
“괜찮으십니까.”
의사 가운을 입은 비서실 직원이 ‘후우’하며 식은땀을 닦아냈다.
“연기 잘하던데?”
“대표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아우. 살 떨려 죽는지 알았습니다.”
“그나저나 바깥 분위기는 어떻게 돌아가지?”
“장수철 지검장이 확보한 증거 동영상을 인터넷상에 터트릴 생각인 모양입니다.”
“히야. 이번 총선 여·야를 막론하고 완전 폭삭 망하겠네.”
이 정도면 빅엿을 넘어 그레이트 슈퍼 울트라 엿 정되는 되려나.
“아무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TV 좀 켜주고. 어디 가서 팝콘 좀 구해다 줘.”
“네? 팝콘 말입니까?”
“응. 고소한 걸로다가.”
이런 건 팝콘에 콜라….
“콜라도!”
“넵. 콜라 추가입니다.”
* * *
주몽의 '한 마디만' 인터뷰가 이어진 뒤,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 하나가 또다시 세상을 발칵 뒤집었다.
사회지도층 또는 유력 정치인으로 알려진 당사자들의 대화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국민들은 하나 같이 분노했고, 그 분노는 투표장으로 발길을 이끄는 동력원이 됐다.
초상집이나 다름없는 여·야와 달리 중소 야당과 주몽의 신당은 그야말로 막판 뒤집기를 넘어 대박이 나 버렸다.
출구조사 결과 신당의 압도적 승리가 점쳐졌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 마감 시간이 가까워진 지금 전국 86%의 투표 참여율을 보이며 역대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아, 저기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국민 한 분과 인터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가 마이크를 건네주자, 투표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마디씩 해댔다.
“고주몽 대표가 그랬잖아요. 국민을 푸줏간 개돼지로 생각하는 놈들을 응징하려면 투표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네. 공감합니다. 공감하고 말고요.”
“고 대표가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신당을 왜 만드냐는 질문에 남의 집 잔치에 국숫값 치르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고. 그땐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금이 부족한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은 거였다고.”
“고주몽 대표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10조가 넘는 돈을 이 나라 청춘들에게 투자하겠다는데 그 돈을 빼돌리겠다고 테러를 저질러요? 외국 친구들이 자꾸 질문해대는데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겠어요.”
“출구조사에 따르면 거대 야당을 넘어, 일당 의회가 될 수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에 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일당 의회요? 최소한 반대를 위한 반대는 없겠네요. 국회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 해가며 싸움질은 안 할 것 아닙니까.”
“신당 소속 의원들은 모두다 ‘정치인고용계약서’에 사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헛짓거리했다간 그걸로 끝장이죠. 다른 당들도 이런 ‘계약서’를 작성하고 정치에 나섰으면 합니다.”
투표가 마무리되고 개표 방송이 시작됐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개표는 존재하지 않았다.
국회 의석 300석 중 267석이 신당. 남은 13석이 무소속 또는 존재감조차 미약한 야당 손에 들어갔고 남은 20석이 기존 정당에 주어졌다.
기존 여·야 정당은 말 그대로 폭삭 망해서 주춧돌까지 내려앉아 버린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거대 야당. 고주몽의 신당이 대한민국 정치사에 출사표를 던졌다.